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소녀의 시작 - 이슬비 배경이야기 각색 팬픽-
이니시어 2015-01-06 0
"여기 돌아가신분의 유언서입니다."
나는 변호사라고 말하는 중년의 남자가 건넨 작은 종이를 읽었다.
급하게 휘갈겨쓴 글씨. 그리고 정말 미안하다는 마지막 문구.
그러한 것에 나는 신경쓰지 않았다.
단지 마지막 사인란에 번진 그것을 보았다.
눈물 자국.
나는 그것을 보고 변호사에게 말했다.
"제가 그 아이를 맡겠습니다."
차원전쟁이 끝난 뒤, 몇 년이 지났다.
다시금 세상은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왔다.
전후 복구를 위해 정부 차원의 건설자금이 유입되는 덕인지,
도산 전이던 우리 건축 회사도 다시금 살아나 호황이다.
불행 다음에는 행운이 찾아온다던 옛말이 맞는걸까.
현재의 아침도 평범하다.
나는 새로 나온 신문을 펼쳐 보고있으며, 식탁에는 2명분의 반찬이 놓여져있다.
맞은 편에 앉은 소녀는 묵묵히 음식을 입에 옮기고 있다.
단지 그것은 식사라는 행위 그 자체였다.
"아날로그적인것 같아요. 아저씨."
행위를 중단하고 소녀는 지긋이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가끔은 아날로그적인때가 좋지. 옛날 생각이 나거든."
"차원종이 나타나기 전인가요..? 아니면 나타난 후인가요?"
"나타나기 전."
"그때라면 좋았겠군요."
소녀는 담담히 말하더니 자신의 그릇을 치우기 시작했다.
"벌써 다먹었니?"
"오늘은 입맛이 없어요."
"커리큘럼을 배우기엔 힘들텐데 든든히 먹어야지."
"오늘은 딱히.. 움직이는 수업은 없어요."
"...그래?"
"네."
잠시동안의 침묵.
"저 이제 가겠습니다."
"그래,슬비야 조심히 갔다와."
슬비는 거실에 가지런히 놓여있던 책가방을 짊어지더니, 현관 밖으로 나갔다.
나는 그녀가 현관 문을 닫을때까지 본 후에 머리를 긁적였다.
아빠노릇하기 힘든걸.
"오늘도 표정이 안좋은걸."
어깨동무를 하며 희희낙락하며, 호완이 말했다.
나와 같은 회사 동료이며, 군인 시절 동기기도 했다.
"아빠노릇하기 힘들어."
"아~ 슬비? 그래도 귀엽잖아~"
"..... 범죄자냐?"
나의 정색하는 말에 호완은 씨익 웃어보였다.
"중학생에 벌써 자리잡은 얼굴은 어마어마 하게 귀여운걸.
틱틱대며 팅기는 것도 매력이라구."
"무슨 여친 자랑하듯이 말하냐. "
"중학교에서는 걔 노리는 남자애들 많을거야."
"아마 그럴일은 없을거다..."
현재 슬비는 중학교는 입학 상태로만 되어있다.
그렇다고 정학이나 등교거부는 아니며, 졸업때 정상적으로 졸업도 된다.
단지 그녀는 어릴적 부터 받던 특수한 커리큘럼에 의해서 유니온이라는 조직의 산하 교육기관에서
훈련이라는 명목의 살인 기술을 배우고 있다.
차원 전쟁 당시에 비해, 안정된 서울이지만 아직도 차원종은 출몰하며 평화를 위협한다.
그러기 위해 전문 요원을 어릴때부터 양성하여 우수한 인재를 발굴하고 채용하는 것이다.
솔직히 나는 슬비가 그러한 곳에 다니는 것에 반대하지만....
그 아이를 스카웃하려고 온 요원들의 말을 듣고난 뒤, 슬비의 눈을 잊을수가 없었다.
어둠에 잠기었던 눈빛이 그때 만큼은 반짝였다. 무엇때문인지는 짐작이 갔다.
아마 그것은 깊고 어두운 질척거리는 무언가의 빛일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반대하지 못했다.
나는 슬비를 보내기로했다.
만약에 보내지 않았다면, 슬비는 살아갈 의미를 찾지 못했을 것이다.
"그나저나 뒤숭숭한걸-"
호완은 어느새 휴대폰을 꺼내 인터넷 기사를 들춰보고있었다.
"차원종 전체적으로 출몰이 증가추세이러한 추세에 무정부상태같은 정부.. 라며 반정부주의자들의
폭동사태.. 하하 웃긴데 이거?"
"이와중에도 반정부주의자가 있는거야?"
"그 녀석들이 노리는 혼란뿐이니까. 솔직히 전쟁중에 우리같이 호황을 누리는걸보고
배알이 ***거지."
"....."
"그나저나 퇴근할때 조심해야 겠는걸? 차원종이 습격할지도 모르겠네. 그때는 건물을 또
와장창 부숴주면 또 일거리가 들어오겠구만."
나는 호완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퇴근하고나서, 집안에 들어가면 냉기가 나의 살을 파고든다.
아무도 없는 집안은 마치 곧 스러질 폐가같은 느낌마저 든다.
슬비는 저녁 8시까지는 커리큘럼때문에 기관의 교육기관에 있다.
그때까지는 내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나는 딸처럼 생각하지만 슬비는 나를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다.
나는 아버지라고 부르라하지만 슬비는 항상 아저씨라 부른다.
그것은 획을 긋는것이겠지.
당신은 나의 가족이 아니야.
그저 타인이야.
확실히 나는 친아버지는 아니지만, 법률상 보호자로 되어있으니 조금은 대우해주었으면 좋겠다.
'철컥' 하는 열쇠가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마 스페어키를 가지고 있는 슬비가 여는 소리일 것이다.
시계를 보면 7시.
오늘은 꽤 일찍 끝난 모양이다.
나는 현관에 슬비의 마중을 나갔다.
"어서와.. 저녁은 먹어....-"
말을 잃었다.
팔, 다리 군데군데 터져나온 피멍.
쏟아지는 땀.
옷에는 피가 배여있었다.
"뭐야?! 누구한테 습격당한거야?!! 차원종이야?!!"
나는 그렇게 놀라며, 우선 구급차를 부르려고 휴대폰을 꺼냈다.
그러자 슬비는 고개를 저엇다.
"그게 아니에요. 아저씨. 단지 위상력 조정 연습중에 실패를 해서, 몸에 과부하가 걸린것 뿐이에요.
조금 쉬면......... 나을거에요."
".......................... "
나는 그대로 굳은채 슬비의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눈동자에는 아무것도 없다.
단지 진흙탕처럼 검고 질척거리는 무언가의 빛만이 존재한다.
"저... 오늘은 방에서 쉬겠습니다. 식사도 생각 없습니다. 걱정할 필요 없어요. 아저씨도 쉬세요."
단지 타인인 소녀는 발을 끌며 2층의 계단을 올라 자기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다음 날 아침이 되어 자기 스스로 응급처치를 했는지, 붕대를 감고 있는 슬비에게 말했다.
"유니온이란데서 이제 그만 나와."
"..........."
소녀는 묵묵부답으로 나의 눈을 쳐다보았다.
그것은 거절의 빛이었다.
"나는 너의 부모님에게 너를 부탁받았어. 그런 너에게 위험한 일을 시키는게 별로 내키지 않았지만,
너가 의욕을 보여서 허락했었다. 하지만, 어제의 너의 모습을 보고 결심했다.
보낼 수 없다."
"그곳은 함부로 나올 수 있는 곳이 아니에요."
"아는 사람 중에, 인권단체에 속한 사람이 있어서, 그 사람이 손을 써준다고 한다.
유니온이 위상력이 발현되는 미성년자를 위험에 내모는 자료는 어느정도 있다고 했어.
그걸 자료로해서 압박을 주면, 너도 나올 수 있을거야."
"..............부탁이요?"
" 그래, 부탁만 하면-"
"저의 부모님에게?"
"그래."
"......... 거절하겠습니다."
"............."
"저는 이미 자립할 수 있습니다. 법률상 보호자로 있는건 어쩔 수 없지만,
유니온에 소속되어있는 이상, 숙식해결은 우선 보장되어있어요.
본래 이 집에서 잤던것은, 아저씨를 위해 잤던거지만, 이제 유언의 조건도 충족됬으니 상관없잖아요?"
"..........뭐?"
"저번에 방에서 본적이 있어요. 부모님의 유언장."
"너.. 그걸 본거야?"
"저가 사회에서 자립할 수 있을 정도로 자랐다고 판단되었거나, 혹은 자립의사를 밝혔을 경우에는
그동안 슬비를 키웠던 아저씨에게 유산이 지급된다는걸.."
"........."
"이걸 시점으로 유산은 지급될거에요. 변호사 번호는 알고 있어요. 제가 전화를 하면, 계좌에 오늘부로 유산이 들어가겠죠."
"뭐-..."
"그럼 안녕히계세요. 아저씨. 그동안 키워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슬비는 고개를 숙이더니 그대로 현관을 통해 나가버렸다.
"..... 이런 멍청아!"
슬비가 나가고 나서야 외친 그 한마디는 공허해진 집을 울릴 뿐이었다.
"누가 키워도 잘키워놨구만.."
나는 그렇게 말하며 소파에 기대어 앉았다.
"정말 ..... 내 딸에게도 무관심한 아빠구만."
담배를 하나 윗주머니에 꺼내어 입에 물었다.
"금연한지 근 10년이 다되었지만 실패한건가."
연기를 뱉자 뿌옇게 내 시야를 가렸다.
"담뱃값도 비싼데."
한숨을 쉬며, TV를 켜자, 뉴스 속보가 나오기 시작했다.
집을 나온 저는 곧장 지하철로 갔습니다.
차원전쟁후 몇몇 호선들은 철폐되었지만, 정상 운행되는 지하철도 몇군데 존재합니다.
아저씨의 집에서 유니온 본부까지 가는 경로에도 그런 호선이 있습니다.
아저씨와의 말다툼덕인지 등교시간보다 약간은 늦은 시각.
지각 때문인지 뛰어가는 학생들이 눈에 보입니다.
저도 본부까지 아슬아슬한 시간에 도착할 듯 싶지만, 별다른 트러블이 없다면,
커리큘럼때까지는 시간이 빠듯하게 맞을겁니다.
맞은 편에서 담배를 피며 걸어오는 중년 남성을 지나쳤습니다.
그러고보면 저와 아저씨의 첫만남이 생각납니다.
말쑥하고 조금은 처진 인상의 남자가 웃으면서 저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안녕? 슬비야 ! 앞으로 너랑 같이 살 사람이란다."
저는 그 말에 아무런 답도 안했습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직후 였기에,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고, 목표도 없었습니다.
저의 그런 생각은 몰랐는지, 남자는 얼굴을 찌푸렸습니다.
저번에도 몇몇 친척들이 와서 인사를 했지만, 저를 보고선 얼굴을 찌푸리더니,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면서, 떠나갔습니다. 아마 이사람도 그렇겠지 생각했습니다.
아저씨는 얼굴을 살짝 멀찍히 하며 말했습니다.
"담배냄새 싫어하는 모양이네! 알았다. 앞으로 끊을테니, 삐진 얼굴 하지마렴."
정말 바보같은 아저씨였습니다.
'빼엥에에에에-"
".........공습경보음."
차원종에 의한 공습경보음이 울렸습니다.
하지만, 이상합니다. 이 근처는 위상억제기에의해서 차원종 출몰율이 극히 낮을터인데..
저는 반사적으로 소리가 나는 곳으로 뛰어갔습니다.
우선 커리큘럼에서 교범대로 익힌 내용대로 대응및 대처를 하면 될것입니다.
현장에 도착하니, 커다란 차원종이 있었습니다.
적어도 B급.
여기는 C급도 채 나오지 않는 청정구역일텐데...........
주위에는 쓰러지거나 피를 흘리는 사람들이 널브러져 있습니다.
이상태에서는 현재 교육생인 저로써는 인원 구조를 재빠르게 시행하고 퇴치할
유니온 요원을 호출하는것 일텐데..................
발이 떨려 움직이지 않습니다.
"교범대로 한다면.........."
교범에는.... 이런 내용이... 전혀 쓰여있지 않았는데...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옵니다.
살고 싶어서?... 부모님을 죽인 차원종에게 복수를 못해서?...
그게 아니라... 아저씨에게 사과하지 못해서?....
B급 차원종을 저를 눈치챘는지, 서서히 다가오며, 자동차를 들어 치켜들었습니다.
명백한 공격의사.
그 후에는 분명히 저는 자동차에 깔려버리겠지요.
아- 이러한 끝은 정말 싫었는데...
그렇게 생각하며 눈을 감은 순간,
'쿠항 - '
하고 땅을 가르는 소리가 나며, 저는 격통에 시달렸습니다.
'... 격통?'
눈을 뜨니 저는 옆의 바닥에 쓰러져있었습니다.
몸을 확인하면, 떠밀려진 힘에 의한 타박상이 나있습니다.
'떠밀려져....?'
저는 원래 제가 있던 자리를 찾아보았습니다.
그곳엔...
"........아..아저씨?"
자동차에 깔려 상반신만이 보이는 아저씨가 보였습니다.
"슬비야 괜찮아?..."
저는 눈앞이 깜깜해져 아저씨에게 달려갔습니다.
"아..아저씨? 왜.. 왜 여기에 있는거에요...?"
"바보야... 원래...부터...등교할때.. 내가 데려다 줬었잖아.."
"..그런 말하지 마요! 살아야하잖아요! "
"여자애...는 조.. 심해야해.. 너..같은 애는.....특..히 귀여우니까..."
"참아요! 지금 유니온 요원을 부를게요....아저씨 무리하지마요!"
"내 딸이니까... 사과하..고 싶어서 ...."
"...그만해요..! 그만..! 말하면 안돼! ..
"... 처음 만났던.. 약속 못지켰네.... 하..하아... 담배말이..야."
"그런거 못지켜두돼니까! 살아요 .. 제발!"
"울지마렴...내 귀여운...딸."
그리고 아저씨는 눈을 감았습니다.
"아...아아아아아아!"
그대로 저는 정신을 잃었습니다.
'삐 - 삐 - 삐 - 삐 '
규칙적인 소리에 눈을 뜨니 그곳은 새하얀 병실이었습니다.
간혹 벽지에 유니온 마크가 그려진걸 보면, 아마, 유니온 내부의 의료시설..
링거를 바꾸던 간호사 언니가 저를 보더니, 어디론가 나갔습니다.
저는 다시 눈을 감았습니다.
"교육생이 의식을 잃은지 3주가 지났어."
의사가 저를 보자마자 한 첫마디는 그것이었다.
"............"
"기분은 어때?"
"............."
"너가 의식을 잃고, 유니온 요원에 현장에 도착해서 B급 차원종을 격멸했다."
"............"
"하아.... 그래, 지금이라면 아무말도 하기 싫을거다.."
의사는 한숨을 쉬더니, 간호사를 돌아보며 말했다.
"간호사, 그가 쓴걸 줘."
그 말에 간호사는 잠시 나가더니 하나의 봉투를 들고 왔다.
의사는 그것을 받아들더니 나에게 드리밀었다.
"너의 친권자가 쓴 유서다... 이런 일을 예상했었는지,
아니면 준비를 했었는지 ... 모르겠지만.. 읽어보렴..
우리는 잠시 나가있으마."
의사는 간호사와 함께 자리에 일어나 병실에서 나갔다.
나는 봉투를 뜯어보니 종이가 2장 들어있었다.
그것은 보기 힘든 악필로 쓴 자필 문서와 종이 한장이었다.
'슬비야.
비록 내가 너와 피가 이어지진 않았지만, 내 짝사랑이었던 그녀의 딸을 맡으면서,
너가 남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지금 생각하면, 그녀와 이루어지지 않은게 좋았던 것 같구나, 너를 만날 수 있게되었으니까.
사실 고백만 했다면, 너는 태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오.. 지금 웃고있는거라면, 기쁠텐데 말이다.
정말 말하고 싶은걸 말하마... 너가 정말 원하는 목표를 만들어보아라...
마지막으로............. 정말 사랑한다. 내 딸.'
다른 종이를 보니 이렇게 써져있었다.
'위 상속자 이슬비에 대해서 본래 친부모의 유산을 전액 환원함. '
20xx년 xx월...
종이에 써진 날짜는 아저씨에게 입양된 날짜였다.
나는 터져나오는 오열을 참으려 손에있던 주먹을 꽉쥐었다.
"흐....아빠......으.....................흑........"
"선생님.. 안에서 고통스러워하는 소리가..."
간호사가 걱정스러워하며 문을 열려고하자 의사는 그 손을 잡아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 성장통이니까. 괜찮을걸세..가세나"
간호사와 의사는 병실을 떠났다.
2년 뒤, 여름
"앞으로 이 검은양 팀의 리더를 맡게된 이슬비입니다. 고등학교 1학년이며, 아직 견습요원도 아니지만 잘부탁드립니다."
이슬비는 사무소 내부를 둘러보았다.
한쪽에서는 게임기를 만지작 거리는 산만한 소년과, 왜인지 눈을 반짝거리는 소녀가 보인다.
구석에서는 사색을 즐기는 선글라스의 남자가 보이고, 초등학생용 의자에 앉아서 손을 꼭 쥐고 있는 꼬마도 있다.
"제가 이 이 곳 유니온에 들어온 목적은..."
왜인지 사무소의 밖에서 더위를 가셔줄 바람이 불어왔다.
"슬퍼하지 않는 사람들을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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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색해서 만들어본 스토리.
이슬비가 부모님이 있었다가 죽었다는 설정에서 착안..
마지막은 졸려서 날림으로 썼습니다..
매우 진부한 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