장난삼아 만든 늑대개 3번째 멤버 준&레이 1화
yasaony 2015-10-25 1
장난삼아 만든 늑대개 3번째 멤버 준&레이 1화
ZONE 1
강남 GGV
강남 GGV에 도착하자 벌처스의 뻐꾸기가 눈 앞에 날아왔다. 뭐야 이거, 이게 왜 뻐꾸기야? 아무리 보아도 뻐꾸기처럼 생기지 않았는데, 네이밍 센스가 없어도 너무 없는 거 아냐?
[도착했군 준, 아니 레이라 해야 하나?]
뻐꾸기처럼 생기지 않은 뻐꾸기에서 트레이너의 목소리가 들린다. 이거 통신 기계였냐.
“준이옵니다~ 준이요. 흐아암... 이제 자도 되죠?”
[안됀다. 전 모습 그대로로군, 잠시나마 독방에 가둬 둔 의미가 없는데 말이지,]
겨우 내가 귀찮아 한다는 이유로 독방에 가둬 놓다니... 내가 이렇게 된 이유가 있는데 말이지...
“흐아아암... 씨끄러워서... 짜증나는 놈을 몇 대만 쥐어박아 준 것 뿐인데.. 지금 생각해 보니, 독방이 더 좋네요. 실험실에 있었을 때보다 더 오래 잠을 잘 수가 있었거든요...흐아암..”
[그 쥐어박은 녀석이 늑대개 팀 소속 팀원이었다. 팀원 간의 사적인 교전은 금지되어 있고, 즉결 처분 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고맙게 생각하도록]
...처분했으면... 더 마음이 편했을 텐데...
“처분하지 그랬어요. 귀찮은데... 흐아아암...”
{준!}
그러자 머릿속에서 날 부르는 목소리가 들린다. 레이인 듯하다.
“아- 그래, 고맙습니다- 처분 하지 않아 주셔서....쿨...”
{졸지마!}[졸지 마라!]
“으갹?! 아..예에...”
트레이너는 내가 한심한지 한숨을 잠시 쉰 뒤, 상황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네가 실험실에서 나와 독방에서 낮잠이나 자는 사이에, 늑대개의 전력은 크게 약화되었다. 네 눈으로 똑똑히 봐서 알고 있겠지?]
“예.. 같은 실험실의 레비아의 폭주를 말하는 거죠? 눈앞에서 직접 보았으니, 아주 잘-알죠.”
[우리는 현재 전력 부족이다. 전력이 부족해지지만 않았어도 그 차원종 폭주의 ‘계기’를 만든 널 꺼내지 않았을 거다.]
이 썩을 트레이너가 레비아를 차원종 취급을 하네?
“차원종이 아니라 레비아. 레비아를 차원종 취급 하지마요. 썩을 트레이너,”
[기어오르지 마라 애송이, 우리 입장에선 늑대개 전력을 약화시킨 차원종이다. 폭주한 그 차원종도, 그 계기를 만든 너도, 원래라면 그때 즉시 처분했어야 했지만, 전력 부족이라는 이유로 지금까지 살려두고 있다는 걸 잊지 말아라]
“아 예에... 하지만 이것만은 알아 두세요. 레비아는 ‘인간’입니다. 당신네가 멋대로 부리는 물건이 아니야.”
[....]
뭔가 조용하다. 말문이 막혔나?
[어쨌거나. 나는 지금 별개의 임무를 수행 중이다. 내가 현장에서 직접 너를 통제할 수 없으니, 고용주인 벌처스쪽에서 대리인을 한 명 준비한 모양이다. 한동안 나를 대신해서 ‘그녀’의 지시를 따르도록.]
아...진짜 귀찮게 또 누구의 지시를 따르라는 거야?
[감시관 홍시영에게 인사를 나눠라. 이번 지시는 여기까지다 통신종료.]
통신이 끊기자 뻐꾸기는 트레이너의 모습을 보이던 화면을 접었다. 나는 일단 ‘홍시영’이라는 사람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는 것 같다. 아- 귀찮게 진짜...
주위를 둘러보자 포장마차와 이상한 보라색 아저씨, 그리고 반대쪽 끝에서 회색머리의 미인 여성이 서 있는 걸 보았다. ...누가 보아도 ‘나 벌처스쪽 대리인이요-’하는 모습을 보여 그쪽으로 가 보았다.
“아! 당신이 준이로군요. 아니, 레이라 불러야 할까요? 이중인격을 상대하는 건 처음이라서요.”
“준입니다... 귀찮아 해 보이는 모습을 보이면 준이라고 생각해 주세요....흐아아암...”
정답인 듯하다.
“반가워요. 벌처스 소속 처리부대 감시관, 홍시영이라고 해요. 감시관은 처리부대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해당 처리부대의 작전에 동행하면서 문제의 악화를 막는 일을 맡아요. 늑대개 팀의 경우, 얼마 전에 심각한 전력 손실을...”
“중간에 말을 끊어서 죄송합니다만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라서 그런데 지시를 내려 주시겠어요? 빨리 끝내고 자고 싶어서요.”
난 길게 주구리 창창 이야기 하는 건 싫다고, 빨리빨리 끝내서 빨리 쉬자고.. 졸립단 말야.
“좋아요. 어쨌든 임무에 대한 의욕은 있는 것 같으니 다행이군요. 곧바로 임무를 하달해 드릴게요. 그럼 첫번째 임무를 하달해 드리죠.”
임무란 이렇다.
“이곳 강남 인근에서, 몇 시간 전에 차원종 출현 상황이 발생했어요. 검은 양이라는 이름의 클로저팀이 출동해서. 현장을 정리했다고 하는군요.”
“늑대개도 그렇고... 검은 양도 그렇고... 네이밍 센스가 뭐 이리 구려요? 우리가 녀석들을 잡아먹는 늑대도 아니고,”
“통상적으로 늑대개 팀을 포함한 처리부대의 임무는 이렇게 유니온 측의 클로저 팀이 정리한 구역을 돌아다니면서 직접 차원종 잔해를 입수하거나, 혹은 잔해의 원활한 입수를 위해 차원종 잔당을 처리하는 것이죠.”
“알겠습니다. 그러니 어디가서 처리하면 되는 거죠?”
“의욕이 넘치는 군요. 아주 좋아요. 우선 [강남역 인근]에 출동해서, 차원종 잔당을 처지해 주었으면 해요. 당신이 놈들을 처리하는 대로 무인 잔해 수집기가 해당 지역의 잔해를 수집해 줄 거예요. 자, 출동해 주세요. 한 번 늑대개의 솜씨를 구경해 보죠.”
5분 뒤, [강남역 인근 처리 중--]
...뭔가 레이와 함께 멋지게 싸우고 왔는데 전부 생략된 느낌을 느꼈지만. 일단 임무 보고를 하러 갔다.
“당신이 정리한 구역에서 지금 로봇들이 잔해수집을 시작했어요. 그쪽은 그대로 놔두고, 이제 다른 장소에서 잔해수집 작업을 시작해 보죠. 차원 문의 출현을 막는 위상력 억제기라는 장치가 이 근처에 설치되어 있어요. 얼마 전에 그 근처에 차원종이 나타났고, 그 차원종들의 처지를 위해 검은양팀이 동원됐다고 하는군요.”
“차원종 막는 장치 옆에 차원종이 나타났다고요? 이거 웃기는 짬뽕 같은 상황이었네요. 그런데 지금 조용한거 보면...”
“그래요. 검은양 팀의 빠른 대처와 유니온의 정보통제 덕분에 일이 커지진 않았다고 해요.”
역시나- 일이 커졌었다면 우리가 잔해수집 목표로 여기에 올 리가 없지,
“그런데 그 억제기가 설치된 구역에 아직 소수의 차원종이 남아있다고 해요. 차원종 잔해도 현장에 남아있을 게 분명해요. 그러니 당신이 현장에서 잔당을 처리해 주었으면 하는데요. 그 전에 현재 강남 지역의 치안을 담당하고 있는 유니온의 클로저 요원에게 가서, 출입증을 얻어오도록 하세요. 우리에 대해서는 이미 이야기를 해 뒀으니, 별 문제는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럼 가서 현재 강남의 치안을 담당 중인 A급 클로저 요원, 김기태 씨에게서 출입증을 받아 오세요.”
김기태라... 딱- 봐도 알겠다. 대놓고 위험한 무기 손잡이를 보이고 있는 저 양반이 김기태겠지, 얼굴도 봐선 뭔가 이상하게 생겼는데... 뭐 상관 없겠지,
“응? 넌 뭐야. 왜 너 같은 꼬맹이가 여기서 알짱대는 거지? 아... 네가 그 벌처스 처리부대의 녀석이냐? 그래, 너 때문에 차원종 한마리가 폭주해서 늑대개 전력을 없애버렸다며? 무슨 방법으로 차원종을...”
아 이자식이 짜증나는 기억을 떠올리게 하네, .... 괜찮아.. 일단 참...
“어이 너, 이 이상 입을 뻥끗하면 목을 따 죽여버리겠어.”
레이!? 너 멋대로 왜 나오는 거야!? 참아! 여기서는 참아야 한다고오!
“뭐? 이 건방진 꼬맹이가... 좋게 봐주려 했더니만 기어오르고 있네? 감히 유니온 A급 요원 김기태님 앞에서, 그런 건방진 소리를 했다 이거지?”
“그래 A급 요원 김기태님께 건방진 소리를 했다. 그러니까 죽고 싶지 않으면 그 더러운 입 다물라고 A급 요원님아.”
레이야아아!!
“해볼 테면 해 보라고, 너 따위 조무래기는 한 손만으로 상대해 주겠어!”
“좋아 A급 요원 덤벼, 그 벌레 같은 입을 베어주마.”
라며 레이는 스릉 소리와 함께 허리에 단 듀얼 검을 꺼냈다. 엄마야 애 진심이야?!
“뭐...뭐야. 이 녀석.. 난 A급 요원이라고, 너 따윈 상대도 안돼!”
“닥치고 덤...크윽...크아악!!”
레이가 A급 요원에게 싸움을 걸어서 그런지 초커가 발동됐다. 으아악!! 트레이너가 발동시켰나 보다!
“이..이건 뭐야? 혼자서 죽일 기세를 보이더니, 이제는 왜 혼자서 아파하는 거지?”
레이가 초커에 손을 대고 있는 걸 보자. 녀석도 들어본 봐가 있는지 잘난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아오 저 표정을 그냥...!
“그게 소문의 차원 압력 발생 초커인가? 너희가 말을 안 들을 때. 너희 대장이 작동시킨다는 그거 말이야. 크큭! 소문보다 성능이 좋은 모양인데? 방금 전까지 살기만 가득하던 녀석이 이렇게 얌전해진 걸 보면!”
“큭! 이.. 망할...크악..크으으!!”
너도 아프냐? 너랑 몸을 공유하고 있는 나도 아프다.
“네가 나에게 버릇 없이 구는 걸 보고, 너희 대장이 작동시킨 모양이군, 크큭, 그래도 너희 대장은, 너보다 상식이 좀 있는 모양이군, 넌 어차피...”
초커 때문에 아파서 녀석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다. 기억하는 거라고는 녀석이 뭐라 뭐라 주절대다가 출입증을 던져 준 것 뿐이다. 레이는 초커가 있는 목을 쥐어 잡고서는 뻐꾸기가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유니온의 요원에게서 출입증을...]
“다..닥치고 당장 이 목걸이를 멈춰...!! 당자앙!!”
[아, 깜빡하고 있었군,]
깜빡해?! 너도 목걸이를 차고 있는 주제에 이걸 깜빡해!? 장난해!? 트레이너가 버튼 하나를 누르는 듯한 음성이 나오자 초커가 멈췄다.
“하아..하아... 크으...트레이너...!”
[그 눈초리는 뭐냐. 감시관의 말을 안 듣고 유니온 측의 요원과 전투를 벌이려고 한 벌이다.]
“씨끄러! 저녀석이 먼저 준한테 시비를 걸었다고! 그걸 가만히 있으라는 거야!?”
[준은 조용히 해결하려 했다. 그걸 망친 건 너다.]
“...크윽!”
내 말이! 왜 멋대로 나와가지고 나까지 벌 받게 만들어!? 너 때문에 내가 뭔 고생이야!?
어쨌거나 다음 임무는 당연히 주택가 근처의 차원종 잔당 처리 임무였다. 레이 때문에 나까지 벌 받았으니까 레이를 좀 고생시키자는 셈으로 레이에게 싸우라고 해 놓고 나는 가만히 있었다.
어쨌거나 차원종 잔당을 처리하고 임무 보고를 하러 홍시영 감시관에게 가던 도중,
“헹, 아직도 안 죽고 살아 있었냐?”
김기태가 말을 걸었다. 음... 일단 레이에게 충고해서 나오지 말라 한 뒤, 김기태와 이야기를 시작했다.
“까불다가 차원종 놈들한테 당해서 나빠졌으면 했는데 말이지,”
“이래봬도 실전 경험이 꽤 있어서요. 이런 잔당들에게는 당하고 싶어도 당할 수가 없죠. 안 그래요?”
“...뭐야. 뭔가 분위기가 바뀐 것 같은데.. 뭐가 어떻게 된거야?”
“아.. 그 사실을 모르시는 구나... 저 이중인격이예요. 아까 김기태님을 공격하려 했던 건 ‘레이’라는 녀석이죠. 녀석을 대신해 사과할게요. 죄송합니다.”
아까 살기를 내뿜던 레이의 모습과는 다르게 귀찮지만 예의 바르게 행동하는 나의 모습을 보고 어이없어 하는 김기태는 점점 뻔뻔하게 웃기 시작했다.
“크큭, 한쪽은 제대로 교육 되어 있군, 뭐, 좋아 어차피 네게 지시 할게 있으니, 어디 가지 말고 내 말에 집중 하라고,”
“지시...요?”
아- 이녀석의 지시는 듣고싶지도 않은데... 하지만 그랬다간 출입증을 다시 내놓으라고 하면 곤란하니까 일단 듣도록 하자.
“저기 있는 포장마차 보이지?”
김기태가 가리키는 쪽을 바라보자 거기에는 여우네 포장마차라는 이름의 포장마차가 있었다. 그리고... 저건..음식..인가?
“저기 주인 말인데, 꽤나 얼굴이 반반한 여자더라고,”
여우 복장을 하고 후드 모자를 쓰고 있어서 잘 안 보였는데 얼굴을 보니 꽤나 예쁘장하게 생겼다. 뭐냐 여기, 감시관도 그렇고 이상한 세탁기 옆의 토끼 여자도 그렇고, 미인들 총집합이냐?
“원래는 나와 함께 배치된 특경대 대장에서 쫒겨나서 이곳을 떠날 예정이었다는데, 내가 그 대장 녀석을 다른 곳으로 보내 버렸어, A급 요원의 A급 연출을 이용해서 말이지, 크큭, 즉 저 여자가 지금도 여기에서 포장마차를 할 수 있는 건, 전부 이 김기태 님의 덕분이라는 거야.”
뭔가 뻔하고 뻔한 일을 하라고 지시 할 것 같은 느낌인데 설마...
“내가 그렇게까지 도와줬는데 말이야.. 저 여자가 자꾸 나한테 튕기더라고, 그래서 저 여자한테 위기감을 좀 주고 싶어, 네가 그 레이라는 녀석을 불러 포장마차를 철거하라고 저 여잘 협박해,”
역시나! 내 이럴 줄 알았다! 너무 뻔한 짓거리 아니냐! 이게 A급 유니온 요원 정신 수준이냐?!
“그때! 이 김기태 님이 나타나서 너를 쫒아내는 거야! 그러면 저 여자도 이 김기태 님의 매력을 알게 되겠지! 그러니까 네가 저 여자한테 가서, 포장마차를 철거하겠다고 시비를 걸고 있으라고, 알겠냐?”
“...하아... 어쩔 수 없죠... 레이가 당신께 무례하게 군 것도 있으니... 알았어요. 할께요.”
그 말을 듣자 김기태의 입 끝이 더욱 높이 올라갔다.
“좋아 그럼 가서 저 여자한테 내가 시킨 대로 하고 있으라고, 나도 뒤 따라서 갈 테니까 말이지, 크큭.”
하아... 내가 어쩌다가 이런 일을 하게 됬는지...
{미안 준, 나 때문에 내가...}
“괜찮아. 그냥 대-충 하면 되지 뭐, 너 나 알지? 모든 일에 귀찮아 하는 거,”
{??}
나는 김기태 요원의 말대로 여우네 포장마차 집에 갔다.
“포장마차 여우네에 어서 오세요! .. 아, 분위기를 보아 하니... 너도 클로저구나! 검은양 팀 같은! 만나서 반가워! 난 포장마차 여우네의 주인인 소영이라고 해!”
그리고 나는 연기를 시작했다.
“네 이 녀 석 당 장 포 장 마 차 를 철 거 하 지 못 할 까? 여 기 는 클 로 저 의 작 전 구 역 이 라 장 사 하 면 안 됀 단 말 이 다.”
“....뭐? 저..저기, 너.. 뭔가. 국어책 읽는 듯한 말투...”
“씨 끄 럽 다. 당 장 포 장 마 차 를 철 거 해 라. 안 그 러 면 포 장 마 차 를 때 려 부 수 겠→→→다!”
하며 난 김기태를 바라보았고 김기태는 자신을 바라본 것에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
“나 는 경 고 했 다. 그 럼 나 는 가 겠 다. 잘 있 어 라!”
그리고 나는 마치 게임 NPC가 움직이는 듯한 로봇 걸음으로 걸어가면서 김기태를 또 한번 보고 홍신영 감시관에게 갔다. 그러자 소영이라는 여자는 무슨 상황인지 알아차렸는지 웃고서는 잘가라고 손을 흔들었다.
아- 국어책 읽기 연기도 되게 귀찮네.
덤
“김기태 요원이 늑대개팀 연기력 좀 키우라 하라고 하네요. 연기를 너무 개처럼 한다고..”
“늑대개한테 개처럼 한다는 건 잘한다는 거네요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