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퍼레이션 나인 -제191화- [진로상담의 시간 2교시(進路相談の時間 2校時)]
호시미야라이린 2015-07-08 2
누가 뭐래도 그녀는 그 어떤 병기들보다도 강하다. ‘최종병기 중의 최종병기’ 란다.
그러고 보니 이번엔 특수F반 학생들 가운데에 ‘나건영(Kunyeong Na)’ 이라는 학생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자 한다. 나건영이란 학생은 과연 누굴까? 남자들은 대개 짧은 머리를 하고 있는데 그것이 예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건영은 보통 남자들과 달리 머리가 유난히도 길다. 누가 보면 여자라고 오해할 수가 있을 정도! 단순히 머리가 길기 때문이 아니라 외모와 전반적인 신체 사이즈를 봐도 여자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신체 사이즈만 해도 여자처럼 보이는데, 얼굴을 포함한 외모를 봐도 정말 여자라고 오해할 수 있을 정도로 여자와 같은 외모다. 더군다나 성격도 그렇다. ‘여자 성격을 타고난 남자’ 라고 불러도 될 정도! 나건영은 어쩌다가 특수F반으로 추방된 걸까?
원래 나건영은 학교에서도 중위권 성적을 유지하던 학생이었다. 게다가 여자 성격을 타고난 남자란 별명을 가졌을 정도로 정말로 성격이 여성스럽다. 더군다나 보통 남자들과 달리 머리가 길다. ‘파란 긴 생머리’ 라고나 할까? 원래는 두발규정에 걸릴 일이지만 그러지 않는다. 이유를 알고 보니 레이라가 머리를 좀 묶어줬고, 그 덕분에 단발머리형 트윈테일 머리가 되었다. 나건영이 왜 특수F반으로 추방이 되었을까? 그건 나건영의 집안사정을 보면 쉽게 알 수가 있다. 그의 어머니는 평범한 ‘회사원(會社員)’ 이라고 한다. 원래 나건영의 어머니는 국내 대기업에 들어가고자 했다. 그녀는 ‘취업준비생(就業準備生)’ 시절에 국내 최고의 대기업에 들어가기 위하여 아주 부단히 노력해왔다고 한다. 그러나 면접에서 수없이 많이 탈락하고, 가족들의 압박에 시달리다 그냥 중소기업에 들어갔단다.
그 이후에 결혼하고 아들을 낳게 되었는데, 그 이름을 나건영으로 짓고서 어릴 때부터 아주 혹독하게 대했다. 뭐랄까? 본인이 이루지 못한 장래희망을 아들을 통해 이루도록 해 본인이 심리적으로 만족을 느끼는 것. 바로 ‘대리만족(代理滿足)’ 이라고나 할까? 본인이 이루지 못한 꿈을 아들을 통해서 이루도록 하기 위해 ‘미취학(未就學)’ 시절부터 나건영을 극도로 심히 압박해온 건영의 어머니. 혹시라도 살짝의 일탈행동이라도 보인다면 쇠파이프로 내리치며 가차 없는 체벌을 가했다. 미취학 시절부터 사교육이란 사교육은 철저히 받아가며 압박이란 압박은 다 받아왔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남들보다 우수한 성적을 유지해야만 했다. 만약 한 과목이라도 ‘수(秀)’ 등급을 받지 못한다면 쇠파이프로 두들겨 맞아야만 했다. 유치원 시절부터 초등학교, 중학교에 와서도 마찬가지였다.
“......건영이 너도 그런 일이 있었구나.”
“네 말이 맞아. 레이라.”
“......”
“그리고 나는 나건영이 아니야. 인간이 아니라는 거지.”
“인간이 아니야? 인간이 아니면 뭔데?”
“난 그냥 ‘꼭두각시 인형’ 이라는 거지. 나의 인생은 결코 나의 것이 아니야.”
“......?”
“난 그냥, RPG게임의 2회차 캐릭터일 뿐이지.”
“RPG게임의 2회차 캐릭터일 뿐이라고? 그 말은, 네 엄마란 이름의 RPG게임의 2회차 캐릭터라는 거야?”
“맞아. 난 엄마의 2회차 캐릭터일 뿐이야. 내 인생의 주인은 엄마란 거지.”
나건영은 엄마가 거의 매일 쇠파이프를 들고서 두들겨 패는 모습에 질렸다고 한다.
하지만 엄마가 그렇게 온갖 욕설을 퍼부으며 폭주할 때에는 그냥 죽은 사람과 같이 그냥 맞는다고 한다. 그것이 살아남는 방법이니까. 그 덕분에 아빠도 엄마의 폭주에 질려서 집을 나가버린 지가 오래. 본인의 기억에 의하면 초등학교 시절에 아빠가 집을 나갔단다. 그 이후로는 연락이 닿은 적도 없고 만나본 적도 없단다. 지금은 그냥 엄마가 폭주하지 않기만을 바랄 뿐. 고등학교에 와서도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기 힘드니까 아예 폭행을 매일 같이 당했고, 결국 나건영은 ‘현실도피(現實逃避)’ 차원에서 특수F반으로 추방되기 위해 아주 제대로 사고를 치고 말았다. 사고를 제대로 쳤다는 게 무슨 말일까?
그 날은, 건영이의 어머니가 학교로 온 날이었다. ‘공개수업(公開受業)’ 참관의 날이었던 것. 공개수업이 끝난 직후에 건영이가 그간에 학교에서 자신을 괴롭혀온 학교폭력 가해자들을 주먹으로 치고 돌려차기까지 가해 이빨을 다 부러뜨림은 물론이고, 어디서 구해왔는지도 모를 쇠파이프까지 뽑아들고서 아주 제대로 보복을 해줬다. 그 뿐만이 아니라 자신이 괴롭힘을 당하고도 모른체 해온 담임선생님까지도 쇠파이프로 두들겨 패버린 것과 공개수업을 참관하러온 엄마까지도 쇠파이프로 옆구리를 강하게 쳐서 중상을 입히고 만 것. 그 사건으로 인해 나건영은 ‘퇴학(退學)’ 처분이 내려질 뻔을 했으나 피해를 입은 대상이 지금까지 건영을 괴롭혀온 녀석들이란 것과, 그걸 모른체 해온 담임선생님, 그리고 미취학 시절부터 쇠파이프로 폭행하던 엄마라서 그거만은 면했다.
그 대신! 나건영은 낙오자들의 반인 ‘특수F반’ 이라는 곳으로 추방되었다.
하지만 그는 후회하지 않는다. 자신을 지금까지 발길질을 해온 것은 물론이고, 집단따돌림 및 왕따를 해온 녀석들을 쇠파이프로 쳐서 사실상의 뇌사 상태로 만들어버렸으니 충분히 복수를 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모른 체 해온 담임선생님도 쇠파이프로 쳐서 중상을 입혀 입원시킨 것과 미취학 시절부터 쇠파이프로 폭행을 일삼아온 엄마에게도 그간에 쌓여온 분풀이를 제대로 해줬기에 그는 조금도 후회하지 않는단다. 그 사건 이후로 그 누구도 자신을 괴롭히지 않게 되었기에 만족한다는 나건영. 지금 그는 특수F반이란 교실에서 누구보다도 필사적으로 암살훈련을 받고 있다. 지금보다도 더 강해지기 위해, 그 누구보다도 뛰어난 암살자가 되기 위해! 강하게 훈련에 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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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건영은 ‘사신의 암살자(死神の暗殺者)’ 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다.
누구보다도 은밀하게 움직임은 물론이고, 암살의 정석인 적의 바로 등 뒤에서 노리는 것을 아주 능통하게 잘한다. 오죽했으면 반 학생 전체가 단체로 암살훈련을 할 때에 현 담임선생님인 벌처스의 교관님도 눈치를 채지 못하게 바로 등 뒤에서 암살을 시도하다가 강하게 제압당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물론 실제 무기가 아닌 모의용 무기를 사용하기에 상처를 입거나 그러지는 않는다. 하지만 교관님의 바로 등 뒤에서 암살을 시도하는 유일한 학생이 바로 사신의 암살자! 나건영이다. 그래서 지금의 나건영을 사신이라 불러도 될 것만 같다는 의견이 많은데, 만약 건영이가 프로 암살자들을 만나 그들에게 특별훈련이라도 받게 된다면 사신이나 다름이 없는 수준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헤에~ 나건영이 그런 사정이 있었네?”
“아. 세영아! 유니온의 오세린 선배는 요즘 어떻게 지내?”
“오세린? 아하~ 우리 누나 말이야? 누나라면 그냥 평범하게 지내는데?”
“세영아. 너 많이 달라졌다? 예전엔 누나한테도 야, ㅁㅊㄴ 이란 식으로 말했잖아.”
“......예전 담임선생님이었던 분의 부탁이었어. 누나한텐 누나라고 부르라고.”
“......”
“건영아. 넌 어쩌다가 이곳 특수F반으로 오게 된 거야?”
“내가 ‘미취학(未就學)’ 시절부터 엄마에게 매일 쇠파이프로 맞아온 것은 알지?”
“그래.”
“이곳으로 오기 전에는 B반이었어. 반 애들이 날 거의 매일 학교폭력을 가했지. 보복할 날을 기다리다가, 학부모들의 공개수업 참관일이 되어서 실행에 옮겼어.”
“그렇군. 널 지금까지 괴롭혀온 애들을 쇠파이프로 쳐서 ‘뇌사(腦死)’ 상태로 만들고, 담임도 중상을 입힘은 물론이고, 엄마까지도 중상을 입혀 장기간 입원을 시켰지?”
“어. 내가 이곳 특수F반으로 오기 위해 제대로 복수한 거지. 하지만 후회하진 않아.”
“왜?”
“세영이 너도 알잖아. 내 복수를 다 이루었으니까.”
“......”
“지금의 달라진 너를 보면, 유니온의 오세린 누나도 좋아할 거야. 폭력만을 일삼던 동생이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