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School Days -4
세하뿅 2014-12-29 1
School Days -1편
School Days -2편
School Dats -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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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넌 따귀 여자?"
"말을 그따구로 밖에 못 하니?!"
소년은 자신의 입에서 무의식적으로 튀어나온 말을 집어 넣으려 했으나 이미 업질러진 물. 핑크머리의 소녀는 소년- 이세하를 죽일듯이 노려보고 있었다. 소년은 어떻게 해야될지 몰라 안절부절 못 하는 모습이다. 분명 또 다시 뺨을 맞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
소녀- 서유리가 둘 사이에 끼어들었다.
"뭐야~? 그럼 세하의 얼굴을 밤탱이로 만든게 너란 말이야?"
'밤탱이라니...'
반박하고 싶었지만 자신의 몰골을 보면 딱히 그러지도 못 할 상황이다. 지금 자신의 뺨은 퉁퉁 부은채 붕대를 감고 있으니 말이다.
"....그 상처는...!"
핑크머리의 소녀는 소년에 뺨에 퉅여져 있는 붕대를 보고선 조금 놀란 눈치다. 아마 저헐게까지 될줄은 몰랐으리라. 다만 몰랐다고 해도 소년의 뺨이 어떻게 되올아오지 않는다는 것 또한 소녀는 잘 알고 있었다. 설마 자신에게 이정도의 파워가 있는 줄은 몰랐다. 다만 너무나 열이 뻗친 나머지 소년의 얼굴을 보자 '저 면상을 후려갈겨주겠어.' 같은 생각이 떠올랐다는건 지금 생각해도 창피한 일이다.
일단 사과를 하자. 아무리 저 소년이 먼저 잘못을 했다 하더라도 상대방을 때리는 짓은 결고 좋은 행동이 아니다. 오히려 사과해야 마땅한 행동이다. 상대방이 얼마나 나쁜짓을 했든 그것을 폭력으로 해결하려 한다면 자신도 똑같은 사람이 되기 마련이다.
"미......"
소녀는 자신의 입이 이렇게 까지 무거운 줄은 몰랐다. 사과를 해야 마땅한 상황인데 어째서 인지 사과의 말이 입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소녀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내뱉기를 거부하고 있다. '왜지?' 자기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봤자 쓸데없는 짓이다.
목이 턱 막힌다. 입이 움직여지지 않는다. 마치 입위에 납덩이를 올려놓은 것 같다. 소녀는 자신이 왜 이러는지 조차 알 수 없었다. 다만 생각을 하는 동안 소녀의 의심은 확신으로 변해갔다. '저녀석에게 만큼은 머리를 숙이고 싶지 않아.' 소녀의 분노가 내린 하나의 답이다.
"뭐? 말을 할거면 빨리해."
소년은 소녀를 재촉했다. 소녀는 고개를 들어올려 소년을 꿋꿋이 쳐다보았다. 소년은 마치 압도당할 것 같은 소녀의 분위기에 그만 움찔했다. 자기보다 작은 여자아이 인데도 압도당했다. 그만큼 소녀의 눈빛은 진지하고, 사나웠다.
"마안하다는 말을 듣고 싶으면 그쪽이 먼저 저한테 사과하세요."
".....뭐?"
"제말이 안들렸나요? 사과하시라구요. 아침에 있었던일. 설마 잊었다고는 하지 않겠죠?"
'아침에 있었던일....?' 소년은 생각했다. 오늘 아침은 평소저럼 게임을 하고 등교했다. 그리고 교실에서 게임을 했다고 혼났다. 그러던 도중에 뺨을 얻어맞았다. 이것들 이외에 또 다른 것이 어디에 있단 말인가? 오히려 사과를 받아야 할 사람은 저 소녀가 아닌 자기자신이라고 생각했던 소년은 당황했다. 도대체 저 소녀는 나에게 무슨 악감정이 있어서 나를 이리도 몰고가는 건지 만일 저 소녀의 말대로 자신이 크나큰 무언가를 잘못했다면 모를리가 없다 아무리 게임을 하고 있었다곤 하지만 소년 자신도 사람이다 눈치를 못 챘을리가 없다. 아마.
머리를 이리 굴리고 저리 굴려봐도 소년의 아침은 오로지 게임밖에 없었다. 오늘은 아침에 게임을 하던도중 전설템이 떠서 기분이 좋았고, 남은 돈으로 강화를 성공해서 신났고, 그걸로 보스까지 잡았다. 오생각을 해보니 오늘 아침은 운이 좋았다. 하지만 소년의 기억에는 이것이 다다. 아침에 무슨 다른일이 있었는지, 심지어 복도를 걸을때에도 다른 누구랑 부딫히는 일은 없었다.
'......부딫혀...?'
소년의 기억이 아주 조금씩 되살아 났다. 오늘 아침 게임을 하던 등굣길에 누군가랑 부딫혔다. 소년에겐 그다지 중요한 일도 아니거니와 사람과 부딫히는일이야 어디서나 흔히 일어난다. 일일이 대처했다간 쓸데없는 체력만 낭비 하게 된다. 그래서 신경 쓰지 않았다. 애초에 부딫힌 쪽도 잘못이 있으니 그려려니 하고 넘긴 일이건늘, 그것 가지고 저 소녀는 저리도 화를 낸단 말인가?
"설마.. 아침에 부친힌 것 때문에 그런건 아니지?"
"맞거든?"
'이런...'
"그럼 겨우 넘어진 것 가지고 내 뺨을 후렸던거야?"
"겨우 넘어진거......? 겨우?"
소년은 아차했다. 소녀의 얼굴이 아까보다 훨씬 더 너둡게 변했다.
"너랑 부딫힌것 때문에 학교주소가 적힌 쪽지는 잃어버리고, 넘어져서 내 스맛폰에 금이 갔어! 이거 산지 얼마안된건데!! 그리고 날아가버린 쪽지 때문에 난 몇십분이나 헤매서 학교에도 못 올 뻔했고, 거기에!!"
속사포 같은 말이 날아오고 있다. 소년은 쥐구멍이 있다면 지금 당장 숨고 싶다.
"스맛폰에 금이간 덕택인지 터치도 안먹히고 접속불량에! 잃어버린 쪽지에 학교 전화번호가 적혀 있었는데 아예 전화도 못하게 되고! 학교를 찾다가 주변을 어슬렁 거리니 불량배들한테는 찍힐뻔 하고! 이게 뭐야 정말!! 전부다 너 때문이야!!"
소녀는 하소연을 내뱉는 듯이 말했다. 얼굴은 벌개지고 연간 소리를 지름탓에 목소리가 갈라져 쌕쌕 소리를 낸다. 푸르고 맑은 눈동자에는 눈물이 고여있다.
소년은 순간 소녀의 눈에 고인 눈물을 보고선 생각했다. 이대로 가다간 위험해! 남자의 직감적인 본능이었다. 여자가 울어서 좋은 일은 하나도 없다. 그것은 오랜 세월에 얻은 교훈이었다.
"미,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그러니 울지마 야. 응?"
소년은 빌듯이 사과했다. 소녀는 큼지막한 눈으로 소년은 쳐다보더니 잠시 훌쩍거리며 눈주위를 닦았다.
"누, 누가 울었다고 그래?!"
"네네, 안울었어요. 어쩄든 내가 잘못했어 미안해. 됬지?"
소년은 어린아이를 달래듯이 말했다. 대게 이려면 울음을 그친다고 친구중 누군가가 말해준 적이 있었던 것 같다. 뭐, 100% 확실한건 아니지만 지금 여기서 쓸 수있는 가장 유용한 방법 중 하나였다. 소년은 마음속으로 몰래 친구에게 감사를 표했다.
"뭐.. 그렇게까지 말한다면야...."
'친구만세!' 소년은 마음속으로 외쳤다.
"그, 그리고 나도 잘못한게 있으니... 미안해."
소녀는 개미만한 목소리로 말했지만 어짜피 떠드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기에 소년은 그 목소리를 똑똑히 잘 들을 수 있었다.
"자아~ 그럼 이제 너네 둘이 화해하거야?"
소녀- 서유리가 양팔로 둘의 어깨를 감쌌다.
""화,화해는 무슨..!""
"화해한거 맞구만 뭘~."
당황해서 내뱉은 말이 겹쳐지자 서유리는 키득키득 웃더니 몸을 빙글 돌렸다. 기다란 머리카락이 소년의 눈앞을 스챠갔다. 역시 좋은 향기구나- 하고 소년은 생각했다.
소녀- 서유리가 검지 손가락을 하늘 높이 추켜올렸다.
"그럼 이제부터 반에 돌아갈까!"
"뭣?!"
소년에게 청천병력같은 말이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