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퍼레이션 나인 -제293화- [진서윤. 늑대개 리더가 되다! -플레인 게이트-]
오토시로노엘 2015-09-04 1
“어서 드셔보세요!”
“그래, 고마워~ 레비아?”
“참 맛있게도 먹는다. 그간에 전투식량만 먹어왔어? 고생이 많았네?”
“가영이 너도 마찬가지잖아. ‘차석연구원(次席硏究員)’ 이란 직급에도 불구하고 늑대개 대원들이 먹고 살아오던 식량만 먹어왔잖아?”
“너도 그걸 어떻게 알았어?”
“벌처스의 ‘전략사령부 예하 생화학방위국’ 이라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다르잖아?”
“......!?”
“벌처스의 ‘종합전략사령부(綜合戰略司令部)’ 가 맞겠지?”
“......진서윤. 내 암울한 기억을 떠올리게 하지 마라.”
진서윤의 말이 맞기는 하다. 본래는 전략사령부란 비밀부서에서 여러 예하 부서들로 나뉘었지만, 민가영이 차석연구원으로 활동하던 당시부터 종합전략사령부로 모두 통합이 되었다고 한다. 차석연구원 이전에 일반 연구원으로 지내던 시절에는 생화학방위국에서 있었다고 하나 종합전략사령부로 통합된 이후로는 그녀의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아 차석연구원으로 되어 사실상 종합전략사령부의 사상 최연소 부사령관 직급이 된 것. 차석연구원은 곧 종합전략사령부의 부사령관과 같은 존재란 것을 의미하는데, 그야말로 전략무기라 불리는 것들은 죄다 연구개발에 참여한 것. 각종 전략무기라고 해서 말인데 대표적인 예로 생물학 무기, EMP 전자폭탄, 그리고 핵폭탄 등의 3대 ‘대량살상무기(大量殺傷武器)’ 들을 포함하여 기타 전략적 목적의 무기들을 모두 포함한다.
민가영도 늑대개 대원들이 지금까지 얼마나 힘들게 살아왔는지를 아주 잘 알고 있다.
늑대개 대원들이 말이 좋아서 ‘전투식량(戰鬪食糧)’ 이라 부르고, 말이 나빠서 ‘개밥통’ 이라 부르는 것들만 먹어오며 살아온 것을 두 눈으로 봐왔을 뿐만 아니라 본인도 벌처스의 종합전략사령부 소속 차석연구원으로서 각종 전략무기들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업무를 수행해온 덕분에 늑대개 대원들의 삶을 바로 앞에서 지켜봐온 인물. 위상증폭 초커를 착용한 그들을 옆에서 관리하기도 했고,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옆에서 다 봐왔고, 그것을 위해 그들이 먹어오던 전투식량이자 사실상의 개밥통의 식사만 하며 옆에서 지켜봐온 것. 그녀가 늑대개 대원들을 실험체로 실컷 부려먹으면서도 죄책감을 심히 느끼며 그들이 휴식시간을 취할 때마다 몰래 다가가서 미안하다고 사과를 해댔다.
그러나 그런 민가영에게도 괴로운 수난시대가 있을 때가 있는데, 자신보다 상관이라 할 수가 있는 ‘수석연구원(首席硏究員)’ 직급의 상관이 실컷 화풀이를 가할 때와 홍시영 당시 감시관이 폭행을 가할 때. 상관이 화를 내는 것은 어떻게든 참아낼 수가 있다. 왜냐하면 민가영이 늑대개 대원들을 ‘개’ 가 아닌 ‘인격체(人格體)’ 로 대해줬으니 수석연구원이자 본인의 상관의 입장에선 정말로 기가 찰 노릇! 늑대개 대원들에게 가할 화풀이를 자신의 부하이자 바로 밑의 직급의 민가영에게 대리로 가하는 것은 다반사. 그러나 가영이의 입장에선 그거라면 얼마든지 감내할 수가 있다. 설령 성범죄라고 해도. 하지만 그녀가 무엇보다 견디지 못하는 것은 홍시영 당시 감시관이 스위치를 막 눌러대며 위상증폭 초커를 마구잡이로 작동시켜 괴로워하는 그들을 보며 희열을 느낄 때! 민가영이 그 때마다 주머니에서 권총을 뽑아 겨눠도 순식간에 제압당하고서 보복당한다.
홍시영 당시 감시관이 벌처스의 차석연구원이던 민가영을 폭행했을 당시에 가했던 것들이 왠지 모르게 기가 막히는데, 쇠파이프로 두들겨 팼다고 한다. 그 때문에 한동안 기절하고서 병원에 입원한 것도 여러 차례인데 늑대개 팀의 대장인 트레이너가 문병을 왔을 당시에 몸은 어떤지를 물어보나 그녀가 그 질문에 답하기보다, 오히려 늑대개 대원들은 어떤지를 물었다고 한다. 자기 자신보다도 늑대개 대원들의 자유를 원했던 민가영이란 걸까? 트레이너는 왜 그렇게 늑대개 대원들을 개가 아니라 하나의 인격체로 보는 것인지를 묻고, 민가영도 본인도 그걸 모르겠다고 하면서도 인간은 본래 태어나서부터 모두가 동등한 인간이기에 인격체로 대우를 받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 아니냐고 말한다. 레비아도 비록 차원종이지만 인격체로 대우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는데, 그 직후! 갑자기 벌처스의 수석연구원이 나타나더니 민가영에게 그걸 보여줬다고 한다.
그것은 바로 민가영에게 보내는 ‘해고통지서(解雇通知書)’ 라는 문서!
벌처스 회사에서 강제 해고를 시킨 것이다. 트레이너가 겉으로는 무표정을 지으나 속으로는 많이 놀랐을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민가영은 지금의 이 상황을 받아들이겠다고 답하면서도 그녀의 마지막 부탁은 언제나 한결 같았다. 그것은 늑대개 대원들을 그만 괴롭히고 그들을 인격체로서 대해달라는 것. 그러나 그녀의 바람은 결코 이루어질 수가 없었고, 병원에서 퇴원과 동시에 해고되어 벌처스를 나오게 되었다. 집에서도 공부를 못한다는 이유로 인간쓰레기 취급을 받고서 쫓겨났고,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고서 벌처스 회사에 들어와 종합전략사령부의 차석연구원으로서 활동을 하고서도 늑대개 대원들을 인격체로 대했다는 이유로 결국은 강제로 해고되어 갈 곳을 잃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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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도 돌아갈 수가 없고, 벌처스 회사로도 돌아갈 수가 없었던 민가영. 그런 그녀에게 손을 내민 것은 벌처스 회사의 교관님이란 분이었다. 그 교관님이 데려간 곳은 신강 고등학교의 지하 150m 깊이에 위치한 곳. 바로 ‘특수F반’ 이라는 곳인데 그곳의 학생들도 모두들 낙오자 취급을 받고서 살아가고 있는 것을 본 민가영. ‘죽지 못해서 살아가는’ 사실상의 시체들이나 다름이 없었던 이들을 보며 이들도 나와 같고, 늑대개 대원들과 같다는 것을 느끼며 이들과 함께 살아가야만 하겠다고 결정하고서 신강 고등학교 특수F반에 정식으로 등록해 학생 신분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벌처스 회사의 종합전략사령부 소속 차석연구원 출신이라고 소개한 민가영을 바라본 그 반의 학생들이 왠지 모르게 뛰어난 인재가 왔다고 말하며 자기네들끼리 수군수군했다고 한다.
신강 고등학교 특수F반에서 학생들과 함께 암살훈련을 받으며 살아오던 그녀는 암살 작전에 있어서 지금까지의 원시적인 전술적 방법을 뛰어넘어 안전하고도 확실한 전략적 방법을 모색해나가기 시작했다. 벌처스의 종합전략사령부 차석연구원 출신으로서 전략적 암살 방법을 위한 연구 작업을 시작했고, 그 결과로 ‘탄저균(炭疽菌)’ 이란 무기를 포함하여 소형 EMP 전자폭탄, ‘급조폭발물(急造爆發物)’ 이라 부르는 폭탄들까지 만들어 학생들에 보급함으로 기존의 암살 작전에 크나큰 혁신을 불러옴은 물론이고, 탄저균과 EMP 전자폭탄과 같이 전략용 무기들까지 사용하도록 함으로 그 어느 누구도 이들을 방해하지 못하도록 손을 쓰고 있다고 한다. 타 학생들과 달리 직접 전선에서 활동할 수는 없으나 이들이 쉽게 활동할 수가 있도록 교실에서 각종 무기들을 만들어서 지원하는 지원역할을 담당하게 되어 지금은 전략의 암살자란 칭호를 가지고 있다.
“......나타, 레비아, 그리고 모두들. 그 때 이후로 정말 오랜만이지? 날 보는 거.”
“......”
“......민가영님.”
“벌처스에서 있던 당시의 일들은 내가 대신 사과할게. 너희들에 진정한 자유를 선물하지 못해서 정말 미안해.”
“......”
“그 때나 지금이나 너희들 모두는 참으로 힘들게 살구나. 나만 편하게 사는 거 같아서 미안하다.”
“아니에요. 가영님이 저희들을 인격체로 대해주셔서 이겨낼 수 있었어요.”
“뭐야, 민가영 이 자식도 이제 보니까 완전 약한 녀석이잖아? 지난 일은 잊어. 어차피 지금은 우리와 너희 교실이 연합하고 있잖아?”
“응! 너희들도 날 좋게 생각해주고 있었구나. 정말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