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커 1화.
j내놔 2014-12-27 1
적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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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고교생 강신지."
"헤헤 밥 먹자 우리 신지 ~ "
".. 시끄러워요.."
"헤~ 헤헤~"
"... 시끄럽다니깐요.."
"헤 ~ 헤헤.. 그러지 말고 자 아..!"
"아 좀 시끄럽다고요 이 아저씨야!!!"
"으아악 가아!!!"
"밥상 머리에서까지 그럴 거예요? 이제 정말 철 좀 드세요."
이 이른 아침부터 불타오르는 열혈 고교생의 이름은 강신지, 보이시한 갈색 쇼트커트가 눈에 뛰는 터프하고 상남자 같은 전형적인 평범한 여고생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방 한 칸에 얹혀사는 백수 아저씨의 비위가 거슬리는 **적인 행각을 보며 눈살을 심하게 찌푸리고 있는 중이다.
"아이고 왜 그레 우리 사이에? 같이 한 식 탁에서 밥 먹는 사이에~."
"... 알까 보냐.."
"헤 약?!"
사실 이 백수 아저씨는 신지의 보모나 다름없는 사람이다. 왜냐하면 신지의 부모님은 아버지가 어릴 때 돌아가시고 어머니께서는 벌이를 하시느라 새벽 일찍 집을 나서기 때문에 이 백수 아저씨가 아니면 부모님을 대신해서 신지를 챙겨줄 사람이 없기 때문에, 말은 저렇게 해도 내심 신지도 나름 고마워하고 있는 중에 있다.
밥을 다 먹은 신지는 오늘도 학교에 늦지 않기 위해 빨리 가방을 챙기고 신발도 구겨 신은 채로 집을 나서려고 하자 뒤에서 아저씨가 태클을 건다.
"신발은 제대로 신고 가야지?"
하지만 신지는 못 들었다는 듯이 현관문이 닫히기도 전에 쌩하고 달려가 버린다. 타운 동네 도로에서 익숙한 여학생을 만난다 허리까지 길게 내려오는 검은 생머리, 큰 눈에 호수처럼 빛나는 갈색 눈동자를 가진 신지의 절친한 친구 심여란을 만난다.
"오늘도 다행히 딱 맞춰서 나왔네?"
둘은 항상 만나는 곳에서 만난다. 물론 학교에서도 모범생으로 인기가 자자한 심여란이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고, 학교에서도 육체파 덜렁이로 유명한 신지가 항상 먼저 와 기다리고 있던 심여란과 합류를 하며 등교를 하는데, 이건 둘이 어렸을 때부터 친구 사이가 되면서 절대로 깨지지 않던 일종의 의리의 룰로, 심여란이 워낙 순진하고 착해 빠져서 신지가 지각을 할 때도 끝까지 기다려줄 정도로 사이가 좋은 사이다.
"그런데 그 소식 들었어? 신지야?"
등굣길에 심여란이 먼저 말을 건넨다. 벌써부터 얼굴에 홍조를 붉히는 것을 보고 신지는 심여란이 스스로의 관심사를 들어 낼 것이란 것을 알아 체내었지만 따로 캐묻거나 하지는 않고 관심 없다는 듯이 물었다.
"무슨 소식 말이야?"
"요번에 우리 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클로저 요원을 뽑는 거 말이야, 너도 됐으면 좋겠지? 그지?"
"... 글쎄?, 별로 생각은 해**는 않았지만, 나는 그런데 관심 없어."
심여란의 말에도 무관심하다는 표정으로 시큰둥하게 반응하는 신지였다.
"그래도 막상 되면 정말 멋지지 않을까? 무시무시한 차원종들을 상대로 이렇게! 아니면 요렇게!"
심여란이 주변 사람들 시건과 민폐를 아량곳 하지 않고 몸소 원맨, 아니 '원걸 쇼'를 선보이며 차원종과 대치 상황에 놓인 요원 흉내를 잘도 묘사하고 있었다.
"그렇게 클로저 요원이 되고 싶은 거야?"
신지가 물었다.
"아까 내가 보여준 듯이 멋지게 무기를 휘두르며 차원종들을 무찌른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두 근 두근거리는 거 같아.. 넌 그렇지 않은 거야?"
"아까도 말했지만, 난 그런데 관심 없어 클로저 요원이건, 차원종이건, 별로 신경 쓰고 싶지 않아, 어차피 내가 하지 않아도 할 사람은 널렸고, 남들 지킨답시고 꼴사납게 희생하고 그런 건 나하고는 안 맞는 거 같고 말이야?"
신지가 양팔을 뻗어 양손을 모아 머리 뒤통수에 받치고 고개를 들어 올려 하늘을 쳐다보며 말했다.
"그렇구나.."
그에 심여란이 실망한 듯한 표정으로 한숨을 푹 신다. 그런데 뒤에서 웬 처음 듣는 남자 목소리가 말을 걸어온다.
"잠시 물어 볼 것이 있는데, 물어봐도 될까?"
이에 신지는 혹시 자기 집에 사는 ** 같은 사람이 아닐까 하며 조심스럽게 뒤를 돌아 보자 웬 일직선으로 내려오는 하얀 도복에 어깨까지 내려오는 검은 머리칼을 가진 사내가 무뚝뚝한 표정을 하며 둘을 쳐다보았다. 이에 심여란은 자세를 낮춰 고개를 숙이고 신지의 귓가에 대며 뭐라고 속삭인다.
'왜, 웬지 모르게 잘생겼는데 호, 혹시 우리가 너무 예뻐서 길거리 캐스팅하려는 게 아닐까??"
"뭘 어어?"
그 말에 신지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주변에 다 들릴 정도로 크게 소리 내어 말하지만 심여란의 뜬금없는 발언은 끝나 줄을 몰랐다.
'웬지 잘생긴 게 나쁜 사람은 아닌 거 같아...'
"그런 걸로 사람을 판단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이번에도 신지가 들려도 상관없다는 듯이 심여란을 향해 소리친다.
"저기.. 소곤 소곤 하는 대화는 그쯤 해주겠나?"
사내가 말한다.
"왜요 아저씨?"
신지가 말했다.
"아까부터 보아 하니 클로저 요원에 대해서 말하는 거 같던데, 혹시 알레그로즈 라는 녀석들에 대해 아는 게 있나? 몰라도 상관은 없다만."
"아,알레그로즈요? 그게 뭘까나..?"
"몰라요, 그럼 됐죠? 우리는 학교 가야 해서 바쁘니까, 이만 갈게요."
신지가 심여란의 수줍어하는 대답을 무시한 체 심여란의 팔을 잡아채고 뒤돌아서 갈길을 가려 하자 그 남자 뒤따라와 앞을 막아선다. 순식간에 달려와 둘 의 앞을 막아서는 것을 본 신지는 깜짝 놀랐지만 이러다 계속 쫓아 오는 게 아닐까 싶어 그를 위협하기로 한다.
"자꾸 이러면 경찰 부를 거예요!?"
"부르려면 불러도 좋아, 그 전에 알레그로즈 란 녀석들에 대해 알게 된다면, 여기 주는 주소나 전화번호로 알려주겠어?"
"아리겠습니.. 아앗, 신지야?!"
심여란이 그 사내가 건네주는 명함 같은걸 받으려 하자 신지가 냅다 뺏어서 여기저기 찢어 버리고 구깃 구깃 구겨서 옆 하수구에 던져 버렸다. 그 모습을 본 신지와 사내는 몹시 놀란 표정을 지었고, 심여란은 미안해서 어쩔 줄 몰라 했다.
"남이 건네주는 걸 함부로 버리면 어떻게 해!?"
심여란이 신지를 향해 다그친다.
"남이 주는 걸 어떻게 믿고 덥석 받아 버리냐? 그것도 난생처음 보는 사람의 주소나 전화번호 같은 걸 말이야?"
신지가 자신을 다그치는 심여란을 향해 대꾸하였다.
"흠, 그래? 그렇담 어쩔 수 없지. 그럼 실례했다."
사내는 그 말 만 남긴 체 다른 길로 빠져서 가버렸다.
"뭐야 갑자기? 안 그래도 갈 길이 바쁜데 멋대로 나타나서 멋대로 쿨한 척 가버리긴?"
신지가 입을 쭉 빼내 밀고 불만으로 투덜거리고 심여란은 그걸 귀엽게 본다.
"하하, 그래도 잘생겼는데 또 한 번 만나 봤으면 좋겠다, 그지?"
"아니 전혀.. 우왁!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어! 늦기 전에 빨리 가자!"
휴대폰을 보던 신지가 시간을 보더니 심여란을 두고 급하게 학교 쪽으로 달리기 시작하였다.
"같이 가 ~ !"
둘이 도착한 곳은 뉴타운에서 직접 세워 운영하는 남녀 공학 공립학교인 신행고등학교. 이 학교는 위상력이 발휘되지 않은 일반학생과, 위상력이 발휘되어 임무가 없을 때는 학교에 정상 등교하는 위상력자들을 위한 특별수업을 진행하는 식으로 두 그룹으로 나누어진 수업을 진행하는 학교이며. 그렇다 보니 학교 시설도 엄청나게 넓어 학교가 아니라 비유를 하자면 소규모 군사 훈련소를 연상케 하는 모습을 하고 있다.
"다행히 늦지 않은 것 같네? 그지?"
심여란이 학교 정문 앞까지 늦기 않게 뛰어오는데 성공하며 헉헉거리면서 천연덕스러운 미소를 유지하였고, 그 모습을 본 신지는 육체파인 자신도 힘들어서 미소는커녕 표정관리도 안 되는 걸 어떻게 운동에는 관심도 재능도 없어 보이는 심여란이 10년 넘게 저런 모습을 보일 수 있느냐며, 한결같이 신기하게 생각한다.
"자 학생 여러분? 오늘은 특별히 특별기관에서 나오신 분들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클로저 요원들을 뽑는 날이니 지금 등교하는 학생들께서는 운동장으로 모여 주시길 바랍니다! 반복합니다! 오늘은 특별기관에서 나오신 분들이..."
교내외로 학교 방송일 울려 퍼져 나왔다. 신지가 학교 정문을 들어서자 눈에 보이는 주차장 곳곳에 처음 보는 검은 차량들이 눈에 뛰기 시작했고, 운동장에서는 웬 세트장 같은 시설들이 들어 서고 있었다. 신지와 심여란도 운동장으로 가는데 웬지 아침부터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아까 그 사내다.
"여기가 너희들의 학교 인가?"
양팔에 팔짱을 낀 체 학교 정문을 바라보며 둘에게 인사를 거네는듯한 그 사내는, 들어가자는 말과 함께 어느새 둘을 리드하며 팔짱을 풀고 학교를 향해 걸어 들어갔다.
"아니 어떻게 여기까지 따라온 거예요?"
놀란 신지가 그를 따라가며 소리친다.
"호, 혹시 잘생긴 스토커?!"
신지와 함께 그를 따라가던 심여란은 설레하며 수줍은 듯이 말을 더듬으며 양손을 입가로 모은다. 그렇지만 당연한 듯이 신지가 그럴 리가 없잖아!라고 심여란을 향해 소리친다.
"그보다, 아저씨 여기까지 왜 온 거예요? 진짜 스토커세요?"
그에 대한 불만이 가득 한 신지가 성을 내며 눈에 힘을 주며 째려본다.
"내 이름은 아저씨가 아니다. 대령선이라 부르거라."
하지만 그는 그런 신지의 눈초리에도 아량곳 하지 않고 무뚝뚝한 표정을 유지하며 학교 운동장 쪽을 쳐다본다.
"이름이 특이하시네? 혹시 중국인이세요?"
불만 가득한 입으로 그를 향해 투덜 투덜대던 신지와는 다르게 초롱 초롱 한 눈망울을 밝게 비추며 심여란이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대령선의 전체적인 실루엣을 조심조심 살핀다. 게다가 아무래도 심여란의 예상이 적중했는지 그의 대답은 '그렇다.'였다.
"우와 그런데 우리말 대단히 잘하시네요! 한국어는 어디서 배우셨어요? 혼자서? 아님 한국어 학원이라도 있는 건가요?"
심여란이 놀라워하며 다양한 예를 들며 그를 향해 묻는다.
"원래 한국인 이였거든."
하지만 그녀의 바람과는 달리 대령선 그는 오히려 예상을 뒤엎는 엉뚱한 대답을 하였다.
"아까는 중국 사람이라면서요? 거짓말하신 거예요?"
이에 신지가 따져들기 시작했다.
"국적을 옮긴 거지, 내가 젊디 젊은 10대 시절에 스스로의 선택으로 인해 수련을 위해서 말이다. 그러다 보니 이름까지 바꾸게 되었고, 그 고정된 삶을 살다 보니까, 정작 모국이라 할 수 있는 한국에 돌아와서도 이렇게 생활하게 되더라고?"
"하?"
구체적으로 묻지는 않았지만 신지와 심여란은 그의 다른 잔 설명 없이도 '이렇게'라는 말을 단숨에 이해할 수 있었다.
그렇게 터무니없는 수다를 떨던 셋은 어느새 학교 운동장 한가운데까지 도달했지만 대령선 그는 끝까지 따라붙고 있었고, 이를 본 신지는 계속해서 불편하다는 듯한 시선을 그에게 날리고 있었다.
"언제까지 따라올 거예요?"
심여란이 물었다. 의외로 심여란 쪽에서 직설적으로 묻는 걸 보고 신지가 놀라워 하는 표정을 눈을 크게 뜨며 지어 보인다.
"보아 하니 보호자 참석도 있는거 같던데, 난 여기 볼일도 있는 겸 해서 잠시 너희들의 보호자처럼 행동하려고 한다. 혹시 문제라도?"
"네 네 ~ 그러던가 말던가, 이제 뭐라 말해도 통하지도 않을 것 같으니 알아서 하세요."
신지가 비꼬듯이 핀잔을 주며 말했다. 하지만 정작 그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듯이 보였고 말이다.
"자!, 그럼 여러분 다 모였나 보네요? 그렇다면 이제부터 특! 별! 기관에서 나오신 분들이 학생 여러분들 주위로 돌아다니며 이제가 손에 들고 보이는 '위상 측정 탐지기'로 여러분들의 잠재 되어있거나, 선발에 적합한 위상력 수치를 오밀조밀하게 조사하고 선별하여 이 무대 위로 올라오게 할 것이랍니다!"
웬지 마이크를 잡은 게 신나 보이는 한 여선생이 공항 금속 탐지기 같은 걸 손에 들어 보이며 흔들어서 선보였다. 그에 신지와 심여란은 그 여선생님의 어처구니없는 행동에 자기들끼리 소곤거리며 웃는다.
시간이 조금씩 흐르면서 차례차례 선발되는 학생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놀라운 것은 그중에 그토록 클로저 요원 노래를 부르면서 요원이 되길 바라던 심여란도 선발 대상이 되어 무대 위로 올라갔고, 이에 선발되지 못한 신지는 역시 할 사람이 하는 거라 생각하며 웬지 모를 쓴웃음을 지은 채로 선발 무대로 올라간 심여란을 쳐다본다.
"아무래도 요원이 될 수도 있는 기회인데 선발되지 못 해서 몹시 아쉬워 보이는군."
옆에서 팔짱을 낀 체 가만히 서있던 대령선이 예상치 못한 돌직구를 날리자 신지는 그럴 일은 없다는 듯이 얼버 물린 신지였지만 자기 자신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클로저 요원이란 것이 되는 것을 그토록 바라고 있었던 걸지도 모른 다는 생각을, 자기도 모르는 새에 하고 만다. 아무래도 그의 영향인 듯 싶지만 그녀 스스로도 뜻밖의 말을 하며 입을 연다. .
"저 같은 건 저런 걸 할 자격이 되지 못할 거예요, 분명한 건 그런 건 제 자신이 제일 잘 알고 있다는 거죠. 그런 말하는 아저씨는 혹시 위상력자라거나 요원이시라도 되시나요?"
"글 세다.. 아마 비슷한 거라고 생각한다만..?"
대답을 들은 대령선은 생각에 잠긴 듯이 눈을 감았다. 그러자 타운 전체 방송으로 한 가지 위험을 알리는 듯한 방송이 다급하게 흘러나왔다.
- 위험 상황 발생! 위험 상황 발생! 위상 굴곡 수치가 비정상 수치를 보이고 있는 것을 확인. 위치는... 신행고등학교! 이 방송을 들은 신행고등학교의 시민 여러분들께서는 신속하게 피해주시길 바랍니다. 반복합니다.. 위상 굴곡 수치가...
"이, 이건.... 도, 도망쳐야 해요 어서요 아저씨!?"
신지가 평소 같지 않게 겁을 먹은 어린아이 마냥 그의 옷자락 끝을 잡아끌며 다급하게 묻는다. 하지만 그는 자신은 자신대로 라는 듯 마냥 아까부터 눈만을 계속 감고 있을 뿐이었고, 이를 본 신지가 더 쌔게 옷자락을 끌어당겨 그를 재촉하여 눈을 뜨게 하는데 성공한다. 이에 다행이라는 듯이 잠시 동안 환한 미소를 짓던 신지는 그와 함께 심여란을 대리고 차원종들의 위협을 받게될 이곳을 탈출하려고 한다. 하지만 그는 눈을 떠도 여전히 자리를 지키려는 것처럼 움직이는 것을 거부하며 그녀의 팔을 힘 있게 잡아끌자. 신지는 이게 뭐 하는 짓이냐면서 얼른 손 놓고 심여란이와 함께 여기서 도망가자고 그를 향해 소리치지만 그는 사람들이 도망가는 와중에도 신지 그녀 만을 매섭게 쳐다보았고, 그런 상황에 놓인 신지가 심여란 쪽을 쳐다보자 무대가 무너지며 그쪽에서 다량의 차원 종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여 학교 운동장에 모여있던 수많은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하같이 비명을 지르며 자신의 살길을 위해 빠져 나가기 시작하는 와중에도 그는 그녀의 손목을 놓지 않았다.
"정말로 네 녀석은 그렇게 생각하는 거냐?"
"뭐라는.."
그런 말만 남긴 체 신지는 그를 두고 뿌리쳐 나와 심여란이 있는 곳으로 달려 나가 버렸다. 그것도 차원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데도 말이다. 무서웠다. 어린 날의 기억도, 지금의 상황도, 정말로 무서웠다. 자기 자신이 다치진 않을까? 그때처럼 또 아픈 몸을 하지 않을까? 누군 가를 잃지 않을까? 서러워졌다. 이렇게 자기 자신만 생각하며 도망치는 것을 거부하고 둘도 없는 소중한 나의 친구, 심여란을 구하러 가는 자신이. 그렇게 생각한 그녀는 무대에 지탱 요소로써 달려있다가 무너지면서 운동장 한가운데를 나뒹구는 쇠 파이프 하나를 집어 들고 차원종들을 밀어내고 밀쳐 내고 쳐내어 심여란이 쓰러져 있는 곳을 향하려고 할 때, 신지로써는 너무나도 거대하고 무섭고 괴기스러웠던 트룹스가 나타나 그녀를 위협했다. 사지가 바들 바들 떨리고 내면에서 들 꿇어 오르는 공포를 이기지 못한 신지는 자신도 모르게 자리를 주저 않는다. 그 트룹스가 거대한 도끼로 신지를 향해 내려치려고 하자 신지는 그저 힘없이 자기 자신 답지 않은 서럽지만 주변을 의식하는 거 마냥 작은 소리를 내어 운다. 아니 정확히는 우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울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무서우면서도 말이야. 그러면서 누군가를 생각한다. 머릿속으로 죽어가던 그 누군가를.
"이 와중에 뭘 보고 있는 거냐!!"
그런 신지를 향해 트룹스의 도끼가 내려 치려는 순간, 아빠의 목소리와 누군가의 목소리가 겹쳐 들리면서 그 거대하고 위협적인 트룹스 한 마리를 튕겨 내고 또 무찔러 내며 신지를 지켜내는 그 사람, 일순간 이였지만 신지에게는 어릴 때 돌아 가셨던 아버지, 그 아버지로 보였었지만 그 사람은 다름 아닌 대령선이었다. 그는 신지를 지키기 위해서 한때 수련하며 배워 익혀두었던 무도가로서의 기술로, 대기를 가로 지르며 울리는지르기 한방으로 달려드는 트룹스들을 일격에 쓰러 뜨리는 가하면, 대지를 가르 지르며 울리는 강한 기압풍 한 방으로 주변에서 득실 거리는 하급 차원종들과 쓰러져 빌빌 거리는 트룹스들을 일 순간에 정리하였다. 하지만 아직도 차원종들은 많았고, 다행히 때맞춰온 뉴타운의 요원들로 인해 일은 정리가 되었다.
"..........."
"우는 거냐.."
그가 무심한 듯이 쳐다보며 물었다.
"아니에요.. 우는 게 아니에요..."
하지만 그에 비해 신지는 고개를 푹 숙이고 바닥에 주저앉아 힘없이 흐느껴 대기 시작하였고, 계속된 그의 다그침을 견딜 수 없었던 건지 신지는 그만 그를 또 한 번 밀쳐내고 학교 박으로 뛰어나가 버렸으며, 이런 상황인 걸 눈치채지 못한 채로 뒤늦게 찾아온 심여란이 그런 신지를 쳐다보며 슬픈 표정을 지어 보이며 '신지야'라는 단 한 마디만 나지막하게 말할 뿐이었다.
"잠시 너랑 같이 해도 될까?"
그가 도복을 정리하며 심여란을 향해 질문한다. 그러자 심여란은 '예?'라고만 답할 뿐 신지가 사라진 시점에서 영문 모를 그의 질문에 제대로 된 답을 할 수 없었다.
"그녀는 어떤 아이지?"
"신지.. 말이죠?"
"우선, 자리를 옮기지.. 그런데..."
그가 갑자기 뜸을 들이면서 양팔을 낀 체 다시 눈을 감았다가 뜨기를 반복했다.
"왜, 왜요 아저씨??"
기다리다 지쳤는지 심여란이 먼저 직접 물었다.
"돌아올 때 반반 무많이가.. 대체 무슨 말이냐?"
"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