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클로저들의 또다른 각성 9화
스워드1 2015-08-15 1
09. 이건 무슨 개도 아니고...
클로저 이세하가 돌아온 신강고의 하루는 의외로 평화로운 것 같다. 세하를 괴롭히던 학생들은 아직 상처가 낫지 않아 병원에 입원중이고, 세하가 무서워 항의를 하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정미의 준비된 cctv증거물과 증언으로 정당방위였다는 것이 인정되어 무턱대고 벌을 내릴 수 없게되어 더이상 그를 학교에서 쫓아내달라고 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세하는 절대로 학교생활을 평범히 보내지는 않았다.
"..."
'지루해.'
안그래도 따분한 수업시간, 없어진 지식배경에 의해 선생이란 자들이 가르친답시고 떠드는것이 무엇인지 전혀 알아들을 수 없게된것이다. 그때문에 수업시간이 그야말로 고역인 세하는 어느순간부터 수업시간에 공부는 뒷전이고 옥상에 올라가있는 시간이 되었다. 겁이 많거나 그러려니 넘어가는 선생님도 몇있지만 세하의 사정도 모르고 반드시 공부시키겠다는 선생님도 있었기에 또 실랑이가 벌어졌다.
"이세하! 그 나이에 공부안하면 뭐하면서 먹고살거야? 지금 네가 클로저를 하고있다, 하지만! 그 위상력 갑자기 없어진다고해봐! 넌 그때부턴 백수야, 백수! 어떻게 돈벌어먹으면서 살려고 수업을 안들어?"
"..."
"대답 안해??!"
"..ㅈ"
"이게 어디서 말대꾸야?!"
세하는 선생님의 모순적인 행동에 그도 인내가 한계에 달해 휙 뒤를 돌아 교무실을 나간다.
"야, 이세하! 지금 하늘같은 선생님의 말을 뭘로 듣는거야! 이리 안와?!!"
말도안돼는 선생님의 말을 무시하고--
세하는 특정 행위를 제외하고는 다른이들의 지시를 절대로 듣지 않았다. 사소한 일이라면 상관없지만 만일 클로저의 일까지 독단적이게 된다면 같은 검은양팀에게도 타격이 갈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시라도 빨리 세하와 딜을 하는 등 그를 컨트롤 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했다. 그러나 그 답은 의외로 가까이에서 이미 다른이가 쓰고 있었다.
"아, 세하야!"
"!!"
"!!"
"!!"
교실 바깥에서 천상소녀일듯한 목소리를 지닌 한 여학생이 세하를 부르자 주변의 아이들은 패닉에 빠지고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야, 쟤는 누구야?"
"전학생 아냐? 그때 난리통에 잘 안알려졌잖아."
"헐, 대박."
"근데 좀 예쁘다?"
"지금 그게 중요하냐? 미치지 않은 이상 절대로 저 괴물녀석을 부를리 없다."
"그럼 쟤도 위상능력자 아냐?"
"어..그런가?"
"그건 아냐. 내 친구가 있던 학교에서 전학온 앤데 걍 일반인임."
아이들이 수근거리는 때에도 여학생은 뚜벅뚜벅 세하에게로 다가온다. 이 상황은 유리나 정미, 슬비에게도 당황스러운건 똑같기 때문에 멍하니 지켜보기만 한다.
"자, 오늘은 에그타르트를 만들어봤어."
"오오."
세하가 눈을 반짝인다. 빨리 주기를 원하는지 뚫어져라 여학생을 쳐다보자 그녀는 단호하게 말한다.
"인사는?"
"아,...고마워, 연화야."
"응! 자, 많이 먹어!"
여학생이 봉지를 풀어주자 세하는 잽싸게 에그타르트 하나를 집어 입에 넣는다.
"맛있어?"
"어제보단 맛있어."
"다행이다! 역시 어제 소금을 너무 많이 넣은모양이다."
"난 처음에 먹었던게 제일 맛있었는데."
"아, 애플파이? 알았어. 그럼 다음엔 옥상으로 올라와. 우유도 챙겨갈테니까."
"응."
세하와 여학생이 대화를 주고받는 사이 세하는 에그타르트로 채웠던 봉지를 비운다. 여학생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물티슈를 건넨다.
"세하야, 빨리!"
연화는 교실을 나오기전 세하에게 뭔가를 기대하는 듯 세하를 재촉한다.
"우으...맛있게 잘 먹었어, 연화야."
"쿠쿡, 그럼 다음에 봐!"
"응."
떨떠름한 세하의 인사가 재밌는 모양인지 살짝 웃어제끼는 연화는 교실을 나온다. 탁- 교실의 문이 닫히고, 아이들은 놀라는 것만으로 모자라 경악에 찬다. 복도에 있던 아이들이나 교실에 있던 아이들은 하나같이 여학생에게 달려들고, 유리와 정미, 슬비도 세하에게 달려들어 하나같이 물어본다.
""세하야, 이게 도대체 무슨일이야?!!""
"...뭐냐니?"
"아니, 그, 아까 너희말야..."
"에그타르트?"
"응! 이 아니라!! 둘이 언제부터 그렇게??"
"?"
"언제부터 그렇게 친했어??"
"2주쯤 됐으려나..."
"그렇게나 오래?!"
"아니, 그보다 어떻게 민간인랑 같이 있게된거야?"
"나 점심시간에 옥상으로 올라갔었거든."
##
"아아, 지루해!"
푸른 하늘 아래 학교에서 청춘을 보내야하는 소녀는 하늘로 자신의 불만을 보낸다.
"진짜, *쟤문포 때문에 아직도 화가 난다!"
*쟤 때문에 문학 포기(=선생님)
소녀는 거칠게 비닐봉투를 푸르고는 바삭한 애플파이 한 조각 꺼내 입에 넣는다.
"내가 진짜 수행평가 성공하나 봐라!"
입에 가득찬 달콤한 애플파이를 오물거리면서 소녀는 계속해서 투정을 부린다.
"아아! 그냥 교육부가 사라졌으면!!!"
"으..."
마지막으로 할 말이었는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자 옆에서 누군가 신음앓는 소리가 들려왔다.
"누가 있었어?!"
"시끄러워."
옆에서 부스스 일어난 사람은 다름아닌 세하였다. 또 혼자 옥상에서 잠을 청했던 모양인지 머리가 엉망이다.
"으..으아아! 미안해! 깨울 생각은 아니었는데.."
"어차피 잠은 다 잤으니까. 흐아-"
세하는 가볍게 하품을 하고는 멍하니 하늘을 올려본다. 이윽고 그는 허기짐을 느낀다.
"배고프다."
"!"
세하의 혼잣말이 소녀의 귀로 들어갔는지 그녀는 조심스럽게 그에게 권유한다.
"저기, 혹시 배고프면 이거라도 먹을래?"
소녀는 자신이 먹고있던 애플파이를 보여주며 봉지를 건넨다.
"그게 뭔데?"
"애플파이라고 해."
"헤에-"
와삭
소녀의 말이 끝나자 세하는 바로 소녀가 들고있던 애플파이를 한입 베어먹는다.
"잠깐, 너 지금 뭘 먹는거야?!!"
"애플파이."
"아니, 지금 너..너..!"
"뭐야, 자기가 먹어보라 했던 주제에."
"아니, 그게 그런 의미가!!"
"?"
"이 바보!!"
소녀는 얼굴을 붉히며 세하의 복부를 때린다. 그러나 그에겐 솜주먹이지만- 세하는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본다. 왜 화를 내는거야?
"누가 다른사람이 먹던걸 먹으래? 여기 안에 새거 꺼내 먹으라는 소리야!!"
"그렇구나."
세하는 입맛을 다시며 봉투의 새 파이조각을 꺼내먹는다.
"엣, 파이 맛있어?"
"맛있다는건 내가 잘 모르겠는데 계속 먹고싶네."
"그래?!"
소녀는 신난다는듯 세하에게 그녀의 얼굴을 바짝 들이댄다.
"그럼 내가 다음에도 또 만들어줄게!"
"응."
세하는 대답을 끝으로 다시 파이에 집중한다. 그러자 소녀는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세하에게 다시 말한다.
"감사인사는?"
"아?"
"감사인사! 사람이 이렇게 호의를 보이는데 고맙다는 한마디는 해야지!"
"..."
세하는 뭘 어쩌라는거냐는듯 지긋이 소녀를 바라볼뿐이다.
"파이 안가져올거야?!"
"에? 아,아니 뭘 어떡해..?"
"이렇게, 감.사.합.니.다!"
"아...감사합니다.."
"흐흥~ 그럼 내일도 맛있는거 가져올게! 아, 그러고보니 통성명을 안했네? 나는 연화라고해, 이연화! 너는?"
"아, 나는 이세하."
"그럼 세하야, 내일 봐!"
"으..감사합니다?"
"푸흐, 그냥 안녕이라 하면 되지!"
"아,안녕."
"응!"
##
"그래서 그렇게 친해진거야?"
"응. 맛있는거 주니까 딱히 거절할 이유도 없고."
세하는 목이 메였는지 옆에있던 우유를 마신다.
심지어 예전에 그가 애지중지했던 게임기도 넘어가지 않았던 세하이건만 음식으로 넘어갈 줄은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세 여학생들은 허탈한 표정으로 우유를 다 마시고 우유팩을 재로 만드는 세하를 보며 눈물을 머금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