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만약 제저씨가 안경을 벗는다면. -김유정편: 취중진담(2)-

Maintain 2015-08-02 8

칵테일에 대해 공부를 조금 하면서, 재미있는 사실을 알았다. 칵테일에는 그 나름의 의미가 있어서, 상대가 자기한테 어떤 칵테일을 주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뜻을 알 수가 있다고. 

그래서 확신했다. 이제 진짜로 심각한 이야기로 흘러가겠구나. 이 녹슨 못...'러스티 네일'이란 이름의 칵테일을 내게 준 것을 보니.

"...고맙군 일단. 잘 마시도록 하지."

그래도 어쨌든 이건 캐롤이 추천해준 칵테일. 마시지 않으면 실례겠지. 나는 텀블러를 가져다 입에 댔다. 살짝 끈끈한 듯한, 하지만 무게감이 느껴지는 단맛. 한 입만 마셨을 뿐인데도, 나름 만족감이 느껴지는 맛이었다.

"...맛있군."
"그렇죠? Don't judge the book by it's cover. 이름은 좀 거칠지만, 굉장히 맛좋은 칵테일임에는 분명하죠. 맘에 드시다니 다행이네요."
"그래. ...후우."

텀블러를 입에서 떼자, 속에서 취기가 확 하고 올라온다. 맛이 달아서 느끼지 못한 거였나. 굉장히 독한 녀석인 거 같군. 아마 캐롤이 이걸 고른 것도 이런 이유일 것이다. 취기를 빌어서, 내게 마음에 담아놨던 말을 하려는 거겠지.

"...제이 요원님은, 유정 언니를 좋아하세요?"

캐롤은 칵테일을 한 입 마신 후 한참 동안이나 뜸을 들이다가, 살짝 빨개진, 하지만 각오가 단단히 느껴지는 얼굴로 내게 물었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

대답을 해 주는 대신, 나는 캐롤에게 되물었다. 조금이라도 이야기를 더 길게 끌어야 할 것 같아서.

"이건 중요한 문제에요. ...네, 아주 중요한."

슬슬 시작이구나. 아무리 둔감한 나라도, 그 정도는 알 수 있었다. 캐롤의 목소리는, 점점 더 진지해져 갔다.





"제이 요원님은... 언니를 얼마나 알고 지내셨나요?"
"얼마나...라니...어디 보자..."

유정 씨를 알게 된 기간이라. 생각해 보면, 유정 씨하고 만난 지는 얼마 되지도 않았군. 짧은 시간이긴 하지만, 그 사이에 하도 이것저것 터진 일들이 많아서 길게만 느껴진다. 

"길지는 않지. 유정 씨하고 만난 지도 얼마 되지도 않았으니까."
"저는요... 학창 시절부터 유정 언니를 알고 지냈어요. 유정 언니하고 같은 학교에 다니면서, 지금은 유니온이라는 같은 곳에서 일하고 있어요."

그래, 그렇겠지. 유정 씨한테도 캐롤이 자기와 같은 학교에 다녔다는 얘기도 직접 들은 적이 있으니까.

"유정 언니는요, 제게 소중한 분이세요. ...제이 요원님은, 고립되어 보신 경험이 있으시죠?"
"고립? 고립이야 많이 당해 봤지... 홀로 차원종들 틈에서 살아남는 건, 정말 힘든 일이었어. 그보다도 더한 고립도 겪어 봤고. 지금도 떠올릴 때마다 몸서리가 처질 정도야."
"그건 저도 마찬가지에요... 저도 제 학창시절을 생각하면, 아직도 몸서리가 처져요."

캐롤이, 싫은 일을 회상할 때의 두려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미안하지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있을까?"
"저는... 따돌림을 받아 왔어요. 그리고, 복종을 당했었죠."

집단따돌림이라. ...그 고통, 잘 알지. 그 기억에 몸을 떨면서도, 캐롤은 계속 말을 이었다.

"왜 그런 일이 제게 일어났는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어요. 저는 신은 믿지 않지만, 그때만큼은 신이 너무나 저주스럽더군요. 아침에 등교해 보니 책상에 온갖 욕과 낙서가 그려져 있고, 교실 구석에 끌려가 이유없는 구타를 당하기도 했어요. 그리고 그 집단따돌림의 가해자는, 저를 거의 노예처럼 부렸죠. 매일매일이, 그런 지옥이었죠."
"..."
"차원전쟁에서 수도 없이 죽을 고비를 넘긴 요원님에 비하면,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닐지도 모르죠. ...죄송해요. 절대 요원님을 험담하려는 건 아니에요. 그저... 저도 그때는 정말 죽고 싶을 만큼 괴로웠다고 말하고 싶다는 걸, 이해해 주세요."

...그런 일이 있었군. 항상 밝게만 행동하던 캐롤한테 그런 사연이 있었을 줄이야. 어떻게 뭐라고 해 줄 말이 없다. 나도 그런 경험을 겪어 본 적이 있다고 말해 줘야 하나? 아니, 그래서는 안 되겠지. 어줍잖은 이해는, 오히려 상대에게 독이 된다는 걸,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으니까.

"그런 저를 구해준 게 바로 유정 언니였어요. 유정 언니 덕분에, 저는 집단따돌림에서 벗어나 어느 정도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죠."
"대단하군... 보통 그런 상황에서 나서려고 하는 사람은 없는데."
"그래요... 그래서, 저는 유정 언니를 존경해요. 아니, 유정 언니는 어렸을 때 돌아가셧던 제 아버지만큼 제게 전부인 사람이에요. 그래서 유정 언니가 유니온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저도 유니온의 의료요원으로 지원했죠. 다시 언니를 만나기 위해서요."
"...캐롤."
"유정 언니를 다시 만났을 땐, 정말 기뻤어요. 유정 언니는, 제게 소중한 사람이니까요.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기뻤는데, 그런데..."

아련한 표정으로 말을 하던 캐롤은, 갑자기 내 쪽을 쳐다봤다. 원망이 섞인 눈으로.

"...제이 요원님, 바로 당신이 나타났어요."

결국 이렇게 되는 건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캐롤을 바라봤고, 캐롤은 계속 말을 이었다. 

"요원님은 잘 모르시겠죠. 요원님은 둔감한 사람이니까. 하지만...전 알 수 있어요. 유정 언니를 오랫동안 알고 지내 왔으니까. 언니의 기분은, 쉽게 알 수 있죠. 언니가... 요원님께 호감이 있다는 것을요."
"유정 씨가...? 착각이겠지."
"아니요, 확실해요. 언니의 눈동자엔, 항상 요원님 당신이 있었어요. 당신이 아픈 몸을 이끌고 차원종들과 싸우러 나갈 때마다 언니는 항상 걱정했고, 아이들과 함께 무사히 돌아오는 당신을 보고서야 표정이 풀어졌어요. ...그리고 당신이 혼자 아스타로트에게 갔었을 땐, 언니는 눈물을 지었어요. 당신이 돌아오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으니까."
"......"
"저는요, 언니가 좋아요. 다른 그 누구보다도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언니의 마음을 차지한 건, 바로 제이 요원 당신이었어요. 제가 아니라, 당신이요. ...제이 요원님은, 언니를 좋아하세요?"

핵심적인 질문을 하는 캐롤. 자, 여기서는 어떻게 대답할까. ...아니, 이미 답은 정해져 있다. 캐롤은 지금, 술의 힘을 빌어서 하지 못햇던 말들을 솔직하게 말하고 있잖아? 그러니 나도, 술의 힘을 빌어 솔직한 대답을 해 줘야겠지. 그래, 저번에 유정 씨의 집 앞에서 그랬던 것처럼.





"...글쎄. 솔직히 말하면, 난 잘 모르겠어. 물론 나도 유정 씨가 좋긴 하지. 그리고 내게도 중요한 사람이기도 하고."
"......"
"하지만 그건 나뿐만 아니라, 다른 애들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해. 동생도, 대장도, 유리도, 막내도. 모두가 유정 씨를 좋아하고, 또 그 아이들에게도 유정 씨는 중요한 사람이지. 힘들 때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어른이란 말이야. 좋아한다... 이 감정이, 유정 씨를 '사랑한다'는 말인 건가? 미안. 만약 그런 의미라면 나도 그건... 그건 잘 모르겠어."
"...어줍잖은 대답이군요."
"어줍잖을 수밖에 없어. 누군가를 사랑한다? 그런 감정, 난 잘 모르니까. 예전엔 알았었을지도 몰라. 하지만 '그 날' 이후에, 난 그 감정을 잊기로 했어. 너무 오랫동안 잊어버려서, 이제는 그 감정이 어땠었는지도 잘 몰라."
"그 날이라면... 알파퀸의?"
"자세한 건 말해줄 수 없어. 다만... 한 가지는 말해줄 수 있지. 그 대상은 누님이 아니야. ...그래. 누님이 아니었어."

도연 씨가 알라우네의 머리카락을 가지고 했엇던 실험이 떠오른다. 난, 아직까지도 그녀를 잊지 못했다. ...다 잊어버렷다고 생각했는데. 얼간이가 따로 없지. 나란 놈, 못난 놈.

"...이야기가 샜군. 아무튼 아이들이 그러는 것만큼, 아니 어쩌면 그 이상으로 나도 유정 씨를 아끼고 있어. 다른 건 몰라도, 그녀가 내게 소중한 사람이 되었다는 것만은, 확실하게 말해줄 수 있다고."
"...믿기 힘들군요."
"좋을 대로 생각해. 하지만 난, 진심이야. 유정 씨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건... 진심이라고."
"...Then."

뭔가 할 말이 더 남은 건가. 나름 솔직하게 대답해 줫다고 생각했는데.

"요원님은... 언니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실 수 있어요?"
"...?"
"언니는... 많은 걸 희생해 왔어요. 검은양의 관리요원이 되면서, 언니는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 했죠. 더 높은 지위로 올라갈 수 있을 기회를, 그리고 그러면서 얻게 될 수많은 것들을요. 요원님은... 그런 많은 것들을 검은양이라는 팀을 위해 포기한 언니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실 수 있나요?"
"...글쎄..."

그래, 생각해 보면, 유정 씨는 우수한 사람이지. 내가 알기론, 원래는 더 높은 지위로 올라갈 수 있었다지. 검은양의 관리요원이 되지 않았다면 말이야. 분명 그녀도 그걸 아쉬워할 지도 모른다. 높으신 분이 되었더라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걸 누릴 수 있었을 테지. 캐롤도, 그걸 생각해서 저런 말을 하는 걸 테고.

"아마도, 그건 힘들 거야."




하지만, 나는 그렇게 말했다.

"글쎄. 유정 씨도 그것들을 아쉬워할 지도 모르지. 유정 씨도 사람이고, 욕심이 있는 사람이니까. 하지만 말이야, 과연 유정 씨가 그런 것들을 자신이 맡은 일들, 자신이 져야만 할 책임보다 우선시하는 사람인가?"
"...그건..."
"난 그렇게 생각 안해. 내가 아는 유정 씨는, 그런 사람이 아니야. 만약에 유정 씨가 그런 사람이었다면, 난 애초에 유정 씨를 좋아하지도 않았을 거야. ...나는 유정 씨에 대해서는 잘 몰라. 아니, 난 유정 씨뿐만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 자체가 서툴러.아마 다른 애들과도. 하지만, 난 유정 씨가 언제 가장 행복해 했는지, 그건 잘 알고 있어. 우리가 아스타로트의 궁전에서 무사히 빠져나오고 모든 일을 끝냈던 그때, 유정 씨는 가장 행복해했지. 우리가 죽지 않고 무사히 빠져나왓던 바로 그 때 말이야."
"......"
"차원전쟁 때, 난 여러 팀의 여러 관리요원들을 봤어. 하지만 그 많은 관리요원들 중에서... 유정 씨 같은 관리요원은 없었지. 다들 자신의 승진에 필요한 실적을 쌓기 위한 사람들이었으니까. 진정으로 자신이 관리하는 요원들을 아끼고 보살펴 주는 관리요원은, 거의 없었어. ...유정 씨는, 그런 관리요원들과는 달라. 우리들이 살아있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해 할 줄 아는, 그런 사람이야. 그러니, 난 더 이상 유정 씨를 행복하게 만들어 줄 자신은 없어. 지금 우리가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잖아? 유정 씨는 아마 지금 가장 행복할 테니까." 

그래, 유정 씨는 그런 사람이다. 우리들이 살아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해 할 줄 아는, 그런 훌륭한 관리요원이다. ...전쟁 때 유정 씨 같은 관리요원이 많았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해 보면, 나는 꽤 운이 좋았군. 전쟁 때는 형, 지금은 유정 씨라는 훌륭한 관리요원을 둘이나 만났으니.

말을 많이 했더니, 목이 마르군. 나는 다시 텀블러를 입에 갖다댔다. ...얼음이 거의 다 녹아서, 맛은 상당히 밋밋해져 있엇다.

"이봐 캐롤. 캐롤이 왜 그런 말을 하는지는 나도 잘 알고 있어. 그럼... 한 번 유정 씨에게 직접 네 마음을 전해보는 건 어때?"
"...직접요?"
"시도해 ** 않고서는 잘 모르잖아. 아예 마음을 드러내 볼 시도도 해 ** 않고 속으로 끙끙대기만 하면, 기회는 영영 물건너가게 돼. 혹시 모를 가능성에 매달려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해."
"그럴...까요..."
"선택은 캐롤의 자유야. 난 그 이상은 말하지 않겠어. ...하지만, 기왕이면 빨리 결심하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군."

말을 마치자마자, 바의 문이 열렸고 그 문을 연 사람은.

"죄송해요, 많이 늦었죠?"
"늦잖아 유정 씨. 약속 시간은 지키라고 있는 것 아닌가?"
"미안해요. 오늘따라 지부장님이 너무 끈질겨서... 이걸로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르겟네요."
"열두 번째 아닌가? 이제 그럼 열세 번째를 찍겠구만. 형은 꽤 끈질긴 사람이니까 말이야."
"그럼 또 방어해야죠. 오르지 못할 나무, 쳐다**도 말라는 의미로요. 후후.

유정 씨는 그러면서 내 옆에 앉았다. 자, 그럼 이제 슬슬 나서 볼까...

"어디 가시는 거에요? 제이 씨."
"오면서 보니까 경치 하나 끝내 주더군. 잠깐 바람이라도 쐴까 해서 말이야."
"벌써 취한 거에요? 저 없을 때 마시니까 벌 받은 거에요. 아무튼, 빨리 돌아와요. 얘기하고 싶은 건 많으니까."
"그러도록 하지. 그럼, 내가 돌아올 때까지 두 아가씨들은 즐거운 담소 나누고 있으라고."

나는 그렇게 말하면서 자리를 떴다. ...물론, 바람을 쐰다는 건 선의의 뻥이다. 말은 했으니, 이제 어떻게 되나 한 번 두고 보자고.




...얼마나 걸렸을까. 바 옆에 있는 벽에 기대어 기다리고 있자니, 문이 열렷다. 캐롤이다.

"...어떻게 됏어?"

조심스럽게 묻자, 그녀는 허탈하다는 웃음을 지으며 말햇다.

"언니에게 솔직하게 말했어요. 요원님의 의견대로요. 그러니까... 언니가 칵테일을 한 잔 주문하더라고요. 재료는 진과 레몬, 제비꽃 리큐르였어요."
"......"

캐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있었다. 저 주조법의 칵테일은... 내가 알기론 블루 문이라는 이름의 칵테일이다. 의미는... 있을 수 없는 일, 혹은... 거절.

"그래도 이렇게 말을 하니 속은 시원하네요. 시원한데..."
"...이봐."

캐롤은 웃고 있었다. 그런데, 왜 눈에서는 저렇게 눈물이 흐르고 있는 걸까. 어깨에 손을 올려 캐롤을 위로해 줬고, 그게 신호가 되었는지 캐롤은 내 가슴에 기대서 결국 울음을 터뜨려 버렸다. ...너무 잔인한 조언을 해 준 걸까. 서럽게 울고 있는 캐롤에게, 계속 미안한 마음뿐이다.





안녕하세요. 오늘도 글을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밖에 비가 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게임에 뭔 문제가 생겼는지 접속도 잘 되지 않는군요. 빨리 복구가 되야 할 텐데 말이죠.

이제 다음 편이 김유정 편의 에필로그군요. 이 김유정 편이 끝나면 뭘 해야 할지 잘 모르겟습니다. 일단 마지막 편이 남아있긴 하지만, 그래도 그 전에 뭔가 단편이라도 써야 할 거 같아서 말이죠. 그리고 다음 소설은 무슨 주제를 가지고 쓸지에 대해서도요. 몇 가지 생각해 놓은 소재는 있습니다만, 언제 한 번 설문조사라도 해 봐야겠네요. 하루 빨리 다음 시즌이나 스토리에 대한 떡밥이 풀리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번 편도 술에 대해서 얘기가 많이 나왔군요. 아무래도 어른들의 시간이기도 하고, 뭣보다 제가 요즘 조주자격사 공부중이라 술에 대해서 언급이 좀 많았습니다. 조주자격증의 길은 멀고도 험하군요. 하하. 참고로 저 러스티 네일이나 블루 문은 실제로도 있는 칵테일이니, 혹시 바에 가실 기회가 있으시다면 한 번 주문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블루 문은 저 제비꽃 리큐르라는 재료가 좀 구하기 힘든 거라 잘 모르겠지만요.

오늘도 제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편에 다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2024-10-24 22:37:31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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