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돌아가고 싶어요.
남녀구분없이맛좋으면그만 2015-07-19 1
'잘 들어 절대 이 구속구 풀지 말아야 한다. 인간들은 아주 위험한 생명체니까 조심해야 한다.'
주인님께서 내게 걸어준 목걸이. 그 목걸이는 이미 부서져 바닥에 나돌아다니고 있다.
온몸에 상처를 입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주위를 둘러보니 이미 다른 친구들은 없었다.
지금 내 머리속에는 한가지 생각 밖에 없었다.
어째서...?
어째서 우리를 괴롭히는 건데?
우리는 그저 다른 차원이 궁금했을 뿐인데...?
궁금했다. 다른 차원에 다녀온 주인님이 알려준 차원은 너무 신기했다.
인간이라는 생명이 신기하고 그 인간들이 일구어낸 문명이라는게 궁금했다.
그래서 가보고 싶었다. 뜻이 있는 친구들을 모아 부탁했다. 그리고 부탁을 둘어주시며 내게 목걸이를 선물해주셨다.
이게 있으면 인간들에게 들키지 않을거라고.
먼저 출발했던 친구들이 있으니 걱정말라고.
나는 빨리 가보고 싶었다.
....하지만 차원을 너머 눈앞에 보인건 친구들이었던 이들의 시체.
인간들의 칼질하나에 주먹하나에 창하나에 친구들이 하나 둘 씩 죽어갔다.
처음엔 영문을 몰랐다. 낯선이들의 경계인 줄 알고 대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손을 뻗어 악수를 할려고 했던 친구의 팔을 잘랐다.
싸우기 싫다고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입을 연 친구의 얼굴이 주먹에 뭉개졌다.
친구의 죽음에 분노하여 맞서 싸울려고 했다.
하지만 어디선가 날아온 창이 친구의 몸을 꿰뚫었다.
우리는 살기 위해 도망쳤고 또 도망쳤다.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나 혼자 남아있었다.
죽기를 원하지 않았던 난 결국 주인님의 명을 어기고 목걸이를 풀었다.
그리고 싸웠다.
주먹을 휘두르고 땅을 뒤엎고 꼬리로 때렸다.
싸우고 싶지 않았지만 살기 위해서 싸워야만 했다.
인간들은 쓰러졌지만 어느새 다시 일어나 나를 괴롭혔다.
주먹에 맞았다.
검으로 베였다.
창으로 꿰뚫렸다.
불에 지져졌다.
아파...
아파 아파 아파...
난 싸우고 싶지 않아...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그만!
그만 그만 그만 그만 그만!!
상처입은 몸에는 더이상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싸우면서도 싸우고 싶지 않다고 소리치고 애원하지만 인간들은 그저 냉혹하게 공격했다.
아아... 주인님...
온몸에 힘이 빠진다. 바닥에 쓰러진 내몸은 더이상 움직일 생각이 없다.
고개를 올려 하늘을 바라봤다.
주인님이 말씀하신 그 하늘은.
지금에서야 본 그 하늘은 주인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아름다웠다.
주인님... 주인님이 말씀하신 차원은 아름다워요.
하지만 그 차원은 너무 무서워요.
인간들은 저희를 보자마자 무서워하고 도망쳤어요.
아무것도 안한 저희를 무서워하고 괴롭혔어요.
싸우기 싫었어요.
하지만 인간들은 저희를 듣지도 이해하지도 않았어요.
그저 악의만이 넘쳤어요.
그저 싸울 수 밖에 없었어요.
주인님... 주인님이 말씀하신 차원은...
사실 너무 추워요.
집에... 돌아가고 싶어요...
오 미스틸테인 드디어 다 쓰러트렸어요!
갑자기 나타난 차원종들 때문에 많이 놀랐어요!
그리고 A급 차원종까지 나타나서 더 놀랐어요!
하지만 형 누나들 덕분에 무찌를 수 있었어요!
A급 차원종의 시체가 서서히 재가 되어 사라지는 것을 확인한 우리는 돌아가기로 했어요.
"빨리 집에가서 게임이나 해야지."
"게임 말고 우리 회식해요! 고기 어때요?"
"고기만 먹지말고 채소도 같이 먹어야 한다."
"그전에 임무 성과 보고부터 하러 가는게 먼저 아닌가요."
형 누나들이 먼저 가고 저도 돌아갈려고 했어요.
...톡
"...?"
"테인아 거기서 뭐해?"
"아뇨, 방금 저 차원종 눈물을 흘린거 같아서요."
"눈물? 에이~ 그럴리가 있겠어. 쟤네는 그냥 괴물이야 잘못본거겠지."
"그런....가요...?"
다시 뒤로 돌아 확인해볼려고 했지만 이미 차원종은 완전히 재가 되어 사라졌어요.
"테인아, 안오면 두고간다?"
"앗, 미스틸테인 갑니다~!"
역시, 제가 잘못본거겠죠?
[한 말씀]
죄책감을 안고 익사해라!
(필자가 돌연사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