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비아 END (1화:얼마남지 않은 일.)
setileta 2015-08-08 0
홍시영 감시관의 임무 하달이 있었다. 오랜만의 임무였다. 2주째 명령이 없자, 기대아닌 기분으로 처분을 각오하고 있던 레비아는
아직도 속죄를 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지역이동 중이였다. 목표물은 (구)구로역의 한복판에 나타났다고 한다. 출현한 차원종 명은 'DICK' 무식하게 강력하면서 인간급의 지능을 가진 존재이다. 주먹보다 말을 우선시하는 이 차원종은 평범한 외모로 사람을 잘 구슬려서 납치한다는 설이 있는데, 마치 인간들에게 알려진 '인큐버스'를 연상케 한다. 허나 '딕'은 이상하게 레비아의
앞에만 등장하였고, 특수한 목적이 있어보였다.
7년 전에 세 차례에 걸친 딕과의 교전. 정확히는 교전이 아닌 '만남'이라고 해두는 것이 좋을 만큼,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다가
딕이 먼저 물러나는 쪽이 허다했다. 매번 보고를 듣던 '딕'의 수상한 낌새를 느낀 트레이너는 감시관에게 보고를 하였고 홍시영을 통해 알게된 사실과 판단을 상층부에서 동의, 레비아는 '딕'이란 차원종과는 더 이상 교전 할 수 없게 되었다.
그렇게 딕을 못만난지 7년 후인 지금, 갑자기 나타나 (구)구로역에서 폭주를 하고있다고 한다.
'그리운 느낌...'
목표 지역에 거의 도착한 레비아는 또 다시 그리운 느낌을 느끼게 된다. 딕과 만날 때 항상 들던 기분이였다. 당장 주저앉아
울고 싶어질 정도로 말이다. 도대체 그는 누구인지, 무엇인지 7년 동안 정신없이 싸우면서도 의문이 들던 그의 존재.
이번에야 말로 묻기를 결심한 레비아는 이미 '쓸데없는 생각말고 처리에만 집중하라는' 트레이너의 경고를 잊어버렸다.
솔직히 이제와서 왜 딕과 만나게 하는지는 알 수 없다. 상층부는 무엇을 알고, 이런 임무를 하달한건지, 무인정찰기 '뻐꾸기 2호'
로 지켜보는 트레이너도 생각에 잠겨 아무말도 안하고 있었다.
눈 앞의 큰 건물을 지나자, 깊게 파인 구덩이의 한 중간. 검은 정장과 비슷한 옷을 입은 존재가 하늘을 보며 서있었다.
누군가와 속삭이는 듯이 말하며, 지나가던 구름을 보던 그는 건물 사이로 느껴지는 기척을 바로 알아챈다.
"누구냐!"
레비아는 건물 사이에서 조용히 걸어나왔다. 그러자 짖뭉게 질것만 같았던 거대한 힘이 단번에 사그라들었다.
'딕'은 꽤나 놀란 표정을 하고 있었다.
"...!"
"아,안녕...하세요..."
그때 초소형 무전기에서 트레이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레비아, 임무에 집중해라.'
트레이너의 경고가 떠오른 레비아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딕, 당신을...제거하겠습니다."
그러자 딕의 모습이 순간적으로 사라졌다.
"에...?"
혹시나 해서 주변을 살펴본 레비아는 점점 멀어지는 그의 뒷모습을 목격한다.
다시한번 무전기에서 트레이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구로역 인근 건물을 모조리 날려버린 차원종이다. 이곳엔 억제기도 있었지, 반드시 잡아서 정보를 얻어야 한다.
생포가 불가능하다면 죽여서라도 최소한의 활동을 저지한다. 당장 추적해라.'
"하지만, 전 딕 이라는 차원종을 만나면..."
'알고있다, 저 차원종에게 있어 너가 무슨 존재인지는 모르지만, 연관이 되어있다는 것을 말이다. 시간이 없다,
또 사라지기 전에 쫒아가라, 목표물은 네가 목격한 방향으로 진로를 변경치 않고 계속 진행 중이다. 변동이 있으면
바로 통신할테니...통신 종료.'
레비아는 손을 꽉 쥐었다.
"알겠습니다...추적 시작."
레비아는 낫을 타고 딕을 쫒아가기 시작했다. 구로역을 지나서, 그리운 느낌은 쭉 이어져있듯이 느껴졌다.
마치 레비아 자신을 따라오게 한 것처럼, 딕의 자취가 느껴졌다. 2시간의 추적끝에 그리운 느낌은 한 동산같은
곳에 멈춰 있었다. 레비아는 그 곳에 착륙해서 이 느낌이 나는 방향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얼마 가지않아 딕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이건 임무...임무야...!'
레비아는 손에 힘을 주고 위에서 기습을 하였다. 하지만 딕은, 마치 이미 알고 있었던 것 처럼 가볍게 레비아의 낫을
막아낸다. 반격할 것이라 생각한 레비아는 재빠르게 딕과 거리를 벌리지만 딕의 행동은 예상 외였다.
오히려 딕은 레비아에게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7년만에, 7년 끝에 겨우 딕이 한마디를 한다.
"강하구나."
"에? 저,저기..,"
묵묵히 웃음을 짓고 있었다. 레비아는 더욱 더 궁금해져만 갔다. 딕이란 차원종은 도대체 누구인가...
레비아는 그에게 무엇이였을까, 궁금함을 참지 못했던 레비아는 결국 질문을 하게 된다.
"도대체...누구신가요?"
"..."
또 다시 말이없는 딕이였다. 이대로는 또 사라질 것만 같아서, 못만날것 같아서, 이 미칠듯한 그리움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몰랐던 레비아는 눈물을 흘리며 말하였다. 트레이너는 무인 정찰기로 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제발...제발 가르쳐 주...커헉!"
레비아의 목걸이가 조여오기 시작했다. 임무에 충실하지 않았던 레비아를 지켜보던 트레이너가 리모콘으로
목걸이를 작동시킨 것이다.
"콜록!...큭...제,제발....아윽...!"
트레이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임무에 충실하지 못하는구나 레비아, 후퇴해라.'
"커흑...크읍...알겠,습니다..."
그때 딕이 레비아에게 달려왔다.
"무슨 일이야, 왜 그래!"
"미안...해요."
레비아는 낫을 이용해서 충격파를 발산하여 딕을 물러나게하고 그 자리를 벗어난다.
딕은 기운없이 일어나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역시, 이용당하는 거야.'
레비아는 이미 이곳을 이탈해 있었다. 딕은 폭주하려는 자신의 힘을 억누르고 하늘을 바라본다.
"인간놈들...모조리..."
TO BE CONTINUED
(레비아의 지팡이는 오히려 낫과 비슷해서 이 소설에선 낫으로 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