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저스 외전] 영웅과 괴물 6화
아웃도그 2015-08-30 0
"후우..."
다른 클로저들보다 더 많은 양의 위상력을 지니고 있기는 하지만 인간의 힘에는 결국 한계가 있는 법이다. 가뜩이나 차원종들을 소탕하자마자 또 다시 다른 임무에 투입된 꼴이라 그 피로는 평소보다 더 심했다. 하지만 이런 사정을 신경써주는 상부도 아니었다. 상부에서 보기에 현우는 그저 청소기, 차원종들이라는 먼지가 보이면 바로 움직여서 그 먼지를 치우는 청소기 정도로 보고 있었다.
"이것만 끝나면 좀 쉬어야겠군, 팔 뿐만 아니라 다리도 슬슬 무리인가."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사이킥 무브를 사용해서 고속이동, 이동한 거리도 단순히 시가지를 뛰어다닌 것이 아니라 도시에서 다른 도시로 이동한 장거리 원정이라 다리에 가는 부담은 이미 보통 클로저들은 상상도 못할 정도였다. 그나마도 위상력을 다 사용해서 부담을 줄인 것인데 결국 인체에는 부담이 가버린 것이다.
겨우 도착한 곳은 아까 발견한 A급 차원종이 있던 무리 근처, 그러나 무리가 이미 이동했는지 그가 도착한 순간에는 숫자가 아까보다 조금 줄은 상태였다. 대다수는 아직도 그자리에 남아있었지만 우두머리 역할을 하는 A급은 이미 없어진 뒤였다.
그래도 정예요원 한 사람이 버티고 있다고는 하니 걱정할 필요는 없었고 현우는 일단 이곳에 있는 차원종들이라도 제거 하기로 했다.
"위상력도 슬슬 한계인데 이 정도면 되겠지."
현우가 고개를 들어 위를 올려다보자 차원종들 머리 위에 있는 하늘에 갑자기 거대한 푸른 구체들이 나타났다. 고체...라고 하기에는 딱딱해 보이지 않는 구채들, 구라고 하기 보다는 에너지들이 모여서 하나의 구 모양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 올바른 설명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러한 구체들은 계속해서 그 숫자가 늘어났다. 처음에는 하나, 둘, 셋...어느새 열개에 다다른 구체들이 차원종들의 머리 위에서 그들을 바라보며 떠있었다.
쾅! 콰가가가강! 콰쾅!
수많은 구체들이 갑자기 빛을 내뿜으며 수많은 기둥을 발사했다. 그 거대한 기둥들은 순식간에 차원종들의 머리 위로 떨어졌으며 그자리에 있던 차원종들은 빛이 땅에 닿자마자 먼지가 되어 이 세상에서 그 존재가 지워졌다. 그렇게 구체가 빔을 발사한지 수차례후 차원종들이 모여있던 자리는 재와 땅이 파인 흔적 밖에 남지 않았다. 그외에 남아있는 것이라고는 아무리 찾아봐고 먼지 밖에 없었다.
"이 기술을 사용하면 묘하게 머리가 아프단 말이야."
차원종들을 문자 그대로 몰살 시킨 현우는 잠깐 두통이 왔는지 머리를 잡고 잠시 문질렀다. 이만하면 어느 정도 차원종 정리도 된 셈이고 나머지 차원종들은 A급을 따라서 다른 곳으로 갔지만 그곳에서도 그들이 살아남을 확률은 희박했다.
'그래도 한 번 구경이나 해볼까.'
솔직히 말하자면 그 영웅이 될 클로저의 실력도 궁금한 것이 사실이다. A급을 쓰러뜨릴 정도의 실력이라면 언젠가 한번쯤은 얼굴을 볼 사이가 될 수도 있는데 얼마나 대단한 실력자인지 호기심이 생긴 것이다. 게다가 여자면 몰래 도와주는 것으로 점수 따고 싶은 마음도 조금 있었고...여러가지 생각이 들면서 현우는 A급 차원종과 그 무리가 간 방향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사이킥무브를 사용한다면야 금방 갈 수 있는 거리였지만 다리도 아픈데다가 서두를 필요도 없으니 무리해서 다리를 망가뜨릴 생각도 없었다.
잠깐 동안 걸어가다가 그는 꽤나 큰 소리와 함께 위상력이 사용되었을 때 나타나는 특유의 빛을 발견했다.
"오! 저긴가?"
카메라에 자신이 잡히면 아무래도 곤란해지니 잠깐 옆 건물로 뛰어올라가서 옥상에 착지한 다음 전투가 일어나는 근처로 이동해서 아래를 내려다 보았다.
그런데......그곳에서 벌어지는 풍경은 영웅이 괴물을 쓰러뜨린다고 보기에는 뭔가가 좀 어색했다. 강력한 힘을 휘두르며 클로저를 공격하고 있는 괴물의 모습과 대조되게 영웅은 힘겹게 차원종의 공격을 막아내는 정도가 한계였다. 다행히도 근처에 차원종들은 대부분 쓰러뜨린 것처럼 보였으나 말이 그렇지 일부는 그저 고레벨의 싸움에 끼어들지 않으려고 방관하고 있었다.
"이것 참......."
일단은 명령 때문에 지켜보고는 있다만 아무리 봐도 영웅의 패배라는 결말이 찾아올 것 같은 싸움에 피로로 쩔어있는 또 다른 클로저는 잠자코 그들의 싸움을 지켜 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