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커 9화
비켜라 2015-01-11 0
아발란쉬의 개.
- 9 -
나의 이름은 아발란쉬아. 그런 나를 너는 아니?
"너 뭐야! 대답해! 네가 왜 여란이 얼굴을 하고 있는 거냐고!? 내가 아는 여란이는 이런 괴물 같은 모습을 하고 있지 않아! 너 정체가 뭐야?!"
강신지가 멱살을 잡고 울부 짖자 순한 미소의 그녀가 자신의 멱살 잡은 손에 자신의 손을 올리자 강신지 본인도 모르게 손에서 힘을 빼고 놓아 버린다.
"나의 이름은 아발란쉬아. 서리 바람 군단의 군단장이야. 내가 널 구해준 이유는 나도 몰라. 그리고 내가 네가 말하는 그 누군가와 왜 닮은 건지는 나도 몰라. 단지 분명한건 난 널 구해주었고. 넌 날 누군가로 착각해. 그리고
왜일까 지금도 널 보면 그리운 기분이 들어. 마치 이전부터 알아온 소중한 누군가였던 것처럼."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누가 네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거 같아?! 아발란쉬아는 뭐고 또 서리 바람 군단이랑 군단장이란 건 뭔데?! 죽고 싶어?!"
"진정해 강신지! 지금 분위기가 좋지 않은 것 같아.."
범접해 오는 압박감을 견디지 못한 우정미가 강신지의 오른팔을 잡아당기며 말해 강신지가 주위를 돌아 보자 유니온본부에서 나온 경찰들과 요원 몇명이 강신지와 우정미, 그리고 심여란으로 보이는 자까지 포함해 셋의 주위를 지켜보며 봉쇄하고 있었고. 둘의 대화가 끝이 난 걸 확인하더니 조금씩 거리를 좁혀 오며 그들을 압박한다. 아무래도 중간에 민간인 두 명이 끼어있어서 섣불리 행동하지 못하는 거 같다.
"이건 또 뭐야..?"
강신지가 곤란해하자 앞에 서있던 심여란으로 보이는 자가 눈웃음을 하며 입을 열었다.
"곤란한가 보네?"
"넌 이 순간에도 웃음이 나와?"
강신지가 화를 내자 그녀가 입을 다시 연다.
"미안해. 그런데 나는 가볼 데가 있어서 이만 가봐야겠어. 다음에 또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럼 그때까지 잘 있어."
"이봐 어엇!"
그녀가 등 뒤에서 커다랗고 하얀 날개 같은 것을 펴 보이자 그녀 주위로 거대한 서리 돌풍이 불었고 주위 사람들은 그 서리 돌풍을 견디고 서있는다고 아등바등 할 때 그녀는 이미 바람처럼 멀리 날아가 버린 뒤였다. 바람이 그치자 그녀가 알아가는 것을 지켜보는 강신지와 우정미를 향해 주위의 경찰들이 다가오며 둘의 신분을 포박하려 했지만 강신지의 고통 어린 절규는 멈추질 않았다.
"어디 가.. 어디 가는 거야..!! 여란아..!! 여란아!! 심여란!!!!"
그런 강신지 앞에 갈색 머리에 청색 재킷을 입고 있는 한 여인이 걸어와 국어책 읽는 듯한 발음으로 걸어와 강신지가 고통에 통곡하는 것을 딱한 표정으로 지켜본다.
"당신들 뭔데 우리한테 이러는 거예요?"
화가 잔뜩 난듯한 강신지가 그녀에게 대뜸 따지자 그녀가 조금 놀란듯했지만 곧바로 침착하게 매뉴얼 읽는 듯한 국어책 읽는 발음으로 인사를 건넨다.
"나의 이름은 김유정. 유니온 서울지부본부의 관리요원으로써 너희를 책임지고 조사하며 책임질 사람이지. 그러니까 우선 너희는 우리들을 따라가 줘야겠어."
"뭐라는 거야 대체.."
"그럼 송은이 경정님. 이 둘의 호송을 부탁드립니다."
"맡겨만 주라고."
김유정이라는 사람이 비우자 이제는 덜렁이 분위기의 갈색 쇼트커트를 한 송은이 경정이라는 사람이 다가와 강신지와 우정미 둘을 데리고 후송 차량에 실어 넣어버리고 출발해 버렸다. 영문도 모른 채 후송 당하는 둘은 아무 말없이 후송되기만 할 뿐이었다.
"이게 뭐야! 이거 놔 이거 놔라고!"
"좀 조용히 좀 해 강신지!"
"넌 지금 눈앞에서 여란이같이 생긴 애가 이상한 말만 하고 사라졌는데 그 말이 나와?"
"그래도 지금 눈앞에 특경대가 있는데.."
강신지를 보며 소리치던 우정미가 슬그머니 시선을 돌려 눈앞에 앉아있는 송은이 경정을 바라보았다. 송은이 경정은 둘의 대화에는 아무 관심 없다는 듯이 맛있게 과자를 먹으며 싱글벙글 웃기만 하고 있자 한심해하는 채민이가 송은이 경정의 어깨를 툭툭 쳤다.
"아 왜 그레 마침 과자 잘 먹고 있는데!"
"눈앞에 아이 둘이 난동을 피우는데 가만히 있으면 어떡합니까! 경정이시면 경정답게 행동하세요."
"에이.. 깐깐하게 굴긴.. 알았어. 얘들아. 너희도 과자 먹지 않을래?"
"그런 게 아니잖아요!"
다시 한번 채민우 경감이 소리치자 화가 난듯한 송은이 경정이 나머지 과자를 우걱우걱 씹어먹기 시작했다.
"너무해. 난 단지 나처럼 귀여운 애들한테 과자 좀 양보하려 했을 뿐인데.."
송은이 경정이 자신들을 멍하니 쳐다보고 잇는 둘을 놓고 말하자 이번에는 우정미가 입을 연다.
"그런데 특경대가 우리를 끌고 가는 이유가 뭐죠?"
"그건 너희들이 아까 그 이상한 차원종과 관련이 있어 보여서 심문을 하기 위해 데려가는 거야."
우정미의 질문에 채민우 경감이 답했다.
".. 데려가서 심문하고 나면 우릴 어쩔 셈이죠?"
"맞아요! 우린 그냥 평범한 애들일 뿐인데."
우정미의 다음 질문에 강신지도 거들어서 성을 낸다. 하지만 침착한 상태의 채민우는 생각을 좀 하는가 싶더니 금세 골아 떨어져 자는 송은이 경정을 향해 한숨을 쉬고 다시 입을 연다.
"그건 우리도 잘 모르겠다만 너희가 하는 답에 따라서는 오늘 안으로 집에 가거나 못갈수도, 아니면 우리도 생각 못한 조치가 내려질수도 있어. 그러니까 심문 받을 때 엉뚱한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아. 특히 너희처럼 혈기왕성한 아이들이라면 말이야."
"네? 그건 안돼요. 집에서 기다리는 두 동생이 있는데.."
"네 사정이 어찌 됐건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야. 아직 결정 난 것도 아니지만 사정해도 달라지는 건 없을 거다."
"그런.. 말도 안 돼..."
"괜찮아 아직 결정 난 것도 아니잖아. 기다려보자."
강신지의 의외의 말에 우정미도 걱정 반 불안 반으로 머리가 가득해진 체 침묵을 유지하던 차량은 어느새 유니온 서울지부 본부에 다 다랐고. 후송되던 둘은 회색빛이 감도는 심문실로 들어가 각자 개인 심문을 받는다. 심문을 하는 자는 '화 진'이라는 여성 요원이었다.
우정미의 심문을 마친 화 진은 머릿속이 복잡해져 잇는 강신지와 마주 앉게 되었다.
"반갑다. 이름이..강신지라고 했나? 프로필 조사 내용을 보니 타운 쪽 관리를 받던 애구나? 그런데 왜 여기서 차원종과 맞이하고 있었는지. 내게 설명해 주겠니?"
"...."
그녀의 날카로운 눈빛에 압도당한 건지 긴장하고 있는 건지 강신지는 답을 하지 않았다.
"그래.. 좋아. 심문을 받는다는 게 익숙하지 않는 너에겐 생소하고 어려운 일이겠지. 하지만 심문은 생각보다 간단해. 그냥 주어진 질문에 생각나는 대로 말하면 되는 게 심문이야. 전혀 어려울게 없으니. 저 검은 유리 뒤로 보고 있는 사람들한테던지 나한테던지. 불리한 상황을 만들고 싶은 게 아니라면 척하면 탁하고, 탁하면 척하게 답하는 네 모습을 보고 싶은데? 괜찮겠니?"
그녀가 심문실의 한쪽 벽에 있는 검은 유리창을 가리키며 말하자 강신지도 그곳을 쳐다본다.
"좋아요. 그럼 답할게요."
"고맙다."
강신지는 힘들게 입을 열어 그간 있었던 일을 화 진에게 설명하였고. 그에 화진은 아무 표정 변화없이 강신지가 말하는 것 하나 하나 빠짐 없이 새겨 듣고 기록해놓았으며 강신지가 답을 끝내자 그제야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다음 행동을 계시했다.
"좋아. 그런데 흥미로운 점이 있구나. 알레그로즈나 그 차원종이 된 걸로 보이는 네 친구.. 이거 간단하게 심문만 하고 넘어갈 수 있는 게 아닌 거 같은데.. 괜찮을까 모르겠네. 일단 이대로 상부에 보고하고 올테니 둘이 여기서 기다리고 있겠니?"
화 진이 말을 마치며 나가자 뒤이어 우정미가 심문실에 들어와 서로 마주 본체로 앉았다.
"어때? 뭐라고 했어?"
근심 가득한 눈빛을 한 우정미가 물었다.
"있는 대로 다 말해줬더니 아무래도 우릴 그냥 보내지 않을 거 같아."
"제발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군.."
"아마 그런 일은 없을 겁니다."
"뭐 방금 누구..?"
누군가 심문실 문을 열며 들어왔다. 열리는 문을 보자 강신지가 전에 봤던 쉴라가 문을 열고 들어오고 있었으며. 그녀의 주변에는 그때처럼 여려 개의 코어들이 그녀의 주위로 떠다니고 있었다.
"당신은 쉴라!"
강신지는 자신 보다 우정미가 먼저 입을 열어 그녀를 알아 보는 것을 보고는 놀라고 만다.
"오랜만입니다 정미양. 그리고 신지양."
"뭐야 둘이 왜 아는 사이인거야? 이게 위험한 건지 안 위험한 건지 알 수가 없잖아?"
"거기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나중에 하겠지만 당연히 위험한 게 아닙니다. 저는 지금 당신들을 돕기 위해 온 거니까요."
"쿠흐흐.. 일은 다 처리했습니다 쉴라님.."
작은 인간형 차원종 토스크가 무슨 이유에서 인지 그녀 뒤에서 연기를 연거푸 피우며 나타나자 둘은 다시 놀란다. 하지만 그는 둘에게 위협은커녕 쉴라를 따르는 것처럼 보였다.
"뭘 처리했다는 거지?"
강신지가 물었다.
"아 그건 지금 여기를 감시하고 있는 저 음침한 방의 사람들을 처리하고 왔다는 말입니다. 계속 우릴 보고 있으면 상황이 안 좋아지니까요."
아까의 화 진 처럼 쉴라도 이 방의 검은 유리창을 가리키며 말하자 강신지는 아까와는 다른 감정을 느끼며 그 창문을 다시 바라보았다.
".. 죽인 건가..?"
"뭐 그렇겠죠."
나지막한 강신지의 목소리에 쉴라는 단호하게 답했다.
"쿠흐흐... 그럼 쉴라님.. 그만 빠져나가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토스크가 말하자 쉴라는 토스크와 함께 둘에게 다가가며 입을 열었다.
"자 두 분 다 제 손을 잡으세요. 지금부터 제 손을 잡음과 동시에 이곳을 벗어날 겁니다. 그 후의 일은 여러분에게 맡기겠습니다.
그렇게 말을 마친 쉴라의 손을 잡은 둘은 토스크의 연기와 함께 어딘가로 사라지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