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하유리] 아부틸론

유르레인 2015-01-05 1

사랑.

솔직히 말해 말해 '사랑' 이란 감정은 나하고는 그닥 어울리지 않는 감정이였다. 가족과의 사랑이라고 해도 아버지는 차원종 때문에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영웅' 이라 불리며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집을 비우기 일쑤여서 제대로 받아보진 못했다. 그래서 일까? 어렸을때부터 내가 게임에 몰두하기 시작한것은....

 

게임에서 퀘스트를 성공하면 게임속의 npc들에게 칭찬을 받는다. 난 그게 좋았다. 어렸을때, 주위의 어른들은 어머니가 '영웅' 인 탓에 나 또한 높은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 하고는 훈련장에 있는 차원종을 쓰러트리라고 했다.

 

그떄의 난 성공하면 칭찬을 받을까하고, 열심히 쓰러트렸지만 어른들은 칭찬은 커녕 더더욱 높은 레벨의 차원종을 쓰러트리라고만 할뿐, 칭찬을 해준적은 없었다. 난 그런 어른들에게 실망감을 느끼고는 훈련장을 뛰쳐나와 무작정 집으로 달려와 혼자 훌쩍이며 게임기를 켰다. 현실속에선 받을수없는 칭찬, 게임속에서라도, 가상세계에서라도 받자 라는 심정으로-

 

그렇게 하루이틀이 지나도록 게임만 하다보니 조금씩 조금씩 나와 친했던 친구들도 멀어져가기 시작했다. 내가 너무 게임만 하니까 그들의 부모들이 주의를 준것 같았다. 그래, 자기 아이들이 게임만 하는 아이랑 친구인게 마음에 들지 않았겠지...

 

그렇게 시간이 흘러 고등학교 입학식날이 다가왔다. 그때쯤은 엄마도 집에 계셨지만, 난 이미 게임에 죽고 사는 게임 폐인이 되어 있었고, 덕분에 친구는 하나도 없었다. 뭐, 나도 그게 편했다. 나랑 친구를 해도 모두 속으론 날 그닥 좋게 보진 않을테니까.

 

그렇게 반에서 따분하게 선생님의 말씀을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며 몰래 휴대폰 게임을 할때- 그 아이가 말을 걸었다.

 

"야, 선생님 말씀 끝났지가 언젠데 여기에 있을거야?"

 

"뭐야.. 벌써 끝난건가?"

 

"그런데 넌 이름이 뭐야? 내 이름은.."

 

"서 유리. 명찰에 다 써 있잖아. 내 이름도 그렇고.."

 

"그래도 본인에게 직접 들어야 의미가 있는거야! 다시 말할게, 내 이름은 서 유리! 넌?"

 

".... 세하, 이 세하 야."

 

"그래? 그럼 세하야! 나랑 친구 안할래?"

 

오랜만이였다. 다른아이가 나에게 먼저 다가와 친근하게 말을 거는것은- 그러나 귀찮았던 나는 그아이의 말을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며 무시했다. 그러나 그아이, 서유리는 끈질기게 말을 걸어 어쩔수없이 수락했고..... 어느세 난 서유리와 함께 등하교를 하는게 일상이 되버렸다. 그날이 오기 전까진.....

 

그리고 어느덧 1년이 지나고 2학년이 됬을때. 난 어머니의 권유로 클로저가 되어 팀 '검은양' 의 일원이 됬는데....

 

"야, 서 유리! 네가 왜 여깄어?!"

 

"아, 세하야! 어때, 놀랐지? 니 놀래킬려고 말 안했는데. 글쎼, 나한테도 위상력이 있다지뭐야? 이거 하면 공무원이 될수있다 하길래 냉큼 한다고 했지!"

 

"야, 그깟 공무원 때문에 이런 위험하.... 아니, 됬다. 내가 말싸움으로 이긴적이 있어야 말을 하든지 말든지지."

 

그 '검은양' 에 서 유리 그녀석도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하는 이유가 고작 공무원이라니! 너 검도 잘하잖아! 그걸로 세계재패 노릴려는거 아니였어? 어?! 그런데 왜 갑자기 공무원이냐고!!!

 

"어쩄든 앞으로 잘 부탁해, 이 세하."

 

그때 환하게 웃으며 말하는 널... 나 지금도 잊지 못한다. 1년전 학교에서 하는 수련회때, 네가 나한테 '좋아해-' 라고 한 고백했고, 내가 어물쩍하게 넘어간 탓에 우리 사이는 어색해졌고, 덕분에 난 다시 혼자 등하교를 했고 같은반이라지만 서로 피하기 일쑤여서 그 웃음은 아주 오랜만이였다.

 

그때 난 두근거리는 심장을 애써 무시하며 '어' 라고 대답했고 우리들의 클로저 활동은 그렇게 시작됬다...

 

 

 

 

 

"세하야! 많이 안 다쳤어?"

 

"아아, 난 괜찮아. 너야말로 괜찮냐?"

 

"정말? 그럼 왜 멍 떄린거야?"

 

"아, 주마등같은게 보였거든."

 

"뭐? 그럼 많이 다친거 아냐? 아까 제이 오빠한테 받은 약 있는데 먹을래?"

 

"됬어. 그정도 까진 아냐. 그런데 넌 그 늙어빠진 아저씨한테 오빠가 뭐야? 그렇게도 그 아저씨가 좋냐?"

 

"시, 시끄러! 약이나 먹으라고!"

 

난 짧면 짧고, 길면 길게 잠시 지나간 과거를 회상하고는 너의 '오빠' 발언에 심통이나 비꼬았고 넌 살짝 화가 난듯이 얼굴을 붉히며 버럭 소리질렸으나- 그 모습도 참 예뻐보였다.

 

아아, 아무래도 나 증증이거 같네, 화 내는 모습도 예뻐보이다니-

 

그러고보니 1년전 그날 네가 내가 어디가 좋냐고 물었을떄 이리 답했지. '사랑에 빠지면, 그 상대방의 어떤 모습이건 다 멋지고, 예쁘게 보인다고-'

 

"어이쿠, 글쎄 난 형이래도?"

 

"오빠! 구하러 온거야?"

 

"... 늙어빠진 아저씨 주제에."

 

제이- 현재의 네 마음속에 있는 남자가 오니 넌 나는 뒷전이고 그와 대화하며 걸어간다. 아주, 아주 환하게 웃으면서...

다른남자와 함께 즐겁다는 웃는 네가 싫다. 그러나 환히 웃는 네 모습을 보니 나또한 어느세 기분이 좋아진다...

만약, 1년전 내가 나 자신의 마음을 깨닫지 못했던 그떄로.... 너의 고백을 받았던 그떄로 돌아간다면 좋았을텐데, 그럼 당당히 좋아한다고 말할수 있을텐데-

 

"좋아한다고- 말해줬을텐데...."

 

난 이미 저 멀리 제이와 함께 걸어가는 널 보며 오늘도, 그리도 지금도 또다시 후회하며 절대로 닿지 않을 고백을 한다.

 

"영원히... 널 사랑한다, 서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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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틸론의 꽃말은 '당신을 영원히 사랑합니다' 입니다.

2024-10-24 22:21:39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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