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클로저들의 또다른 각성 12화
스워드1 2015-08-15 0
12. 세하 vs 늑대개
'빨라!'
세하는 재빨리 자세를 낮춰 쿠크리를 피한다. 세하는 다시 높이 뛰어올라 이전에 제이와 싸웠을때처럼 건블레이드만한 크기의 푸른 불꽃에 휩싸인 검을 만들어내고는 나타와 대치하기 시작한다.
"역시 기대는 안했지만 나타의 실력으로는 역부족이로군. 게다가 어째선지 저번의 모니터링때보다 훨씬 더 위상력 컨트롤이 능숙해졌어. 설마 자신의 위상력으로 무기를 만들어낼 줄이야."
"저기 트레이너님..."
"그래, 레비아. 나타를 엄호해."
"네!"
레비아도 곧 싸움현장으로 달려나가 세하를 더욱 몰아세운다. 레비아가 자신의 사역마를 불러 세하가 불리할때면 물러설 진로를 방해하여 세하의 발을 묶고 나타가 쿠크리를 휘두르며 세하에게 빠른 속도로 공격을 가한다. 아무리 위상력이 넘치는 세하라도 싸움경험은 거의 없어 고전중이다. 그가 궁지에 몰릴때면 위상력을 전 방위로 방출하여 그들을 물러서게끔 만들지만 그도 잠시 다시 빠른 속도로 다가와 공격을 재개한다. 드디어 레비아의 사역마가 한계에 다다르자 사라지고 세하는 재빨리 도약하여 그들과 거리를 벌리자 나타는 노렸다는듯이 '올가미'를 시전해 세하를 도로 가까이 데려와 공격한다.
"어디 한번 재밌게 해 보라구!!"
"크윽!!"
세하는 전투의 피로도가 그새 한계치에 달했는지 헉헉거리며 간신히 서있는다.
-뭐야? 두번째도 사용하지 않는거야?-
"?!"
-에이, 이러면 첫번째와 다를게 없잖아. 곤란한걸.-
세하는 어디선가 소리가 들려오자 급하게 주변을 둘러본다. 그러나 특별히 그런 말을 한 사람은 없어보이자 세하는 설마하는 마음에 눈을 감고 귀를 기울인다.
-풋, 그래 첫번째의 마지막 기억은 보여줄게. 아직 남아있으니까.-
누군가의 말이 끝나자 시야가 덜컹거리며 그때의 아지랑이가 넘실거렸다. 괴로워하고 슬퍼하는 나 자신이 주위에있는 약해빠진 감정따위를 죽이는데에 온힘을 들이붓고 기어코 그 자신도 사라지는, 잔혹한 광경이 주마등처럼 자신의 머릿속에서 강줄기처럼 흘러들어와 사라진다. 세하는 놀란 눈과 함께 주륵 눈물을 흘렸다. 나타는 미쳤냐면서 비웃음을 날리고는 곧 그의 쿠크리가 세하의 심장을 노린다.
"세하야!!"
"!!"
유리의 부름에 세하는 눈의 초점을 되찾았다. 그러자 보이는 것은 나타의 쿠루리가 제 가슴을 찌르고 있던 중이다. 세하는 빠르게 그의 복부를 발로 차 쿠크리가 가슴 깊이 들어오지 못하게끔 거리를 벌려놓는다. 위상력이 제법 실려있는 공격에 나타는 콜록거리며 세하를 도끼눈으로 노려본다.
"저 버러지가..!"
"상대해줄게."
갑자기 세하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정확하게는 더이상 그 어떤것도 자제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긴 표정으로 늑대개팀을 본다.
"단, 내가 아니라."
갑자기 세하의 주위에 위상력들이 조각으로 나눠져 그에게 떨어져나가더니 하나하나 검의 형태로 변한다.
"이녀석들이."
위상력으로 이루어진 검들이 천군만마와도 같아서 늑대개팀들은 잔뜩 경계한다. 곧 칼 하나가 먼저 움직이더니 나머지 검들도 전부 자신의 적군들을 향해 돌격한다. 나타랑 레비아는 말도 안되는 수에 헛웃음을 치며 검들을 상대한다. 검들의 수는 줄어들지 않고 몇천개의 공격패턴에 그들은 고전한다. 그러나 트레이너는 나타와 레비아의 전투지식이 보다 많아 비교적 쉽게 검들을 처리했다. 그러자 트레이너의 앞엔 어느순간 세하가 대치하고 있었다.
"꼰대는 내가 죽인다."
세하는 오른손에 주먹을쥐자 이번에는 느릿하게 그의 건블레이드 모형의 불꽃이 만들어졌다. 더이상 불꽃의 색은 파랗거나 붉지 못해 하얬다. 극고온의 열기에 트레이너는 얼굴을 찡그린다.
"어디 상대가 되나 볼까?"
트레이너는 여유롭게 웃으며 세하를 도발한다. 세하는 빠르게 발을 움직여 트레이너에게 검을 휘두른다.
"어떡하지? 우리들은 전혀 상대가 안되는걸.."
"일단 교실에서 총이라도 가져올까?"
한편 옥상출입구에서 그들의 전투장면을 지켜보던 슬비와 유리는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끝내야할지 고민한다. 그때 아래층으로부터 여러 발걸음소리가 들려왔다. 어쩌면 큰 소리에 무슨일인지 확인하러온 선생님, 혹은 싸운다는 소리에 구경온 학생들일 수도 있지만 슬비와 유리는 전자를 선택했다. 이미 5교시 시작종도 친 와중에 옥상에서 큰 소란이 일어나면 하나둘 이목이 집중될 것이다.
"어이, 거기 누구야!!"
역시나 학주선생님이 모습을 드러냈고 슬비와 유리는 이 상황을 어찌해야할지 생각한다.
"슬비야, 유리야!"
"연화야!"
"아무래도 상황이 너무 위험한 것 같아서 선생님을 불러왔어."
"에엑, 네가?"
"응!"
그때 선생님의 뒤에서 연화가 튀어나와 유리와 슬비는 더 상황이 골치아파졌다. 세하를 막기도 벅찰텐데 민간인 두명이 나타나다니 분명 가벼운 부상으로 끝날 것 같지는 않아보였다. 학주선생님은 성큼성큼 옥상 출입구로 올라와 밖의 상황을 본다. 그의 표정은 짧은 시간에 여러표정으로 변했다. 처음엔 그들의 전투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아 멍했다가 무슨 드라마를 찍나 신기해하시다가 곧 실제 전투상황이라는 것을 알아채 겁에질리더니 우리 학생이 저 싸움터에 있는 것을 보고 저 애가 원흉이구나 분노의 낯빛으로 변해갔다.
"이세하! 또 너냐?!!"
"선생님, 가시면 안되요!"
"시끄러! 넌 오늘 남아서 청소.."
푹하고 검이 찌르는 소리가 났다. 연화는 상황에 놀라 비명을 지르고 만다. 선생님은 온몸이 꽁꽁 언듯이 움직이지 못하고 천천히 눈알을 옆으로 돌린다. 그의 얼굴 바로 옆에는 불꽃으로 뒤덮인 세하의 검이 꽂혀있다. 아무래도 나타가 걷어찼는데 세하의 컨트롤 미스로 선생님의 고개 바로 옆으로 가버린 모양이다. 세하는 혀를 차며 선생님을 바라보자 트레이너는 노렸다는 듯이 세하의 얼굴에 주먹을 날린다.
"윽!"
"유니온은 싸우면서 상대를 놓쳐도 된다고 배운 모양이지?"
세하는 트레이너의 주먹에 옥상 난간까지 날아가 널부러진다. 세하는 다시 몸을 일으켜 '공파탄'을 날린다. 트레이너는 가볍게 피할 수 있었지만 이대로 공격을 흘려보낸다면 나타와 레비아에게 데미지가 고스란히 전해질 것을 알기에 결국엔 공파탄 두방을 맞아버린다. 나타와 레비아도 나름 충격이었는지 그를 불렀다.
"꼰대!!"
"트레이너님!!"
트레이너가 쓰러지자마자 세하가 만들어냈던 위상력검들이 트레이너를 일제히 찌르기 시작했다. 다행히 나타와 레비아가 어떻게든 그를 지켜줬지만 결코 그들의 몸상태는 온전치 않았다. 하는 수 없이 그들은 후퇴를 선택하고 주변에 자욱한 연기를 만든다. 숨도 쉬기 힘들정도로 매케한 연기는 눈도 제대로 뜨질 못하게 만들기에 세하는 가볍게 검을 돌려 주변의 연기를 날려보낸다. 그러나 이미 늑대개팀은 사라지고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