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의 이빨
나타와트레이너 2015-10-23 1
"으... 여기는 어디지 머리가 깨 질듯이 아파"
더스트는 일어나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창문으로 들어는 밝은 햇빛, 지저귀는 새소리, 창 밖으로 언뜻 보이는 나무들로 보아 숲 속인 듯 하다.
"아 일어나셨어요?"
문이 열리고 하얀 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들어오며 말했다.
"한참을 안 일어나서 걱정했어요."
자세히 보니 분명 본적이 있는 여자다.
"너는 분명..."
그 여자가 말했다.
"저를 기억하시나요? 제 이름은 레비아에요. 당신과는 늑대개팀 에 있던 시절 만난 적이 있어요."
기억이 났다. 용의 군단이 마지막으로 남긴 알 속의 알 레비아. 분명 위험한 힘을 가진 차원종 이었다.
"아 그래 기억났어. 그것보다 여긴 어디고 왜 내가 여기 누워 있던거지?"
더스트가 레비아에게 물었다.
"당신은 몇 일전 숲 속에 쓰러져 계신 걸 트레이너 님께서 대리고 오셨어요."
트레이너... 들어 본적 있는 이름이다.
차원전쟁시절 울프팩 팀과 교전 했을 때
이름없는군단의 군단장들과 호각으로 싸우던 남자. 그 당시에는 다른 이름 으 로 불렸지만 기억은 나지 않았다.
"아 그 남자라면 알고있어. 그런데 그 남자가 왜 날 구해준거지? 너희는 우리를 죽일 듯이 원망하지 않았나?"
더스트가 레비아 에게 이해가 안된 다는듯 물었다.
"물론 인간들은 차원종을 적으로 생각하고 미워하고 증오해요. 하지만 트레이너 님이 당신을 구해 주신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지금까지처럼 그런 트레이너 님의 생각을 믿고 따르는 것이고요."
레비아가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하고작 그런 이유로 지금까지 날 보살펴주고 간호해준거야? 깨어나서 내가 널 어떻게 할지도 모르는데?"
더스트가 위협하 듯 레비아에게 얼굴을 들이밀며 말했다.
"너무 가엾어 보여서 도저히 그냥 둘 수가 없었어요. 당신이 처음 이집에 온 순간부터 지금까지 계속 애쉬 그분의 이름을 중얼거렸어요. 분명 당신에게 소중한 존재겠죠."
애쉬... 애쉬는 나의 남동생이다. 남동생 이라고 해도 쌍둥이니 별 의미는 없다.
철이 없고 장난기 많은 나에 비해 애쉬는 철이 들었고 항상 어른스럽게 행동하며 나를 잘 이끌어주었다.
우린 항상 붙어 다녔고 떨어져 본적이 없었다.
이름없는군단 에서도 우리는 둘이 하나인 것처럼 같은 계급이고 모든 행동을 함께했다.
"애쉬......."
애쉬 생각이나 더스트는 흐르는 눈물을 참을 수가 없어서 이불에 얼굴을 묻고 소리 죽여 울어버렸다.
그때 문열 리는 소리와 함께 밑에 층 에서 두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녀왔다”
“어이 돼지. 오늘은 너랑 꼭 닮은 멧돼지를 사냥했어.”
나타와 트레이너가 돌아 온것이다.
“그럼 진정이 되시면 내려오세요. 이제 곧 점심을 먹을 태니까요.”
그렇게 말하고 레비아는 방문을 닫고 나가버렸다.
“애쉬는 어떻게 됬을까. 나는 이제 뭘 어떻게 해야하지?”
여러가지 생각들이 더스트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밑에선 맛있는 냄새와 함께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후… 도저히 머릿속이 정리되지않아 일단 내려가보도록 할까.”
더스트가 작은 몸을 일으켜 새워 계단으로 내려오자 요리를 하고있는 레비아와 트레이너 그리고 뒤에서 불만을 쏟아내는 나타가 보였다.
“멧돼지 고기는 기름에 튀겨야 맛있다고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듣는 거야!”
“나타 튀김의 기름기는 몸에 해로우니 삶아 먹는데 불평을 가지지 말도록.”
트레이너가 고기를 냄비에 넣으며 말했다.
“쳇, 정말 말이 안 통하는 꼰대야.”
나타는 여전히 불만 가득한 목소리였다.
그때 계단에서 인기척을 느낀 트레이너가 고개를 돌려 계단에서 내려오던 더스트를 쳐다보며 말했다.
“아 드디어 일어났군. 몸 상태는 좀 괜찮은가?”
더스트는 이 상황이 어이가 없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너 같은 남자가 앞치마에 요리 라니 완전 웃기지도 않는군”
트레이너가 이에 대답했다.
“웃는 것을 보아하니 몸은 괜찮은가 보군. 일단 이리 와서 식사부터 하며 이야기 좀 하지.”
“흥 내가 왜 너희들 따위랑 밥을 먹어야 하는데?”
더스트가 튕기며 말했다.
“그럼 먹지 마 망할 계집애, 우리가 보살펴준 은혜도 모르고.”
나타가 식탁을 차리며 말했다.
“흥! 누가 보살펴 달라고 했어? 난 괜찮으니까 그딴 거 너희나 많이 먹어!”
그 순간 온 집안에 들릴 정도의 꼬르륵 소리가 더스트의 뱃속에서 났다. 사실 더스트는 배가 무척 고팠던 것이다.
3일간 아무것도 먹지 않았으니 배가 고플 만도 할탠데 정말 먹지않아도 괜찮겠나?
트레아너가 다시 한번 더스트에게 물었다.
“으 그럼 어쩔수 없지 이번 한번만 이야”
더스트가 계단에서 내려와 식탁에 앉았다.
“삶은 멧돼지 고기와 생선구이 에요. 입맛에 맞으신 지 모르겠지만 맛있게 드세요”
레비아가 요리를 가져오며 더스트에게 웃으며 말했다.
“그럼 식사를 시작하지 다들 맛있게 먹도록”
“흥 이딴게 맛있을리 없잖아?”
한입을 먹은 더스트는 너무 맛있어서 자기도 모르게 소리가 새어 나올 뻔 했다.
“쳇, 역시 멧돼지 고기는 튀겨야 제 맛인데.”
나타는 아직 고기를 삶은 것이 불만인가 보다.
모두들 식사를 하는 동안 잠시의 침묵을 깨고 더스트가 입을 열었다.
“그러고보니 아까 레비아가 늑대개 팀이었다고 말한 걸 보면 지금은 다른 일을 하고있는 거야?”
식사를 하던 트레이너가 수저를 내려놓고 입을 열었다.
“흠… 그럼 우선 이 이야기부터 하지 않으면 안되겠군. 용의 군단의 신서울 침공이 끝난 날 우리는 벌쳐스와 유니온 그리고 여러 강대국들로부터 이용만당하고 배신당해 버림받았지. 그리고 우리는 A급 지명수배자가 되어 유니온의 클로저 들 로부터 도망을 다녀야만 했다."
트레이너는 아직 그때 생각만 하면 분한 듯 이빨을 꽉 물었다.
"그러다가 우리는 공항에 테러가 일어날 것 이라는 정보를 얻게 되었고 그걸 이용해서 해외로 도망칠 생각이었다. 그러나 공항에서 예상치 못한 사건이 발생해서 우리의 도주 계획은 실패하였고 겨우 공항을 빠져나와 벌쳐스의 사장으로 재임중인 김가면씨 에게 찾아가 도움을 구했지. 김가면씨는 우리가 이 깊은 산속에 집을 짓는 것에 도움을 주셨고 또 벌쳐스 에서 비밀리에 개발한 위상력재머 라는 장치를 이 산 전체에 설치를 해서 우리의 위상력이 감지되는 걸 막아 주셨다.”
이야기를 듣던 더스트가 입을 열었다.
“이봐 그럼 앞으로도 계속 여기에 숨어서 지낼 꺼야?”
트레이너가 곧바로 다시 말을 했다.
“아니, 그전에 너에게 먼저 들어야 할 것이 있다. 너는 왜 그런 숲 속에 쓰러져 있었는지 그리고 항상 같이 다니던 애쉬는 어디에 있는지 말이다.”
“휴… 그래 말해줄께 어차피 숨길 필요도 없고 말이야.”
애쉬는 식사를 끝낸 듯 입을 닦으며 말을 시작했다.
“4일전 이었어 애쉬와 나는 평소처럼 군단을 위해 일을 하고있었지 그런 와중에 군단의 대장으로부터 명령이 내려온 거야. 군대를 줄태니 유니온의 핵심 시설을 공격하라는 명령 이었어. 우리도 처음에는 이상하게 생각했지 유니온의 핵심 시설을 이정도의 군대 만으로 공격 한다는 건 자살행위나 다름 없었으니까 말이야. 그러자 대장이 우리에게 말했지 이 작전은 양동작전 으 로 우리가 핵심시설을 공격해서 우리에게 병력이 몰리는 사이 다른 군대가 유니온의 뒤를 치고 보급을 끊어서 정신이 없게 만든 뒤 우리에게 지원군을 보내 핵심시설을 완전히 밀어버린다는 작전 이었어. 우리는 그 작전을 완전히 믿을 수 없었지만 대장의 명령이라 따를 수밖에 없었지. 작전 당일 우리는 작전대로 유니온과 전면전을
벌였어 하지만 뭔가 이상한 거야 오기로 되어있던 지원군 은커녕 우리의 구조 신호조차 완전히 무시 해 버렸어."
더스트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리기 시작했다.
"우리는 그제서야 깨달았지 최근 우리에게 말려 군단에서의 입지가 좁아지던 대장이 불안감에 못 이겨 우리를 없애버리려고 이런 작전을 새운 것을 말이야. 우리는 뒤늦게나마 도망치려고 해보았지만 검은양 그들이 우리를 쫓아오고 있었어. 만신창이가 된 우리들에게 발 밑에서는 푸른 화염이 잡아 먹을 듯이 달려오고 머리 위에서는 붉은 유성이 떨어지고 있었지. 나는 최후를 예감하고 모든 것을 포기하려는 그때 애쉬가 나를 위상력 으 로 멀리 날려 보냈어 그리고는 쫓아오는 검은양 을 혼자서 막으러 갔지. 그게 정신을 잃어가며 내가본 애쉬의 마지막 모습이었어...”
말을 하는 동안에도 더스트는 몸을 떨며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였다.
“애쉬… 흑...어디 있는거야... 니가 없으면 난 …흑..흑…”
금방이라도 흘러내릴 것 같은 눈물을 더스트는 겨우 참고있었다.
“흠… 그렇게 된 거였군 그 애쉬 라는 자의 생사 여부는 확인할 수 있나?”
트레이너가 더스트 에게 물었다.
“응, 애쉬와 나는 힘을 공유하고있어서 느낄 수 있어 둘 중 하나라도 죽으면 나머지 하나의 위상력도 완전히 사라질 꺼야.”
트레이너가 다시 더스트 에게 물었다.
“그렇다면 지금 너에게 서는 A급 차원종급의 위상력 밖에 느껴지지 않는 건 어떻게 된 일이지?”
더스트가 여전히 눈물을 참으며 대답했다.
“그건 아마 애쉬와 나 사이에 어떤 강력한 힘이 방해를 하고 있어서 일거야.”
트레이너가 알았 다는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 애쉬 라는 자는 지금 유니온의 실험실에 잡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역시 유니온이군 어렵게 잡은 고위급 차원종을 편안히 죽게 놔둘 수 없다는 건가.”
트레이너가 자리에서 일어나서 더스트에게 말했다.
“그럼 우리가 그 애쉬라는 차원종을 구하는 것을 도와 주겠다. 단 한가지 조건이 있다. 그것은 너도 우리의 계획을 도와주어야 한다. 어떤가 우리와 함께 하겠는가 더스트?”
더스트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트레이너는 더스트 에게 손을 내밀었다.
“우리는 피차 비슷한 상황인 것 같군. 늑대에 합류한 것을 환영한다. 더스트!”
더스트는 트레이너의 거칠고 큰 손을 보자 따뜻함과 편안함을 느꼈고 지금까지 참아왔던 눈물을 참을수 없게 되었다.
“흐으윽… 흑… 고마워 정말 고마워… 나 혼자서 어떻게 해야할지 너무 흑...흑 불안하고 막막했는데 흑… 정말 고마워 흑……흑……”
나타는 이 상황이 재미있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키힛, 뭐야 지금 바보처럼 우는 거야? 겉으로는 혼자 쌘 척을 다하더니 속은 완전 울보 계집애 였잖아?”
더스트는 흐르는 눈물을 멈춰보려 애썼지만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흐윽…흑 아…아니야 이건 내가 울고 싶어서 우는게 흑……흑”
레비아가 더스트 에게 손수건을 건내 주었다.
“저……정말 고마워 레비아. 고마워 트레이너.”
듣고있던 나타가 분한 듯 소리쳤다.
“어이, 망할 계집애 나는 왜 빼먹는 건대?”
더스트는 그런 나타를 조용히 무시했다.
“쳇, 정말 마음에 안드는 녀석이야.”
나타가 중얼거렸다.
일어 서있던 트레이너가 큰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자! 그럼 이제 우리의 목적지는 정해졌다. 지금 유니온은 차원종 측과의 전면전으로 인해 전력이 많이 약화되었을 것이다. 우리는 이틈을 노려 유니온을 공격, 세계 각국의 정부들에게 한방 제대로 먹여줄것이다.”
트레이너가 문으로 다가가서 문을 활짝 열었다. 문으로 밝은 햇빛이 아름답게 쏟아졌다.
"가자! 가서 지친 사냥꾼의 목덜미를 물어뜯어라. 그리고 똑똑히 새겨주는 것이다. 버림받은 늑대의 이빨을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