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이 갑작스럽게 꺼낸 말에, 남자는 당황하며 아무런 말도 꺼내지를 못한다.

이런 와중에 남자의 옆으로 또 다른 남자가 다가오는데 그 남자는 등에 어떤 저격용 소총을 메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그 저격총의 이름은 ‘북한제 78식 저격보총’ 이라고 하는데, 일반적인 78식 저격보총을 베이스로 했으면서도 약간의 개조를 통해 위상관통탄을 사용할 수가 있다고 말하는 남자. 위상관통탄의 구경이라면 ‘7.92mm x 57mm’ 구경이라고 하는데 이는 구유고슬라비아제 M76 저격총의 최대 구경과 동등한 구경이라고 보면 된다. 북한제 78식 저격보총을 들고 다니면서도 좀 되는 구경의 위상관통탄을 채용하고 있으니 관통력은 물론이고 차원종들도 쉽게 상대할 수가 있다. 남자는 저격용 소총을 든 옆의 동료를 쟈멘 켈이라 소개하며 저격수들의 세계에서 No.1 이라고 한다.

“소망이라고 했나? 소개하지. 내 동료인 ‘자멘 켈(Jarmen Kell)’ 이다.”

“......그냥 솔직히 얘기하시죠?”

“뭐?”

“쟈멘 켈? 그건 어디까지나 아랍권에서 사용하는 가명이라 하잖습니까?”

“......!!??”

“거짓말을 하려거든 정도껏 하시죠? 어차피 이 세계에 있는 인간은 저 혼자인데?”

“......”

“어쨌든~ 켈이라고 했나요? 당신이 메고 있는 총. ‘북한제 78식 저격보총’ 맞죠?”

“어떻게 알았지? 이게 북한의 78식 저격보총이란 걸.”

“구유고슬라비아제 M76 저격총과 많이 흡사하단 것을 보고 바로 파악했습니다.”

다른 세계이자 저 세상, 바로 99호 관리소인 이곳에 사는 유일한 인간인 소망. 그런 그녀가 구유고슬라비아제 M76 저격총의 카피가 북한제 78식 저격보총이란 것을 파악하고서 말하는 모습이 매우 섬뜩하다. 비록 잠깐이었지만 유니온의 직원이었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78식 저격보총에 관한 내용을 줄줄이 말하는 그녀. 게다가 그것은 특수개조를 거쳐서 위상관통탄을 사용할 수가 있음과 동시에 공중폭발탄으로도 사용할 수가 있어 차량에 탑승한 운전수를 저격을 통해 암살하고서 해당 차량을 빼앗을 수가 있다고도 말하며 역시 세계적으로 악명이 높은 그 조직이라는 말을 하자, 켈이 78식 저격보총을 뽑아서 소망의 목에 겨눈다. 분명히 위상관통탄이 장전된 총인데도 불구하고 소망은 조금의 두려움도 없다. 마치 지금 여기서 쏘면 좋을 것이 없을 거라며 오히려 사악하게 미소를 지을 뿐. 만약 그들이 아는 소영이 저런 표정을 지으라면 할 수가 있을까?

켈은 78식 저격보총의 총구를 소망의 목에 바짝 대고서 겨누는데도 불구하고 조금의 두려움도 느끼지 않는 소망을 바라보며 오히려 켈이 두려움에 떨며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이고, 당연히 옆에서 지켜보던 그 남자도 어떻게 이렇게까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전혀 없다는 것인지 의문스럽지 않을 수가 없다고. 도대체 소망은 정체가 뭘까? 도대체 그간에 어떻게 살아왔기에 자신의 목에 적들이 총구를 바짝 대고서 협박해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그녀의 놀라운 담력. 켈이 총구를 겨눴다가 오히려 자신이 두려움에 떨더니 이내 총을 내려놓는데, 그러자 소망이 깔깔깔 웃어대며 역시 세계적으로 악명이 높은 조직도 이 세계에서는 그냥 평범하고도 힘없는 조직이자 인간에 불과하다고 말하는데 당연히 남자들은 듣기가 매우 거부감이 느껴질 터. 그런 남자들의 분위기를 아는 것인지~ 아니면 모르는 것인지, 소망은 그냥 깔깔깔 웃어댈 뿐.

[북한제 78식 저격보총. 구유고슬라비아제 'Zastava M76' 저격총의 카피라는데, FPS 게임에는 안 나오고 있습니다.]

“아하하하하하~ 아, 미안해요. 내가 너무 심하게 웃어댔나?”

“......소망. 넌 도대체 정체가 뭐냐.”

“저요? 뭐긴요. 전직 유니온 직원 소망이죠!”

“......”

“내가 보기엔~ 당신이 어째서 ‘반(反) 유니온 테러리스트(Anti-union Terrorist)’ 가 되셨는지 궁금한데요?”

“나 말이야?”

“그렇습니다. ‘???(Seongshin Seo)’ 아저씨?”

소망이 말하는 대상의 남자가 현재는 반 유니온 테러리스트? 하긴 저 남자가 들고 있는 총기를 자세히 보니 재해복구본부의 정체불명의 공작원이 들고 있던 것, 그리고 홍시영 전 사장이 스트레스 해소 차원에서 무장했던 총과도 동일한 총기류. 이것만 하더라도 반 유니온 테러리스트란 것을 알 수가 있다. 남자가 소망에게 누군가가 다 듣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 그렇게 다 공개적으로 말해도 되는 것이냐고 하자 어차피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하며 자신이 입을 손해는 없기에 괜찮다고 한다. 하지만 괜찮다면 켈이 착용하고 있는 78식 저격보총이 1정만 더 있다면 줄 수 있는지를 물으며 왠지 모르게 본인이 소장하고 싶다는 의견을 내뱉는 소망. 과연 켈은 이것을 들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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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의 상황을 거치면서도 전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고, 공개처형 집행까지도 서서히 다가오는 이 상황. 검은양 멤버들이 어떻게 위상력을 회복하고 있는지 뛰다가도 걷다가 사이킥 무브를 사용하기도 하며 빠르게 이동하는데 어차피 그걸 저들이 모르고 있을 리는 없는 법. 레이라는 보나마나 검은양 녀석들이 또 처형대의 바로 앞으로 사이킥 무브를 통해 바로 날아올 수도 있으니 경비를 서줄 전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그녀에게 재차 부탁하지만, 무슨 사정이 생겨서 그건 어렵겠다고 말하며 그 대신 다른 전력을 준비했다고 말하며 소개시켜주는데 그것은 바로 ‘엠프레스 서큐버스(Empress Succubus)’ 라는 이름의 사실상의 보스급 몬스터! 여제 마녀라고 했는데, 엠프레스 서큐버스가 누군지는 이미 세간에 많이 알려진 사실! 엠프레스 서큐버스는 바로 그 자다.

그 자는 바로 과거 신강 고등학교 2학년의 ‘유하나(Hana Yu)’ 학생이다. 엠프레스 코쿤보다도 훨씬 강력한 존재. 진정한 차원종화를 성공시킨 형태의 유하나라 할 수가 있다. 그녀가 들고 있는 ‘다절편(多節鞭)’ 이란 채찍에는 검은 위상력이 매우 강력하게 응축이 되어 있는데 이번에 처형대 경비를 위해 배치되었다고 말하며 검은양 녀석들과의 결착을 위해 이곳에 있는 거라고 말하는 엠프레스 서큐버스. 이전보다 훨씬 더 강력해진 유하나. 게다가 이번에는 뭔가가 더 느껴지고 있는데 이런 와중에 검은양 멤버들이 또 사이킥 무브를 통해 처형대의 바로 앞까지 날아오고 만다. 차원종들은 또 다시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지만 엠프레스 서큐버스는 어차피 너희라면 여기로 바로 올 것이라 생각했기에 별로 놀랄 필요는 없단다. 검은양 멤버들은 다시 재회한 유하나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또 여기로 바로 오셨어? 정말로 성질 급한 녀석들이네.”

“유하나!”

“어머~ 이슬비. 가슴도 작은 주제에 나한테 덤비겠다니 정말로 주제넘구나?”

“뭐야?!”

“농담은 이쯤에서 끝내지. 그럼 나도 이번에 신무기를 사용하도록 할까?”

“신무기? 유하나! 너도 어떻게 목 등에서...... 설마?!”

“그래. ‘반물질병기(反物質兵器)’ 라고 부르지? 바로 ‘촉수(触手)’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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