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RS / D'LIGHT 제1화, 파견. part.1

콰이어 2015-07-30 0

"네, 사람 바꿨습니다. 잡상인, 종교권유, 보이스피싱, 장난전화하는 놈들은 전부 모가지를 뽀사버릴테니 5초내로 용건말 말하고 껃↗엌↘주세요."

나릇나릇한 목소리가 이보다 더 쾌활할 수 없을 정도의 분위기로 이보다 더 없을 정도로 사나운 인사말을 건낸다. 눈은 썩은 동태도 보고 비웃을 만큼 힘이 없었고 수염은 무슨 산에서 도를 닦다 왔는지 덥수룩해서 이제 이게 콧털인지 턱수염인지 구분도 가지 않는다. 그야말로 나이먹고도 일하기 싫다는 니트의 표본이라 할 수 있는 남자, 이런 남자에게 뜻밖에 산듯한 톤의 목소리가 나왔다는 것이 가장 미스터리였다.

하지만 발신인은 별 신경쓰지 않는다는 듯 오직 자기 할 말만 했다.

{날세.}

굵직하고 위엄있는 목소리, 분명 발신인은 직책있는 노인임을 단 한순간에 느낄 수 있었다.

"날새라는 새도 있었수? 요즘은 새도 전화할 수 있나 보네. 세상 참 좋아졌어."

{애도 아니고 말장난이나 하면 좋아라 하는 사람이 있던가? 자네는 참 변하지 않는군.}

한심하다는 듯이 일갈하는 발신인에게 수신인은 더 한심하다는 듯이 비웃었다.

"아니, 난 진짜 댁을 모르는데 '날세' 한마디 하고 나보고 알아들으라는 건가. 댁은 뉘슈?"

{……진심인가?}

"아 진짜, 이 양반은 자기소개도 할 줄 모르나? 5초 지났으니까 끊읍시다."

{야?!}

-뚝

수신인은 더 이상 들어줄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는지 냅다 전화를 끊어버렸다.

…………………………………………………………………………………………

"아."

이제야 잠이 깬듯 대뜸 번뜩 눈이 크게 떠지며 발신자 번호를 확인하는 남자는.

"……진짜 누구지?"


*



신서울 인천공항.

차원전쟁 이후 모든 도시가 그랬지만 서울 또한 그 참상에서 벗어나 어느덧 그 본모습을 되찾아가고 있었다. 그 증거로 한때 완전히 기능정지했던 인천공항은 옛날과도 같이 사람들이 북적이며 입국과 출국을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그 수천, 수만의 사람들 중 유유히 걸어가는 4명의 소년, 소녀들이 있었다. 

"난하야, 그 복장좀 어떻게 안되겠니? 좀 튀는거 같아."

그 중 샤방하고 귀엽게 생긴 한명의 소녀가 흑발의 다른 한명의 소녀에게 지적했다. 확실히 흑발의 소녀가 입고 있는 옷은 마치 한복을 개조한 것 같은 느낌이였다. 굳이 따지자면 한복도 아닌 것 같고 그 미묘한 옷차림은 타인의 시선을 모으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 것 같다. 물론 자기 일 바빠서 초조하게 자기 비행기를 기다리거나 서둘러 공항을 빠져나가는 사람들만이 가득찼는지 별로 소녀의 옷차림을 신경쓰는 사람들은 없었다.

"뭐, 그런 거에요, 카에리. 나레이션씨가 친절하게 설명해주신 것처럼 지금은 다행히 아무도 신경쓰지 않네요?"

누구나가 치유될 것 같은 해바라기의 미소를 짓는 소녀.

"어, 그 발언 조금 위험한거 같아, 난하야. 제 4의 벽이랄까……. 그냥 요행이라고 무시해야 해?"

갸웃거리는 소녀를 보며 '그런 요행, 있을까보냐?!'라고 말하는 듯 안경을 쓴 소년이 두 사람을 째려보았지만 난하라 불리는 흑발의 소녀는 눈치채지 못했고 카에리라 불린 소녀는 상큼하게 무시했다. 그 와중에도 묵묵하게 침묵을 지키고 있던 키가 훤칠한 소년은 조용히 입을 열었다.

"교수님은?"

"어?"
"어라?"
"어랄라?"

본디 그들과 함께 도착해 학생들을 인솔해야 했을 교수가 어째서인가 보이지 않았다.



*


{지금 바로 상황설명 가겠네. 자네는 말 돌리는 것을 싫어하니까 말일세.}

아까와는 다른 상황, 상큼하게 나불거리던 남자는 꼬리말은 개처럼 얌전히 노인의 전화를 받고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1시간 전, 중경에서 출발한 비행기가 지금쯤 인천공항에 도착했을 것일세. 거기서 내린 UFA쪽 인물들을 맞이해주게나.}

"네↗에↑?!"

깜짝 놀라 자기도 모르게 목소리를 높혀버리는 남자에게 노인은 여전히 자기 할 말만 했다.

{자네가 놀라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 원래 UFA에서 직접 중경 밖으로 능력자를 파견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 있다해도 졸업생과이번에는 어느 특수한 경우이기도 하고 또 유니온 놈들이 하도 찌질하게 징징거려서 말일세. 꼴에 자존심 세우려고 인심써줬다는 듯이 자기들을 치켜세우는게 우습기도 했군. 하지만 우리들도 얻을 수 있는 것이 있고 또 학생들에게 중경 밖에 대한 경험도 늘릴 겸 교무정의에서 결정됬네. 루미닉 교수도 허가했고 말이야.}

"아, 아니 잠깐만요?!"

{인원은 5명, 4명이 이번에 파견되는 학생들이고 1명은 인솔역의 교수라네. 학생 4명은 전원 프로토타입(대표생)이고 아마 자네도 잘 알고 있을 걸세. 이현 나인핑거 슬랩, 자네는 아마 흑마녀 이현이라는 이름이 익숙하겠군.}

"에에에에에에↗엑↘?!"

{그렇게 기겁하지 않아도 되네. 그녀는 단지 중간까지의 인솔역이고 나머지는 자네가 인수인계하면 되네. 우리 소중한 학생들을 유니온에게 맞길 수는 없잖은가. 애시당초 유니온에서는 능력자 인솔역을 관리요원이라고 한다지? 명칭부터 마음에 안드는군. 마치 능력자에 대한 위험을 관리하에 둔다는 느낌이잖는가. 그런 놈들보단 자네같은 놈팽이가 훨신 낫네. 그리고 당일에 연락하게 되서 미안하네. 자네가 원체 전화를 받아야지. 아마 인수인계는 이현이 가면 해 줄걸세.}

"아, 저기 교수님, 잠시만요? 일단 제 얘기는 들어……."

{불평불만하지 말게. 지금 당장 인솔역으로 부를 사람이 자네밖에 없고 어차피 지금 당장 할 일도 없지 않은가? 근무수당은 당연하고 유니온쪽에서도 추가수당과 지원이 있을 걸세. 그리고 무엇보다 모두라고 칭하기는 조금 거하지만 자네를 강력추천했어. 어차피 지금 거절해도 결국 한다고 할 것 아닌가?}

"드미트리 교수니이이이임……, 제발 제 말좀 들어주세요오오오오……."

{인솔역이 부담스러워서 그런다면 걱정말게. 아마 유니온쪽에서도 인부를 보낼 것일세. 자네가 할 일은 인부놈이 우리 학생에게 차별행위를 가한다면 모가지를 뽀사버리면 되는 것일세. 학생들에 대한 프로필은 자네 이메일로 간단하게 올려놨으니 가면서 보게나. 그리고…….}

"잠시만요, 교수님! 일단 가겠으니 제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조금 곤란한 상황입니다!"

{그럼 허락하는 것으로 알겠네. 하고싶은 말이 뭔가? 필요한 지원이라도?}

"넵! 일단 학생들과 인솔역이 미리 공항에서 나와 휴식하기를 바랍니다!"

{어째서인가?}

"저 지금 전주의 본가에 있거든요?! 여기 전라도에요! 서울까지만 해도 자가용타고 3시간 이상! 버스타고 2시간! 기차타고 1시간 반입니다!"

{……자넨 지각이 존재가치인가?}

"그리고 이것저것 준비하면 기본 5시간 걸릴거라 생각합니다."

{자네, 서울에 샀다던 집은 어쨌나?}

"평수만 더럽게 넓고 혼자 살기 X나 쓸쓸해서 다른사람 줘버렸습니다. 걱정마세요. 집 명의는 여전히 접니다."

{…….}


*


"드미트리 교수님으로부터 연락이다, 이 멍청이들아. 인솔역 인계받을 멍청이가 지금까지 연락 씹고 잠수타다가 이제야 연락받았는데 남쪽 뜨뜻한 데에서 가족이랑 쌔쌔쌔하다가 이제 온단다. 아마 최소 5시간은 걸릴테니 우리들 숙소를 경유해서 미리 작전지역인 강남에서 대기하고 있는다."

등에 기타 케이스를 짊어진 미모의 여성, 찢어져 배꼽이 훤히 들어나는 옷하며 펑키한 옷이 마치 록커같았다. 심지어 온통 블랙으로 칠한듯한 의상과 백발과 창백한 피부가 대조되어 특히 강조되었다. 난하의 개조 한복도 눈에 띄었지만 더욱 눈에 띄게 하는 복장, 심지어 무엇때문인지 화가 나 있는 그녀는 지금 당장이라도 기타를 들고 사람들을 신나게 두들겨 패버릴 것 같은 비쥬얼을 주었다. 절대 교수라는 직책을 가진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숙소라면 짐을 풀 수 있는 거에요?"

"너희들에게 짐이란 것이 필요 있냐? 비행기에서 내렸으면 일단 짐부터 찾아야지 짐이고 자시고 다 내팽겨처버리고 몸만 훌러덩 가버리는 놈들이 짐이란게 있었나?"

"죄……죄송합니다."

락커 교수, 이현의 일갈에 소년소녀들은 그저 어리석은 자신들을 대신해 얼굴을 호일 구기듯 꾸깃꾸깃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들의 모든 짐을 들고 와 주신 높디높은 스승님의 은혜를 기억하며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었다.

본디 이현은 그렇게 말수가 많은 사람은 아니였다. 감정을 들어낸다는 느낌이 없었고 말 한마디한마디가 차갑기 그지 없지만 지금은 분노로 점철된 그녀의 지금 모습은 뜨겁기 그지 없었다.

-♩~♪~~♩~♬

갑자기 이현 교수의 호주머니에서 매우 헤비한 락 음악이 울려퍼졌다. 전화벨소리를 들으며 마음을 식히고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


달리는 기차안에서 한 남자가 인쇄한 프린트를 꺼낸것과 동시에 배를 움켜잡으며 고통을 호소했다.

"달리는 기차안에서 벌써부터 글자를 읽을 생각을 하니까 속이 아파."

그는 물을 마시며 비명을 지르는 복통을 참아가며 서류를 읽기 시작했다.

"어디 보자, 일단은 이 귀여워보이는 여자애부터 보자면……"


이름: 카에리

타이틀(이명): 스윗펀치머신(Sweet-Punch Machine).

나이: 불명

국적: 일본

능력: 체온을 발열시킴으로서 인해 얻는 육체강화 능력

흑천암양이라는 열혈행동파 패거리의 리더. 특유의 여성스러움을 이용해 가식적인 행동으로 자신을 숨기는 것을 즐기고 있다. 단일개체를 대상으로 하는 물리적 공격력만 보면 현 프로토타입(대표생)중에는 최강, 피할 수는 있어도 버틸 수는 없다고 한다.

PS. 흥분하면 오사카 사투리를 구사한다. 관서 출신인듯.


"으아, 어린 놈이 나이를 불명으로 적어놓고 있어! 역으로 징그럽다! 그리고 이제보니 어째서인가 갸루걸 냄세가 나는 듯하다. 요즘은 겉과 속이 다른 것이 취향인가? 스윗펀치머신이란 이명도 그런 모순때문에 받은 것이겠지. 진짜 중경쪽 인간들은 도대체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아직까지도 이명같은 것을 짓고 다니는지……, 쪽팔리지도 않나? 자, 다음은……."

이름: 소류

타이틀(이명): 어거스트아이시클(August Lcicle)

나이: 18세

국적: 일본

능력: 능력으로 구현화된 날카로운 다변형으로 공격하는 능력, 특히 원뿔형태로 많이 사용한다.

지적으로 보이며 실제로 수학 관련 문제에서 민감하게 결벽증상을 보일 정도로 집착한다. 하지만 그것과 대조적으로 뒷골목의 실세라 불리울 정도로 불량아라고 소문났고 그 두가지 모습이 겹쳐져 현 프로토타입(대표생)최고의 괴짜라고 한다.

PS. 피자 한 조각을 정확히 자를려고 15분을 소요하거나 밥 한 공기에 3천 개 이상의 밥알을 용납하지 않는다고 한다.


"된장녀 다음은 안경잡이냐? 일본에서 머저리들만 대려왔냐? 아니면 요즘 프로토타입(대표생)은 병X력으로 뽑나? 아니, 그보다 이 프로필 누가 만들었냐? 대충이네?"

이름: 파벨

타이틀(이명): 스틸스티드(Steelsteed)

나이: 19세

국적: 불명

능력: 해체의 능력자. 대상을 해석하고 해체, 재구축 할 수 있는 능력.

역대 프로토타입중 상위의 재능을 가진 능력자. 하지만 능력을 각성했을 때 본인의 손으로 가정과 이웃을 부숴버렸다. 그 트라우마 탓인지 현 프로토타입 중 그 누구보다 신중하고 완벽함을 추구하고 자신의 능력을 통제하려 한다. 또한 본인의 자존심이 매우 낮아져있어 누구에게나 협조적이다. 중경 정부는 그를 두려워하고 있지만 분명 중경 정부가 손을 뻗는다면 그는 당연히 잡을 것이다. 비슷한 계열의 능력자로서 앤소니 해킹왈츠와 비교해봤을 때 그가 제대로 능력 사용을 배운다면 앤소니 이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PS. 그는 동물을 사랑하지만, 동물을 만지진 않는다. 그는 사람들을 좋아하지만, 사람들과 만나지 않는다.


"뭐, 이 바닥에서는 흔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재미있는 이야기가 아닌 것은 확실하지. 그리고 이거 적은 놈 진짜 누구냐? 다른 놈들 프로필은 간략하게 적어놓고 남의 트라우라는 제일 길게 적어 놨네. 뭐, 그래봤자 한 줄이긴 하지만. 꼴에 마지막 문장은 명대사라며 겉멋들어지게 적어놨고……."

이름: 이 난하

타이틀(이명): 동방성단, 오리엔탈에스터이즘(Oriental Asterism)

나이: 19세

국정: 한국

능력: 성좌의 능력, 별의 상징이나 별자리의 형태를 한 능력의 구현, 특히 위상력을 개방할 때 주변이 밤이 되기도 한다.

이명에서 볼 수 있듯이 그녀의 능력은 동방성좌를 모티브로 능력을 표현한다. 하지만 이것은 본래 그녀의 능력이 아니다. 본래 그녀가 가지고 있던 능력은 마치 서예나 동양화를 그리는 듯한 손동작으로 그 손이 그리는 궤도를 따라 능력이 구현되여 그녀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능력이였다. 손수 개조한 전통의상과 악세서리를 믹스매칭시키고 또 그것이 어울리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그녀의 능력은 그녀의 미술적 재능이나 감수성에 영향을 받을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허언의 달과 해랑사 사건」으로 인해 위상력을 소실하고 퇴학까지 앞에 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새로운 능력과 함께 위상력을 각성했다. 현재까지 유니온이나 UFA의 기록에서 이러한 경우은 전무함으로 인해 공식적으로 위상력 소실증을 이겨낸 유일한 사례가 되었다. 그녀는 그때 본인이 느꼈던 아픔을 알기에 타 학생들의 고민을 잘 이해하고, 도움을 주는 상냥함을 가지고 있어 현재 UFA에서 그녀의 인망은 높디높다. 덕분에 따로 본인의 부실을 가지고 상담역을 맡고 있기에 어른스러움이 느껴진다. 때문에 신입생들에게는 선생님으로 많이들 착각을 한다고 한다. 그녀는…….


"야!"

서류를 읽던 남자는 자기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물론 괜한 허공에다가도 아니고 귀도 눈도 없는 한심한 보고서에도 아닌 이딴 보고서를 작성하고 놀고 있을 빌어먹을 놈팽이에 대한 분노다. 하지만 기차 손님들이 다들 놀라서 잠이 깨거나 귀에 꽂고있던 이어폰을 뺀다던가 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남자는 아랑곳하지 않고 혼잣말을 시작했다.

"다른 놈들은 아무리 길어도 5줄이 끝이더만 왜 얘만 혼자 독보적으로 다른 얘들보다 긴겨!?"

이유는 다름아닌 이난하라는 학생의 프로필. 이난하라는 학생의 프로필은 다른 학생의 프로필에 적힌 상세정보가 다른 이들에 비해서 어마어마하게 길었다. 무려 줄바꿈 하나 않하고 기본 정보란을 제외한 종이 한장 전부를 차지했다. 심지어 뒤로 갈수록 어째서인지 알면 안되는 위험한 무언가가 적혀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남자가 아무리 담력이 세다고 하더라고 이런 스토커 일지같은 더러운 글을 읽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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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제작자가 파벨 싫어하나봅니다. 파벨만 사진이 작아요.

근대 왜 깐@죽이 왜 금지단어임? 아는 사람 설명좀. 스피드웨건 도와줘요!
2024-10-24 22:37:21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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