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퍼레이션 나인 -제379화- [과거의 시간(過去の時間)]
호시미야라이린 2015-10-17 2
“손 하나 움직이지 않고도, 지구 반대편의 적을 암살할 수가 있다고?”
“야야~ 건영아. 아무리 너라지만 나에 대해서 그렇게 생각한 건 너무 오버다.”
“아니? 김유미가 말했잖아? 천하의 김유미가 그렇게 말할 정도면 말 다한 거다.”
“......건영아. 날 너무 과대평가하진 말아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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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모처럼 내 이야기를 좀 해봐야겠어. 내가 누군지는 알지? 그래. ‘레이라(Reira)’ 라고 한다. 신강 고등학교에서 소위 패배자이자 낙오자들만 모인다는 F반의 학생이고, 또한 교사대리이기도 하지. 오늘은 내 이야기를 너희가 들어주면 좋겠어. 이제 더는 숨길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거든. 실은 ‘기밀문서(機密文書)’ 의 기밀 등급이 일반으로 해제되어서 이제 공개해도 되었거든. 그럼 이제 기밀 해제된 기밀문서의 내용을 너희들에 공개해서 읽어줄게. 그것은 바로 나의 유년 시절에 관해 벌처스 정보국에서 기록해 보관하던 문서의 내용이야. 이제 너희들에게는 내 본명을 알려줄게. 그래. 유민이야. ‘김유민(Yumin Kim)’ 이라고 부르면 되겠지? 너희들도 알겠지만 내 언니의 이름도 ‘김유진(Yujin Kim)’ 이지. 뭐 그래봐야 김유진 언니는 이미 이 세상의 사람이 아니란다.
본래 벌처스 정보국의 정보요원이었던 나의 김유진 언니. 그러나 언니는 오래전에 살해당했어. 직접적으로 살해한 장본인은 늑대개 팀의 나타였지. 하지만 나타가 살해하도록 부추긴 것은 당시 벌처스의 감시관이었던 홍시영. 그리고 옆에 있었던 또 한 남자. 두 사람은 언니의 시신을 발로 걷어차며 아주 좋아하더군. 그 당시에 바로 그들을 처단하여 복수하지 않았던 것이 지금도 후회되더라고. 뭐 그래봐야 지금은 이미 홍시영 그 여자는 죽었고, 옆에서 있던 남자이자 우리 F반의 두 번째 담임. 그 자는 내가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마천루 옥상이란 곳에서 처단했지.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복수는 아직 끝나지 않은 것만 같아. 이거 이외에도 내가 해야만 하는 복수의 대상들이 너무나도 많이 남아있어. 그것은 바로 내 인생을 송두리째 파괴시킨 클로저들이지.
나의 언니가 김유진이고, 나의 본명도 김유민이란 것은 이미 공개해서 알고 있겠지? 누구의 이름과 많이 비슷하다고? 정답이야. 바로 검은양 팀의 김유정 관리요원이지. 이제 알겠어? 김유정 관리요원이 나의 큰언니라는 게 되지. 김유진은 나의 언니이자 작은언니라는 거야. 그런데 왜 지금까지 따로 분리해서 불렀냐고? 궁금하지? 아까도 말했지만, 기밀문서의 기밀 등급이 해제되었기에 이젠 숨기지 않고 공개할게. 나와 작은언니가 공부를 못했기 때문이지. 나보다는 유진 언니가 더 공부를 못했어. 부모님이 서울대학교, 고려대학교, 연세대학교를 총괄적으로 의미하는 SKY 대학이라고 있지? 그 SKY 대학에 합격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집에서 쫓아내버렸어. 그 당시에 나도 유진 언니가 유정 언니보다 더 친했기에 혼자서 보낼 수가 없어서 나도 함께 집에서 쫓겨났지.
그렇게 집에서 쫓겨난 나와 유진 언니는 둘이서 허름한 ‘고아원(孤兒院)’ 하나를 힘겹게 찾았고 그곳으로 가서 살게 되었지. 언니는 SKY 대학을 가지 못했으니 취업이나 하자는 의미에서 벌처스 회사로 지원해서 합격했어. 그렇게 벌처스 정보국의 ‘정보요원(情報要員)’ 으로 취업해 활동을 시작한 언니라 집에는 잘 들어오지 않게 되었지. 그럼 나는 뭐였냐고? 나는 어렸을 때부터 ‘아역배우(兒役俳優)’ 로서 활동을 시작했어. 그래! 나는 옛날부터 연예인 신분으로 살았다는 거지. 나와 유진 언니가 집에서 쫓겨난 이후로 집에서는 일절 전화가 오지 않았어. 어차피 그냥 죽으라는 의미지. 김유정 큰언니에겐 그래도 전화가 올 거라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더군. 역시나 이젠 남남이라는 의미지. 그렇잖아? 원래 SKY 대학을 못가면 인간 취급도 못 받잖아?
언니가 벌처스 정보국의 정보요원으로서 활동하다가도 휴가를 얻으면 바로 고아원으로 찾아왔지. 그러다가 여유가 생겨서 이사를 할 수가 있게 되었는데, 바로 벌처스 회사의 내에 위치한 ‘기숙사(寄宿舍)’ 와도 같은 건물이었어. 벌처스 회사를 학교로 비유하면 그렇다고. 군인가족으로 비유해도 ‘군인관사(軍人官舍)’ 라고 부르면 될까? 그렇게 벌처스 회사의 관사와 같은 건물에서 지낼 수가 있게 된 나는 변함없이 배우로서 활동했지.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 내가 모처럼 촬영이 일찍 끝나서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을 때의 일이었어. 그 날은 김유진 언니의 생일이었지. 언니와 만나서 생일선물이라도 사주고자 했는데 바로 눈앞에서 언니가 살해당하는 모습을 봤지. 바로 늑대개의 나타 녀석이었어. 하지만 어째서인지 나타는 눈물을 흘리면서 괴로워했어. 본인이 직접 살해한 것에 대해 심히 죄책감을 느낀다는 것이었을까? 그 뒤에는 홍시영 감시관이 발로 걷어차며 좋아했지.
“이런 김유진 못된 녀석!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죽어줬으니 잘 된 일이지. 응?”
“......”
“이봐요~ 나타? 그만 갑시다.”
“이봐, 아줌마.”
“아... 아... 아줌... 그... 그래요. 무슨 말을 하고 싶으신 거죠?”
“이 사람, 왜 굳이 죽여야만 하는 거야. 아줌마랑 아무 사이도 아니었잖아!”
“왜냐고? 너희 늑대개 팀은 엄연히 ‘개’ 란 말이야. 그런데 이 여자가 너희들을 인간으로 봐줬어. 그래서 거슬려서 없애라고 한 거다.”
“홍시영! 이 인간이 정말!?”
“에잇~”
“으... 으아아!! 그만해! 그만하라고!!”
“내가 말했을 텐데? 너는 어디까지나 나의 개야. 개는 주인의 말을 들어야지.”
저런 사정이 있었어. 내가 몰랐던 일이었지. 유진 언니는 벌처스 회사의 처리부대들 중의 하나였던 ‘늑대개(Wolfdog)’ 팀의 대원들을 결코 개로 안 봤다는 거야. 개가 아니라 인간이자 인격체로서 대해줬어. 하지만 홍시영 그 여자는 내가 숨어서 보는 앞에서 인간쓰레기라 부르며 언니의 시신을 발로 걷어차며 아주 좋아했지. 내가 나서서 복수라도 하고 싶었지만 나에겐 아무런 힘도 없어서 도저히 복수를 할 수가 없었지. 눈앞에서 언니의 죽음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홍시영 그 여자가 떠난 직후에 나는 홀로 김유진 언니의 시신을 수습하지도 못해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어. 내가 아무런 힘이 없어서 언니를 구해주지 못했다고. 몇 번이고 미안하다고 말했지. 마침 그 때! 언니의 요원복 주머니에서 주사기 하나가 발견되었어. 무슨 정체불명의 액체가 든 건데 누가 말을 걸어왔지.
“여기에 있었어, 김유민?”
“애쉬! 높으신 분에게 예를 갖춰야지! 엄연히 황녀님이신데!?”
“아... 알았어. 더스트 누나.”
“너희들은 누구야? 왜 나를 황녀님이라 부르는 건데?”
“김유민 황녀님. 저희들의 ‘제1황녀(第一皇女)’ 이신 당신에 처음 인사드립니다.”
“당신이 더스트란 이름을 가진 자야?”
“그렇습니다. 저희가 황녀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이루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