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 시즌 2 2화 '조력자 II'

환율비청 2015-08-12 1

드르륵, 터억. 타다다다다다다다닥.

택수와 현민은 블라인드 커튼으로 가려져 있는 2대의 컴퓨터 앞에 앉아 타자를 두드렸다.

"...꽤나 능숙하시네요, 형들?"-미스틸테인-

"음?"-현민-

"키보드 치는 실력이 엄청난 실력인걸요? 정말 정보 관리실에서 일하셨던 게 맞나 봐요?"-미스틸테인-

미스틸이 호기심을 가지며 물어보자 택수가 피식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대부분의 일반인 사람들은 우리가 정보 관리실에서 과장, 부장직책을 떠맡고 있어서 지시같은 것만 하는 줄만 아는 분들도 많은데, 우리도 놀고 먹기만 하는 건 아니거든. 그 만큼 직책이 올라갈수록 책임감이 증가하는 법이거든."-택수-

끄덕.

현민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리고 유니온에서 가장 괴로운 부서는 다름 아닌 우리 부서였다고."-현민-

"에? 정보 관리부서가요?"-김유정-

뒤에서 태블릿을 슬슬 넘겨보던 김유정이 깜짝 놀란 듯 되묻자, 현민은 잠시 입을 다물었다.

"......유니온의 상급, 고위층 간부들은 밑의 사람들은 신경도 안 써. 어차피 자기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잘라버리면 그만이니까.. 그래서인지 하청업무같은 걸 주로 떠맡는 클로저들도, 일원들도 많았지."-현민-

다른 사람들은 조용히 그의 말에 집중하고 있었다, 오직 택수만 묵묵하게 자기 할일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가장 더러운 업무를 맡는 건 우리 부서였지, ...항상 유니온 내부나 외부에서 관련된 문제나 사고가 터질때마다 간부들은 그에 관련된 정보 삭제나 저장하는 일을 시켰지. 그래서 우리들은 왠만한 사건들은 다 알아. 전 지부장이 차원종과 손을 잡은 사건.. 강남 상공에서 데미플레인이 낙하한 일도, 그리고 전 A급 요원의 배신.... 뭐, 이런 사건들도 왠만해선 다 알게 되었지."-현민-

"그, 그런데요. 아저씨?"-서유리-

"아.. 아저씨..?!"-현민-

그가 충격을 먹은 듯 눈을 크게 뜨고 쳐다보자 유리가..

"에헤... 죄송해요.."-서유리-

"하아..... 그래서 묻고 싶은 게 뭐야?"-현민-

"있잖아요. 유니온이 정보 관리 부서에 그런 처리를 맡긴 게 맞아요? 간부급 사람들도 감추고 싶어하는 정보들인데. 이런 걸 정보 관리 부서에게 처리를 맡긴 이유가 있지 않았나요?"-서유리-

처음으로 유리가 유리답지 않은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자 현민은 자신의 옆에 있는 생수를 마셨다.

"음......... 그게...."-현민-

"..협박을 받았지."-택수-

"푸흡-------!!!!"-현민-

현민이 말을 흐리자 아까부터 계속 일만 하던 택수가 모니터를 바라보며 그에 대한 대답을 하자 현민이 예상치 못한 듯 마시던 물도 도로 뿜어냈었다.

'더, 더러워....!'-미스틸, 서유리, 이슬비, 김유정-

"야! 택수! 너 얘기하면 안되는 거라며?! 너 그러다가 암ㅅ..!"-현민-

현민이 놀란 듯 물어보자 택수는 아무런 요동도 없이,

"조용히 해. 그냥.... 그냥 말하는 것 뿐이야."-택수-

".....하아."-현민-

"협박이라뇨, 도대체 어떤 협박을 누구에게 받으신 거죠?"-이슬비-

....힐끔.

현민은 슬쩍 택수를 보자 그는 신경쓰지 않는 듯 다시 모니터를 바라보았다.

"....역시 안돼. 미안하다. 이건 말해줄수 없겠어."-현민-

그러자 슬비가 목소리를 조금 높여 말했다.

"아니, 그래도 그렇지. 이제 저희 동맹관계잖아요? 그렇다면 협박을 당한 그 이유라도 좀....!"-이슬비-

"...찾았다."-택수-

".........!!"-김유정, 미스틸테인, 서유리-

"어?! 찾은 거야, 택수야?"-현민-

끄덕 끄덕.

다다다다다-!

그의 끄덕임에 다들 뭐라할 것 없이 모니터 앞으로 전진해서 화면을 바라보자,

흠칫.

다들 같은 반응을 보일 수 밖에 없었다. 아, 물론 현민은 빼고.

"이...이게 뭐에요?"-이슬비-

"으아아... 눈 어지러워요.."-미스틸테인-

김유정도 눈을 비비며 화면을 뚫어지게 처다보았다.

"이건....... 무슨 코드같은데요.."-김유정-

그녀가 뚫어지게 처다보는 화면에는 어마어마한 숫자들이 세로로 길게 무한하게 나열되고 있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숫자는 무한하게 변칙되어 나타나는 코드였다. 그녀의 말에 택수가 수긍을 했다.

"잘 아시는 군. 그래.. 이건 코드다. 하지만, 단순한 코드가 아니야. 4킬로바이트짜리의 암호 코드지. 코드네임은 CSS코드와 SEED코드로군."-택수-

"....에?!"-이슬비, 서유리, 미스틸, 김유정-

이해를 하지 못한 그들을 위해 현민이 추가 정보를 말했다.

"CSS와 SEED코드에 대해 자세히 알 필요는 없어. 하지만 이건 알아둬. 지금 이 코드는 이혜연 팀장님과 김지호 부장님의 설계 코드일거야."-현민-

"...어째서 그렇게 단언하시는 거죠..?"-이슬비-

"흠, 당신들은 못 봤겠지만 방금 수 많은 코드들이 지나갈때 일시적으로 아주 잠깐 멈췄었던 적이 있어. ..물론 아주 잠깐이라 확실하게 보진 못했지만 그 멈췄었던 코드들을 조합해보니까 그 코드는 'UIN010413 / UIN011207'. 저 두개의 코드들은 이혜연 팀장님과 김지호 부장님의 개인 식별 코드야. 쉽게 설명하자면 UIN은 유니온, 01은 자신이 속한 지부 건물 그리고 0413, 1207은 개인의 생일이야."-현민-

"그러니까 지금 형들의 말은 저 두개의 코드를 식별해 보기만 한다면 정확히 누구인지 알수 있다는 거네요?"-미스틸-

"그렇지, 그런거지!"-현민-

그가 흥분하며 맞장구를 쳤다. 그리곤 먼저 암호해독에 나선 택수에게 말을 건넸다.

"어때, 택수. 될 것 같아?"-현민-

타탁, 타타타타탁. ....탁, 탁. 타다다다다다닥.

삐이익--

[Access Denied]

"...어?"-현민-

"하아.... 역시.. 안되는 군.."-택수-

"허...헐... 야, 잠깐만..."-현민-

모니터 앞에서 자기들끼리 중얼중얼 거리던 그 둘이 천천히 고개를 돌려 남은 검은 양 멤버들에게 넌지시 말했다.

"....안되는데..?"-현민, 택수-

".....?!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김유정-

택수도 많이 당황한 듯 소리쳤다.

우리도 할수 있는 건 다 해봤어! 코드 우회 루트, ipconfig로 인한 서버 라인 접속 그리고 우리가 쓰고 있던 유니온 개발사 코드까지! 다 써봤어, 하지만 다 막혀! 죄다 막혀있다고!"-택수-

.......털썩.

슬비는 멍하니 그 말을 듣고는 그 자리에서 털썩 쓰러져 버렸다.

"아.. 아아... 이젠 정말 희망이 없는 거에요..?"-이슬비-

"..................."-김유정, 서유리, 미스틸, 택수, 현민-

자신이 할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 코드를 알아내려 한 사람들, 그 둘을 찾아서 어떻게든 희망의 실마리를 찾으려는 검은양 멤버들... 지금까지 믿고있던 마지막 희망의 수단도 사라지자 그들에게는 더 이상 혜연과 지호를 수색할 방도조차도 사라져버렸다.
2024-10-24 22:38:02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