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의 현재

아까야설올린자게이 2015-07-13 7

“...오세린.”

 

 

무심코, 입에서 그 소녀의 이름이 튀어나왔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무능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훈련실 구성에 박혀 암울한 표정을 지으며 웅얼이던 그 소녀의 목소리는 금방이라도 죽어버릴 것만 같았다.

 

 

‘쯧, 어이 너 날 따라와라.’

 

 

‘...?’

 

 

‘A급 클로저 김기태님이시라고, 얼른 따라와-!’

 

 

계속 기운 빠져있는 그 녀석의 얼굴에, 과거 한 아이의 부모의 생을 지키지 못한, 그 때의 나 자신의 얼굴이 생각나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던 것일까?

 

 

‘너, 정신계면 처리 잘하겠지? 내 부관으로 일해라, 이상.’

 

 

괜히 화내며 그 아이를 내 밑에 일하게 했다.

시간이 지나자 그 아이도 서서히 미소를 되찾았다.

 

 

하지만 자신이 무능하다는 생각이 풀리지 않는 것 같았다.

쯧, 빨리 고쳐지면 좋으려만.

 

어느 날 그녀가 계산을 잘못해서 벌처스에 돈을 10배 지불한 적이 있다.

 

손실액수는 17억 3천 4백만원.

 

‘죄송합니다, 전 정말 무능한 녀석이에요, 전투도 못하고, 아무 것도 못하고..정말..’

 

 

툭-

 

어께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쯧, 울상 풀어라 오세린, 안 그래도 못 생긴 얼굴 더 못 생겨 보인다.’

 

 

‘하, 하지만 손실액수가...!’

 

 

‘그건 벌처스쪽에서 지불해주기로 했어.’

 

 

그리고 그 일로 통장 잔고가 29만원 정도 남았다.

 

뭐, 더이상 쓸 수 있는 것도 아니니 미련은 버린지 오래다, 그나저나-

 

갑자기 왜 이런 생각이 드는걸까?,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이제와서 삶에 애착이라도 생긴거냐, 김기태-”

 

 

씨익-

 

왜인지, 살짝 웃음이 나왔다.

 

 

내가 없었다면 그 녀석은 분명 지금 이 곳에 없었겠지.

 

애초, 내 목적은 클로저의 미래를 위한, 그런 거창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평범하게 시민들의 목숨이나 좀 구하고, 돈 좀 벌고, 따뜻한 가정에서 그럭저럭 편하게 사는 그런 꿈을 난 꾸고 있었다.

 

 

3년 전 시간의 광장에서의 참사, 그리고 한 아버지의 선물상자.

 

 

그리고, 은발의 소녀.

 

이 둘은 나에게 큰 전환점을 주었지...

 

 

3년 전 일로 인해 힘만을 추구하던 나에게 따뜻한 마음을 불어넣어준 소녀, 오세린.

 

 

그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난 인류의 배신자 까지도 될 수 있다.

 

뭐, 그런거다.

 

그냥, 그런 마음일 뿐이다.

 

 

“쯧, 애송이 녀석들, 너희의 잠재력은 인정해주도록 하지. 빨리 이 강남을 정리하고 우리, 아니 세린이녀석도 덤으로 지키라고.”

 

 

뭐, 나름 깔끔한 삶 아닌가.

 

 

지킬 힘이 없다면, 누군가에게 맡기면 된다.

 

 

“쯧, 대가는 내 몸뚱아리 정도면 되려나?”

 

 

하아, 세린아 모질게 대해서 미안했다.

 

그래도, 이젠 내가 없어도 이번일로 승진할 수 있을테니, 그걸로 쌤쌤하자.

 

 

“...그리나저나검은양 녀석들, 더럽게 아프군, 좀 살살하지, 쓰읍-”

 

 

기운이 느껴진다, 아스타로트 녀석인가.

 

 

“아스타로트...”

 

 

인간이 아니라고 말하는 듯한 피부는 물로느 그 **까지 하예빠진 놈.

 

“하, 그것이 너의 진짜 바램인가? 인간전사여. 참으로 부질없구나.”

 

 

압도적인 위상력, 아이들이 이 녀석에게 생채기라도 낼 수 있을까?

 

 

“....아이들이 너를 잡을만한 힘이 아직 있을 리가 없지.”

 

 

낼 수 없다면, 낼 수 있게 하면 된다.

 

 

“하아?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인가 인간전사여?”

 

아이들의 위상력이 느껴진다, 죄책감을 느끼게 해선 안돼지, 과거가 현재의 발목을 붙잡아선 안돼지 않는가.

 

“간청 합니다 용이시여, 저, 저에게 더 큰 힘을..!”

 

우선, 악인을 연기하자.

 

살짝 당황한 듯한 표정을 지은 아스타로트는 이내 비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나에게만 들리게 살짝 중얼거렸다.

 

 

“하하, 크크큭, 그게 네 선택이더냐? 유흥으론 나쁘지 않았다, 이만 사라지거, 마지막쯤은 네 녀석의 광대놀음에 어울려 주도록 하지.”

 

 

 

나는 이내 검은 용에게 감싸여 데미플레인 깊숙한 곳으로 떨어졌다.

 

 

‘걸렸다.’

 

 

그동안 모아둔 위상력을 단번에 방출한다.

 

 

데미플레인에 피해가 가면 저 녀석에게도 데미지가 들어갈 터.

 

 

“크하악-! 도, 도대체 왜, 어째서! 그렇게까지 짐을 쓰러뜨리고자 하는 것이냐!”

 

한이 섞인 목소리, 데미지는 확실히 들어간 것 같다.

 

“크, 크어억! 용인 이 몸이!”

 

"죽은건가...."

 

단말마와 함께 더 이상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이내, 나는 정신을 잃고말았다.

.

.

.

.

.

 

.

 

 

 

 

 

 

 

 

 

 

 

 

“끄응, 내가 어째서 살아있는거지?”

 

 

뭔가 이상했다.

 

 

온 몸에, 전성-기시절의 힘이 넘쳐 흘렀다.

 

 

“...이건, 용?”

 

 

내 몸을 검은 용들이 어리광부리듯이 감싸돌았다.

 

그 때, 멀리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래, 용의 직위는 용을 쓰러뜨린 자가 그 직위를 얻게 된다.”

 

“꺄핫, 너 때문에 우리가 이 데미플레인을 흡수할 수 없던거네?”

 

 

은발머리 남매의 모습.

 

그리고 그와 함께 느껴지는 막대한 위상력.

 

 

“애쉬와, 더스트인가? 살기위해 몸을 나눈 불타버린 인형이 어째서 여기에 있는 거냐?”

 

 

“...어떻게 그 사실을 알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너, 인간침공에 함께 하지 않겠나? 원한다면 군단장의 자리를 주지.”

 

 

나는 숨을 크게 들이쉬고, 항상 하던 그말을 입 밖으로 내뱉었다.

 

 

 

 

 

 

 

 

 

 

“하, A급 요원 김기태다, 눈 깔으라고.”

 

 

 

 

 

 

 

 

 

 

 

 

 

 

 

난 변하지 않을 것이다.

 

 

클로저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명전간 기념으로 갈겨씁니다, 부계정입니다, 하핫.

 

 

...그나저나 콘테스트 쓰고싶은데 '유정씨아들'님 소설 너무 압도적으로 1위임.

 

추천이 미1친, 30이야...

 

 

 

2024-10-24 22:36:35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