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퍼레이션 나인 -제275화- [냉전의 시간(冷戰の時間)]
오토시로노엘 2015-08-26 1
“그럴까?”
“네. 이제 전쟁도 끝났고, 언니의 부하들을 모두 석방해줬으니까요.”
“부하들이라니~ ‘동료들’ 이 맞지.”
“그런가요, 언니?”
“......당연하지. 정보자산이 많은 너에게 당분간 신세를 좀 져야만 하겠어?”
“셀린 언니. 언니는 우리 쪽의 세계로 한번 와볼 생각은 없어요?”
“미안하지만 없어.”
“네?”
“이유가 뭐냐고? 난 이미 이 세계의 사람이야. 그리고 이거 보이지?”
“사슬?!”
“그래. 일반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사슬이지. 난 영원히 이 세계에서 나갈 수가 없어. 위상능력으로 끊으면 된다고? 그건 불가능해.”
셀린에게는 일반 사람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위상사슬(Phase Chain)’ 이라는 것이 채워져 있어서 저들이 온 세계로 영원히 갈 수가 없다고 한다. 위상력으로 이루어진 쇠사슬에 채워진 그녀. 만약 저 상태로 다른 세계로 나가고자 한다면 위상력으로 인해 전신에 불이 붙어서 바로 불타죽는단다. 사실상 ‘화형(火刑)’ 이라고 하면 될까? 화형을 당해 죽는 거라고 생각하면 될 것인데 어쨌든! 레이라가 셀린에게 위상사슬을 끊을 수는 없는지를 묻자, 본인은 본래부터 이 세계의 존재였기에 차원전쟁에서 차원종들이 승리한 이후로, 이 세계에 살아남은 유일한 인간이기에 위상사슬이 채워지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고 나아가 나 혼자만 살아남은 대가라 말하고 있다. 위상사슬은 그 무엇으로도 끊을 수가 없고, 설령 완전히 끊는다고 해도 또 뭔가가 기다리고 있을 거란다.
셀린은 어차피 저 녀석들이 사는 세계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단다.
어차피 인간들 가운데에선 유일하게 생존한 것에 대한 대가이니 너무 낙심하진 않는다는 것. 위상사슬이라고 해도 이 세계 내에서 움직이는 것은 자유이기에 완전한 속박은 아니라는 것. 만약 본인이 위상 게이트를 이용해 17호 관리소인 타이완 섬으로 가게 된다면, 아마 그것은 적룡군단과의 전쟁에 참전하기 위함일 것이다. 중국 대륙 전체를 차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전체가 18호 관리소인 그곳의 적룡군단과 전쟁을 하게 된다면 정말로 무시무시한 전쟁이 펼쳐질 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99호 관리소에서의 전쟁을 능가할지도 모르는 수준이라고 하면 될까? 간단하게 비유하면, 중국과 대만이 전쟁을 하게 된다면 누가 승리할까? 라는 질문으로 대신할 수가 있는데 당연한 답이 나온다.
적룡군단은 타이완 섬에서 최후의 저항을 하고 있는 청룡군단을 완전히 박멸시키기 위해서 정말로 강력한 군사력을 준비하고 있는 모양이다. 인간의 인구로 비유하여 계산할 경우, 현 상비군만 대략 2,400,000여 명이나 되기에 충격적인데 그 뿐만이 아니라 즉각적으로 동원이 가능한 예비군도 대략 200,000,000여 명이나 된다고 한다. 동원예비군이 그 정도라면 일반예비군 전력은 얼마나 될까? 중립지역을 통해서 비밀리에 파악한 정보에 의하면 일반예비군이 약 8,000,000,000여 명으로 추정이 된단다. 저 정도면 만약 적룡군단과 청룡군단이 제2차 쌍용내전을 시작할 경우에 개전즉시 결판이 날 일이라 청룡군단도 17호 관리소로 저들이 상륙을 하지 못하도록 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 때문에 청룡군단은 최강의 부대인 레인저부대를 최대한 많이 양성해야만 한다.
현재 17호 관리소는 전쟁이 다시 시작될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 해안가를 따라 구축한 해안요새를 다시 재정비함은 물론이고 위상기뢰들도 어마어마하게 배치하고 있다. 저 녀석들의 공격에 최소한이라도 대항하기 위해선 1,000,000여 개의 기뢰를 매설해도 부족한 실정. 크리자리드 레인저를 양성할 수가 있다면 크리자리드 거너라도 대규모로 양성해야만 하는 법. ‘대만제 T91 돌격소총’ 이라는 무기들로 무장한 크리자리드 거너들. 당연히 심각하게 노후된 무기이다 보니 사정거리가 매우 짧아졌다는 것이 흠이라면 흠. 레이라의 도움으로 17호 관리소와 18호 관리소의 상황을 계속해서 들을 수가 있으니 셀린은 안도의 한숨을 쉴 뿐. 전쟁에 대비하기 위해 모두들 매우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 99호 관리소의 전쟁은 끝났으나, 17호와 18호 관리소의 냉전은 언제 끝날지 알 수가 없다. 어느 한쪽이 먼저 침공을 개시하면 그걸로 휴전은 끝인데 청룡군단이 결코 먼저 선제공격을 할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맞을 것이다.
“그래서 언니도 이곳 99호 관리소를 떠나면 17호 관리소로 가시게요?”
“그래야하나? 집이 강남 CGV 이긴 하지만......”
“......”
“만약 이름없는 군단이 개입하게 된다면, 내전이 아니라 군단전이 될 거야.”
“군단전이요?”
“용의 군단과 이름없는 군단이 전쟁을 하게 될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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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린과 레이라의 대화를 애쉬와 더스트가 엿듣는 것은 당연한 일.
17호와 18호 관리소의 두 용의 군단이 현재는 서로 휴전상태라고 하는데, 솔직히 이 먼지 남매가 관심이 있기는 할까? 어차피 인간계와 차원종계의 사이이자 경계인 이 세계는 이 남매에 있어서 별로 관심을 가질 대상은 아닌 법. 그래도 뭔가 확실한 것이 있다면, 이름없는 군단의 최고위급 간부라는 두 먼지 남매도 셀린이란 저 여자에 대해서는 절대로 무시할 수가 없다는 거. 1,500m 거리에서 화살을 쏴서 정확하게 맞춘 것만 해도 너무한데 그게 적당히 논 수준이란 거! 만약 그녀가 위상력을 제대로 주입해서 활시위를 당기고 화살을 쏜다면, 아마도 2,000m 이상은 가지나 않을까란 생각을 해본다.
“자아~ 그럼 이제 레이라 너에게 가르쳐줘야지? 너의 잠재능력을 깨우는 걸.”
“......”
“내가 비록 촉수는 사용하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제어하는 건 가르쳐줄게.”
“어떻게요?”
“어떻게 하긴. 아직까지 3개 이상의 촉수를 제어하는 성능의 메인터넌스는 없어.”
“......오로지 정신력만으로 견뎌야만 한다는 거군요?”
“그래. 아무리 메인터넌스라도 촉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그에 따라 제어기능이 따라가야만 하는데 그 성능이 안 되거든.”
“......”
“촉수는 10개까지 개방할 수가 있어. 하지만 그렇게 개방하면 죽을 수도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