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ON. 차원전쟁보고.문서번호000

에오니안 2015-07-26 1

UNION. 차원전쟁보고.문서번호000




아래는 20xx년 4월 10일과 11일에 협력 받은 피험체 351번에게서 얻은 진술이며, 모든 내용은 울프팩팀과 벌쳐스의 진술로부터 진실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명됨.


※경고: 이 문서를 외부에 유출하는 것을 엄격히 금함. 관련된 내용을 전하려고 시도 혹은 계획할 시, UNION 특별법 제 1조 12항에 의해 양측의 신변을 즉각 구속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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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문 1일째>


  나에게서 듣고 싶은 것이 있다니, 너희들도 다 아는 이야기이지 않은가?
  ‘차원종’의 입장에서 기록을 남기고 싶어서라고?
  하하, 입장이라… 그 동안의 요청은 누가—


  커헉!


  그래… 약속은 약속이니 말해주도록 하지…


  태양이 163242번 바뀌기 전, 안개 벌판 근처에서 여태 겪지 못한 거칠고 거대한 공간붕괴가 일어났다. 뒤틀림이 점점 심해지자 야생동식물이 점점 살 곳을 잃어갔고, 급기야 하급 부족 몇이 공간의 저편으로 끌려들어가기도 했다. 뒤틀림은 점점 빈도가 잦아지고 그 크기도 커져만 갔다. 우리는 목숨을 건 많은 시행착오 끝에, 생명체들에 깃든 ‘위상력’이라는 힘이 저 뒤틀림 너머 존재들의 또 다른 ‘위상력’과 어떠한 기저작용을 일으켜서 ‘위상’, 즉 세계 자체에 뒤틀림을 일으킨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와 더불어 위대한 용을 비롯한 군단장들은 자신의 ‘위상력’을 이용해 그 뒤틀림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이를 통제하기에는 많은 제약이 있어 그 뒤틀림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대한 열띤 토론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우리 군단에게도 그 뒤틀림은 무척이나 당황스러웠다. 과거에도 작은 뒤틀림은 몇 번 있었지만, 모두 상위 존재들만 인지할 수 있을 만큼 작디 작았기 때문에 아무런 준비조차 하지 못했다. 뒤틀림의 반대편으로 끌려들어간 생명체들의 소식은 알 수 없었고, 하급 부족과 더불어 종종 우리 용의 일족까지 끌려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들의 소식은 들리지 않았지만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니었다. 만약 그들에게 문제가 생긴다면 그것은 그들의 잘못이다. 강한 자는 어디에서나 살아남는다. 약하면 도태되는 것은 당연하며, 뒤틀림 너머에서 살아남지 못하면 그 또한 약했기 때문이리라. 우리 용의 일족은 나약하지 않으니 그 뒤틀림 너머에서 어떤 환경을 맞닥뜨리더라도 잘 버티리라 믿고 있었다.


  하지만 이는 우리의 착각이었다. 일족이 하나 둘 빨려 들어가고 다시 돌아오지 않자 용은 탐사대를 보내보았지만, 그들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잔혹한 현실이었다. 뒤틀림 너머로 강제전이 된 생명체들은 낯선 환경 – 지금 있는 이 땅 – 에서 영문도 모르고 약해진 뒤, 헤매고 두려움에 떨다 처참하게 도륙 당해갔다. 우리 자긍심 높은 용의 일족 또한 투쟁이 아닌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다 죽어갔다.


  첫 번째 탐사대의 생존자는 없었다. 딱 한 명, 자긍심 높은 전사가 찢어진 팔다리를 질질 끌며 뒤틀림 너머의 상황을 전해주고 숨을 거두었을 뿐이다. 그 위대한 전사의 유해는 다행히 고향에 돌아왔지만, 다른 전사들의 유해는 찾을 수도 없었다. 분명 너희의 손에 의해 우리 일족을 겨누는 어금니가 되어 다시 우리 동포를 도륙했으리라.


  보라! 지금 당신이 내게 겨누고 있는 그 무기 또한 나의 동료로부터 뜯어낸 수족으로부터 만들어낸 것이 아닌가!
 

  너희들은 분명 모를 것이다. 친우의 팔이 적의 손에 들려 자신의 배를 찢어내는 느낌을!


  그들의 투쟁심을 모—



이후 지나친 협조 요구의 폐해로 피험체의 상태가 나빠져 다음 날로 심문을 미룸.



<심문 2일째>


  피험체의 상태가 호전되자 바로 심문을 시작. 차원종의 경이로운 회복 속도는 앞으로 활용할 가치가 많아 보이며 이는 UNION. 차원전쟁보고.문서번호352에서 더욱 자세히 다뤄본다.



  하, 이런 것도 이제 그 어린 인간에게 시키는 건가?


  참으로 간사하구나… 우리 용께서도 차마 그 어린 생명을 끊어내지 못하시다 결국—크윽…


  알았다... 알고 싶은 것을 계속 말해주지...


  첫 번째 탐사대 이후에 격노하신 선대 용께서는 직접 뒤틀림 너머로 행차하시기로 결정하셨다. 이미 많은 지역에서 많은 동식물과 동포들이 빨려 들어갔지만 다시 되돌아오지 않아 분위기도 ‘토벌’ 쪽으로 기울었다. 왜 그런가? ‘토벌’이라고 해서 기분이 나쁜가? 뒤틀림에 의해 당신들 측의 손해도 있었던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처음 빨려 들어간 흉포한 짐승들은 우리 동포의 잘못이 아니지 않은가? 그 이후에 현상 규명을 위해 찾아간 우리 동포들을 학살한 것은 ‘토벌’의 대상이 되기에 마땅한 것이 아닌가?


  그렇게 긴 전쟁이 시작되고 우리 동포를 비롯한 많은 생명체가 죽어갔다. 하루에도 수만에서 수십만에 달하는 동료들이 위상능력자들에 의해 산채로 해체되었다. 인간은 전사의 유해를 모욕하는 짓은 끊이지 않았으며, 우리 동포를 사육해 동족상잔을 하게 하는 것도 서슴지 않았다. 생명체가 사라진 땅은 점점 피폐해져 갔기 때문에, 용은 결국 퇴각을 명하시고 벌떼처럼 달려드는 클로져들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투쟁을 좋아하는 우리 일족도 얼마 남지 않았다. 하위 부족도, 다른 군단도 막대한 피해를 입었으며, 사라져버린 동식물 때문에 복구가 불가능했다. 설상가상으로 뒤틀림마저 닫혀버려 우리는 피폐해진 땅에 그대로 갇혀있을 수 밖에 없었다. 새로운 용이 선발되었지만 해결책은 아무 곳에도 없었다.


  그렇게 생존을 위해 투쟁하던 중, 갑작스레 뒤틀림이 다시 생겨났다. 이번에 나가면 잔인한 인간들에 의해 멸족을 당할 수도 있기에 군단장들은 많이 망설였지만, 우리는 선택지가 없었다.


  우리는 처음은 ‘사고’로, 두 번째는 ‘탐사’로, 세 번째는 ‘토벌’을 위해 뒤틀림으로 뛰어들었지만,


  결국 전쟁이 끝난 뒤에는 ‘생존’을 위해 뒤틀림 너머로 뛰어들었다.


  그래, 그저 ‘생존’을 위해서……



거듭된 심문에 의해 피험체의 상태가 급격히 나빠짐.

동공반응이 모이지 않자 상부는 피험체의 폐기를 결정, 이튿날 폐기 처리되어 UNION 산하 연구소로 보내짐.





안녕하세요. 에오니안입니다.


이번에는 나타를 키우다 '맘바'의 이야기를 보고 이런 일도 있지 않을까~ 해서 이야기를 써 보았습니다.
사실 '존재할 리가 없는 문서번호'를 가제로 세웠는데, 너무 길어 생략했습니다. (이쪽이 뭔가 더 비밀스러운 느낌이 나지 않은가요?)
재밌게 읽어주셨길 바라며, 다음 작품에서 뵙도록 하겠습니다!

뱀다리1. 댓글과 추천은 큰 힘이 됩니다~~~ :DD

뱀다리2. 좀 더 달달한 글은

제이와 유정의 경우:  http://closers.nexon.com/ucc/fanfic/view.aspx?n4pageno=1&emsearchtype=WriterName&strsearch=%ec%97%90%ec%98%a4%eb%8b%88%ec%95%88&n4articlesn=4326 

이슬비: http://closers.nexon.com/ucc/fanfic/view.aspx?n4pageno=1&emsearchtype=WriterName&strsearch=%ec%97%90%ec%98%a4%eb%8b%88%ec%95%88&n4articlesn=3709

에서 확인하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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