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개 팬픽 ⑦ 삶이여, 찬미받아라.

TV중독 2015-08-02 0

※ 팬픽 작성자가 나타와 레비아를 생성해서 플레이해본 경험이 없으므로, 두 명을 포함한 캐릭터간의 호칭이나 말투에서 좀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 나머지 3명의 팀원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가 없으므로 자작 설정을 사용.
※ 게임과는 좀 시스템이 달라서, 던전에 입장한다고 입장이 닫히지 않습니다.

※ 다른 화는 일부러 반전 기준으로 끊었지만 이 화는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에 무지 깁니다. 스압 주의.



검은양 팀이 나타남과 동시에, 슬쩍 비웃음을 짓는 테러 조직.
……그런가. 수배자인 자신들을 잡기 위해서라면 저런 녀석들과도 결탁할 정도로, 검은양 팀은 실망스러운 녀석들이었나?

믿기지 않았지만, 그런 녀석들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싶지만…… 여기서는 그것이 현실이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멈추라고……? 야 이슬비…… 너 지금 누구 맘대로 그딴 명령을 내리는 거야! 내가 왜 네 명령 따위를……!"

침묵을 끊고, 제일 먼저 나타가 거세게 항의했다. 그 뒤에, 다른 팀원도 이어서 항의하려고 했지만…….

"현실을 직시해, 늑대개. 너희는 지금 우리가 떠난 뒤의 플레인게이트에서 계속 탐사를 했기 때문에, 전에 우리와 싸웠을 때만큼의 전투력을 발휘할 수 없을 거야. 장비와 지원이 충분했던 우리로서도 힘들었던 일이었으니까, 수배자 신분인 너희라면 더욱 힘들었겠지. 그리고, 보아하니 2명은 전투 속행이 불가능한 상태고, 나머지 3명도 플레인게이트의 탐사 때문만으로 그렇게 됐다고는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체력적인 위기. 너희가 플레인게이트에 있었다는 걸 감안하고 그 증상으로 판단하면, 아마 란 언니의 헥사부사 때문이겠지. 그러면, 그런 상태의 너희가 지금 우리 팀 다섯 명과 5 대 5로 싸우면, 너희 쪽에 승산이 얼마나 있을 것 같아?"
"뭐……!"

이슬비는 그녀다운 분석력으로, 반론의 제기를 원천적으로 막아버렸다.

"……아니에요, 슬비 님. 전, 싸울 수……."

그런 이슬비를 상대로 레비아는 다시 손 없는 오른팔을 겨누었고…….

"그럼 1명이 전투 속행 불가능에 4명이 체력적인 위기인 걸로 수정할게. 그래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아."
"……아아……."

그것조차도 너무나도 냉정하게 재계산에 넣어, 다시 한 번 모두의 입을 막았다. 뒤에서, 숫자를 세기 어려운 테러 조직원들이 낄낄대는 소리가 들렸다. 그럼에도,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그래, 이해해준 모양이네."

이슬비의 위로, 7개의 비트가 떠올랐다. 평소에는 상대하기 귀찮은 능력이었을 뿐인 [반전]. 그런 그게, 지금은 그렇게나 위협적으로 느껴질 수가 없었다.

"야, 잠깐……"
"잠깐만 가만히 있어줄래?"

그래도 마지막 힘을 짜내어 항의를 내뱉으려는 나타에게, 이번에는 서유리가 이 상황과는 너무도 맞지 않게 밝게 웃으면서 총구를 겨누었다. 페이즈 건. 위상관통탄보다도 더 확실히 위상능력자를 상대로 데미지를 줄 수 있는 무기……. 역시 평소라면 크게 위협적이 아니었을 터인데.

"그 짧은 목숨, 조금이라도 더 오래 살려면 가만 있어."

제이 역시 공격자세는 잡지 않았지만, 늑대개 팀에게는 그 말은 너무나도 냉혹하게 느껴졌다.

"널 믿은 내가 바보였어, 제이……. 역시…… 역시, 클로저는 다 똑같아……."

배신감과 분노에 이를 악물고 떨면서도, 역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락희의 나지막한 원망의 말을 들으면서도, 제이의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럼."

그리고, 공격에 충분할 정도로 비트의 높이를 높게 한 이슬비는……











돌연 뒤로 돌아, 테러 조직원들에게 [레일건]을 7발 전부 발사했고, 그것을 신호로 마찬가지로 뒤돌아 도약한 서유리는 테러 조직원들의 발 앞을 향해 [전탄 발사]를 퍼부었다.
그리고, 제이, 이세하, 미스틸테인 역시, 공격은 하지 않았지만 동시에 테러 조직원들을 향해 일제히 돌아서서, 주먹과 건블레이드, 랜스를 그들을 향해 겨누었다.

"……!?"
"……뭐, 뭐야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이거……!?"
"그, 그러게요……?"
"제이 너…… ……제이……짱……!?"

늑대개 팀은 순간적인 상황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했고…… 그것은 이미 처음부터 이럴 계획으로 여기 온 검은양 팀 이외에는, 테러 조직원들 역시 다르지 않았다.

"이봐, 검은양 팀…… 이게 뭐하는 짓이지? 분명 협력하겠다고 약속했을텐데!"

조직원들 어디에 섞여 있는지 모를, 아마도 그들의 대장인 듯한 사람이 항의를 내뱉었다.
그리고, 이슬비는 거기에 대해, 아까의 말투와 전혀 다르지 않은, 하지만, 아까는 늑대개 팀에게 너무나도 냉혹하게 느껴졌지만 지금은 오히려 친절하다는 느낌마저 주는 말투로 대답했다.

"그래, 그렇게 말하긴 했지. 통화한 사람이 나였으니까 내용은 전부 기억하고 있어. 5명 전원이 상의하고 대답해주겠다고 했고, 그 말대로 5명 전원이 상의해서, 5명 전원의 만장일치로……"
"뻥치기로 했단 말씀~!"
"……서유리."

……이 녀석들이나 저 녀석들이나, 솔직하지 못한 녀석들 투성이다. 이 세계는 미쳤어.

"이 자식들……! 잘도 우릴 속였겠다!"
"이 형이 앞으로 사는 동안 쭉 도움 될 거 하나 알려주지. 구두계약은 믿는 게 아냐. 사람을 믿든가, 못 믿을 상대면 계약서를 제대로 작성해야지. 잘 기억해둬라."

분개하는 대장에게, 제이는 약을 올리는 건지 조언하는 건지 모를 말을 했다.

"이봐요 아저씨들, 그냥 꺼/져주면 안돼요? 아저씨들 때문에 게임하다 말고 불려왔는데."
"이만 돌아가주시면 안될까요? 미스틸은 사람에게 미스틸테인을 휘두르고 싶지 않아요."

이세하와 미스틸테인 역시 그들에게 경고했다. 그 모두가 지극히 이성적인 말이었지만, 대장에게는 이미 정상적인 판단력이 존재하지 않았다. 배신에 대한 분노…… 그리고 몇백 배나 되는 압도적인 수적 우위. 그 모두가 그를 오판하게 만들기에는 충분했다.

"젠/장, 이렇게 된 이상 검은양이고 늑대개고 사이좋게 쓸어주마! 전부 공……!"

그렇게 대장은 공격 명령을 내리려 했지만……

그 말을 입에 다 담기도 전에, [전자 폭풍]의 벼락에 정확히 적중당해, 단번에 기절했다.

"대, 대장님……!"
"제대로 맞춘 모양이네. 인간 상대라서 힘은 조절했으니까 지금 당장 데리고 도망치면 생명에는 지장 없을 거야."

그렇게 말한 이슬비는, 위협하듯이 검은양 팀과 테러 조직원들의 사이에, [공간 압축]을 설치했다.

"뭣…… 저기 다가가면 위험해! 떨어져!"

그걸 알아본 테러 조직원들은, 섣불리 다가가지 못하고 물러섰다.
[공간 압축]의 지속 시간은 길지 않다. 늑대개 팀이 도망칠 시간을 벌 용도는 아니다. 그것을 벌어주는 것은 단 한 번 사용한 [공간 압축]이 아닌 검은양 팀 자신들. 단지, 물어볼 게 있다면 떠나기 전에 몇 가지 물어볼 수 있는 그 정도밖에 되지 않는 시간.

"어째서……? 어째서 절 이렇게까지 도우시는 거에요, 슬비 님? 전…… 차원종. 당신이 증오하는 차원종인데요……?"

레비아는 용기를 내서, 그 시간을 제일 먼저 사용했다.

"테인이한테 이야기를 듣고 나서…… 나름대로 조금 조사해 봤어. 레비아 네가 누군지도 알게 됐고."

이슬비는 그 질문에, 약간 참는 듯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럼……."
"너도 알고 있겠지만, 난 차원종에게 부모님을 잃었어. 그러니까 차원종은 내 원수야. 이건 지금도 변하지 않고, 아마 평생 바뀌지 않을 거야."
"……."

그 말을 듣고 슬픈 표정을 지었던 레비아는,

"하지만."

이슬비가 곧바로 이야기를 반전시킨 것에 놀랐다.

"레비아, 너 역시 부모님을…… 부모님이나 다름없던 연구원, 그리고 너를 만든 헤카톤케일. 그 양쪽을 잃었어. ……모두, 우리 인간들에게."
"……!"
"그걸 알면서도 넌 인간을 용서하고 인간의 편에 서 있지만, 나로서는 차원종의 편에 서기는커녕 단 한 개체의 차원종을 용서하는 것조차 할 수 없어. 난 그렇게까지 마음이 강하지 않아. 그러니까…… 내가 이성으로 복수심을 억누를 수 있는 동안, 내가 저 테러 조직원들에게 정신이 팔려서 너한테 신경쓰지 못하는 동안, 내 눈 앞에서 사라져, 레비아."
"……네, 고마워요 슬비 님."

이제서야, 앞으로 다시는 못 볼 순간이 되어서야 털어놓는 그녀의 본심.
용서할 수는 없지만, 옆에 서 있는 것만으로 죽이고 싶을 정도지만, 그럼에도 이해하고 공감한다……. 같은 아픔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종족도, 소속도, 모든 것이 적대 관계였던 레비아에게, 이슬비는 마침내 진짜 속마음을 말했다.

"있죠, 레비아 누나."

뒤이어 미스틸테인이 말을 이었다.

"미스틸은, 인간을 지키는 검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왔고, 그렇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런데…… 애쉬도 더스트도, 큐브에서 만난 또다른 미스틸도, 미스틸이 사실은 차원종을 지키는 검이래요. 지금 그렇지 않더라도 언젠가 그렇게 된대요. 싫어도 그렇게 된대요."
"……미스틸테인 님…… 아니에요, 그럴 리가……."
"……있죠, 레비아 누나. 만약에, 만약에 미스틸이 차원종을 지키는 검이 된다면……."

약간은 슬픈 듯, 약간은 후련한 듯한 눈을 하고, 미스틸테인은 잠시 뜸을 들이고 말을 이었다.

"그 때 미스틸은, 인간의 편에서 인간을 위해 싸우는, 인간을 사랑하는 차원종인…… 그 검은, 누나만을 지키는, 누나만이 휘두를 수 있는, 온전히 레비아 누나만의 검이 될 거에요. 약속할게요."
"……아!? 무, 무슨 말씀을……!?"
"뭐, 아직은 아니지만요!"

당황스러운 말을 꺼내고도, 미스틸테인은 마치 농담이었다는 듯이 곧바로 환하게 웃었다. 당황한 레비아는 말을 더듬었다.

"……그, 그렇죠! 그렇게 되면 안 돼요, 미스틸테인 님!"
"……네. 고마워요, 레비아 누나."

그 대답에, 미스틸테인은 살짝 안도한 표정을 지었다.

"야, 야, 니들 누가 맘대로 연애하래! 여기가 예식장이야!?"

그걸 본 나타가 왠지 치밀어오르는 짜증을 표출했다.

"앗, 죄, 죄송해요 나타 님……"
"아, 나타 형! 레비아 누나 좋아해요?"
"뭐……!? 야, 꼬맹이 너……!"

하지만, 레비아가 당황하든 말든, 미스틸테인은 특유의 순진함으로 나타의 정곡을 찔러버렸고,

"그러고 보니까 나타, 너 지난 번까지만 해도 레비아를 차원종 계집애라고 부르지 않았어?"
"원래 남녀감정은 본인들은 잘 모르는 법이지. 솔로 탈출 축하해 나타."
"야, 이슬비, 이세하……!"

거기에 이슬비와 이세하가 장난스런 표정으로 거들었다.

"……나타 님……? 저를, 좋아하세요……?"

그 뒤, 레비아 자신이 잔뜩 붉어진 얼굴로 결정타를 먹였다.

"젠/장, 젠/장……! 몰라! 나도 모르겠다고, 이게 뭔지! 이런 걸 느껴본 적이 있어야 말이지!"
"나타, 그거 드라마에서 남주인공이 신분의 격차가 나는 여주인공에게 사랑에 빠질 때 쓰이는 단골 대사야. 그리고 너 오래 못 산다고 들었으니까, 분명 그 전에 어떤 전개로든 결혼하게 될 가능성도 굉장히 높고."
"뭐, 결혼……!? 내가!? 레비아랑!!? 몇 년이나 더 살지도 모르는 내가 레비아랑!?!?"
"사랑이 있으면 종족이나 수명의 차이는 뛰어넘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해.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같은 게 인생이니까."
"……제가, 나타 님이랑…… 겨, 겨, 결……."
"이슬비 너어어어어어어!"

……그리고, 흐뭇한 표정을 지은 이슬비의 마무리 일격으로 강제로 커밍아웃당했다.
나타와 레비아가 혼란에 빠진 동안, 다음에 말을 이은 것은 제이였다.

"아, 아, 외로운 형 겸 오빠 옆에서 즐거운 청춘은 그쯤 하고…… 우린 좀 다쳐도 유정 씨한테 치료받을 수라도 있지, 너흰 여기서 붙잡히면 죽도 밥도 안 되잖아? 너희를 보내준 것에 대한 시말서는 내가 애들 것까지 다 지도해서 써줄 수 있으니까, 너흰 걱정 말고 얼른 도망가."
"……제이 짱은? 쟤네 제이 짱이든 검은양이든, 치료고 뭐고 받지도 못하게 싹 다 죽일 생각인데?"
"……꼬마야, 젊은 오빠는 여기서 안 죽어. 왜냐면……."

제이는 살짝 오른손 엄지로 뒷쪽에 우왕좌왕하며 서 있는, [공간 압축]조차 돌파하지 못하는 테러 조직원들을 가리키면서 말했다.

"저런 허접한 놈들은 우리 검은양 팀을 절대 못 이길 거거든."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씨익 웃는 모습과 함께, 제이는 그렇게 당당하게 락희를 안심시켰다.

"……응, 그렇네 제이 짱. 잘 있어. ……나보다 좋은 여자 만나서, 짧은 삶이라도 행복하게 살아."
"허나 거절하지. 이 제이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그리고 안심하고 제이의 행복을 빌어주는 락희에게, 제이는 처음 그녀를 만났을 때 했던 것과 같은 말로 대답했고……

"……그래, 아직도 그렇다면 어쩔 수 없겠네. 제이 짱이 이길 수 있는 여자가 아니니까."
"뭐!? 이봐 꼬마, 너 무슨 말을……!"
"우리 쪽도 나타 짱이 속마음 공개당했으니까, 나도 제이 짱 마음을 밝혀두는 거야. 이걸로 1:1 동점♥"

락희는 그런 제이에게, 나타와 마찬가지인 강제 커밍아웃을 시켜버렸다.

"……제이 아저씨, 설마 아저씨가 좋아하는 분이라는 게…… 우리 엄마에요?"

그리고 이세하의 눈치는 너무나도 빨랐다……

……만.

"……얼마 전까지는. 지금은 다른 사람이야. 누님 아들인 동생이 이렇게 멀쩡히 옆에 있는데 뭘 더 바라겠어."
"엑……!? 제이 아저씨!?"
"어? 잠깐, 오답이었어 제이 짱!?"
"꼬마야, 두 번이나 내 말을 중간에 끊은 건 너잖아? 그래서야 뒷쪽이 같은지 아닌지는 알 수 없는 이야기지. 한 쪽만 끊었어도 비교 불가능인데 두 번 다 끊었으니 이건 뭐 도리가 없어."

제이는 그렇게, 알파 퀸 서지수에 대한 마음을 이미 정리했다고, 후련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그럼 지금 좋아하는 여자랑은 왜 결혼 못 하는데 제이 짱!?"
"……왜겠어, 꼬마야? 불장난이니, 목숨이 오가는 싸움이니, 그런 건 어른의 세계가 아냐. 이런 게 진짜 어른의 세계지."
"……또, 또 그런 취급이야!"
"꼬마 넌 그래도 옆의 세 명보다는 오래 살 거 아냐? 어른이 됐을 때 한 번 곰곰이 생각해 봐. 뭐, 그렇게 기분 좋게 말할 수 있는 답은 아니니까."
"……응, 알았어 제이 짱. 그럼…… 아무리 단명해도 어른이 될 때까진 살게. 법적 성년이 아닌, 진짜 어른이."

그리고, 제이는 쓸쓸한 듯, 덤덤한 듯, 지금 마음을 둔 사람에 대한 감정도, 같이 담아서 이야기했다. 락희가 조사한 부분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녀로서도 지금 제이가 마음에 둔 상대가 누구인지는 알 수 없었다.

"어…… 다들 왜 그렇게 말이 술술 잘 나와? 다들 설마 나 몰래 대사 준비해오고 그런 거 아니지? 좀 말해주지 그랬어~ 나도 생각 좀 해둘걸~."

그런 모두를 보고 서유리는 꽤 당황해서, 아무 말도 못 하다가 이제서야 반쯤 억지로 웃음을 지으며 물었다.

"서유리, 시간도 없는 와중에 그런 걸 했을 리가……"
"그러고 보니까, 어제 본 게임 엔딩에 이런 대사가 나오더라."

그리고, 어이없다는 듯한 이슬비의 말을, 이세하는 살짝 자르고…… 레비아를 바라보며 말했다.

"『삶이여, 찬미받아라. 그대가 누구의 것이든, 그대에게는 그럴 권리가 있다.』"
"……!"

이제 손가락만 재생되면 되는 상태의 레비아는, 그 말을 듣고 놀랐다.

"『삶이여, 이어져라. 그대가 누구의 것이든, 그대에게는 그럴 의무가 있다.』"
"……살아가려는, 의지……."

……이건 마치, 나타가 자신에게 해 준 말 같았으니까.

"『삶이여. 그대가 이 권리를 마음껏 누리고, 그대가 이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는 한── 그대를 가진 자는, 이 세상 무엇보다도 아름답다.』 ……뭐, 그 대사는 마왕이랑 용사 양쪽 모두에 해당하는 거였으니까, 차원종이라고 다르진 않겠지, 레비아."
"아…… 고마워요, 고마워요 세하 님……!"

그리고 그런 이세하에게, 레비아는 진심으로 감사를 표했고, 이세하는 살짝 웃어 주었다.

"……아, 그래 생각났다! 전입신고! 외국인도 공무원한테 말하면 우리 나라 사람 될 수 있으니까, 내가 최강의 공무원이 되면 차원종인 레비아도 우리 나라에서 같이 살아도 될 거야!"
"서유리, 그건 이민이야. 전입신고랑은 좀 달라."
"아, 그런가? ……아, 아무튼!"

그리고 이세하가 그 긴 대사를 읊는 동안, 서유리는 어쨌든 할 말을 생각해내고, 단어 하나를 이슬비에게 지적받았다. 그런 서유리를 보면서, 임성진은 피식 하고 웃었다.

"햣하하~ 그래 니가 최강이다 서유리. 내가 졌네. 죽어서도 영원히 못 이기겠다 이건."
"어……?"
"뭔 소린지 못 알아먹겠냐? 나 오늘부로 최강 때려친다고. 그 대신에 니가 꼭 최강의 공무원 돼서, 살아있는 동안에 꼭 레비아를 대한민국 국민으로 만들어놓으란 말이다. 알겠냐, 서유리~!"
"아……! 그야 물론이지! 이 서유리님한테 맡겨두시라고!"
"……성진 님, 유리 님……!"

그렇게 임성진은 처음으로 패배를 인정하고, 그를 구속하던 최강의 자리를 후련한 얼굴로 넘겨줬다. 자신과 달리, 서유리에게는 그건 속박이 아닌 순수한 목표일테니까. 그리고, 서유리 역시 그런 그에게 자신만만한 얼굴로 대답했다.

그리고 그런 그들을 말 없이 보던 미키가, 마지막으로 입을 열었다.

"……감사를 표하지, 이슬비. 나중에 보답을 하고 싶지만, 이 유한한 생명에게 이제 남겨진 날은 얼마 남지 않았으니, 그 동안 다시 만날 수는 없을 거다. 그것이 나에게는 너무 슬프군."

표정을 알기 어려운 무표정한 얼굴로…… 미키는, 감사를 전해두었고, 이슬비는 거기에 대답했다.

"그럼, 너도 증명해 봐."
"뭐……?"
"처음 만났을 때, 네가 말했지? 나보다 불행했으면서도 단 하나의 희망만을 의지해서 살아왔다고. 그건 그렇게 의지할 가치가 있는 희망이었는지, 그걸 의지했던 너 자신은 옳았는지, 앞으로 몇 년이 됐든, 매일매일 그걸 증명하면서 살아봐, 미키."

이슬비는, 그렇게 말하면서 살짝 웃어 보였다.
그런 이슬비를 미키는 잠시 놀란 눈으로 바라보다가, 웃으며…… 원래의 소녀다운 얼굴로 웃으며 대답했다.

"고마워, 슬비야. 잘 지내."
"……어? 잠깐, 너……."

원래의 말투를 내보인 미키…… 그것은 원래는 클로저와 관계없는 일반인에게만, 하지만…… G타워 때의 일 뒤로는 거기에 더해 동료들에게만 보여주는 그녀의 본모습. 그런 사실을 알 리가 없던 이슬비는 갑자기 변한 그녀의 모습에 잠시 당황했다.

"여기나 저기나 청춘이군. 자 그럼 늑대개 팀, 어느 쪽으로 갈 수 있게 길을 터주면 되나? 저거, 슬슬 사라질 때 됐는데 말야."

그런 그들에게, 제이가 아슬아슬한 상태의 [공간 압축]을 가리키며 슬슬 시간이 없음을 알렸고…… 늑대개 팀은 일제히 한쪽을 가리켰다.

"그래, 그럼 여기랑 저기 중간…… 저 정도쯤을 막아놓으면 되겠군."
"……준비됐지, 검은양 팀?"
"옛서, 리더!"
"얼른 끝내고 게임하러 가자고. 죽으려고 달려드는 멍청한 아저씨는 없었으면 좋겠는데 말야."
"잘 가요, 레비아 누나, 나타 형! 그리고, 어…… 아무튼 다들!"

그리고 그들이 방해받지 않도록 검은양 팀이 저들을 막아내기로 의견의 통일을 재확인한 뒤, 제이가 지정한 포인트에 미스틸테인의 [콜 랜스]를 시작으로 이슬비의 [전하 집속탄], 이세하의 [화염분쇄] 등, 벽으로 삼을 만한 걸 전부 쏟아부었다.

"테인 짱, 난 결국 덤 취급인 걸까나. ……아무튼 가자! 사랑해 검은양 팀♥!"
"야, 검은양! 고맙다! 앞으로 다신 보/지 말자!"
"저, 오늘 일을 잊지 않을게요! 안녕히 계세요, 검은양 팀 여러분!"
"잘 있어라! 니들이랑 싸웠던 건 죽는 날까지 못 잊을 거다! 니들이 최강이다, 검은양!"
"……파이팅!"

그렇게 각자의 감사의 인사를 남기고, 늑대개 팀은 달렸다. 얼마 남지 않은 삶이겠지만, 그 삶을 누리기 위해서, 그 삶을 자신의 의지로 자유롭게 살아가기 위해서.

그들의 삶은 이제 더 이상 누구에게도 자유를 방해받지 않을 것이다. 그 자유에 대한 책임 또한, 지금부터는 그들 자신이 온전히 질 것이다. 벌처스든, 유니온이든, 초커든, 그리고…… 그들에게 시한부 인생과 차원종의 몸으로 살 것을 명령한 신에게도,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그들은 얼마 남지 않은 삶을 싸워나갈 것이다. 각자의 삶이 다하는 마지막 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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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후기>
-이 엔딩을 그리기 위해서 총 8화의 팬픽을 썼습니다! 에, 이게 7화인데 무슨 소리냐고요? 그러게요, 무슨 소리일까요?
-전 나타×레비아를 응원합니다!
-자캐지만 성진×미키도 응원합니다! 는 아직 플래그가 어떻게 꽂혔는지 안 올렸네요. 세세한 부분을 수정중이라서요. 이 팬픽은 나타랑 레비아가 주인공이라 스킵했습니다.
-참고로 대장에게 날아간 전자폭풍은 추가타입니다. 기본발동 없이 즉시 추가타만 시전 가능에 추가타의 타겟지정 가능은 어디까지나 소설적인 연출입니다. 인게임에서 그런 게 가능할 리가 없죠.
-그런데 공간압축 지속 시간이 저렇게 길었었나? 뭐 이것도 소설적인 연출인 걸로. 대화하는 내내 콜랜스랑 공간압축을 번갈아서 꽂을 수는 없잖아요.
……아니, 하지만 소설 내에도 짧다고 써놨으니만큼, 아마 이슬비가 결전기 쓸 때마다 시간을 멈출 수 있는 더 월드 능력자라서 그럴지도 모릅니다.
-아, 혹시 교회 다니시는 분들이 보고 오해하실까봐 적어둡니다만, 적어도 작가인 제가 생각하기에는, 마지막 문구는 신이 방해하지 못한다는 게 아니라, 방해할 능력은 있지만 방해하지 않을 거라는 이야기입니다. 벌처스랑 유니온이랑 초커 쪽은 방해할 능력이 없는 게 맞고요. 다만, 이 부분은 작가 공인은 아니니까 원하시는 대로 생각하셔도 좋습니다.

-사실 올린 뒤에도 조금씩 수정하고 있습니다. 단어를 고친다든가, 묘사를 고치거나 넣는다거나, 대사를 추가한다든가, 개연성 있게 일부 사건을 수정한다든가 하는 식으로요. 작성 시간 근처에 접속하고 계셨던 분이 계시다면 아시겠지만, 예를 들어, 실은 최초 버전의 4화에서 오세린은 트레이너와 통화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까 오세린이 트레이너 전화번호를 어떻게 알아요.
2024-10-24 22:37:31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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