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수도 공항 上
리니지3 2015-07-14 0
“또 와요. 기다리고 있을게요!“
그녀가 떠나가는 그들의 뒷모습에 이 말을 한지도 어연 2달하고 반이 지났다.
지부장님은 제이씨와 아이들이 다른 지역으로 탐사를 떠나고 얼마 안 지나 본부의 일 때문에 강남의 복구 현장을 비우셨다.
그리고 그녀가 현장 책임자를 맡은 후 유니온과 봉사지원자들의 공조로 폐허였던 강남은 예전의 평화로운 모습을 되찾아 가고 있었다.
“쿠구구궁-”
저 멀리서부터 보여 오던 뿌연 연기 더미가 그녀의 방향으로 이동해 오더니 이내 그녀가 서 있는 저 앞에 멈춰 섰다.
하얀색 장갑차 내지르던 묵직한 엔진음은 이내 침묵을 하고 그곳에 낯익은 얼굴이 내렸다.
“여어-충성! 유정 씨! 오랜만이예요!”
단발머리가 잘 어울리는 송은이 경정이 방긋 웃으며 그녀에게 손을 흔들며 뛰어왔다.
“송은이 경정님! 못 보던 사이에 살이 좀 빠졌네요? 다이어트 시작하신 거예요?”
“그럴 리가 있어요? 하…공항에서 엄청 바빠서 뭐 먹을 시간이 없어 죽겠는걸요. 그보다 자 이거 받으세요.”
“이게 무슨…?”
송은이 경정이 내민 서류봉투를 김유정 요원은 받아들고 그것을 열어 내용물을 꺼내 잠깐 읽어보더니 화들짝 놀라곤 당혹해 했다.
보직변경서 라고 적힌 서류의 내용엔 김유정 요원의 보직이 재해 복구 현장관리 책임자에서 수도 공항 관리요원으로 변경되었으며 그 아래엔 신서울의 지부장의 서명이 적혀있었다.
“사전 연락도 없이 이렇게 갑작스럽게 바뀌어버리면…”
“삐리리리-”
김유정 요원이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그녀의 주머니에서 벨소리가 울렸다.
그 소리에 화들짝 놀랬다가 이내 진정한 김유정 요원은 휴대폰을 꺼내어 들고 발신번호에 유니온 신서울 지부의 번호가 적혀있는 것을 확인하곤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경정님 잠깐만요. 네 김유정 요원입니다!”
“유정 씨. 오랜만이군. 송은이 경정에게 이야기는 들었겠지?”
전화기 너머로 예전엔 중저음이었던 것 같았지만, 아무튼 그녀에게 낯익은 살짝 들뜬 목소리가 전해 들어왔다.
“지, 지부장님! 안 그래도 방금 받았는데 갑작스레 이게 무슨 소린가요?”
“자네의 활약에 강남이 거의 제 모습을 찾았고 언제까지고 유정 씨를 그 먼지 구덩이에서 일하게 할 수는 없지않는가? 그래서 이번에 탐사가 끝나고 돌아올 검은양팀의 관리요원을 다시 맡아줬으면 해서 말일세. 그래서 말인데 수도 공항에 내가 잘 아는 레스토랑이 있는데 함께…”
“제이 씨들을 다시 만날 수 있다고요? 꼭 할게요! 그들은 언제 돌아오는 거죠?”
“후…이번엔 말도 다 꺼내기 전에 차여버렸군. 어쩔 수 없지. 그들이 오는 건 바로 내일일세. 오늘 재해복구지역에 자네의 후임자를 보냈으니 인수인계를 끝내는 데로 수도 공항으로 가서 그들을 맞아줬으면 좋겠군.”
“알겠습니다. 데이비드 지부장님! 임무를 수행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몸조리 잘하게. 난 일이 있어 이만 실례하지.”
전화가 끊기고 미소를 숨길 수 없는 김유정 요원을 보며 송은이 경정은 방긋 웃으며 물었다.
“유정 씨 전화로 좋은 이야기라도 들었어요? 입이 귀에 걸리겠어요.”
“그, 그런가요? 그 치만 제이 씨들과 다시 함께 임무를 할 수 있게 된 걸요.”
“유정 씨 팀을 안 부르고 너무 아저씨를 중심으로 묶는데 혹시…?”
“무, 무슨 소리예요! 제가 제이 씨를 좋아한다거나 그런 말을 언제 했다고…! 아…”
“헤헤…. 전부터 눈치는 채고 있었지만 역시나 그런 거였군요! 유정 씨 잘 해봐요!”
“아니 방금 말한 건 무효예요! 무효라고요!”
그녀들의 대화가 한창 무르익을 때 즈음 장갑차 옆으로 검정색 차량이 서며 그곳에서 동그란 안경의 체크자켓 남성이 내렸다.
그리곤 자신의 휴대폰으로 김유정 요원의 사진을 찍고는 혼잣말을 하며 고개를 끄덕이다가 그녀들 쪽으로 다가왔다.
“당신이 김유정 요원인가요?”
“네. 그렇습니다만 그쪽은 누구시죠?”
“저는 오늘부터 재해 복구 현장관리 책임자역을 맡게 된 후임자입니다. 빠른 인수인계 부탁드립니다. 이곳에 대해 알아봐야 할 게 많으니까요.”
“알겠어요. 송은이 경정님 전 지금부터 인수인계를 하려 하는데 경정님은 어떻게 하시겠어요?”
“하암…. 공항에선 우리 애들이 알아서 잘하고 있을 테니 장갑차에 가서 낮잠 좀 자야겠어요. 인수인계 끝나면 공항까지 태워다 드릴 테니 장갑차로 와서 깨워주세요.”
송은이 경정은 하마와 같이 하품을 하더니 이내 기지개를 켜는가 싶더니 전동차로 들어가 버렸다.
그 모습을 웃으며 지켜보던 김유정 요원은 후임자와 함께 차에 올라타 인수인계를 위해 이동하였다.
2시간 후 검정색 차량이 다시 장갑차 옆에 서고 그곳에서 김유정 요원과 동그란 안경의 남자가 함께 내리며 잠깐 인사를 하곤 각자 등을 돌리곤 김유정 요원은 장갑차에 탑승했다.
“드르렁~ 피슈우~”
장갑차에 올라탄 김유정 요원의 눈앞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방탄조끼도 풀어헤친 채 세상모르게 낮잠을 즐기고 있는 송은이 경정의 모습이었다.
그런 모습을 보곤 김유정 요원은 이 사람은 전생에 나무늘보가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였다.
“경정님. 저 인수인계 다 끝내고 돌아왔어요. 이제 출발해요!”
“우움… 엄마…10분만…아니 30분만 더 잘게…”
“경정님! 전 경정님 어머니도 아닐뿐더러 어서 공항으로 가야 한다고요. 제이 씨들이 오기 전에 미리 가서 현장을 확인해봐야죠! 경정님! 경정니-임!”
“아우웅… 아, 알겠어요. 후아암- 얘들아 출발하자!”
장갑차는 쿠르릉거리는 엔진 소리를 내며 큰 몸집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장갑차 특유의 내부 진동과 불편한 탑승감에 김유정요원은 살짝 멀미를 느끼려 하고 있었던 찰나에 송은이 경정은 그 와중에 다시 낮잠을 자려고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김유정 요원은 그 모습을 보곤 어이가 없어 지끈거리는 머리를 잠깐 잡다간 송은이 경정을 깨우기로 마음먹었다.
“자, 잠깐만요 송은이 경정님! 경정님이 주무시면 저 혼자 도착할 때까지 뭐하라고요!”
“후아아암- 가는데 차량도 다 통제돼서 한 시간도 안 걸리는데 그냥 자면 안 될까요?”
“안 되죠! 수도 공항이 지금 어떤 상황인지부터 좀 말해주세요.”
김유정 요원의 끈질긴 모습에 송은이 경정은 살짝 질렸다는 듯 한숨을 푸욱 쉬곤 기지개를 쭉 켜며 인수인계용 파일을 꺼내어 보며 살짝 읽어보다가 잠시 후 그 파일을 덮어버리곤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네, 네…. 말해 드리려고 해도 서류에 있는 내용은 현장이랑 별 관계없는 시답잖은 이야기뿐이네요. 현장에 제가 처음 발령받았을 때부터 고위 인사들이 오면 호위하는 역할을 해왔고 차원종이라 해봐야 D급 차원종 정도가 출현하던 것도 지금은 위상력 억제기를 다 설치해뒀어요. 그래서 검은양팀이 공항으로 투입되어도 할 일이라곤 억제기 점검이나 고위인사 경호 정도로 사실상 휴가 같은 걸 거예요.”
“그럼 작전도 거의 없고 대기를 많이 하게 되는 건가요?”
“그렇죠. 그러니 지금 가도 딱히 할 게 없으니 낮잠 좀 더 자려고 했는데… 이왕 잔 깬 김에, 하나 물어봐도 돼요?”
“네! 물론이에요.”
“그럼…유정 씨 제이 아저씨가 어디가 그렇게 좋아요?”
“네? 그, 그런 건 왜 갑자기 묻는 거예요!”
“헤헤…그야 유정 씨가 맨날 제이 아저씨만 보면 얼굴이 발그레 해져서 웃기만 하고 맨날 제이 씨 이야기만 하니까 그렇죠. 그런 부실한 남자가 어디가 좋다고 그러는 건지 모르겠어.”
“제이 씨가 얼마나 든든하고 자상한 남자인걸요! 가끔 피도 토하고 부실해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그 남자 어깨도 넓고 키도 크고 눈매도 멋지고 쇄골도…”
팔불출처럼 이야기를 계속 꺼내던 김유정 요원이 문득 정신을 차렸을 때 자신을 흐뭇한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는 송은이 경정의 미소와 내부 스크린에 반영돼 보이는 자신의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웃는 모습을 보고는 화들짝 놀라 입고 있던 자켓을 벗어 던져 스크린을 향해 던지고는 부끄러움에 얼굴이 화끈 달아올라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가렸다.
“흐하하! 유정 씨 얼굴 새빨개졌다! 그렇게 좋으면 둘이 사귀면 될 텐데 왜 그러고만 있어요? 유정 씨 혹시 아직…”
“시끄러워요! 저도 나름대로 작업을 걸게 하려 하는데 그 숙맥 같은 남자가… 어휴…”
“에이~ 그럼 유정 씨가 먼저 고백을 하면 되잖아요! 둘 다 마음이 있는 것 같던데 숙맥커플이야!”
“제이 씨가 저한테요? 야호! 크흐흠… 그랬다가 차이기라도 하면 어떡해요!”
“그러면 제가 유정 씨를 데리고 살면 되죠? 헤헤…. 농담이고 아저씨가 거절할 리가 없잖아요. 잘되면 맛있는 거 쏴요!”
그렇게 두 여자의 이야기가 꽃피는 새하얀 장갑차가 아무것도 모른 채 수도 공항을 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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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여 지났을까 그녀들의 행복한 대화를 무참히 깨는 무전이 흘러들어왔다.
“대장님! 큰일입니다! 공항이…!”
“무슨 일이야? 공항이 왜? 무슨 문제라도 일어난 거야?”
송은이 경정은 반쯤 누워있던 몸을 잽싸게 일으켜 스크린을 가리고 있던 김유정 요원의 자켓을 치우곤 급격히 얼굴이 굳어갔다.
“이…이게 무슨”
“경정님 무슨일이예ㅇ…!
송은이 경정의 반응에 일어난 김유정 요원의 눈에 비친 스크린엔 폭격이라도 당한 듯 화재와 연기에 휩싸인 수도 공항의 모습이 보였다.
당황해서 말문이 막힌 김유정 요원과 달리 송은이 경정은 이내 냉정을 찾고는 무전을 계속했다.
“어서 공항에 있는 애들한테 무전 시도해봐!”
“알겠습니다. 대장님! 삐빅- 여긴 제브라! 망 대기 주인 통사 응답바람!”
“치지익-”
“재송신하겠습니다! 망 대기 중인 통사 응답바람!”
“치직- 여기는 A.O 세타 입감 했음.”
“A.O 세타 여긴 제브라. A.O 상황 보고 바람!”
“제브라 여긴 미확인 과격단체로 인한 444 상황 지속 중! 이상!”
몇 차례의 무전이 오가고 각종 용어의 뜻을 모르는 김유정 요원이었지만 사태가 심각함을 느꼈고 어깨를 부들부들 떨던 송은이 경정은 이내 무전기에 대고 소리쳤다.
“애들이 더 다치기 전에 최고속도로 밟아!”
“알겠습니다! 대장님!”
특경대원의 말과 동시에 장갑차의 바퀴가 아**트를 가르며 빠르게 무거운 몸체를 움직였다.
그렇게 영종대교를 반쯤 건넜을 무렵 반대 반대차선에서 나타난 군용차량 2대가 급히 차를 돌리더니 그녀들이 타고 있는 장갑차를 추격하기 시작했다.
“대장님! 후방에 신원을 알 수 없는 차량이 저희를 따라옵니다!”
“우리 애들 아니야? 얼른 무전 넣어봐!”
“그, 그게 무전을 시도했지만 응답하질 않았습니…크악?!”
“콰콰콰쾅!”
뒤쫓아 오던 차량에서 총알이 장갑차를 향해 날아왔다.
장갑에 도탄 되었으나 차원종도 아닌 인간들에 의해 공격받는 상황에 김유정 요원은 이내 패닉에 빠졌고 그런 김유정 요원을 본 송은이 경정은 말했다.
“유정 씨! 나만 믿고 벨트 꽉 매고 있어요! 저런 녀석들 아프간 때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니까요!”
“아 아 아… 이게 무슨 상황이야…”
“어휴… 정신을 못차리시네. 야 내가 말하면 왼쪽으로 핸들 꽉 꺾어 알겠지?”
“예? 알겠습니다! 대장님!”
“하나, 둘 지금이야!”
외침과 동시에 장갑차는 크게 좌측으로 몸을 틀었고 송은이 경정은 동시에 능숙히 사격 포트를 개방하고 뒤따르던 차량에 포화를 퍼부었다.
무식할 정도로 큰 총격 음에 옆에 있던 김유정 요원은 귀를 막고는 몸을 잔뜩 웅크리고 송은이 경정은 여태 보인 적 없던 진지한 얼굴로 사격을 계속 하였다.
후방의 군용차량에서도 대응사격을 했으나 이내 송은이 경정의 사격에 추격하던 차량 모두 침묵하게 되었다.
“으흑…다 끝난 건가요…?”
“야호! 역시 이 몸의 제니퍼 잭슨 4세! 더 강력해졌구나!”
“역시 대장님은 멋지십니다! 앗! 대장님 반대편에!”
송은이 경정이 좋아할 찰나도 없이 반대편에서 또 한대의 군용차량이 나타나더니 이쪽으로 뭔가를 발사했다.
“대장님 RPG입니다!”
“뭐?! 피해!!”
“피…피할 새가 없…!!!”
“투쾅!”
엄청난 폭파음과 함께 장갑차의 측면에 폭발이 일어나고 균형을 잃은 장갑차는 몇 차례 회전을 하다가 전복된 상태에서 다리 끝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었다.
그렇게 모두 정신을 잃고 얼마 지나 송은이 경정이 정신을 차렸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검정색 군복을 입고 붉은 빛이 새어나오는 헬멧을 쓴 정체불명의 사람들이 김유정 요원을 들쳐 업고 나가려는 뒷모습이었다.
“준비 완료됐습니다. 대장님. 다음 명령을 하달해 주십시오.”
“너 이 자식들 뭐야? 유정 씨를 놔줘!!!”
“…흠, 살아있었나? …대장님, 생존자가 더 있습니다. 어떤 식으로… 아, 알겠습니다. 이대로 복귀하겠습니다.”
말과 동시에 송은이 경정은 몸을 날려 그들에게 주먹을 날리려 했으나 방금 전의 폭발로 인해 몸이 움직이질 않았다.
“죽여 버릴 거야… 너희들 가장 잔인하게 죽여 버릴꺼라고!!”
“후후… 그럼 한번 열심히 해봐라. 가능하다면 말이지.”
“이 새*들아 거기 서!!!! 악…!!”
뒤돌아 군용차량에 탑승하는 그들을 등에 단말마의 비명을 지르곤 이내 흐르는 피에 시야가 가려지다가 송은이 경정은 의식을 잃었다.
처음 쓰는 소설이라 어색한점이 많지만 잘 읽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