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어느 A급 요원의 마지막.

Lacrimosa 2015-10-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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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이제 끝인가..."


쥐어 뜯겨진 수많은 상처에서 새어나오는 통증에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캄캄한 어둠속에서, 몸속에 혈액이 새여져 나가는 감각만이 서서히 자신이 죽음을 향해서 걸어가고 있다는것을 시사하고 있었다.


아마도 현재 자신의 몸은 역겨울 수준으로 너덜너덜해진, 그야말로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상태일 것이었다.


"...배신자에게 걸맞는 최후로군..."


아마 자신은 이 사건으로 인해서 인류에게 반역을 한 반역자이자 부관의 신뢰를 배신하고 수많은 시민들을 위험으로 빠뜨린 인간 쓰래기로써 역사에 기록될것이다.


아마 사람들은 인간 김기태를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 인류에게 반역을 든 최악의 쓰래기 라고 평가하겠지.


그것이 김기태라는 인간에게 내려질 말로였다.


"...아무튼 뒷일은 검은양팀이 해결해주길 빌어야겠지.. 좀 걱정되긴 하지만 녀석들도 성장했고. 든든한 선배님도 있으니까 잘 될꺼야."


차원전쟁의 참전자이자 자신의 선배격인 제이, 그에게는 사정상 무례하게 굴긴 했지만 그의 능력은 훌륭했다.


힘을 대부분 잃었음에도 전쟁에서 그가 쌓은 경험은 아직 미숙한 검은양팀에게 큰 도움이 되었고 그 경험에서 나오는 실력은 A급 요원으로써 나름 잔뼈가 굵다 자부할 수 있는 자신이 위축될것 같을것만 같았다.


애초에 그런 몸으로도 다시 차원종과의 싸움에 나섰다는 점이 존경스러울 정도였다. 그는 자신같은 쓰래기와는 다른 진짜 '영웅'이었다.


"...생각해보면 이번에는 그 호박한테 유독 차갑게 굴었었지."


그렇게 생각할때 쯤이었을까, 서서히 흐려져가는 머릿속에서 한 여성의 모습이 떠올랐다.


회색빛의 머리카락에 엣되보이는 외모, 푸른색의 눈동자를 지닌 자신의 부관이었던 오세린.


천진난만하게 웃던 그 녀석의 모습이 눈에 선했다.


그 녀석에게는 아마 이번 사건이 돌이킬 수 없었을 상처가 되었을것이다.


믿었던 상관에게마저 배신당했었으니까 그 마음에는 다시 큰 상처가 생겼으리라.


"...처음에는 무조건 사과하는 모습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었는데..."


처음에 그 호박을 봤을때는 그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생각 뿐이었다.


마음가짐은 제대로 되었을지 모르겠지만 이런 일을 하기에는 너무나도 마음이 유약했고 무엇보다도 자존감이 너무나도 낮았다.


자신을 무조건 무능하다고 평가할때쯤이면 화가 치밀었을 정도였으니까.


그때마다 늘 자신은 그녀에게 분노를 터뜨렸었다.


클로저 김기태와 오세린의 첫 만남은 가히 최악 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그래도 마지막엔 나름 성장한것 같았지 그 녀석.."


하지만 상처를 입은 사람도 후에는 다시 일어서야 하는 법이다.


비록 자신의 의해서 상처를 입긴 햇지만 그로 인해 그 녀석은 나라는 그늘에서 벗어나 일어설 수 있었다.


그것도 검은양 녀석들 덕분이었을까.


마지막으로 자신이 보았던 그녀의 눈빛은 평소처럼 슬픔과 절망을 숨긴 눈빛이 아닌, 상처를 딛고 다시 일어선 사람의 눈빛이었다.

...뭐 그 대신 내가 인간 쓰래기가 되버리긴 했지만.


"이제 그 녀석이 잡아야 할 손은 내 손이 아니라 녀석들(검은양)의 손이니까ㅡ"


'그 녀석들'이라면ㅡ


그 망할 호박의 자존감도 높힐 수 있겠지, 그 호박은 분명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을테니까.


처음에는 누구나 넘어지고 좌절할지도 모른다.


벽에 부딫혀 절망할지도 모른다.


자신은 무능하다고 포기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호박, 이제 나와 함께가 아닌, 너 혼자 서야할 때가 올꺼다."


언젠가는 사람은 다시 그 상처를 딛고 일어서는 법이다.


아무리 큰 상처라도 아무리 절망적인 고통도 사람은 그것을 뛰어넘는다.


아픔없이는 강해질 수도 없고 나아갈 수도 없다.


삶이란 그런 것이다.


하지만 그 녀석이라면 잘 헤쳐 나갈 수 있을 테니까.


"그러니까 혼자 질질 짜1지좀 말고 좀 씩씩하게 살라고. 넌 그만큼의 재능이 있으니까.. 나 같은 쓰래기는 그냥 잊어버려."


지금의 그 녀석이라면, 어떤 상황도 다른 사람들과 함께 극복해내고 성장할 수 있을 테니까.


"....마지막에 유독 차갑게 군건 미안했다..."


그러니까, 다시는 울지 말라고.


"...행복해라, 오세린ㅡ"


오세린.


-Fin-




오랜만에 쓴 클로저스 단편입니다.


사실상 하우스키퍼 사건 이후로 애정도가 급하락해서 소재가 굳어가던 중이었는데 공항이 업데이트 된 이후 클창력이 다시 살아나버려서(...)


공항을 깨다가 데이비드에게 강렬한 뒷통수를 맞고 다시 한번 갓-기태의 약팔이에 나섰습니다.


일인칭 시점이고 반쯤 졸린 시점에서 쓴거라 글이 많이 부실하고 오글토글 하니 읽기전에 각오해주세요.


아무튼 데이비드, 넌 내게 배신감을 줬어.


그리고 제목이랑 BGM은 마땅한게 생각안나서 막 써갈궜습니다 헤헿<


2024-10-24 22:40:06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