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정,캐롤리엘,홍시영의 대학 시절의 에피소드.
서루인 2015-07-22 2
두드드~드드득~쿠르르..
한창 복구작업으로 시끄러운 현장. 여기저기서 들리는 자신을 부르는 소리. 현장책임관, 김유정은 현재 매우 바쁘다. 그리고..
"이 소음공해로 부터 벗어 날까..에휴.."
결제서류를 들고, 현장지휘까지..강남사태가 끝나도 바쁜 건 여전하니, 이럴 때일수록.
"한잔 마시고 싶어..휴~"
한 잔 들이키고 싶은 심정은 굴뚝같지만, 저번에 맥주를 들이키다가 아이들이나 제이 씨에게 추태를 부리는 바람에..
"겁이 나서 마실 수가 있어야지..;"
한숨을 쉬고, 휴식시간을 알리기 위해 각 지역에 연락한다.
"[치직]여러분, 이쯤에서 잠시 휴식시간을 가질테니 식사들 하고 오세요."
"[치직]예, 알겠습니다. 어이~! 모두들!...[치직]"
무전기를 끈 뒤에, 자신도 휴식을 하기 위해 자리를 비우려 하는데, 정미가 뒤에서 다가온다.
"저.."
"넌..세하네 친구인 정미구나? 복구작업은 힘들지 않니?"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 별로 힘들진 않아요. 그보다도 이거 받으세요."
보급품처럼 보이는 걸 내미는 정미. 유정은 궁금해서 고개를 갸웃거린다.
"응? 이거, 누가 보낸거니?"
"캐롤 씨가 요원님에게 전달해 달라고 부탁하셨어요. 내용물은 저도 잘 모르고요."
"캐롤이? 음..고맙다고 전해 주렴. 그리고..요원님이라 하지 말고, 편하게 언니라 부르렴. 우리 애들이랑 친구잖니?"
그러자 정미가 짐짓 아닌 척을 하며 말한다.
"따,딱히 걔네들이랑 친한 사이는 아니거든요!? ..그냥 같은 학교 애들중에서 신경써주는게 저밖에 없으니까 어쩔 수없이 도와주는거예요."
"그래, 그럼 수고하렴."
살짝 미소를 지어주며 말하자 정미는 너무 오버한 느낌이 들어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며 자리를 비우기 전에,
"네. ...언니"
작게 '언니'라고 말하며 발길을 돌린다.
정미가 가고 나서, 뭐가 들었나 보급품 상자를 열어본다.
"! 어머, 얘도 참..고맙긴 한데, 마실 시간도 없고, 이거 꽤 비싸 보이는데..;"
꽤나 고급스러 보이는 와인이 들어있다. 물론 자기야 좋긴 하지만, 선뜻 받기엔 약간 부담스런 선물이다.
하지만, 캐롤 성격에 못받는다고 거절해 봐야 시무룩한 표정을 지을께 뻔하니, 그냥 받기로 한다.
"아직 애들이 오려면 멀었으니..잠깐 쉴까.."
특경대 장갑차 안에서 잠을 청하자 피곤했는지 바로 곪아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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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강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현재 어느 대학교, 교수의 강의가 막 끝난 참이다.
"드디어 끝났네~ 다들 이제 무슨 수업 남았어?"
"난 아직 학필쪽 하나 더 남았는데, 넌?"
"나는.."
다들 강의실을 나가면서 친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리고..
"저.."
유독 남들보다 더 어린 여자가 학우들에게 다가온다.
"저도 마침 다 들은 참인데요. 혹시 괜찮으시다면.."
"아! 나 지금 과제 프린트 뽑아야 하는 걸 잊어버렸네. 미안, 다음에 보자~"
"어,어? 야, 갑자기 왜.."
"얼른 가자! 자자!"
다들 급한 볼일이 생각났다는 표시를 하며 슬슬 물러나기 시작한다.
남들보다 더 어린 여자는 시무룩한 표정으로 사람들이 물러가는 걸 지켜만 본다. 그리고 잠시 후에 다른 여성이 다가온다.
"만나서 반가워요. 캐롤리엘 씨 맞죠?"
"네,네. 제가 캐롤리엘이예요.."
"아 제가 제대로 찾은 모양이네요. 같이 차나 마시지 않을래요?"
"저,저랑요?"
"그럼, 여기 당신말고 다른 사람이 있나요?"
"아,아니요.."
"그러면 따라 오시죠. 당신과는 친하게 지내지고 싶어 지내요. 후후"
회색 단발 머리의 여성이 남들보다 더 어린 여자, 캐롤리엘을 데리고 카페로 이동한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나서 카페에 도착하고 난 뒤에 각자 마실 것을 시키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저..아까 경황이 없어서 물어보질 못했는데요..아직 이름을 듣지 못했어요."
"어머, 제가 깜빡했나 보네요? 그럼 지금 소개할게요 제 이름은 홍시영이라고 해요."
캐롤리엘의 맞은 편에 앉아 있는 여성, 홍시영이 그렇게 자기 소개를 한다.
캐롤리엘의 입장에서는 이렇게 남이랑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눈것은 흔치 않았다.
"정말 즐거웠어요. 홍시영 언니. 아, 편하게 언니라고 불러도 되죠?"
"언니라..괜찮을 것 같네요. 그럼, 나중에 또 봐요 캐롤 씨."
캐롤은 먼저 떠나가는 홍시영을 쭈욱 쳐다보고 있었다. 남의 눈치 따위를 전혀 신경쓰질 않는 그녀를 보니 존경스럽기까지 했다.
그래서 순진하게 홍시영, 그녀를 믿고 따랐다. 하지만..
"아, 언니! 늦어서 죄송해요."
"어머, 완전히 까먹고 안 올줄 알았는데 의외로 오는군요?"
왠지 모르게 홍시영에게 겁을 먹기 시작하는 캐롤. 홍시영은 눈을 가늘게 뜨고 말한다.
"이렇게까지 늦게 오실 줄은 몰랐군요? 혹시 제가 허탕치길 원했나요?"
"그,그런 게 아니예요..! 단지, 길이 막혀서.."
"솔직하지 못하고, 변명부터 하는 건가요? 실망스럽네요 캐롤."
"어,언니..?"
자리에 일어나려 하자 캐롤이 황급히 말린다.
"죄송하군요. 바쁜 줄도 모르고 불렀으니. 그렇게 바쁘시면..저한테 굳이 신경쓰지 않아도 되니까."
"아,아니예요! 제가 잘못했어요. 언니.. 그러니까.."
"오늘은 얘기할 분위기가 아니네요. 이제 절 놓아주시죠? 사람들 눈이 보이시지 않나보죠?"
몇몇 사람들이 캐롤과 홍시영을 주목하기 시작하자, 캐롤이 홍시영을 놓는다. 홍시영은 먼지가 붙었다는 듯이 툭툭 자신의 옷을 턴다.
"정말 둔하기 짝이없네요. 캐롤 씨? 그런 태도론 사회 생활하기 힘들꺼예요. 아, 충고하는 거니까 오해하지 마시고요 후후후.."
그리고 캐롤을 놔두고 매정하게 나간다. 캐롤이 뒤쫓아가자 홍시영은 이미 택시를 타고 자리를 떠난다.
"언니.."
생고생해서 겨우 홍시영에게 왔더니 오는 것은 차디찬 냉기뿐이였다.
다음날,
"자, 이번 과제는 조를 편성해야 하니까 이번 주가 지나기 전에 각자 정하세요."
레포트를 준비하여 발표를 해야하는 과제. 그렇기 때문에 여러명이 조를 짜는 것이다.
다들 각자 자기끼리 모인다고 정신이 없는데, 캐롤쪽에서 다가가자 다들 이미 사람을 구했다며 거절을 한다.
그러다 보니, 캐롤 혼자 조를 찾지 못한 채 밀려나고 말았다.
"다들 조를 갖췄나요?"
다들 대답을 하는데 캐롤은 침묵을 하고 있다. 그러자 한 여성이 손을 들고 말한다.
"교수님? 제가 알기론 캐롤리엘 씨는 아직 못 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캐롤리엘, 아직 편성을 못했나요?"
모두의 시선이 캐롤리엘쪽으로 쏠리고, 캐롤리엘은 수치심과 부끄러움을 느끼며, 손을 들고 말한 여성. 홍시영을 바라본다.
"어,언니.."
"아무래도 캐롤리엘 씨에게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음..오늘은 더 이상 진행하기가 힘들 것 같군요 캐롤리엘, 한번 사람들과 가까워 지도록 노력해보세요. 오늘은 이것으로 마칩니다."
교수가 말하지 않아도 노력하지만, 이상하게도 자신이 가까이만 가면 금새 흩어지니 캐롤으로선 어쩔 도리가 없다.
다들 하나 둘씩 강의실에서 나가고, 캐롤 혼자 나중에 강의실에 나오자, 앞에 홍시영이 기다리고 있다.
"후후.캐롤 씨 그러니 조심했어야죠. 제 충고의 뜻을 이제 알겠나요? 이제 저한테..할 말이 있지 않나요?"
"그..그러니까.."
뒤늦게 홍시영이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치밀하고, 무서운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지만..
"부,부탁드릴께요..뭐든지 시키는데로 할께요..한번만 용서해주세요.."
"그렇게까지 울상을 지을 껀 없지 않나요? 후후 안심해요. 받아줄테니."
싱긋 웃으면서 허락해 주는 홍시영. 하지만 캐롤은 홍시영의 웃는 얼굴 조차도 무서울지경이 되어버렸다.
그렇게 홍시영의 조에 편성되었지만, 캐롤의 시련은 끝난게 아니다.
"자,의논해야 할 것도 이제 없는 것 같으니 해산할까요?"
"저..언니 제 생각에는.."
"제 생각이 틀렸다고 판단하는 건가요? 캐롤 씨."
다른 사람들은 그저 홍시영의 눈치만 힐끗 보고 있다. 그러자 홍시영이 그들을 향해 미소를 띄며 말한다.
"캐롤 씨는 저랑 잠시 이야기 할 것이 있는 것 같으니 먼저들 가셔도 좋아요."
"예..저 뭐..그럼 저흰 먼저 가죠."
"야,야 같이가.."
다들 먼저 나가고 또 홍시영과 캐롤 둘이 남아있다.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고 싶었지만 눈 앞의 홍시영이 있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자,저희 둘만 남았으니 제 의견에 거부하는 이유를 들어보죠 캐롤 씨."
"거,거부 하는게 아니라.."
"거부 하는게 아니면, 뭐란 말씀이죠?"
"이, 이런 것도 첨부하면 좋다는 의견을 내려고.."
"그게 싫다는 것 아닌가요?"
"그,그런게 아니예요!"
자기도 모르게 목소리가 크게 나오자 아차,싶은 캐롤리엘 앞에는 홍시영의 표정이 싸늘하게 변한다.
"이것도 싫다 저것도 싫다라..저랑 장난치자는 건가요?"
"그게 아니라.."
"게다가 갑자기 소리까지 높이고..제가 그렇게 맘에 들지 않나봐요?"
"자,잘 못 했어요. 홍시영 언니."
"뭘 잘 못 했다는 거죠? 이러고 뒤에서 제 욕을 하겠죠?"
"저,절대 그렇지 않아요!"
"크게 말하지 않아도 잘 들리니까 좀 조용히 하시죠? 짜증나니까."
순간적으로 일그러진 홍시영의 표정을 보자 캐롤은 위협을 느끼며 겁을 먹는다.
다시 원래의 자기 페이스로 돌아온 홍시영이 웃으며 말한다.
"실례, 저도 모르게 개인감정이 튀어 나올 뻔했네요. 뭐, 캐롤 씨가 잘못했다는 걸 알면 자기가 해야 할 일은 잘 아시겠다고 믿겠어요."
"..네.."
"그럼 뒷정리 부탁해요. 저도 이만 가볼테니까."
홍시영이 자리를 떠나자 캐롤은 눈물을 한 두방울 흘리기 시작한다.
낡은 스카프를 만지막거리며 중얼거린다.
"아빠..전 어쩌면 좋죠..?"
뒷정리는 마치고 힘없이 길을 걷고 있는 캐롤.
쏴아아~~
"oops..비가.."
비가 그치길 기다리며 잠시 문 밖에 서 있는다. 다른 몇몇 사람들도 자신처럼 비가 그치길 기다리는 사람이 있지만, 친구로 보이는 다른 사람이 와서 그들에게 우산을 주고 같이 간다. 그렇게 다들 각자 다른 방법으로 빗길을 떠나는데 캐롤은 혼자 쭈욱 남아있다.
"어쩔 수 없네요..그냥 걸어 가는 수밖에.."
빗길을 그냥 걸어가려고 하는데 누가 옆에서 우산을 펴준다.
"..?"
"그러다 감기 걸려요 가는 길이 같으면 저랑..어머?"
자신을 알아보는지 캐롤은 창피해서 후다닥 뛰어가는데, 우산을 펴준 그 여성도 함께 뛰기 시작한다.
"저,저기 잠깐만! 기다려!"
결국 캐롤리엘을 따라잡아 우산을 씌워준 여성이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말한다.
"갑자기 뛰쳐나가서 놀랬잖아..아,나도 모르게 편하게 말했네.괜찮지?"
"네.."
"비도 많이 오면 잠깐 빌붙어서 가도 될텐데. 길이 같으면 나랑 같이 가자. 어..이름이 캐롤리엘 맞지?"
"네..그런데, 절 아세요?"
그러자 여성이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한다.
"같이 수업듣는 사람중에 너 모르는 사람 없을껄? 월반해서 나이도 덜 찼는데도 우리랑 같이 수업듣는 사람이 있다는 소문이 쫙 퍼진걸?"
"어..저랑 같이 있으면 불편하지 않으세요?"
무슨 소리를 하느냐는 표정을 짓기 시작한다.
"? 응? 딱히? 갑자기 무슨 소리야?"
"아,아니예요. 저, 이름을 아직.."
"그러고보니, 자기 소개도 안해줬네?"
캐롤과 걸어가는 여성은 자신의 이름을 밝힌다.
"내 이름은 김유정이라고 해. 하긴, 같은 수업을 들어도 맞은편에 있는 사람 이름은 모를 수도 있지."
"아하..! 오늘 꾸벅꾸벅 조시던 분이군요!"
"그,그렇게 까지 말할껀 없잖아..어제 피곤한 일이 있어서 그런 것 뿐이야!.."
김유정은 무안해 졌는지 아하하,하고 웃어넘기고, 왠지 모르게 경계심이 풀린 캐롤이 말문을 때기 시작한다.
"무슨 일이 있었나요?"
"음, 행사 때 뭘 할지 계획한다고 좀 늦게 까지 의논을 해서.."
"아, 그러고 보니 벌써 그럴때가 됬죠?"
"자리를 어디서 잡을지..인원 구해야 한다는 둥. 별거 아닌 거로 시간싸움 하다보니 그런거야. 그러다 살짝 한잔.."
"???"
"아, 아무것도 아니야 호호.."
쓸데없는 말까지 할 뻔한 유정이 황급히 얼버무린다. 어느 새 걷다보니 캐롤은 신호등을 건너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덕분에 편하게 왔어요 고마워요. 이만 가볼게요."
"아, 맞다 전에 조를 못 구했다고 했지? 혹시 괜찮으면 연락해 줄래?"
"네? 전.."
"자, 여기 내 번호. 생각있으면 보내줘. 그럼 갈게"
배웅해준 뒤에, 손을 흔드는 유정. 캐롤은 휴대폰을 만지작 거리며 생각에 잠긴다.
'저 분이라면..아니야, 괜한 기대는 하지 말자.'
캐롤 없이 모여있는 홍시영 조. 갑자기 홍시영이 할 얘기가 있다며 캐롤빼고 다들 한자리에 모이게 했다. 그리고 하는 말은..
"지,진짜? 하지만 그런 짓을 했다간 걔 타격이 클텐데.."
"그,그래요 그건 좀.."
"어머? 다들 왜 이제와서 저만 나쁜 사람으로 만드는 건가요?"
"그건 아니지만.."
홍시영을 뺸 나머지는 찜찜하다는 표정을 짓지만, 앞에 나서서 홍시영을 막는 사람은 없다.
"걱정 할 것 없어요. 제 말대로만 하면 아~무런 문제도 없을테니까 말이죠."
"그,그래도..명단을 함부로 손대는건.."
점점 웃는 얼굴에서 정색을 하며 말을 하기 시작하는 홍시영.
"어머~? 다들 그녀를 못 본척 할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도와줄 생각이 난건가요?"
"아,알았어..그 대신 우린 아무것도 모르는 거다."
"좋네요. 그 정도만 해도 충분해요. 그럼 이제 해산하죠."
만족하다는 미소를 짓는 홍시영을 보고 다들 수군거린다.
"..쟤 뭔가 좀 이상한거 같아.."
"그래, 음..왠지 모르게 찍소리를 못하겠는데.."
"으휴! 너도 참 쓸모가 없어요.."
"너,넌 어떻고!? 한마디도 안했으면서!"
그러다가 결국 자기들끼리 헐뜯기 시작한다. 홍시영을 힐끗 뒤를 쳐다보며 그들을 보며 비웃는다.
"정말 한심하기 짝이없네요. 뭐, 어짜피 이용가치가 떨어지면 버릴꺼지만."
한편, 그런 줄은 꿈에도 모를 캐롤은 강의실에 입실해있는 상태다. 시간이 되자 다들 때맞춰 우르르 몰려온다.
마지막으로 교수님까지 오고, 각 조의 대표에게 명단을 제출하라고 한다.
"음..이게 어떻게 된거죠? 다른 조에 두명이나 중복되어 있군요."
"..!?"
홍시영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하기 시작한다.
나중에 다시 제출하여 캐롤의 이름을 몰래 빼려했는데 지금 자신 말고 다른사람이 캐롤의 이름을 적은 것이다.
교수가 헛기침을 하며 캐롤리엘을 앞으로 불러서 명단을 보여준다.
"아무래도 본인에게 물어보는게 빠를 것 같은데..한번 보고나서 맞는쪽을 골라주세요."
캐롤이 본 각 명단의 대표는..홍시영하고 김유정으로 적혀져 있다. 분명 하겠다고 제대로 답변을 한 적이 없는데..?
당황한 표정으로 홍시영과 김유정. 둘을 번갈아 보기 시작한다. 둘의 표정은 극명하게 달랐다.
홍시영은 마치 건방지기 짝이없다는 식의 표정을 짓는 반면, 유정은 살짝 윙크를 하며 권유..에 가까운 표시를 보여주고 있다.
"유정 언니..?"
"음, 아무래도 홍시영 조쪽에서 잘 못 적은거 같군요. 이제 한 조니까 저쪽으로 같이 앉으세요."
캐롤의 중얼거림을 들은 교수가 캐롤이 제대로 대답도 하기전에 자리이동을 시킨다.
홍시영 조 쪽에서 수군거리기 시작한다.
"뭐야? 어떻게 된거야? 쟤 따로 있었어?"
"어..그럼 뭐야. 이미 있는 애한테 우리 괜한 걱정을 한거잖아? 나 참.."
나름대로 다들 안도하고 있는 분위기 하지만 홍시영 혼자 캐롤쪽으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캐롤은 신경쓰여서 보려하자..
"갑자기 중복됬다길래 엄청 놀랬네..아무튼, 어서 와!"
"저..전 하겠다고 답변을 못 했는데..어째서 그런거죠?"
"아, 그게.."
몰래 귓속말로 캐롤에게 이유를 말해준다.
"사실, 우리 딱 한명이 모자랐거든. 그러다 보니 아직 못 정한 네가 꼭 필요해 졌지 뭐니? 갑자기 끌고 온건 미안해. 그래도.."
잠시 말을 고른 뒤에 다시 뒤이어 말한다.
"내가 한 잔 제대로 사줄께. 콜?"
"혹시..술 말인가요?!"
"당연하지! 이럴 때 한잔 마시지 않고서야.."
"김유정 학생?"
교수가 헛기침을 하며 주의를 준다.
"친해진 건 좋지만 수업 끝난 뒤에 해주었으면 하군요."
"아..죄송해요 아하하..:"
"""하하하~"""
하나 둘씩 가볍게 웃고는 수업을 다시 재개한다.
시간이 지난 뒤에 강의가 끝나자 홍시영이 캐롤에게 다가간다.
"저랑 할 얘기가 있지 않는가요? 캐롤 씨."
"호,홍시영 언니..."
피식. 살짝 입꼬리를 올리며 캐롤에게 말한다.
"설마하니..이렇게 뒤통수를 맞을 줄은 몰랐군요...?"
"그,그게 어쩌다보니.."
"어쩌다보니..배신을 했다. 이런 건가요? 웃기지도 않네요. 잠시 따라오시죠?"
"지,지금은 조금 곤란.."
"사과조차 안하고 이젠 도망치시겠다..? 더더욱 용서 할수가 없군요."
캐롤의 손목을 억세게 잡고 끌고가려 하자 김유정이 홍시영의 앞길을 가로 막는다.
"캐롤을 데리고 어디로 가시는 거죠?"
"어머, 그냥 둘이서 나눌 이야기가 필요 한것 뿐이니 비켜주시겠어요?"
"그럼 저도 같이 따라가도록 할게요. 오늘 저희끼리 모이기로 약속이 잡혀서 갑자기 가버리면 곤란해서 말이죠."
"이야기가 끝나면 보내드리도록 하죠."
"저가 따라가면 안 될 정도로 심각한 이야기 인가요?"
둘 다 살짝 웃으면서 말하지만, 캐롤의 눈에는 둘의 눈빛이 마치 불꽃이 튀겨지는 것처럼 보인다.
"비밀 이야기 정도로만 해두죠 이제 비켜주시겠나요?"
"어디가서 이야기 하실껀지 말씀해 주시죠. 데리러 갈테니까."
"오지랖이 넓군요. 원래 이렇게 남의 일에 끼어드나요?"
"그건 당신도 마찬가지지 않나요? 캐롤을 참 아끼나 보군요?"
둘 다 한마디도 지지 않는다. 서로 한참 기싸움을 하더니, 김유정쪽에서 조원들이 온다.
"야, 왜 그렇게 늦어?"
"맞아, 네가 오늘 한잔 산다며! 얼른가자~"
결국 홍시영이 칫,하더니 캐롤을 놓아준다. 의외로 손힘이 좋은지 캐롤의 손목이 빨갛게 변했다.
"오늘은 먼저 선약이 있어 보이네요. 제가 양보하죠."
"신경써주셔서 고마워요."
"아~ 그러고보니 아직 당신 이름도 제대로 모르는 군요. 전 홍시영이라고 해요."
"전 김유정이라고 해요. 그럼 저희 먼저 가볼께요."
"그러세요."
뒤돌아서 여유롭게 걸어 나가는 홍시영. 보여주지 않는 얼굴에는 짜증남이 가득 섞인 표정을 짓고 있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김유정도 홍시영도 맘에 들지 않는 눈치로 보고 있다.
"뭐 저런 사람이 다있담? 나참."
"? 왜그래? 아..혹시 쟤랑 싸웠어?"
"싸우긴 무슨..근데, 쟤 알아?"
그러자 조원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다들 말 안해서 그러는데..알만한 애들은 알 껄? 나 쟤랑 고등학교 동창이라 아는데..쟤 얼~마나 독한 앤지 아니? 소름 돋는 다니까!"
"안 그래도 잠깐 이야기 나눠봤어. 딱 봐도 친해지기 싫은 사람이야. 우울한 이야기는 그쯤하고 오늘은 내가 쏠게!"
"""오~예!!!!"""
정신차리기도 전에 캐롤은 김유정네랑 함께 술집으로 끌려가기 시작한다..;
"""건배~~~!!!!"""
"치,치어스..."
챙!
어느새 술잔까지 부딫치며 마시기 시작한다. 대학생증으로 결국 대학 근처 술집에서 술잔을 기울인다.
술이 한두잔씩 들어가자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가 김유정이 홍시영에 관한 걸 듣자..
"뭐어~~? 정말이야!?"
"그래~ 그래서 알 만한 사람들은 걔 무서워서 건들지도 않는다니까?"
"얼굴은 예쁘던데..음, 좀 아쉽네."
그러자 김유정이 등을 짝! 때리며 말한다.
"으휴! 하여튼 남자들이란! 얼굴만 예쁘면 헬렐레 거리기나 하고!"
"아! 야, 아퍼! 갑자기 때리지 마! 나 말고 다른 남자들한테 물어봐라 뭐! 쳇"
"어휴~짐승."
"아, 내가 정상인 거라니까!? 그러지 마라 좀!"
"됐어! 소 귀의 경 읽기지"
그러자 김유정이 술기운이 올라오는지 캐롤에게 기대면서 말한다.
"봤지~? 남자들은 늑대니까 조심해야해. 언제 본성을 들이댈지 모른다니까?"
"아,아니야! 세상 모든 남자를 그렇게 판단하지 마! 그,그쵸 캐롤 씨!? 난 그렇게 안보이죠!?"
갑자기 자신을 부르자 놀란다. 그러다 보니 그냥 솔직하게 말한다.
"oh...말씀은 편하게 하셔도 되요 제가 어리니까요. 그리고..질문의 의도를 잘 모르겠어요."
"캐,캐롤 씨!? 아니 캐롤리엘..! 나 좀 살려줘요..;"
"쯧쯧, 불쌍한 녀석 안주나 씹어."
결국 다른 조원들이 동정을 표하며 달래준다. 그러자 캐롤이 쿡쿡 웃기 시작한다.
"호호, 전 별로 관심없어서 모르겠는걸요? 유정 언니는 어떠세요?"
"유정이는 몇 번 맞선 정도는 본적이 있는데.."
"마,말하지마!!"
유정이 화들짝 놀래며 말리는데 조원들은 무시하고 술술 불어버린다.
"술로 꼬시려한 남자들이 전부 역관광 당했다지? 히히"
"언벌리버블! 굉장하네요 언니!"
"캐,캐롤!?"
"아하하! 대박! 언벌리버블이래! 깔깔!"
"너,너어..! 좋아, 오늘 나랑 끝장을 보는거야!"
"술도 약하면서 맨날 끝장이래.."
"나 술 쌔거든!? 군소리 말고 얼른 붙어!"
갑자기 원샷을 해버리는 유정 앞에 캐롤을 포함해서 조원들이 말리기 시작한다.
"에헤이, 쟤 주정부리면 답없는데..계산 해주는 거야 좋지만 저러다 까먹는거 아냐?"
"내버려 둬 재밌기만 한데 뭐"
"아, 난 몰라. 알아서 잘 돌아가겠지. 우리도 한잔하자!"
캐롤도 그들 틈에 섞여서 홀짝거리며 술을 들이킨다.
현재 새벽 3시, 결국 3차까지 가버린 유정. 캐롤까지 휘말려서 다들 제정신을 유지를 못하고 있다.
"O,OT때는 못 마신다던 애가 이젠 아주 애주가가 다됬네..윽, 머리가.."
"MT때는 그나마 낫지 선배들이 도와주기라도 했지.."
"얘도 못말린다니까...캐롤, 유정이랑 같은 길이지? 택시비 우리가 줄테니까 이 주정뱅이..좀 옮겨줘 끄아앇!?"
곤드레 만드레 취해도 들을 껀 듣는지 주정뱅이라고 말한 조원의 옆구리를 꼬집어 비튼다.
"너 다시 말해봐..~ 뭐라고!?"
"아야야! 야,야! 내가 잘못했다! 잘못했습니다! 그러니까 택시나 타! 아이구..죽겠네"
겨우 진정시킨 유정을 택시에 태우고 캐롤도 같이 딸려서 탑승시켜 보낸다..;
정신없던 사건이 지나고, 한창 레포트와 발표 준비로 바쁜 유정네 조. 이제 하루를 남기고 만반의 준비를 끝낸 상태다.
"자,자~ 잠깐 쉬자. 저녁이나 먹자!"
"좋아, 뭐가 좋을까? 캐롤 너도 따라 와! 같이 먹자."
"금방 뒤따라 갈게요. 먼저 가세요."
유정네 조가 나가고 현재 캐롤이 혼자 남아 있다. 이렇게 정신없이 시간이 지나간건 실험을 할 때 이후로 부터는 처음인 것 같았다.
'자료는 한 번씩 다봤고..이제 따라나가도 되겠네요.'
문을 닫고 자료실에서 나오는데, 캐롤은 알아채지 못했다. 그림자 사이에 숨어있는 사람을.
저녁을 먹고 돌아오는데, 자기들이 쓰던 자료실에 문이 열려 있다.
"어? 야 여기 우리말고 지금 다른 사람이 쓴데?"
"응? 아니, 여기 예약해서 쓰는 곳이잖아? 왜 그래?"
"야, 잠깐만..거기 누구야!!"
문을 벌컥 열어 젖히자 갑자기 누가 후다닥 튀어 나온다.
"저,저 녀석 뭐야?! 놀랬잖아.."
"야, 크,큰일 났어! 컴퓨터가 맛이 갔어!!"
모두 컴퓨터 화면에 우르르 몰려서 가서 확인해보자 블루스크린이 떠진 상태로 변해버린 컴퓨터 화면을 보고 모두 입이 떡 벌어진다.
"서,설마..아까 그 자식이..!? 저걸 그냥..!!"
"신고는 나중에 하고! 이제 우리 어쩌지!? 바로 내일인데..!"
"아..씨! 미치겠네 오늘 진짜.."
모두가 갑작스런 상황에 뒤통수를 맞아 정신 없는데 캐롤이 문득 의심이 든다.
'서,설마..홍시영 언니가..?'
증거도,알리바이가 될 정황조차 증명 할 수 없다. 하지만, 자신의 감이 그렇게 말해주자 정신없는 틈에 자리를 비워 몰래 홍시영에게 전화를 한다.
삑.
"여보세요!? 홍시영 언니!?"
"어머, 배신할 땐 언제고, 뻔뻔하게 전화를 하나요? 정말 실망스럽군요 캐롤 씨."
"묻는 말에 대답해 주세요! 언니가 설마..저희에게 무슨 짓을 한건가요!?"
"그게 무슨 말이죠? 전혀 알아 들을 수가 없군요."
마치 전~혀 모른다는 투로 말하는 홍시영. 그래도 캐롤이 끝까지 물어본다.
"대답해 주세요! 저 때문에 언니가 자료를..!"
"더는 못들어 주겠네요. 좀 ** 주실래요? 캐롤 씨."
"호,홍시영 언..니?"
살짝 본심이 나온 홍시영의 목소리에 지레 겁을 먹은 캐롤. 그리고 홍시영은 계속 말을 잇는다.
"아,실례 무심코 본성이 나온 건 사과드리죠. 보아하니..문제가 생긴 것 같은데 저더러 어쩌라는거죠?"
"아무리 그래도 이런 짓은..!"
"제가 뭘 어쨌다는 거죠? 제가 그 자료를 건드리기 라도 했다는 건가요? 증거도 없이 사람을 죄인취급하나요? 하하.."
그리고 홍시영의 목소리에서 당장이라도 얼려버릴 것 같은 냉기가 흘러나온다.
"정말..기분이 아~주..더럽군요. 캐.롤 씨."
"...!!"
"후..또 본성이 나올 뻔했네요. 노력하면 하루쯤은 어떻게 될지도 모르잖아요? 후후,후후후..! 그럼 건투를 빌죠."
삑.
그리고는 홍시영은 기분 좋게 웃기 시작한다.
"후후..아하하!아하하하하!! 하아~역시 전 배우해도 될꺼 같다는 말이죠~? 우후훗..!"
캐롤은 통화가 끊긴 휴대폰을 한참 말없이 바라보고 서 있는데, 김유정이 캐롤을 따라온다.
"여깄구나! 캐롤, 갑자기 안보여서 놀랬잖니."
"..해요 언니."
"응? 뭐라고?"
"죄송해요..언니..흑.."
묻고 싶은 것이 많은 유정. 하지만 지금은 급한 불부터 끄기로 마음 먹는다.
"자, 일단 들어가자. 이런다고 주저 앉을 수 없지..! 어디의 누구누구씨가 웃어 넘어가는 꼴은 못 보겠거든."
"유정 언니..?"
"이렇게 된 이상. 정면돌파 밖에 없어!"
캐롤의 손목을 잡고 자료실로 끌고 오는 유정. 테이블을 쾅!치며 모두를 주목시킨다..!
"잘 들어! 지금부터는 정공법으로 밀어 붙이는거야!"
"""...?!"""
그리고 다음 날 결국 올 것이 오고 말았고, 김유정네 조는 특히나 긴장한 얼굴이다.
"..야, 이거 진짜 모 아니면 돈데.."
"어짜피 물러설 곳도 없는데 도박을 해보는 거야. 실수나 하지 마."
"..모험은 별론데 말이지..으;"
홍시영의 완벽한 발표가 끝나자 교수는 다음 발표조인 유정의 조를 부른다.
"다음 조 나와주세요."
스쳐지나가듯 홍시영이 김유정을 보고 살며시 미소짓는다.
"발표, 기대하죠."
"응원 고마워요."
지지 않고 응변하는 유정. 모두가 보는 앞에 서서 발표를 시작한다.
"저흰 다른 조와 달리 좀 특별하게 준비 했습니다!"
커다란 사이즈의 종이들에 컴퓨터로 작업된 글씨처리가 아닌 손으로 쓴 글들과 사진으로 되어있다.
교수도 놀랐는지 황당한 표정을 짓는다.
"..이런 건 좀처럼 본 적이 없는데..왜 이렇게 만든거죠?"
"모두가 할 수 있고, 남들과 다른 아이디어를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라고 유정이 침착하게 말해도 긴장이 되긴 한 지 물을 한모금 마신 뒤, 도박을 시작한다.
"..그리고 다음 이것에 관한 설명은 캐롤에게 넘기겠습니다."
"유,유정 언니?"
마이크를 건네받고, 유정이 주먹을 불끈 쥐며 화이팅! 신호를 보낸다.
캐롤은 심호흡을 하고 유정을 한번 쳐다본다.
'침착하자. 김유정 언니가 응원해주시니 잘 할수 있을꺼야.'
유정의 계획대로 설명을 시작한다.
"잘 들었습니다. 들어가서 앉으세요."
꽤나 긴 시간동안 발표를 마치고, 유정네 조는 자리로 돌아간다. 조원들이 몰래 귓속말을 한다.
"지,진짜로 했어 자료 대신 말빨로 밀어붙이자니;;"
"결국 저거 손으로 만든다고 못 잤어..몇 장 인줄 알고 밀어붙인 거야..?"
지친 표정을 지으며, 한숨을 쉰뒤에 교수의 반응이 어떤지 긴장을 하며 지켜본다.
교수는 제출받은 자료들을 보고, 입을 땐다.
"제가 교수 생활을 하면서 참 희한한 일은 다 겪었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놀라게 될 줄은 몰랐네요."
유정네 조를 보며 말을 이어서 하기 시작한다.
"오랜만에 정말 흥미로웠네요.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다만.."
모두가 눈을 크게 뜨고 교수의 뒷말에 집중한다.
"...아무리 그래도 이건 양이 좀 많네요. 옮길 때 도와주셔야 합니다?"
"아,아하하..그,그럼요!.."
"그럼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번 학기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교수가 만족하는 표정을 보니 유정네 조는 서로 손뼉을 치며 좋아한다.
"야!대박!대박! 해냈어!"
"너희들! 나 방금 못 믿는 표정이였지!?"
"야, 우리가 언제 못 믿는다 했어!? 우리가 그런 말 한적 있어?"
"""아~니!"""
"하여튼 말 돌리는데 선수들이라니까.."
"정말 대단해요 유정 언니!"
캐롤이 감동받은 눈빛으로 쳐다보자 멋쩍은지 가볍게 웃는다.
"에이..뭘 그런거 가지고.. 아 맞다."
강의가 끝나고 막 나가려던 홍시영을 보더니 김유정이 살짝 미소를 띄며 말한다.
"응원이 도움 된거 같네요. 덕.분.에 잘~ 했어요 호호."
"...그거 정말 다행이네요. 조금 바빠서 이만 가볼겠어요."
"잘 가세요~"
강의실에서 나온 홍시영은 남들이 들리지 않게 중얼거리며 걸어간다.
"흥, 어쩌다 운이 좋은 주제에.. 오늘은 재수가 없었던 모양이군.."
"저..여러분? 기쁜 건 좋지만..너무 자주 가시는거 아닌가요?"
"내가 사줬으니까 오늘은 너희가 쏘는거지?? 얼른 2차가자 2차!"
"oh...제가 말려봐야 소용없을 꺼 같네요. 저번처럼 유정 언니네에서 신세를 져야 겠네요."
"뭐? 너 그 때 유정이 집에서 잔거야? 결국 같이 떡실신한거였어..?"
"저,정말!? 아, 그러고보니 왜 아침 일찍부터 캐롤이 있나 했더니.."
"...원래 그러면서 대학 생활 지내는 거지! 다 추억이라고!"
"그,그래! 다 추억일꺼야! 그치?"
이젠 아예 단골 고객이 되버린 유정네. 캐롤까지 끼여서 또 한잔 들이키는 중이다.
"자! 그럼 또 해야지? 학기 끝난 기념으로!"
"""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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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배..~"
"""......"""
한~참 유정이 꿈나라에 빠져있을 무렵, 검은양 팀은 모여서 장갑차 안에서 기분 좋게 뻗어있는 유정을 발견한다.
"어,언니 귀여워 보이는데..저 틈에 끼여도 될까?"
"유리야..진정해.."
"유정 누나 깨우면 말 해. 난 겜이나 할란다."
"우웅. 설마 누나가 대낮부터 술을 드신 건가요?"
"..술냄새는 안나는데..아마 아닐껄..?"
제이가 살짝 웃으면서 유정의 얼굴에 부채질을 해준다.
"날 더운날에 이렇게 자면 건강에 나쁘다고 유정 씨. 꿈 속에서도 술을 즐기면 곤란하다고. 유정 씨."
"언니는 술꾼?"
"그 말 유정 언니가 안 듣게 조심해 유리야.."
"술꾼? 아하! 주정뱅이를 말하는 건가요?"
"주정뱅이 아니라고 했지..!"
갑자기 벌떡 일어난 유정. 모두가 소스라치게 놀란다.
"까,깜짝이야 유정 씨..이제 일어 난거야?"
"에? 에에!? 자,잠깐 지금 몇 시죠!?"
"...지금은 현재 4시 55분 일세 유정 씨."
어느 틈에 뒤에 지부장인 데이비드가 서 있다.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안경을 세우며 말한다.
"갑자기 현장지휘관이랑 연락이 안된다길래 모두들 놀라서 수색하고 있는데..설마 장갑차 안에서 숙취를 겪을 줄은 몰랐네."
"아,안 마셨어요! 입도 안 댔어요!"
"..음.. 그럼 여기 있는 와인병들에 대해 설명을 해줄 수 있겠나?"
"에..그건 캐롤이.."
"아직 따지도 않는 와인병을 마실 수 있다니, 유정 씨도 대단하군."
"노,놀리지 마세요! 어쨌든 전 입도 안댔어요!"
살짝 장난을 친 데이비드는 종이를 한 장 내밀더니.
"그래도 말도 없이 사라진 것에 대한 징계는 필요하겠지. 시말서 한 장 나중에 제출하게."
"겨,결국은 이렇게 되는구나아.."
"모두들 그럼 수고하게 나머진 내가 알아서 하겠네."
고개를 푹 숙인 유정 앞에는 옆에서 힘내라고 응원해주는 검은양 맴버들을 보며, 오늘도 열심히 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