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단장 이세하] 운증용변 STD(雲蒸龍變 Seha The Dragon) 【 12 】

가람휘 2015-08-28 9

팬무비


팬소설



[군단장 이세하] 운증용변 STD(雲蒸龍變 Seha The Dragon)









【 2 】이게 내 불꽃이다(5)


1

 “크… 어떻게 하지?”

 학교에 용의 군단이 공습 해 왔다. 차원종을 상대하려 해도, 당장 무기가 없으니 방법이 없다.

 “이, 이세하! 뭐 하고 있어! 어서 대피해야지!”

 “어?”

 대피. …그러고 보니 지금 나는, 본격적으로 신서울에 차원종이 나타나기 시작한 이후로 단 한 번도 대피를 해 본 적이 없었다. 클로저로써 그 차원종들과 싸워야만 했으니까.
 물론 어디로 어떻게 대피를 해야 하는지를 머리로는 알고 있다. 클로저라고는 해도 학교차원에서 하는 대피훈련에는 참가해야만 했으니까.
 지금 같이 학교 밖으로 대피할 수 없는 경우에는 우선 체육관으로 대피한다.
 우리 학교의 체육관은 차원종 출현에 대비하여 대피소 역할도 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고 했었으니까.

 하지만 머리로 알고 있는 것과 몸이 따르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
 얼마 전, 싸우기를 거부했을 때에는 엄마를 따라 대피소로 가기는 했지만, 그래도 역시 몸이 선뜻 움직이지를 않는다.

 이대로 대피해도 되는 걸까? 어떻게는 싸워야 하는 게 아닐까?
 …내가 대피하는 바람에 죽거나 다치는 사람이 생기면? 내가 싸웠다면 그들은 다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후회를 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대피를 하는 것이 옳을까.
 잠시 그런 생각을 하느라 멈춰 서자, 정미가 손목을 잡아끌었다.

 “뭐하고 있어, 이세하! 어서 움직여!”

 “아, 응. 그래.”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정미에게 손목을 잡아끌리며 복도로 뛰어나갔다.
 교실들은 이미 텅 빈 상태. 내가 사색에 잠긴 동안 아이들이 이미 대피를 마친 모양.
 ─아니 꼭 그런 것만도 아닌 모양.

 “아, 너! 거기서 뭐 하고 있는 거야!”

 복도를 따라 한참 달리던 도중, 교실에서 서랍과 사물함, 가방 등을 뒤지는 남학생이 보였다.
 이름은 관심이 없어서 기억하지 못하지만, 같은 반의 녀석이다.

 “너 설마 다른 애들의 물건을 훔치던 거야!?”

 녀석이 가방에서 꺼낸 물건을 자신의 가방에 넣는 걸 본 정미가 소리치자, 녀석이 짜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윽! 그, 그보다 이세하! 너 뭐하고 있는 거야! 클로저잖아! 빨리 나가서 싸워야지!”

 “뭐?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얘는 지금 학교에 수업 들으러 온 거라고! 싸울 준비가 되어 있을 리가 없잖아!”

 나를 알아본 듯한 녀석의 말에 정미가 소리쳤다.
 …그러고 보니 정미는 내가 싸우는 모습을 본 적이 있었지.
 클로저라면 무작정 차원종과 싸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일반인들과는 달리, 이미 어느 정도 관계자가 된 정미는 우리가 준비된 상황 아래에서 전투를 한 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나저나 이전에는 내가 정미를 대피시켰었는데 지금은 정미가 나를 대피시키고 있다.
 그 때와 같은 복도, 같은 상황. 다른 게 있다면 학교에 다른 민간인이 있다는 것 정도일까.
 조금 이상한 기분이다.

 “무슨 헛소리야! 클로저는 차원종이랑 싸우면서 우리를 지키는 게 당연한 거잖아!”

 논리적으로 판단을 내리는 정미와는 달리, 녀석은 앞뒤 안 가리고 무작정 억지만 부리고 있었다.

 “무슨 그런 억지를…!”

 “시끄럽고 빨리 나가서 싸우란 말이야! 차원종들 때문에 다치기라도 하면 책임 질 거─”

 녀석이 핏대를 세워가며 소리치는 순간.

 ────!!!

 귀가 멍해질 만큼 커다란 굉음과 함께 폭발이 일어났다.
 폭발이 일어난 것은 칠판. 아니, 정확히는 칠판 너머의 옆 교실에서부터 터진 폭발이리라.
 그 폭발은 벽을 부수며 쏘아졌고, 가장 앞쪽 책상을 뒤지던 녀석은 그대로 그 폭발에 휘말렸다.

 피어오르는 흙먼지. 그 너머로 보인 것은 녀석의 모습이 아니라, 부서진 벽의 파편이 쌓여있는 모습이었다.
 거기다가 구멍 너머로 보이는 차원종, 크리자리드 바머.

 “히익!”

 그걸 본 정미가 뒤로 물러났다.
 몸을 떨고 있다. 크리라지드 바머를 봐서일까, 아니면 녀석의 모습이 사라진 것에서 녀석이 죽었을 거란 걸 깨달았기 때문일까.
 어느 쪽이든 정미가 겁을 먹었다는 것은 확실했다.

 “…어떡하지?”

 도망칠 수 있을까? …가능할 리가 없다, 나 혼자라면 모를까, 정미와 함께 이런 좁은 공간에서 도망칠 수 있을 리가.
 그렇다면 싸워야 하나? 하지만 어떻게?

 “도망치자!”

 “아, 응!”

 내 손목을 놓고 떨고 있는 정미의 손목을, 이번에는 내가 잡고 달리기 시작했다. 허나 크리자리드 바머는 우리를 보내 줄 생각이 없는 건지, 천장을 향해 폭탄을 던져서 천장을 무너트림으로써 길을 막았다.

 “…….”

 뒤를 돌아보자, 크리자리드 바머가 교실에서 나와 우리를 노려보고 있었다.
 뒤는 막혔고, 앞에는 크리자리드 바머.

 도망칠 수 없다.
 정미를 버리고 혼자라면 도망칠 수 있겠지만, 그런 짓을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결론은 하나. 싸우는 수밖에 없다.

 “하아앗!”

 다리에 위상력을 실어서 폭발, 순간적으로 가속하며 전방으로 돌진하여 주먹을 내질렀다.

 “크르아아아!”

 평소에도 간간히 사용하던 기술. 당연히 약간이나마 차원종에게 데미지를 줄 수는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약간. 이걸로 처치할 수 있을 리가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것 이외에 싸울 수 있는 기술 따윈 없다.

 이슬비였다면 어땠을까. 염동력으로 주변에 있는 모든 것을 무기로 삼고, 벼락을 떨구며 싸웠겠지.
 유리라면 어땠을까. 어차피 기본적은 신체능력이 있으니 대충 잡히는 걸 무기로 삼아서 충분히 싸울 수 있었을 것이다.
 미스틸과 제이아저씨는 애초에 무기를 크게 필요로 하지도 않았다. 미스틸은 차원문을 통해 창을 소환하며 싸웠을 것이고, 아저씨는 평소처럼 몸 자체를 무기로 삼아 싸웠겠지.

 하지만 나는 그들과는 다르다.
 내 위상력의 특징은 폭발. 잡히는 것을 무기로 삼아봐야 무기가 내 위상력을 버티지 못하고 폭발에 휘말려 부서진다.
 몸에 직접 위상력을 둘러서 싸우자니, 나 자신마저도 폭발에 휩싸여서 자멸한다.

 ─내가 가진 힘은 사실상 아무런 의미도 없다. 무기에 의존하지 않으면 이렇게 싸울 수조차 없으니까.

 “크라아아아!”

 그 때, 어중간한 내 공격에 분노한 크리자리드 바머가 천장을 부수더니 공중으로 떠올랐다.
 위층까지 떠오른 크리자리드 바머가 두 팔을 크게 벌렸고, 그 머리 위로 차원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이전에도 크리자리드 바머를 상대하며 몇 번인가 본 적 있던 모습. 이대로 놔뒀다간 저 차원문이 열리며 무수히 많은 폭탄이 쏟아져 내릴 것이다.
 위상력으로 몸을 감싸면 나는 견딜 수 있겠지만, 정미는─

 “**!”

 어떻게 하면 좋지? 저대로 놔뒀다간 곧 차원문이 열리고 만다.
 막아야 한다. 어떻게? 방법이 있나?

 “고민하고 있을 시간 따위 없잖아!”

 애초에 고민하고 있을 시간 같은 것은 주어지지도 않았다.
 발에 위상력을 실어서 점프. 단숨에 크리자리드 바머가 있는 곳까지 도달한다. 그리고 생각에 앞서 행동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앗!”

 떠오르는 것은 하나. 내가 무기 없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어차피 하나뿐이다.
 주먹에 위상력을 실어서─

 “친다!”

 콰앙!

 위상력 폭발의 힘으로 돌진하여 때리던 질주의 펀치와는 다르다.
 위상력 폭발 그 자체를 주먹에 둘러서 내지른다.
 주먹이 크리자리드 바머에게 다음과 동시에 막대한 폭발이 일어났고, 크리자리드 바머의 자세가 휘청거리며 흐트러졌다.
 하지만 온전히 데미지만 줬냐고 한다면, 당연히 아니다.

 “윽─!”

 주먹을 내지른 왼손이 너덜너덜하다. 팔이 뜯겨나가지 않은 게 용할 정도.
 당연히 고통 또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크지만, 왼팔이 아주 쓸 수 없게 된 것은 아닌 모양이다. 고통만 참아낸다면 왼팔은 그럭저럭 정상적으로 움직이는 편.

 “하아앗!”

 솔직히 비명을 지르며 고통을 호소하고 싶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
 자세가 흐트러진 크리자리드 바머를 완전히 떨어트려서 차원문이 열리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
 방법이라면 알고 있다. 완전히 흉내 내지는 못하지만, 모양정도는 따라할 수 있을 정도로.
 몇 번인가 보았던 그 방법은 다름 아닌─

 “황토잡기!”

 제이 아저씨가 종종 사용하곤 하던 기술. 뭔가 특수한 공격을 하기 위해 자세를 취하던 적들을 무너트리는 데 주로 사용하던 기술이다.
 당연히 내가 하는 것은 진짜 황토잡기가 아니라, 그 흉내를 낸 동작일 뿐.

 공중에서 크리자리드 바머를 끌어안고 바닥으로 내리 꽂는다. 거기에 위상력의 폭발을 더해서 충격을 더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다만.

 “후…윽.”

 처음 해 본 동작, 처음 써 본 기술. 그 자세가 좋았다고는 절대 할 수 없었을 것이며, 그 높이에서 낙하한 것은 나도 마찬가지인지라 몸에 충격이 상당히 많이 왔다.

 “제이 아저씨는 용케도 이러면서 싸우네…. 그러니 몸이 남아나질 않지.”

 욱신거리는 몸을 억지로 일으키며 자세를 취한다. 하지만 여기서 몸이 더 움직여줄 지는 의문.

 “크르… 그르르르….”

 크리자리드 바머는 폭발의 충격이 생각보다 강했는지 쉬이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제발 그대로 쓰러져라. 그렇게 간절히 바래**만, 세상 일이 그리 생각처럼 쉽게 이뤄진다면 어려울 게 무어 있겠는가.
 크리자리드 바머가 휘청휘청 일어나는가 싶더니

 휘익!

 무언가를 던졌다.

 “─안 돼!”

 크리자리드 바머가 던진 것은 다름 아닌 폭탄이다.
 저것 하나는 내게 위협이 되지 않지만, 당장 내 뒤에는 정미가 있다. 폭발에 휘말리기라도 했다간 끝장이다.
 저 폭탄이야 위상력으로 몸을 보호하는 클로즈들에게나 별 것 아닌 것이지, 일반인들은 그 폭발의 여파만으로도 충분히 큰 부상을 입을 만큼 위협적인 물건이다.

 정미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곧바로 뒤로 돌아 온몸으로 정미를 지키려 했지만, 폭탄이 날아드는 속도가 더 빠르다.
 몸으로 정미를 감싸기에는 이미 늦었다.
 온 세상이 슬로우 모션처럼 느리게 보이지만, 내 몸 또한 느리게 움직인다.

 콰아앙!

 그리고 들려오는 큰 굉음과, 무너지는 벽.
 폭탄이 터진 것은 아니다. 무언가가 벽 너머에서 누군가가 벽을 뚫고 튀어나온 것.
 전장에서 지겨울 만큼 봤던 뒷모습. 언제나 믿음직하면서도 또 묘하게 신통치 않은 뒷모습.
 현재로써 내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의 등.

 “여. 오래 버텼다, 동생!”

 클로저 J였다.

 “길 비켜!”

 세하를 돌아보며 씩 웃은 제이는, 그대로 날아드는 폭탄을 향해 달려들었다.
 두 팔에 위상력을 집중시킨 상태로 모든 힘을 방어에 돌린 돌진.
 칼슘 차징이다.

 콰아아아앙!

 그리고 그대로 날아들던 폭탄이 제이의 두 팔에 막혀 폭발했지만 제이의 방어를 뚫지는 못한 듯, 제이에게는 생체기 하나 나지 않았다.

 “쿠으헉! 쿨럭! 크흠! 흠! 오랜만에 힘을 쓰려니 죽겠군.”

 정작 크리자리드 바머의 공격과는 관계없이 입에서 피를 토해내며 기침을 했지만.

 “자, 그럼. 우리 동생을 괴롭힌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해 주마.”









운증용변 STD! 돌아왔습니다!

...절 기억 해 주시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네요.

이번달 중순에는 돌아올 생각이었지만 이번달이 끝날 때가 다 되어서야 오게 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뭐라 드릴 말이 없네요.

요즘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아서 이전처럼 자주 올리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꾸준히 연재하도록 하겠습니다!
2024-10-24 22:38:37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