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홍시영의 일기

세가은 2015-07-18 1




20xx년 4월 3일

트레이너씨에게서 연락이 왔다.
무슨 낯짝으로 내게 부탁을 하는건지는 모르겠다만 나에게 새로운 처리부대의 담당역을 맡아달라고 한다.

웃기지도 않는 인간들....

허나 일단은 수락하기로 했다
재밌는 생각이 났으니까...


20xx년 4월 10일

일주일간의 수습기간이 끝나고 처음으로 내 '부하'가 될 **개와 만나기로 한 날이다.

키텐을 처치할때 사용될 폭탄상자역인것도 모르고 실낱같은 희망에 혹해 개를 자처한 멍청이는 어떤놈일까?


20xx년 4월 11일

**개덕에 하루종일 정신이 없었다
덕분에 망가질대로 망가진 위가 욱씬거려 태연한척 하느라 혼났네...

**개가 반항할때마다 괴롭히는것으로 유일하게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버텨가고있다.


20xx년 4월 12일

**개는 순조로히 성장해가고 있다.
포장마차집 여대생과 대화를 자주 주고받는거로 보아 이 **개에게도 감정이란게 남아있는 모양이지?

쓸데없이 정을 주면 삶에 미련 생길텐데...


20xx년 4월 13일

**개가 키텐에게 묵사발 난채 돌아왔다.
슬슬 이 **개와 작별할 때가 다가오는구나...

내 처지를 보는것 같아 안쓰럽긴 하지만 어느누구보다 악독하고 잔인하게 대해야 한다.

나 또한 삶에 미련이 남아선 안되니까....

날 미워하고 원망해.. 그리고 용서하지마


20xx년 4월 15일

**개에게 키텐 토벌을 명령했다
아마 한시간쯤 후면 목걸이가 폭발해 저승으로 가겠지...

키텐을 베어버리겠다며 큰소리 치는 **개의 마지막 모습을 한참 바라보다가
포장마차집 여대생에게 가서 자초지종을 설명한 후 기억을 지워버렸다.
내 이야기에 속상해하던 여자는 기억이 지워지자마자 태연하게 내 얼굴을 보곤 무슨일 있냐며 걱정하듯 물었다.

난 어떤표정을 짓고 있었던걸까...?


20xx년 4월 16일

**개가 정말로 키텐을 쓰러뜨려버렸다.
이 **개라면 혹시 내 소원을 이루어줄수 있지 않을까...?
이 **개를 제대로 이용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그때 

녀석이 포장마차 꼬맹이의 기억을 지운걸 알아채곤 날 죽일듯이 달려들었다.

날 증오하고 미워해
그걸로 네가 내 꿈을 이뤄줄만큼 강해질수 있다면

그리고 날 용서하지 말아줘...



20xx년 4월 17일

구로로 거점을 옮겨 새로운 임무를 하달받기 시작했다.
허나 그런데 신경 쓸 겨를은 없다.
이 **개라면 정말로 내 꿈을 이루어줄거야..

임무를 수행하는척 하며 조금씩 내 계획을 수행해가고 있다.

나에겐 시간이 많지 않다...


20xx년 4월 20일

난민들을 이용해먹겠다고 협박하여 겨우겨우 칼바크의 연구소 문을 열어내는데 성공했다.

역시 '그 물건'은 그곳에 있었다.
계획 수행과정에서 다소 못할짓을 하긴 했지만 그 방법밖에 없었다.

아마 다들 날 죽일듯이 미워하고 있겠지만 별수 없다.

잘못했다고 용서해달라고 사과하고 끝내기엔 너무 멀리 와버렸으니까....


20xx년 4월 22일

트레이너가 내 계획을 눈치라도 챈 것인지 자꾸 딴죽을 걸기 시작했다.

나에겐 시간이 얼마 없는데... 날 방해하지 말아달란말이야
내 인생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

결국 고육지책으로 본부에 b형 리모컨을 보내달라고 했다.

미안해요 트레이너....


20xx년 4월 23일

**개가 지치지도 않고 또 친구를 사귄 모양이다.
친구에게 받은듯한 과자가 있기에 압수하려 했지만 그 자리에서 고통을 참으며 다 먹어버리는모습을 보고 표정관리 하느라 혼났다...

그래 과자정도는 괜찮겠지...

며칠 후면 이 곳을 떠나 가슴아픈 장소로 가게 된다.


20xx년 4월 26일

기억소거도 두번째쯤 되니 익숙해진듯 **개가 나에게 달려들지 않게됐다.

날 죽일듯이 노려보는 눈빛은 여전하지만...

난 곧 진정한 자유라는걸 얻지**도 못하고 떠나겠지만 넌 강해져서 언젠가 반드시 탈환해내길 바란다.

이 빌어먹을 벌쳐스를 요절내버리고...
그때까진 날 미워하고 원망하고 그리고 강해지려무나...


20xx년 4월 27일

결국 스트레스를 참으며 오고싶지 않은 학교로 돌아와버렸다.
잠시 감상에 젖어 있는사이 이 빌어먹을 곳에 오자마자 벌쳐스 이사진이 내 말을 듣지않기 시작했다.
뭔 일인가 했더니 부사장이 간섭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생각만하면 지금도 위액이 역류할것 같아...

벌쳐스... 벌쳐스...! 벌쳐스....!!!


20xx년 4월 29일

저 망할 부사장놈이 결국 날 감시관 자리에서까지 내쫓아버렸다.

거의 다 되어가는데... 이제 코앞인데...
....내가 당하고만 있을줄 알고?


20xx년 5월 2일

하하하! 내가 내 삶을 앗아간 벌쳐스 사장 자리에 오르게 될줄 누가 알았겠어?
맘 같아선 당장 이놈의 회사 작살을 내버리고 싶지만 그렇게 쉽게 끝을 내면 재미가 없지

내가 당한만큼 그대로 되갚아 줄테니 두고 보라고...!














20xx년 5월 xx일

마침내 헤카톤 케일이 부활했다.
내 원망과 증오의 결정체가...

이제야 그동안의 죗값을 치르고 떠날수있게 됐다.

유니온의 과학자에게 기억소거장치를 넘기고 기억을 되돌릴 방법을 찾아달라고 부탁하고 돌아왔다.

모든 준비는 끝났다.
아마 이렇게 여유롭게 일기를 쓰는것도 이번이 마지막이겠지...

이 계획을 막기위해 분명 내가 기른 **개가 출동할것이다.

제아무리 그녀석이라 해도 내 증오는 쉽게 부술수 없겠지...

허나 만약 그 **개가 내 야망을 분쇄해버린다면 그녀석은 그토록 소망하던 자유를 얻을수있을까...?


그렇다면 **개... 아니 나타..

내 죗값대신 네가 자유로워질수 있다면
나라는 괴물을 부숴버리고 넌 더 멀리 더 높이 날아가렴

저승에서 지켜보고 있을게...

2024-10-24 22:36:47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