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릴(Fenrir) - File.001 / 첫 임무(1)
다커덴 2015-01-02 0
본 소설은 클로저스의 세계관을 모방한 픽션 작품으로써,
기존의 클로저스 세계관과 다른 점이 많이 등장한다는 점을
인지하고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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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릴(Fenrir) - File.001 / 첫 임무(1)
몇 개월 만에 인천국제공항에 비행기가 착륙을 했다. 이미 존 에프 케네디 국제공항에서 연락이 온 터라 당연히 엔디라는 클로저가 타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상태였기에 직원들은 평소였다면 귀찮아서 잘 지키지도 않는 자신의 위치를 사수하며 손님이 모습을 드러내기만을 기다렸다.
3번 게이트가 문이 열리고 회색머리에 미국 클로저 에이전트 복장을 한 소년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와 동시에 미리 공항에 나와서 대기 중이던 두 사람이 엔디에게 다가갔다.
“엔디 제스퍼 류. 맞나요?”
“제가 한국어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네요?”
“대충의 자료는 이미 넘겨받은 상태라 파악이 된 상태에요. 우선 한국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저는 유니온 신서울지부에 소속된 김유정이라고 합니다. 아, 여기 이 사람은...”
“충성!! 특수경찰대대 차원문 철거중대 소속 채민우라고 합니다. 한국에 오신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반갑습니다. 클로저스 신뉴욕 지부 펜릴 에이전시에 소속된 브론즈 등급 클로저, 엔디 제스퍼 류 라고 합니다. 그냥 편하게 엔디라고 불러주세요.”
“우선 강남GGV로 가실까요?”
엔디는 김유정과 채민우의 안내를 받아 그들이 몰고 온 군용 자동차를 타고 서울로 향했다. 가는 동안 서울의 현 상태와 앞으로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을 간략하게 브리핑 받았고 들은 정보를 머릿속에 입력하면서 창밖으로 지나가는 한국의 배경을 보면서 나름 들뜬 마음을 가진 엔디였다.
차가 멈춰선 것은 시차 탓도 있지만 출발 직전까지 수행해온 임무로 인한 피로가 비행 내내 잠을 잤음에도 불구하고 풀리지 않아 잠들었던 엔디가 어쩌다 잠이 깨어 부스스 눈을 뜨고 있을 때였다.
“도착했습니다. 이 곳이 바로 신서울의 강남GGV입니다.”
“그렇군요. 경비가 제법 두터워 보이는 것이 최근 기승치는 차원종들 때문이겠죠?”
“그렇습니다. 현재 검은양 팀은 역삼 주택가에 설치된 위상력 억제기 주변에 출현한 차원종 토벌을 위해 자리에 없으니 나중에 따로 인사시켜드리죠.”
“그러세요.”
주변에 경계근무를 서고 있는 특경대 대원들과 간간히 보이는 시민들의 모습을 보면서 역시 한국도 미국과 같이 차원종의 위협에서 결코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세삼 깨달은 엔디였다.
김유정의 안내를 받으며 자신이 지내게 될 숙소로 향하던 엔디의 눈에 낯익은 인물이 들어왔다. 군복을 입은 젊은 여성으로 미국에서 몇 번이나 마주치면서 안면을 튼 인물이었기에 반가운 마음에 그녀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미소를 띄며 외쳤다.
“여!! 레이지 송!! 여기서 다시 만나네요?
“오??? 제노사이더 네가 이번에 한국 검은양 팀에 파견 나온 미국 에이전트인거야?”
“하하, 그렇게 됐습니다. 그간 잘 지내셨나요?”
엔디가 레이지 송이라 부른 인물은 현재 특수경찰대대(이하 특경대) 차원문 철거중대장으로 일명 창고지기로 불리는 송은이라는 여군이었다. 과거 엔디가 막 브론즈 클로저가 되었을 무렵, 송은이는 지금과는 달리 용병으로 미국에서 장기간 같은 작전에 참여해 차원종에 대해 잘 모르는 엔디에게 이것저것 알려주면서 제법 친한 사이로 발전할 수 있었다.
작전 이후로는 용병들이 미국에서 휴식기를 가지면서 함께 지내다가 엔디가 다른 임무수행을 위해 자리를 비운 사이에 중동으로 떠나버려 그 후로는 만나지 못했었다. 평소 게으른 성격 탓에 엔디는 그녀를 레이지 송이라 불렀는데 그녀도 스스로가 게으른 것을 인정하는지 그렇게 부르는 것에 불만을 표한 적은 없었다. 어쨌든 그렇게 헤어졌던 그녀를 한국에 와서 다시 만나게 된 것이다.
“다시 만나서 반가워요, 레이지 송. 이제는 정식 군인이 되었네요?”
“이래봬도 특경대 차원문 철거중대장이라고. 뭐 하는 일은 창고관리지만 할 일이 별로 없어서 너무 좋아.”
“게으른 건 여전하네요.”
그 자리에 서서 잠시 대화를 나누기는 했지만 곧 누군가의 부름으로 송은이가 자리를 뜨고 나서야 다시 김유정의 안내를 받으며 숙소로 향한 엔디였다.
「삐리리리...삐리리리...」
김유정이 항상 손에 들고 있던 휴대폰에서 벨소리가 흘러나왔고 전화를 받고 한참 말이 없던 김유정의 표정이 심각하게 굳어진 것은 순식간이었다. 무언가 심각한 일이 벌어졌으리라 짐작한 엔디는 전화를 끊고 미안한 표정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그녀에게서 무언가 할 말이 있지만 쉽게 입을 열지 못하는 듯한 모습을 보자 먼저 입을 열었다.
“차원종인가요?”
“?!.....그렇습니다.”
아마도 김유정은 검은양 소속 클로저들이 자리에 없는 사이에 다른 곳에서 차원종 출현 소식이 들리자 방금 한국에 도착한 자신에게 차원종 처리 부탁을 한다는 것에 미안함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 짐작한 엔디는 그녀의 심정을 이해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그럴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했다.
“클로저로써 차원종 처리는 당연한 일인걸요. 제가 가겠습니다.”
“그래줄래요? 때마침 검은양 팀도 그쪽 일을 완수하면 바로 이동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하니 조금만 시간을 끌어주시면 곧 검은양 팀이 합류할 것이라 예상됩니다.”
“그래서 장소가 어딘가요?”
“장소는 영등포에 위치한, 지금은 폐쇄됐지만 한 때는 대형 쇼핑몰이었던 시간의 광장이라는 곳입니다. 일단 저희 대원들로 안내 및 일차적 지원을 해드리겠습니다.”
“대원의 구성은 쇼핑몰 외부의 최소 경계 인원만 붙여주세요.”
“잠깐만요! 그 말씀은 혼자 내부로 들어가겠다는 소리로 들리는데요? 그건 위험한 행동입니다. 안에 얼마나 많은 차원종이 있는지 아직 파악이 안됐거니와, 얼마가 있던 홀로 들어가는 것은...”
“제 입으로 이런 말씀 드리긴 뭐하지만...저 나름 실력 있는 클로저 입니다만? 파견만 나오지 않았다면 곧 실버 랭크로 승급테스트를 받을 예정이었고요. 곧 검은양 팀들도 합류한다면서요? 제 한 몸 지키며 시간 벌기에는 자신 있습니다.”
“그래도...”
“시간이 없어요. 바로 부탁드립니다.”
김유정은 그의 얼굴에서 강한 자신감을 보고는 고집을 꺾을 수는 없을 것이라 여기고는 금세 포기하고 그가 부탁한 대로 최소의 인원만 선발해 그를 안내토록 했다. 홀로 보내는 것에 불안한 것은 사실이었지만 내심 한 가지 기대하는 일도 있었기에 이번 기회로 그의 기대감에 부응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김유정이었다.
“설마 이리도 빨리 소문이 자자한 제노사이더의 엑셀 무빙(Accel Moving)을 볼 수 있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