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시영X채민우)이뤄질 수 없는 사랑

나타는나타나타하다 2015-07-21 1

그 때, 당신 같은 사람이 와주었다면, 저도 이렇게 되진 않았을까요..?

 

은발의 미녀가 눈앞에 아른거렸다.

너무나 슬픈 미소를 지으며 내 볼을 쓰다듬는 그녀의 손길에 슬픔이 묻어나는 것만 같았다.

 

정신을 잃고 있던 내 옆에 있었단 사실에 그녀에게 감사를 표하기 위해 입을 열었다.

 

“........”

 

스윽-

 

말을 하려하자 그녀의 손이 살며시 날 쓰다듬으며 내 입을 다물도록 했다.

 

아직은...입을 열지 마시길, 방금 내 말은 잊어주세요.”

 

..고맙다는 말을 해야 하는데..

 

나는 그 생각만을 한 채로 다시 정신을 잃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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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시영, 정말 꼴불견이군요.”

 

내 입으로 날 타박하며 걸음을 옮겼다.

 

이 바보, 바보, 바보!

 

얼마 남지 않은 것, 잘 알잖아요? 이제 와서 삶에 미련이라도 생긴건...우읍-!!”

 

구토감이 온 몸을 덥쳤다.

 

으우욱..!”

 

어릴 적 구타를 당하고, 캐비넷에 갇혔던 기억이 다시 한 번 떠오르는 듯 했다.

 

크읍, 하으, 흐으으...”

 

애써 구토감을 참은 채로 발걸음을 옮겼다.

 

“..모두들, 나를 내버려둔 모두를...지옥에, 지옥에 빠뜨리겠어요.”

 

왕따를 당하던 나를 알면서 무시한 선생들, 합의금을 받고 날 팔아넘긴 부모, 날 괴롭히던 쓰레기들...!

 

나는 그 시절부터 강한 자가 너무나도 싫었다.

 

강한 녀석들은 날 깔아뭉게고, 날 괴롭히고, 못 살게 굴었다.

 

도움을 주는 자들은 아무도 없었다.

 

“...이런 망할 세상, 차라리 부숴져 버리는 것이 더 나아요.”

 

가까스로 살기위해 버둥거리니 어느새 사장의 직위까지 올라왔다.

 

그리고 난 어느새 내가 그토록 증오스러워하는 강자가 되어있었다.

 

“...그래도 그 같은 사람이 더 있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군요.”

 

내가 도대체 뭔 생각을...

 

쿨럭-

 

입에서 피가 세어나왔다.

 

 

“...서둘러야겠군요..”

 





 

그녀가 떠나고 남은 자리에는 한 움큼의 핏자국이 남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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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성, 채민우 경감님, 몸의 상태는 괜찮으십니까?!!”

 

하얀 보호구를 찬 특경대원 중 한 명이 내 앞에 와서 안부를 물었다.

 

“..무슨 일이 있었지..?”

 

앞의 특경대원이 조금 망설이더니 이내 미약하게 떨리는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나에게 말했다.

 

 

“...경감님은 차원종의 갑작스런 습격으로 인해 기억을 잃으셨습니다.”

 



 

아아, 그랬었지 참..

 

하지만 뭔가 마음에 허전한 것이 느껴졌다.

 

“...나가다오, 잠시 생각할 것이 생겼다.”

 

아직도 생생하게 머리속에 남아있는 은발머리의 여인.

 

“...감사의 말을 못 했는데...”

 

약간의 섭섭함과 죄송함이 마음 한켠에 머물렀다.

 

그리고 그와 함께 볼에서 그녀의 손길에서 느껴진 슬픔과 따스함이 다시 한 번 느껴지는 듯 했다.

 

 

"...다시 한 번 그녀를...보고싶군..."


처음 봤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에 대한 그리움이 느껴지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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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에서 한 특경대원이 울고있었다.


"크흡, 크흐윽, 채민우 경감님, 정말 죄송합니다!"


'이봐요, 당신 채민우경감에게는 차원종의 습격을 받았다 말하세요.'


정말 죄송합니다, 경감님.


'그렇게 말해준다면..승진을 시켜주도록 하지요.'


저는 정말...죄송합니다, 경관님...


'가족 중 누군가 굉장히 아프다는데말이죠, 돈을 많이 벌어야하지 않을까요?'


"으으, 으아아아아아-!!"



한 특경대는 자괴감에 빠져 한 없이 울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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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아하하하하하-!!"


아아, 죽음이란 이렇게 허무한 것인가요?


거대한 차원종의 손이 날 덮쳐오니 많은 생각이 뇌리를 수치며 지나갔다.


아아, 이게 주마등이라는 것인가요..?


"**, **, 설마, 이 망할 여자가-!!"


멀리서 개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마지막 보는 것이 당신이라니, 뭐 나쁘진 않네요."


그동안 미안했어요, 나타요원.


목걸이의 리모컨은 모두 처분했으니, 더 이상 고통받진 않을거에요..


아아, 그래도 마지막은 역시..


"그가 보고싶군요, 채ㅁ.."


-콰아아아앙-!!



그 뒤의 소리는 거대한 소음에 가려저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그 자리에 남은 것은 거대한 잔해와 회색 머리카락과 그 주변의 엉겨붙은 핏자국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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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

 

갑자기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복구지역까지 더 빠르게 가도록 한다, 불안한 느낌이 든다.”

 

옆에 있던 운전병이 큰 소리로 구호를 외치며 좀 더 빠른 속력을 냈지만, 이상하리만큼 마음 속 한 구석에 아릿한 감정이 들었다.

 

 

왜이리 불안한 느낌이 드는건지..”

 

시끄럽게 울리는 경적소리가 내 마음을 대변해주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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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했습니다, 경감님!”

 

이건...너무하는군..!”

 

도시가 완전히 망가져있었다.

 

복구작업을 시작한다, 모두 위치로!”

 

!”

 

“...그녀를 찾을 수 있다면 좋겠군.”

 

감사의 인사를 하게 말이야.

 

후후..”

 

뭔가, 그녀를 만날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에, 마음이 살짝 가벼워지는 듯했다.

 

 

오기 전의 불안감이 사라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는건 핑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를 만나고 싶다는 내 생각은 아마 진심일 것이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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