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퍼레이션 나인 -제390화- [위선의 시간(僞善の時間)]
호시미야라이린 2015-10-23 1
“근데 네 롤 모델은 민우 아니었어?”
“그것도 맞기는 하지. 민우는 교내에서 사격을 가장 잘하는 녀석이잖아.”
“그런가?”
“근데 애들이 괴롭힐 때에 넌 왜 가만히 있어?”
“왜 가만히 있냐고? 유리 너는 정말로 모르겠어? 만약 내가 정말로 움직이게 된다면, 그 상대는 총에 맞아서 죽게 될 걸?”
“......!!”
“이 쌍권총에 장전된 탄은 엄연히 실탄이야. 탄창을 분리할 수는 없어.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절대로 분리할 수가 없도록 설정이 되어있어.”
“근데 그 총을 갖고 다니면 ‘금속 탐지기(金屬 探知機)’ 에 걸리지 않아?”
“걱정하지 마. 이 총은 금속 탐지기에 잡히지 않도록 특수한 소재로 만들었으니까.”
서유리와 양유희의 대화는 계속되었지만 그냥 생략하기로 하겠다.
그러니까 쉽게 말하면, 양유희가 가지고 다니는 두 자루의 권총들은 모두 금속 탐지기에 적발되지 않도록 특수한 소재로 만들었다고 한다. 이 여자는 입이 참으로 가벼워서 보기가 좋은데, 졸업한 이후에는 뭘 하고 싶냐는 유리의 질문에 대해선 어차피 집에서 쫓겨났고, 호적에도 파였으니 그냥 내 나름대로 살고 싶다는 말을 한다. 자기 이외에도 F반 전원이 집에서 쫓겨난 상태인데다 호적까지 파였다고 하니 우리들은 우리들 나름대로 살아가게 될 것만 같다고 한다. 세영이와 가영이, 그리고 레이라는 앞으로의 장래희망이 확실하지만 자신은 아직 무엇을 해야만 할지 모르겠단다. 어쩌면 지금의 이대로에서 변하지 않는다면 아마도 용병으로 살고 있을지 모르겠다고 답하는 양유희. 어차피 이 학교를 졸업해도 자신들은 이곳 F반의 기숙사에서 떠나지 않게 될 것만 같단다.
설령 떠나게 된다고 해도, 전원이 벌처스 회사로의 입사신청을 하게 될 것만 같다고 말하는데 어차피 특수F반이라면 모두에게 있어서 낙오자들의 세계로 철저히 낙인이 찍혀져 있으니 아무도 가려하지를 않을 거고 그렇게 되면 F반이란 이름의 지하교실도 묻히게 될 거라고 한다. 어차피 가영이는 벌처스의 수석연구원이자 유니온의 연구원을 병행하고 있는 인물이고, 오세영도 벌처스의 최연소 고위급 간부고, 레이라도 현역 여배우란 것을 감안하여 국민여배우로 복귀할 수도 있단다. 유리가 여기서 꽤나 놀라는데, 레이라가 현역배우란 것을 이번에 처음 알았기 때문이다. 사인이라도 받아야 하는 거 아니냐고 좋아하며 묻자 자신들도 레이라에게서 사인을 받아본 적이 없다는데, 레이라는 사인이라는 것을 할 줄을 모를 뿐만이 아니라 해주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단다.
유리와 유희의 대화가 계속되는데, 방과 후에는 유희가 유니온의 검은양 본부로 와서 본인이 가장 잘하는 과목에 한하지만 이것저것을 다 가르쳐주는 것은 물론이고 그들이 몰랐던 진도에 대해서도 많이 알려준다. 교장선생님이 다른 교직원들에게 F반이 절대로 좋은 성적을 낼 수가 없도록 ‘잠수함 시험범위’ 계획을 실행할 것을 지시했는데, 잠수함 시험범위란 시험범위를 외부에 전혀 알려주지 않고 그 범위를 시험에 출제하는 것을 의미한다. 온라인 게임의 업데이트로 비유하면 세세한 부분은 일일이 다 알려주지 않는데 그런 패치를 소위 ‘잠수함 패치’ 라고 부른다. 교장선생님이 F반을 영원한 낙오자로 만들기 위해서 부단히 애를 쓰는 모습을 보이지만, 지금의 F반 학생들은 단순한 낙오자가 아니다. 레이라를 만난 이후로 그들은 낙오자가 아닌 오히려 능력자들이다.
아무리 교장선생님이 발악에 발악을 해도, 민가영이 보는 앞에서는 그냥 애들 재롱잔치에 불과하다. 학교 곳곳에 보이지 않게 설치해둔 CCTV 들에는 ‘초고화질(超高畵質)’ 정도가 아니라 대화내용을 실시간으로 녹음하는 기능까지도 첨부가 되어 있고, CCTV 카메라가 설치되었다는 경고표지판도 전혀 설치하지 않았다. 확실한 도청을 위해서라면 그 무슨 짓이라도 할 수가 있는 것이 바로 민가영! 가영이는 지금 이 순간에도 교장실에 설치해놓은 그 카메라를 통해 교장선생님이 중얼거리는 말까지도 전부 다 녹음을 하고 있기에 선생님들이 무슨 계략을 꾸민다고 해도, 그 때에 맞게 신속히 대응할 수가 있다. 민가영은 지금 이 순간에도 교장실과 교무실에서 선생님들이 나누는 대화를 실시간으로 녹음하며 이 모든 상황을 즐기고, 그에 걸맞는 준비를 다 해나가고 있다.
“그리고 유리야?”
“응?”
“하나 더 가르쳐줄까? 너희들은 유니온 사람들이 좋다고 생각해?”
“당연하지!”
‘......서유리. 너의 눈에는 그렇게 보이겠지만, 유니온 사람들이야말로 가장 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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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유니온 사람들이야말로 정말로 추하고 더러운 자들이지.”
“무슨 소리야, 강윤미?”
“뭐긴! 그들은 자신들이 세상에서 가장 청렴하고 깨끗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상은 그 반대거든. 그렇지 최보윤?”
“아하~ 그거였어? 나도 동의한다.”
“유니온 정부요원 출신의 클로저들이 세계 최악의 테러리스트 조직의 일원이란 것을 그 녀석들은 알까?”
“알고는 있을 걸? 데이비드도 배신을 때린 마당에? 크크크크크크크크~”
“최보윤. 너 그렇게 웃는 아이였어?”
“크크크크크. 천하의 강윤미 네가 할 말은 아닐 텐데?”
“무슨 말이야?”
“뭐긴! 협상술에 있어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네가~ 예상보다 훨씬 많은 이익을 챙겼을 때에 집에 가서 마녀처럼 웃잖아.”
협상술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지닌 F반의 협상의 암살자. 세상은 그녀를 ‘강윤미’ 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큰 가슴과 포니테일 머리, 그리고 꽤나 우월해 보이는 큰 키가 매력적인 그녀인데 보윤이의 말에 의하면 강윤미의 마음은 상당히 시커멓다고 한다. 그녀의 협상술이 어마어마하게 뛰어난 덕분에 뭔가를 이루겠다는 야망도 상당히 남다른 인물! 그녀의 장래희망이라면 ‘외교관(外交官)’ 이라고 한다. 일단 장래희망에는 그렇게 적혀져 있다고 하는데 벌처스 회사에서 강윤미의 장래희망에 대해 많은 도움을 주기 위해서 방학 기간을 이용해 외국 주재의 한국대사관의 임시직으로 근무까지 하게 배려해줌으로서 그 협상술과 외교관으로서의 능력을 더욱 크게 발휘할 수가 있도록 해줬다. 강윤미가 한국대사관에서 배웠다면, 최보윤도 곤충학자가 장래희망이기에 한국곤충학회인가 뭔가에서 방학을 이용해 각종 교육을 받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