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 굴리는 소설) -J의 일상-도착-

외상과스트레스 2015-09-01 2

"내가 도대체 왜...분명 일찍 일어났는데...그리고 상황이 이게 뭐야..."


아픈 몸을 가지고도 일찍 일어나 만나기 위해 일부러 오지 않는 잠을 청하기 위해 일찍 잤건만 결국에 망가진 몸의 후유증을

빌미로 제이는 늦잠을 자버려 9시 집합이라는 이야기를 초월해 11시 20분이라는 경이적인 지각을 보여주었다.


이미 특경대들은 보이지 않았고 숨을 헐떡거리며 달려와 사자의 갈기처럼 덥수룩하게 퍼져 헝클어진 머리를 북적북적 긁으며 식을 땀을 손등으로 털어내자마자 맨 처음 눈앞에 보이던 것은 가장 평범한 고등학생 신장의 게임중독자, 사람이 달려와서 숨을 헐떡이는 순간까지 이어폰을 꽂은 체 길터에서 사람들이 쉬기 위해 만들어 놓은 벤치에 발랑 드러누워 조금씩 몸을 뒤척이며 자세를 바꾸며 게임을 멈추지 않고 있었다.


다음은 그나마 사람 같아 보이지만 위상력의 남용으로 인해 머리칼의 유전자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고유의 색이 반짝이는 분홍빛으로 변해버린 여자아이, 깡마른 몸이지만 유연하게 뻗은 근육을 보자니 상당한 신체 훈련 또한 거친 리더 격이라는 것을 단숨에 알 수 있었다.


"아저씨는 누구신데 우리들을 훑어보시는 거예요?"


갑자기 등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감각, 제이의 오른팔에 감겨오는 푹신하고 부드러움 감각, 제이의 몸이 수 초 굳어있었지만 한순간 자신의 오른팔에 닿아있던 것이 무엇인지 안 순간 깜짝 놀라 손을 빼자 벚꽃과 같이 부드러운 연분홍빛의 입술로 요염한 미소를 짓는 소녀가 서있었다.


"제이 님, 안녕하세요."


핑크색의 아이가 제이에게 인사했다. 그녀는 제이가 누구인지 대충 아는 것 같았다. 이미 두 시간 반 가까이를 지각하여 발언권이 없어보여 뻘쭘하던 제이 역시 머쓱한 표정으로 대충 손을 두어 번 흔들어 주었고 핑크색 머리칼의 소녀는 성큼성큼 벤치로 다가가서는 이 순간에도 게임을 하며 뒤척이던 남학생의 이어폰을 단숨에 뽑은 뒤 게임기를 뺏어가 버렸다.


"아-아! 세이브! 세이브만 하게 해줘! 보방 앞이라고!"


마치 사람의 움직임에는 반응하지 않고 무언가가 사라질 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마치 프로그램, 하다못해 동물 정도의 존재가 아닌가 하고 제이는 마음속으로 조용히 생각했다.


어젯밤에 비가 내렸다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땅과 하늘이 건조했다. 숨을 쉴 때마다 따끔거리는 목을 축이기 위해 담배를 꺼내려 했지만 눈앞의 아이들이 고등학생 정도의 미성년이라는 것과 이곳이 금연구역이라는 사실에 체념한 뒤 담배를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대충 내용은 알 거라고 생각하고 이번에 검은 양 팀에 소속된 제이라고 한다. 일단 상황을 알 거라고 생각하니 바로 가자고."


일단 착지시 부상을 당하지 않기 위해 몸을 가뿐히 풀어주는 제이를 약간 이상하게 쳐다보는 흑발의 여학생과 남학생, 제이는 그들의 이름이 뭔지 알파 퀸에게 들어 알았지만 되도록이면 부르고 싶지 않았다. 자신이 이렇게 귀찮게 일을 하게 만든 것에 대한 것은 사실상 변명, 과거 차원 전쟁을 치렀던 제이로써는 자신과 같이 학생이, 어린아이들이 소년병으로써 사실상 괴 종족을 상대하기 위한 병기로써 징집된 상황에 가슴이 무너져 내리려고 하고 있었다.


제이의 감정을 괴롭히는 실루엣은 3명의 고등학생 뒤의 어린아이, 천연 같아 보이는 은회색 빛의 곱슬머리칼에 윤회의 청안을 지닌 아이로 서유리, 이세하, 이슬비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의 어린아이였던 독일 지부에서 위임된 미스틸 테인, 지금이면 초등학교에 들어가 친구를 만들어야 정상일 나이에 그 아이는 이곳에 있었다. 존엄도 이해도 없이 죽고 못 죽이면 죽는 차 안종과의 전투현장에 있는 것이다. 제이는 그 아이의 얼굴을 보며 한순간 심장이 멎는 듯한 가슴의 통증과 함께 과거의 자신의 얼굴을 보며 스트레칭을 멈추고 말았다.


"아저씨?"


제이는 말해주고 싶었다. 어째서 너같이 어린아이가 이런 더러운 전장에 있느냐고, 미스 틸테인의 이야기만은 아니었다. 제이는 저 소년 소녀들이 이곳에 있는 것 자체에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느끼기 시작했다. 하나둘씩 세하, 유리, 슬비, 미스 틸테인의 얼굴에 청자에 금이 가는 듯한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얼굴이, 신체가 붕괴해 가기 시작했다. 이내 하늘은 검게 물들기 시작했고 대지는 무너져 산과 같이 융기하기 시작했다. 제이의 전신에서 식은땀이 흘러나오며 숨이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숨이 멎을 것 같은 통증에 오른손으로 가슴팍을 부여잡으며 거친 숨을 내몰아 쉬었다.


"사... 살려주세요."


'그래 이 날이었어. 내 위상력이 절정을 향해 도달하던 순간. 그리고...'


제이는 다른 차원의 방관자와 같이 지반이 무너진 붕괴한 대도시의 안에서 천천히 누군가를 보기 시작했다. 건장한 체격이지만 나이는 중학생 도 되어 보이지 않는 은백색의 머리칼을 화염의 바람과 함께 휘날리는 남자아이, 그리고 무너진 고층 빌딩의 잔재 사이에 껴있던 여자아이, 그날을 절대 잊을 수가 없었다.


제이는 식은땀이 비와 같이 흘러내렸고 정신이 아득히 멀어져 가기 시작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지 정신이 방황하며 침을 한번 꿀꺽 삼키고는 설마 하는 마음에 더더욱 긴장하며 그다음 장면을 보고 있었다.


"아마... 저 다음에..."


-


"윽!..."


"잠깐! 아파요!"


제이는 빌딩의 잔재에 갇힌 소녀를 구하기 위해 그녀의 가녀린 팔을 어떻게든 힘을 주어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녀의 몸을 빠져나오지 않았다.


시작이 지나면 지날 수 록 지지직거리는 소년의 실루엣은 악을 물며 소녀의 손을 당겼고 어린 소녀는 비명을 지르며 고통을 호소했다.


제이의 힘이 점점 강하게 가해질 때마다 무언가가 빠져나오는 소리가 들렸다. 제이는 그것이 소녀가 건물에서 빠져나오는 것이라 느꼈고 그랬기에 극도의 흥분 상태에서 실수로 위상력을 조금 개방해버렸다.

그리고 위상력이 개방됨과 동시에 소녀가 빌딩의 잔재에서 빠져나왔다. 작용 반작용의 강렬한 충격으로 몇 미터를 날아가며 엉덩방아를 찧으며 고통스러워하던 소년은 이내 자신의 손에 잡혀있는 묵직한 감각에 소녀를 구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했다.


그렇게.


"히... 이익..."


소년의 손에 붙들려 있던 것은 팔이었다. 소녀의 팔, 방금 전 소녀의 팔이었다. 단, 그것뿐이었다. 팔 하나, 상상도 안되는 근력으로 피부가 당겨져 쭈글쭈글해지고 근육의 섬유와 뼈 자체가 돌출된 체 붉은 선혈을 끈적하게 뿜어내는 소녀의 팔이었다.

이 순간 소년은 공황장애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것이 무엇인지 자신이 무슨 짓을 한지에 대한 생각부터 자신의 주마등이 보이기 시작했다.

제이는 저 소년을 그저 긴장한 눈으로 바라보며 아무말도 하고 있지 않았다.


"ㅇ..."


제이는 침묵했다.


"아...ㅆ..."


제이는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저씨!"


제이의 마음과 함께 천천히 붕괴하여 무너져 내려가기 시작한 지옥의 땅에서 갑작스레 밝은 빛을 비춰주는 아이의 목소리에 제이는 이내 정신이 뜨이며 시점이 급속도로 전환 되었다. 아까 본것이 과거의 망령이라면 이라는 불안한 생각을 했었지만 제이는 보육이 싫어도 최소한 누님과의 약속이라는 명분으로 아이들 앞에서 자신의 나약함을 보이고 싶지 않았기에 식은 땀이 줄줄 흐른 두 뺨을 두손으로 탁탁 치며 정신을 차렸다. 과거의 일에 집착해봐야 이미 되돌릴 수 없는 것을 잘 알기에 제이는 미스틸 테인의 걱정에 미소를 지은체 그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하아아암...뉘 예 뉘 예 아저씨."


이내 세하가 대답하며 단숨에 땅을 박차고 하늘로 날아올랐다.


과연 저게 그 알파 퀸의 아들이 이세하가 맞는 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그의 행동이 정상적으로 보이진 않았지만 그런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게 여겼기에 제이는 금세 관심을 버렸다. 그의 머릿속에 있는 생각은 오로지 과거의 망령과 지금 자신과 똑같은 길을 걷는 소년병들이 있다는것, 단지 그 생각 뿐이였다.


"그럼 작전 지역에서 뵙겠습니다."


세하의 위상 도약을 시작으로 작전 리포트도, 작전내용도 모른체 그저 날아가는 세하를 돕기 위해 이슬비가 위상도약을 하기위해 준비하던중 일단 제이에게 공손한 인사를 하고 나서 급하게 위상 도약으로 세하의 뒤를 밟았다.


순식간에 둘이 사라지고 난뒤 제이의 팔에 미스틸 테인의 손이 잡혀있는 것도 모르는 듯이 묵묵히 위상 도약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내 서유리는 "나도 안전하게 위상 도약을 할 수 있으니 먼저 가세요!"란 말과 함께 묘하게 부끄러워하는 얼굴로 치마폭을 손으로 꾹꾹 누르기 시작했다.


대충 이유는 알고있었지만 그런것에 민감하게 반응할 제이가 아니다. 하지만 숙녀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한 제이는 아는지 모르는지 오른팔에 미스 틸테인이 붙어있는 체로 느껴지지도 않는 지 두번 정도 짧게 점프를 한뒤 단숨에 하늘을 날아올랐다.


고도가 급격히 올라감에 따라 제이와 미스 틸테인의 시점에서는 하늘색의 도화지와 같은 하늘에 새하얀 구름, 형형색색의 빌딩들이 묘한 조화를 보이는 강남 거리를 도약으로 날아가며 느끼는 신선한 산소가 제이의 몸을 진정시킨다. 차가운 바람이 가슴을 식히며 두근거리던 심장을 진정시켜주었다. 정신적 고통을 느끼던 제이는 이내 망설임이 사라진 듯 편안함을 느꼈고 어느샌가 중력에 휩싸여 천천히 포물선을 그리며 예측 지점을 향해 떨어지기 시작하자 멀지 않은 곳에서 특경대가 전투 중인 모습이 보이고 있었다.


아름다운 과 조형미에 불협화음을 일으키는 불쾌한 총염의 불길과 화약 냄새가 바람을 타고 제이의 코와 눈을 괴롭혔다. 전쟁의 한가운데 서있던 그날이 다시 한번 가까이 느껴져 왔고 콘크리트의 지반을 붕괴시키며 완벽한 착지를 끝낸 제이는 성큼성큼 목표지역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아저씨!"


"왜 꼬마야. 형이라고 불러라."


아무래도 제이는 자신의 오른팔에 미스 틸테인이 붙어있단것을 알고 있었던것 같았다.


어린아이의 티 없이 맑은 눈을 한 미스 틸테인이 입을 열었다.


"저 차원종들은 얼마나 죽여야 해요?"


제이는 겨우 진정시킨 심장을 다시 터트리기 시작했다.


고속으로 전해 지는 혈액 순환의 감각 하나하나가 통증으로 느껴지며 전신에서 말로 못할 고통과 오열이 떨리는 입술 밖으로 조금씩 새어나왔다.


만약 제이에게 눈물이 있었다면 그 아이를 붙들고 울어줬을까. 제이는 갓 초등학교에 입학해도 무방한 어린아이의 입에서 그런 말도 안되게 잔혹한 말을 들으며 자신과 똑같은 길을 걷는 아이들, 특히 미스 틸테인을 보며 이 아이가 점점 자신의 과거를 닮아 간다는 두려움에 휩싸여 쉽사리 말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공포와 오열을 넘어 매스꺼움과 어지러움까지 느껴지며 몸이 마치 허수아비가 된듯이 휘청거리며 입술이 떨어지질 않고 있었다.


아무래도 이건 아니다 라는 것을 느낀 제이는 몸을 돌려 특경대의 부대의 총소리를 등진체 천천히 떨리는 입을 열어 말을 하기 시작했다.


"이건... 퇴역 전 너희의 상관이었던 내 명령이다."


"예?"


갓 착지하자마자 제이의 이상한 말을 들은 서유리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제이에게 다가갔다.


"너희는 방해야. 나 혼자 간다."


"제... 제이씨!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이세하, 이슬비, 서유리 모두 상당히 경악한 표정을 지으며 난감해 했고 셋의 뒤에서 오른손에 리포트를 쥔 여성이, 또각또각 구두굽 소리를 내며 매혹적인 각선미를 뽐내는 듯 요염하지만 다급하게 걸어오며 화를 내는 여성이 나타났다.


왼쪽 가슴에 걸려있는 '김유정'이라는 이름과 유니온 관리요원 인식표, 그리고 관리요원인 그녀가 이곳에 있는 것을 봐서 그녀가 검은 양 팀의 리더로 생각 댔다.


갈색의 장발을 슬쩍 옆으로 넘긴 뒤 약간 화가 난듯한 얼굴로 제이와 대립하는 김유정 하지만 제이는 전혀 마음을 고칠 생각이 없어 보였다. 김유정은 살짝 부은 듯한 얼굴로 제이를 바라봤고 제이는 그런 김유정을 말없이 내려다보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 록 서로의 긴장감만 고조되어 갔고 이내 미스 틸테인은 안절부절 못하며 살며시 제이의 뒤로 돌아가 제이의 옷자락을 당기며 김유정을 자극하지 말라는 무언의 제스처를 남겼다.


"..."




작가의말:작가가 심각하게 클알못입니다.

제이를 많이 굴립니다.

심각하게 노잼입니다.

2024-10-24 22:38:44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