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양 프로젝트 - 카메라 맨 (1)

아이새도우 2015-01-04 3

일단 1을 붙여놓긴 했지만, 연재가 될지 안될지는 모른다는 게 함정....
튜토리얼 대사는 임의로 살짝 바꿨습니다. 송은이가 아무리 클로저라고 해도 애들에게 임무를 선뜻 넘기는 게 영 걸려서요.
어른이 애들을 지켜야지. 애들이 어른을 지키면 쓰나...

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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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저  홍보부.

 

검은 양 계획이요?”


농담이 분명했다. 만화나 소설에선 십대 아이들이 영웅이 되는 일이 드물지 않지만 이건 현실이었다. 멍청한 계획에 넘어가 줄 악당도, 바보 같은 작전을 찬양할 동료들도 없었다.  실전에서는 적을 압살할 능력이 없는 이상 재능이 뛰어나다고 해도 경험이 부족한 녀석은 방해물, 그 이상은 되지 않았다.


그래. 농담 같은 계획이지. 하지만 너도 알잖아. 요즘 우리 클로저들의 입장이 어떤지.”


선배 말 대로였다. 18년 전, 갑자기 나타난 차원문과 그 안에서 튀어나온 차원종들의 습격에 멸망직전까지 간 인류를 구원한 건, 나와 선배처럼 위상력을 각성하게 된 이능력자들 덕분이었다. 간신히 전쟁을 승리로 끝내고 난 직후엔 영웅이다 뭐다하며 환호와 열광 속에 살았지만 차원종들의 습격도 거의 없고, 유니온에서 만든 위상관통탄으로 무장한 특수부대가 차원종을 상대할 수 있기 시작하면서 우리 이능력자에 대한 시선은 점차 나빠졌다. 특히 가장 공격받는 부분이 월급연금이었다. 차원종과 싸우지도 않는데 그런 급여를 지급하는 건 부당하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제가 할 일은 뭔데요?”


별거 아냐. .”


선배가 던져준 건 카논사에서 출시한 최신 카메라였다. 수 십 배 줌과, 연속촬영기능, 동영상은 물론이고 빛 한줌만 있으면 한밤중이라 할지라도 대낮처럼 선명하게 찍을 수 있는 기능이 있었다. 수차례 신청했지만 매번 반려되는 보급품이었다.


헤에. 선배설마?”


그래. 그 설마야.”


안 합니다.”


그래?”


싸움이 장난입니까. 이런 건 CG나 그런 걸로 때우라고요.”


어처구니없는 제안에 버럭 소리쳤다. 이미 클로저스에 대한 수많은 창작물이 쏟아지고 있었다. 영화나 소설, 만화는 물론, 멋지고 어여쁜 현직 대원은 웬만한 연예인은 우습게 볼 정도의 팬을 이끌고 있었다. 이런 와중에 십대 클로저스 대원을 아이돌로 키운다는 건 나쁘지 않은 계획일 수 있으나 싸우는 모습을 도촬해서 쓴다는 건 상식 밖의 일이었다.


나도 알아. 그래서 반론해 봤지만 윗분들은 더 이상 영화 같은 것에 사람들이 환호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야. 다행인지 불행인지 차원종이 죽을 땐 CG처럼 사라지곤 하니까 온 몸에 피를 뒤집어 쓴 채 싸우는 일은 없을 테니 그리 혐오스럽진 않을 거라 하더군. 할 수 있지?”


질문에 대한 대답은 한가지 밖에 없었다.


그래서 걔들은 어디 있는데요.”


어디보자. 자료에 따르면 현재 강남역 부근에서 대기 중이라고 하나봐. 위상력이 변하고 있다고 하니, 곧 차원종이 나올 것 같아.”


하아. 알겠습니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하여간 이넘의 조직은 하나하나가 맘에 안 들어.”

 


신서울 강남역 부근 옥상


어디보자. 재들인가?”


강남역 인근에 마련된 차원종 대책본부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건물 옥상에서 그들을 찾아봤다. 단단히 무장한 특수경찰대대와 달리 교복을 입은 채 모여 있어 쉽게 눈에 띄었다. 출발 전 받은 프로필에 따르면 휴대용 게임기로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있는 남자 녀석이 이세하로 차원전쟁 당시 전설적인 활약을 펼친 분의 아들이라고 한다. 그 분은 어머니는 강하다. 라는 말을 몸소 보여주신 분으로 지나간 자리엔 차원종의 시체조차 남지 않았다. 인터뷰를 위해 한두 번 뵌 적 있는데 전설을 만드신 분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평범한 아주머니였다.


그 옆에 노트북으로 뭔가를 열심히 하고 있는 여자 아이가 이슬비로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 유니온에 의해 키워졌다고 한다. 차원종에 의해 부모님을 잃었다는 것이 강박관념이 되었는지 부족한 위상력을 노력으로 커버해 동료들보다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어떤 의미에선 차원종 전문 킬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곧 죽을지도 모를 싸움이 시작되려고 하는데 지루한 듯 몸을 배배꼬고 있는 여자애가 서유리로 정식 클로저스 요원이 되면 많은 급여와 연금이 지급된다는 말에 검은 양 팀에 들어오는 것을 승낙했다고 한다. 그런데 정식 요원이 되고 통장을 확인하면 분명 속았다는 말을 하지 않을까 싶다.


바닥에 누워 뒹굴 거리고 있는 아저씨에게 말을 걸고 있는 남자인지 여자인지 모를 학생이 미스틸테인. 외국인이라 정보는 많지 않다. 칼이나 총을 쓰는 다른 동료에 비해 자기 키만한 창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아 귀여운 외모로 봐선 상상할 수 없는 기술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미스틸테인을 귀찮게 여기고 있는 게 마지막 대원 J.


어라? J?”


잘못 본 게 아닌가 싶어 눈을 비비고 다시 한 번 쳐다봤다. 잘못 본 게 아니었다. 확실히 코드네임 J로 적혀 있었다. 과거 뛰어난 활약을 보였지만 모종의 사건으로 은퇴했다고 했다. 최근엔 돈이 없어 아는 사람들에게 돈 좀 빌려달라고 전화하더니만 결국 검은 양에 들어간 모양이었다. 경제관념은 둘째 치고 실력은 출중한 편이니 검은 양의 아기 양들은 확실히 보호 할 수 있을 테니, 나쁜 선택은 아닌 듯 했다.


우리들이 무능하다 욕을 해도 윗분들은 윗분들인가. 대충 정하진 않았네. 전설적인 대원의 아들과 차원종에 부모를 잃은 딸, 높은 급여를 노리는 소녀와 성별이 모호한 마성의 대원, 그리고 능력이 있다면 복귀도 허락하니 은퇴한 대원들의 마음을 흔들게 할 아저씨까지. 좋아. 좋아. 촬영할 맛나겠어. 으흐흐.”


위상력 신호기의 상태가 급박해졌다. 이미 세팅해 놓은 카메라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이번 일을 위해 지급받은 카메라는 물론, 기본에 쓰던 카메라도 여분으로 세팅해 놓았기에 활약상을 놓칠 리는 없을 것이다.


시작했다.”


차원문이 열리고 차원종이 튀어나왔다. 가장 낮은 등급의 E급 차원종들로 수는 많았고, 전의도 강렬했지만 특수부대의 상대는 되지 못했다. 특수부대는 바리케이트 뒤에서 문을 통해 나오는 순서대로 집중사격을 통해 확실하게 제압했다. 이대로라면 검은 양팀이 활약하는 일 없이 끝날 것이었다. 이게 좋은 것이고, 옳은 결과지만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티티티팅!


총알이 차원종에 맞지 않고 사방으로 튕겨나간다 싶더니 C급 차원종이 등장했다. 녀석은 E급 차원종 앞에 서서 총알을 몸으로 막았다. 일반 탄으로 제압할 수 있는 건 D급과 E급뿐으로 C급 이상의 차원종은 클로저 대원이나 한 발에 1천만원이나 되는 고가의 위상관통탄이 있어야 가능했다.


C급 차원종은 지팡이를 휘둘러 불덩이를 던지기 시작했다. 힘들게 쌓아놓은 바리케이트가 고철이 되며 차원종들이 날뛰기 시작했다. C급은 무리지만 E급은 상대할 수 있었기에 부대원들은 장갑차 뒤로 몸을 숨기며 C급의 방어 범위에서 벗어난 E급을 하나하나 처리해나갔다. 하지만 C급을 처리하기 전에는 패배할 수밖에 없는 싸움이었다. 송은이 중대장이 다급하게 위상관통탄을 가져오라 했지만 비싸서 보급이 끊겼다는 보급관의 대답만 돌아올 뿐이었다차원종의 드문 습격은 최전방 부대의 보급에까지 영향을 주었다. 짜증에 분노를 담아 사격하는 송은이 중대장에게 연락이 간 건 그 때였다.


여보세요? 들리시나요?”


. 잘 들리고요. 핸드폰, 대출, 설문조사 같은 건 안 받습니다. 바빠요!”


, 그게 아니라 유니온의 관리요원 김유정이라고 하는데요.”


김유경이고 박유경이유니온?”


. C급 이상 차원종의 출현에 따라 현 시간부로 지휘권은 제가 맡도록 하겠습니다. 뒷일은 저희 클로저들에게 맡기고 경찰들은 얼른 퇴각하세요.”


오케이. 부탁 좀 할게가 아니라. 클로저라면 재들?”


재들이 아닙니다. 엄연한 클로저 대원들이라고요.”


. 알겠습니다. . 다들 들었지. 우리는 2차 라인까지 물러난다!”


긴급하고 다급한 통신이 끝나는 것과 함께 특수부대들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들이 물러나고 난 자리엔 차원종들이 승리를 만끽하는 듯 괴성을 지르며 환호했지만 한쪽에서 자신들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던 검은 양들은 지금부터 시작이었다.


가장 먼저 달려간 건 이슬비였다. 그녀는 검은 양의 리더답게 앞장섰으며 그 뒤로 이세하와 서유리, 미스틸테인이 뒤따랐고, J는 혹시 있을지 모를 차원종의 배후 공격에 대비한다는 명목 하에 조금 거리를 두고 따랐다.


그들은 마치 해일처럼 몰려갔다. 가장 앞에 있던 차원종은 그들의 모습을 ** 못했고, 그 뒤에 있던 녀석은 그들의 모습만 봤을 뿐이며, 그 뒤의 녀석은 반격을 위해 팔을 들었지만 내리치지 못했다.


해일이 지나간 자리엔 승리에 기뻐하던 모든 E급 차원종이 한순간에 사라지고 C급 차원종 하나만 남아있었다. 하지만 그 모습은 온전치 못했다. 벽에 기댄 채 서서 으르렁 거리고 있을 뿐이었다. 전의에 불타기보단 공포에 질린 모습이었다. 그 모습에 선뜻 손을 쓰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사이 비트 한 개가 날아들어 차원종의 머리에 박혔다.


뭐죠?”


시선을 의식한 이슬비가 물었지만, 모두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신서울 강남역 부근 옥상 텐트


…….”


촬영한 것을 방송용에 맞춰 일차 편집본을 완성했지만, 영 맘에 들지 않았다. 차원종의 등장과 특수부대의 대응, 이어지는 검은 양들의 활약은 기승전결이 딱 맞아떨어지는 완벽한 영상이었으나 마지막 장면은 미묘했다. 무표정한 얼굴로 차원종을 섬멸하는 미소녀. 라는 컨셉은 나쁘지 않았다. 특히나 그녀의 과거와 연관시킨다면 더할 나위 없는 스토리가 되긴 해도 묘하게 양심에 걸렸다. 취재차 유니온을 방문했을 때 만났던 이슬비양은 성격 탓에 오해를 받기 쉽지만 실은 마음이 따듯한 아이었다.


그래도 이게 더 재미있으니. , 됐나.”


그래도 양심상 해당 장면에 약간의 CG 씌워, 궁지에 몰려 큰 기술을 쓰려는 것을 처리하는 식으로 교묘하게 바꿔줄 것을 부탁하는 메시지와 함께 본부로 해당 영상을 송신했다. 실제로 둘 중 어느 것을 선택할지는 윗선의 일이고, 현재 역삼 주택가의 위상력 억제기를 살피러 간 검은 양팀이 방송을 보기까진 시간이 걸릴 게 분명하니, 그 때쯤이면 항의해도 소용없어질 것이었다.


어쿠, 늦기 전에 나도 가야지. 어디 빠트린 장비는없군. . 가보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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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양의 설립 목적이 10대 영웅을 통한 클로저 인기 몰이라는 것에 착안했습니다.
공식 시나리오에 따라 가면남도 만나고, 남매도 만나고 뭐 그럴 겁니다. (아마도...)
2024-10-24 22:21:39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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