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시영의 과거
나타는나타나타하다 2015-07-19 3
초등학생 시절
나는 언제나처럼 방과 후, 학교 캐비넷 안에 갇혀있었다.
“우읍-!”
물론, 언제나처럼 입엔 테이프가 감겨져있었고, 큰 소리가 나지 않게 팔다리 또한 묶여있었다.
내가 집에 돌아가는 시간은 오후 7시경이다, 선생님들과 애들이 전부 없어지는 시간.
그렇게, 숨죽이며 캐비넷 안에서 온 몸을 최대한 웅크리고 있던 도중에 밖에서는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키르륵...
밖에서 이상한 소리가 새어나오고, 모두 대피하라는 방송의 외침에 난 약간의 시간이 흐르고 밖으로 나왔다.
“푸으, 하아, 하아.”
입에 붙어있던 테이프를 뜯어내고 밖으로 나와 숨을 쉬니, 밖은 항상 보던 핏빛의 석양이 아닌 저물어가는 밝은 태양이 떠있었다.
“우으, 흐으, 흐으으..”
뭔가 욱하는 감정이 온 몸을 감싸 앉았고, 그대로 주저앉아 흐느끼기 시작했다.
핏빛이 아닌 석양을 본 것에 대한 그리움과, 나 자신에 대한 연민이 온 몸을 파고들었다.
키리리릭-!!
교실 문 밖에서 이상한 소음이 들려왔다.
“하아, 흐으읍, 후.”
흐느끼던 울음 소리를 멈추고, 조용히 숨을 죽였다.
언제나 그랬으니, 이것보다 쉬운 것은 없었다.
누군가 나의 모습을 보고 추궁한다면, 나는 더한 고통을 받으리라, 라고 생각하며 조용히 눈을 감고 숨을 공간을 천천히 찾아봤다.
그 때였다.
콰앙-!!
문에 칼이 박히며 문짝이 뜯겨져 나갔고, 그 틈새로 초록색 가스 비스무리한 것이 교실 내부로 점점 새들어오기 시작했다.
키륵..
교실의 문에 칼을 박아넣은 주인을 찾아냈다.
그 주인은 피를 토하며 점차 말라가고있었다.
"크르르륵, 키리약-!"
나를 보며 원망하는 듯한 눈빛에 뭔가 이상할정도의 즐거움이 온 몸을 잠식하기 시작했다.
“아핫, 아하하하하하핫!!!”
피를 토하며 날 원망하는 듯한 느낌을 받으니 주객이 뒤바뀐 듯한 감정이 들고, 충족감이 온 몸을 희롱하듯이 피어올라왔다.
기뻤다.
웃음이 나왔다.
나보다 더 강한 것들도,
고통을 격는구나.
해부당하는 개구리의 심정에서 인간을 해부하는 개구리가 된 느낌, 그리고 황홀함..!
“아하하핫, 쿨럭, 캬학, 캬하하, 아하하하핫..!”
입에서 피거품이 베여나왔다.
하지만 너무나 즐거웠다.
고통을 받는 입장을 구경하니 처음 보는 느낌에, 나는 너무나 즐거운을 느꼈다.
아아, 나는 왜 이런 아름다움을 이제야 알게되었을까...
하아아..
아름답다.
세상이 너무나 아름답다.
핏빛의 석양이 다시 한 번 교실을 비추었다.
“부디 시간이 멈추길....”
피를 토하며 말라죽어가는 차원종의 가녀린 생명의 불꽃을 보며 난 미소를 지었다.
-털썩.
그리고 나도 쓰러지고말았다.
내가 만일 다시 일어나게 된다면,
이 만족감을 아낌없이 즐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