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레비아X검은양] 여러분. 저희를 불쌍히 여겨주세요.

호시미야라이린 2015-07-30 1

안녕하세요. 여러분? 제 이름은 레비아(Levia)’ 라고 해요. 오늘 이렇게 여러분들과 대화를 나눌 수가 있게 되어서 정말로 기뻐요. 제 키가 얼마나 되냐고요? 으음~ 그거라면 다 아는 사실이지만 알려드릴게요. 157cm 에 불과해요. 너무나도 왜소한 키죠? 죄송해요. 실은 어떤 사람이 했던 말로 인해서 충격을 받았었어요. 뭐냐고요? 키가 180cm 미만은 낙오자라는 말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걸 생각하면 지금도 제 자신이 너무나 한심하게 느껴져요. 여러분들도 저를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정말 죄송해요. 몸무게...... 원래 몸무게라는 건, 여자에게 물어보는 건 실례라고 들었어요. 하지만 알려드릴게요. 여러분들도 다 아는 사실이니까요? 47kg 이나 된답니다. 여러분, 저 말이에요. 너무나 살이 많이 쪘죠? 비만이죠? 죄송해요. 어떻게든 운동을 열심히 해서 다이어트를 해야겠어요.

 

 

혈액형이 뭐냐고 묻는 분들도 계시던데요. 그건 저도 답해드릴 수가 없어요. 왜냐하면 저는 차원종(次元種)’ 이라서 혈액형이란 구분 자체가 존재하지 않아요. 그래서 신상명세서에도 구분 불가능이라 나와 있어요. 요즘은 어떻게 지내냐고요? 저희 늑대개(Wolfdog)’ 팀이 전 세계의 적이 되어버린 이후로 이리저리 도망 다니며 살고 있답니다. 피곤함의 연속이죠.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저희들을 도와주는 분들이 계세요. 누구인진 여러분들도 다 아실 거라고 생각해요.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소영 언니, 편의점 알바생 한석봉님, 그리고 신강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하던 우정미님이에요. 이 세 사람은 제가 좋아하는 나타님에게 있어서 정말로 소중한 분들이에요. 불행하게 살아오던 나타님에게 삶에 대한 의욕을 일깨워준 분들이에요. 제 입장에서 봐도 그 분들에게 정말 감사할 뿐이랍니다.

 

 

소영 언니는 나타님에게 있어서 사랑()’ 이란 감정을 상징하는 건 아닐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나타님은 저보다 소영 언니가 더 좋을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전 괜찮습니다. 나타님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제 마음은 언제라도 단념할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편의점 알바생인 한석봉님. 석봉님은 구로역 시절에 본인의 기억이 지워지더라도 나타님에게 친구가 되어 주겠다고 했죠. 저는 차원종이라 그런 걸 잘 이해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그 말을 이해할 수가 있을 거 같습니다. 석봉님은 나타님에게 있어서 진정한 친구(親舊)’ 라고 하면 될까요? 본인의 기억이 지워져도 친구가 되어주겠다고 한 걸로 보면 석봉님과 같이 좋은 친구는 더 찾을 수가 없을 겁니다. 저도 석봉님의 친구가 맞겠죠? 저도 구로역 시절부터 지금까지 석봉님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으니까요.

 

 

그리고 신강 고등학교 2학년, 그리고 현 유니온의 캐롤리엘님의 조수인 우정미님.

나타님에게 있어서 정미님은 평범한 삶에 대한 동경이란 마음을 상징하지 않을까요? 나타님과 정미님의 대화를 들으니 평범한 삶을 살아갈 수가 있다는 희망을 가졌으리라 생각해요. 어쩌면 학교도 다닐 수가 있고 말이에요. 하지만 홍시영 전 사장님이 세 분들에 대해서 기억을 다 지워버려 나타님의 희망은 무자비하게 짓밟혔어요. 저도 나타님이 너무 안쓰럽습니다. ? 나타님에게 플래그도 꽂았는데 이 틈을 비집고 들어와서 고백할 생각은 없냐고요? 여러분.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저는 이렇게까지 해서라도 나타님을 가지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나타님에겐 저보다도 소영 언니가 더 잘 어울리거든요. 플레인 게이트에서 지낼 당시, 캐롤리엘님이 기억소거장치로 잃었던 기억을 복구하는 약품이라는 것을 개발하고 있다고 해요. 빨리 개발되길 바래요.

 

 

지금까지의 잃었던 기억들을 모두 되찾고, 나타님이 삶의 의욕을 다시 찾기를 바라니까요. 어쨌든! 제가 오늘 플레인 게이트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요. 바로 저희 팀의 라이벌이나 다름이 없는 검은양(Black Lambs)’ 팀의 분들이 온다고 해요. 지금까지 만났던 적은 많이 있어요. 하지만 친하게 지낼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 팀의 리더인 이슬비님으로 인해서요. 이슬비님은 제가 차원종이란 것이 매우 불쾌하다고 합니다. 그 분들을 만나면 친하게 지내고 싶은데 역시나 이슬비님으로 인해 쉽지가 않아요. 이슬비님도 그렇지만, 미스틸테인님이라 불러도 될까요? 테인님도 절 정말로 싫어합니다. 절 보자마자 공격을 하거든요. 그럼 전 반격은 하냐고요? 아니요. 전 그냥 맞기만 해요. 전 싸우고 싶지 않거든요. 항상 맞기만 해도, 전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지금까지 해왔듯 제가 먼저 손을 내밀 겁니다.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그 분들이 마음을 열어주기까지요.

 

 

또 너야?!”

 

슬비님. ... 오늘은 제가 맛있는 거 만들어보고자 해요. ... 부탁드려요!”

 

“......?”

 

어떡할래, 슬비야?”

 

이봐, 레비아라고 했지? 그럼 네가 뭐라도 하나 내놔봐라.”

 

뭘요, 슬비님?”

 

너 요리할 줄 안다며. 그럼 네가 잘하는 거 아무거나 한번 만들어서 보여줘 봐.”

 

! 맡겨만 주세요!!”

 

 

검은양의 저 분들과 친하게 지낼 수만 있다면, 저 레비아는 뭐든지 다 할 거에요. 슬비님이 자신 있는 거 아무거나 요리해서 내놓으라고 하네요? 그렇다면 바로 만들어서 내놓는 것이 예의이고, 나아가 요리사의 의무입니다. 근데 슬비님을 포함한 검은양 분들에게는 뭘 내놔야 좋아할까요? 저는 저 분들의 식성을 잘 알지 못해요. 그렇다면 제가 나타님과 소영 언니에게 만들어줬던 걸 한번 해볼까요? 하지만 똑같은 걸 내놓으면 재미가 없겠죠? 그렇다면 뭔가 색다른 요리를 내놔야겠죠? 마침 검은양 분들의 동아리실의 냉장고에 식재료가 있네요? 그렇다면 저걸 사용해야겠죠? 걱정하실 필요는 없어요. 김유정님에게 허락은 받았으니까요. 저의 진심을 저분들에 전해줄 수가 있는 요리를 만들고 싶어요. 나타님이 옆에서 도와주시면 좋겠지만, 제 혀를 망친 전례가 있으니 그냥 무시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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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의 안에 있던 식재료들을 이용해 만들기를 시작할게요. 물론 조리과정을 언급하진 않을게요. 왜냐하면 그건 여러분들도 다 아는 사실이고, 또한 과정이니까요. 검은양이라 불리는 저 분들은 그간에 이것저것을 많이 먹어왔을 거에요. 그래서 소화시킬 능력이 필요한 것이 사실일 겁니다. 마침 야채와 관련한 식재료들이 있으니 이것들을 최대한 활용하면 됩니다. 어떻게 조리하는 지는 그냥 여러분들이 알아서 확인하면 됩니다. 일일이 언급하기는 너무나 힘들어서 그냥 제외하는 것을 이해해주세요. 7가지의 야채. 채소라고 불러도 될까요? 이것들을 이용해서 만들면 됩니다. 세상 사람들은 그걸 테린(Terrine)’ 이라고 부른다고 하네요? 근데 저는 테린이란 걸 처음 듣습니다. 그냥 책에서 나온 것을 똑같이 만들어서 내놓을 뿐이죠. 7가지의 재료를 사용해서 무지개 테린이 된다고 합니다. 거기에 토마토를 추가로 적용하면 무지개 테린의 새로운 형태가 완성되죠.

 

 

검은양 팀의 냉장고는 참으로 화려합니다. 역시 대우를 받는 사람들은 호화롭게 산다는 걸까요? 저희 늑대개는 세계의 적이 되어버리는 바람에 밥도 제대로 못 먹고 다니고 있답니다. 그 때문에 나타님이 예전보다 살이 더 빠지셨어요. 제가 알기로는 정말로 많이 빠지신 걸로 알아요. 물론 오랜 시간동안 굶은 여파가 맞겠죠? 저도 많이 굶기는 했는데 이상하게 살이 잘 빠지지가 않아요. 전 참으로 나쁜 여자에요. 어쨌든, 검은양 분들과 친해지기 위해 무지개 테린을 만들어서 내놓기는 했는데 어째 슬비님의 표정이 매우 심상치가 않아요. 뭐라고 하면 될까요? 너무 험악하다고나 할까요? 혹시 슬비님은 테린을 싫어하시는 건 아닐까요? 사실이라면 정말 난감해요. 뭐라고 말해야만 할지를 모르겠어요. 그런데, 슬비님이랑 유리님이 먼저 드시고 다른 분들도 다 드시네요? 예의상 먹어주겠다는 걸까요? 예의상 심사이자 시식을 해준다고 보면 되는 걸까요?

 

 

공정한 심사니 시식이니 하면서 남자들과 여자들을 제각기 따로 배치하고서 시식을 합니다. 물론 저걸 제안한 사람은 검은양 팀의 관리요원이라는 김유정님이에요. 여자들은 여자들의 방에서, 그리고 남자들은 남자들의 방에서 시식을 한다는 거죠. 무지개 테린이라고 했잖아요. 몰래 방을 보니까 슬비님과 유리님, 그리고 유정님이 특히 더 식후 리액션이 대단합니다. 어떻게 대단하냐고요? 유정님은 전원일기라는 TV 프로그램이 생각난다고 하고, 슬비님도 사랑과 차원전쟁이란 드라마가 생각난다고 하네요? 만약 사랑과 차원전쟁이 막장드라마가 아니라 착한 드라마였다면 이 음식이 꼭 나왔을 거라고 하면서요. 그럼 유리님은 어떻게 행동이 나오냐고요? 차원종에게서 이렇게까지 따뜻한 마음을 지니고 있다는 것에 감탄했다며, 저의 상냥함이 느껴진다고 말하네요. 세 분들 모두가 저의 무지개 테린이 맛있다는 반응을 보여주세요. 근데 뭔가 좀 이상한데요?

 

 

유정님.”

 

“......?”

 

슬비님, 그리고 유리님. 뭐 물어봐도 되나요?”

 

뭔데?”

 

뭔데, 레비아?”

 

유정님, 슬비님, 유리님... 여러분들 말인데요. 왜 옷은 물론이고, 속옷으로도 모자라 팬티까지 다 벗으셨어요?”

 

“......!!??”

 

꺄아아아아악!!”

 

유정 언니! 슬비야!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세 분들은 아무래도 전혀 눈치를 채지 못한 걸로 보여요. 왜냐고요? 제가 말하기까지 아무도 몰랐으니까요. 그런데 인간이란 종족은 참으로 신기해요. 어떤 음식을 먹은 이후의 포즈를 취하는 것을 식후 리액션이라 부르더라고요? 인간이란 종족은 저렇게 다 식후 리액션을 표현할 때에 저렇게 옷은 물론이고 속옷까지 다 벗는 건가요? 제가 아무리 차원종이라지만 인간이란 종족은 잘 모르겠어요. 저의 이야기를 보고 계실 모든 분들에게 꼭 여쭈어보고 싶습니다. 반드시 꼭 답변을 해주시면 좋겠어요. 어쨌든, 세하님과 제이님, 그리고 테인님은 어떤 상황일지도 궁금해져요. 그래서 한번 찾아가보니 세하는 어제 너무나 많이 먹었는데 소화가 아주 잘 된다고 하고요. 제이님도 갑자기 몸이 근육질로 변하더니 전성 시절의 생기가 돌아온다! 라고 외쳐대요. 채소를 먹는 것과 생기가 돌아오는 것은 무슨 관계일까요? 테인님도 해맑은 표정을 지으며 앉아계세요.

 

 

레비아! 이거 어떻게 만들었어?”

 

... 이거요? 그냥 TV 프로그램에서 나오기에 똑같이 해본 거에요. 유정님.”

 

오오~ 그래? 있지, 레비아.”

 

?”

 

너희들, 어디 갈 데가 없으면 우리랑 같이 살지 않을래?”

 

“......유정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너희 팀명이 늑대개(Wolfdog)’ 라고 했지? 다른 이름으로 바꾸는 거.”

 

?”

 

팀명은 물론이고~ 너희들 전원의 이름까지 다 바꿔서 신변보장을 받는 거야!”

 

 

유정님의 제안에 저는 뭐라고 말을 해야만 할지를 모르겠어요. 저희들의 팀명인 늑대개는 물론이고, 전원의 이름까지 다 바꾸자는 것. 혹시 말인데요. 저희들의 외모까지 싹 다 바꾸라는 거 아닐까요? ‘신상명세서(身上明細書)’ 로 비유하면 지금의 얼굴을 성형수술로 바꾸지 않더라도, 완전히 가명과 가짜 사진을 붙이는 걸로 말이에요. 유정님의 제안을 받아들이면 늑대개란 팀명은 물론이고 저희들도 모두 평생을 가명을 쓰며 살아가야만 해요. 하지만 계속 도망자로 사는 삶을 청산할 수는 있게 되겠죠? 여러분, 유정님의 제안을 제가 수락해야만 할까요? 제가 수락해도 나타님을 포함해서 다른 분들이 동의를 해줄지도 짐작할 수가 없어요. 괜히 수락했다가 나타님을 포함해서 다른 분들이 저를 폭행하지나 않을까요? 만약 폭행을 당한다고 해도 저는 할 말이 없답니다. 여러분들이 저라면 유정님의 제안을 어떻게 결정하실 건가요? 저는 우유부단(優柔不斷)’ 해서 결정하지 못하겠어요. 이 부분은 아무래도 여러분들에게 여쭙고 싶어요. 여러분은 어떡하실 건가요?

2024-10-24 22:37:21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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