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방과후 검은양과 늑대개의 신서울 대저택 경비.

호시미야라이린 2015-07-07 2

언제나 변함없이 한결같은 벌처스의 우리 늑대개 팀. 우리의 나날은 언제나 평화롭다.

그러던 어느 날, 검은양 녀석들이 의뢰를 받고 신서울 강남구의 어느 대저택으로 경비 의뢰를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는 우리 멤버들도 그곳으로 향한다. 벌처스 처리부대라 불리기도 하는 늑대개. 나타 녀석은 이세하를 향해 화풀이를 할 수가 있다는 생각에 제일 신나서 먼저 뛰어가고, 나도 언제나 그렇듯 검은 후드를 두르고서 그곳으로 향한다. 내 이름은 익히 알려진 그대로 레비아(Levia)’ 라고 불러주면 된다. 우리 늑대개는 최근에야 대외적으로 그 모습을 공개했기에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한다. 대외에 공개되기 이전엔 음지에서 각종 일들을 도맡아 하거나 누군가를 처리하는 식으로 돈을 벌어온 것이 사실. 그러나 벌처스 회사가 사실상의 공중분해가 된 이후론 그냥 무시된 존재다.

 

 

우리 늑대개의 담당요원님의 지시로 향한 곳은 신서울 강남구의 어딘가에 위치한 아주 화려한 대저택. 정말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다 아는 부자가 사는 곳이다. 원래는 사설 경호부대가 24시간 경비를 서지만, 이들이 모두 휴가를 떠나는 바람에 유니온의 클로저 팀이라 불리는 검은양 멤버들을 부탁한 것. 아니, 검은양과 함께 우리 늑대개 멤버들도 함께 경비를 부탁한 거다. 두 클로저 팀에게 모두 대저택의 경비를 부탁했는데 당연히 검은양과 우리 늑대개 팀은 라이벌이기에 함께 경비를 맡자마자 티격 태격을 하는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어. 특히 이세하와 나타의 말싸움이 가장 치열하지. 나타는 이세하만 보면 온갖 광분을 보이며 불평불만을 늘어놓고, 이세하도 화풀이 대상을 나타로 정했다는 듯이 맞대응하는 모습이 참으로 기가 막힌다. 무슨 애들도 아니고. 검은양과 우리 늑대개가 서로 싸우기는 해도 이번은 서로 휴전하기로 약속을 했다는데 그것도 무의미하다.

 

 

세하랑 나타는 매일 싸우네?”

 

좋은 거 아닌가. 저렇게 싸운다는 것도 서로 사이가 좋다는 뜻이거든.”

 

“......, ‘레비아(Levia)’ 라고 했지? 나타랑 세하를 보면 어떻게 생각해?”

 

, 이슬비라 불러주면 되는 거지. 나타랑 세하라면 그냥 애들이 싸우는 걸로만 보여.”

 

애들이 싸우는 거로만 보여?”

 

그래. 화풀이할 대상이 없어서 서로에게 딱 지목한 상대에게 다 푸는 거.”

 

“......레비아. 넌 항상 그렇게 무표정하게 말하는 거니?

 

이해해줘. 난 원래 이렇게 말해. 이렇게 말하는 것이 정신건강에도 이롭거든.”

 

 

분홍색 머리의 저 여자. 이름이 이슬비란다. 빈유(貧乳)’ 의 몸이라는 녀석. 문에 의하면 전설의 클로저였다던 알파퀸(Alpha Queen)’ 이라 했던가. 알파퀸이란 그 사람이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어줬단다. 그 말을 들었을 때엔 좀 부럽더라고. , 그래봐야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왜 부러워했는지 의아하지 않을 수가 없어. 나는 나 나름대로 하면 되는데. , 다들 내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 하는데 그냥 내가 알려줄 수가 있는 선에서 알려줄게. 나도 알고 본다면 사생활을 존중받아야만 하는 클로저라서 말이야. 내 신체 사이즈라면 말이야. 대충 잡아서 160cm 정도라고 말하면 될까. 여자들의 평균 키라고 하잖아. 학창시절로 비유하면, 여자들은 대개 중학교 2학년까지 키가 큰다고들 하지. ‘고등학교 2학년까지 키가 큰다는 남자들의 평균 성장과는 차이가 있다고나 할까.

 

 

내 귀가 뾰족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던데, 인간의 귀인지 요정의 귀인지 뭔지 그건 너희들의 판단에 맡길게. 지금 당장은 개인적인 문제라서 정답을 얘기할 수가 없거든. 하지만 가까운 미래엔 너희가 저절로 알게 될 거야. 검은 후드를 왜 두르고 다니는지도 너희가 차차 알게 될 테니까 지금은 안 가르쳐줘도 되겠지. 그리고 내가 들고 다니는 이 무기. 창인지 낫인지 얘기가 많던데 말이야. 이것도 알아서 판단해주길 바랄게. 뭐 솔직히 나에 관해서 공개해도 될 사안은 별로 없는 거 같아. 내가 늑대개의 2번째 멤버란 것을 제외하면 아직은 따로 알려줄 수가 있는 게 없거든. 어쨌든 검은양의 이세하와 우리 늑대개의 나타. 두 녀석의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언제 봐도 참으로 재밌다니까.

 

 

암튼 이 대저택. 하나의 공원을 연상케 할 정도로 매우 넓다. 게다가 지상 2층으로 이루어진 저택이라 역시나 부잣집은 다르단 것을 느낀다. 그 날 저녁, 검은양 녀석들과 함께 경비를 서는데 뭔가 낌새가 이상하다싶어 문을 열고 마당으로 나와 보니 스캐빈저들이 나타난 것. 결국 이 대저택으로 쳐들어온 것은 스캐빈저. 그러니까 차원종이란 거. 차원종들의 습격에 모두들 곧바로 전투태세에 돌입한다. 물론 전투태세엔 나도 포함이지. 다시 안으로 들어가 보니 차원종들로 가득하다. 어차피 스캐빈저들 따위인데 명색이 클로저가 되가지고 저 녀석들도 상대하지 못한다면 아무런 의미도 없어.

 

 

어차피 저택 안으로 난입한 차원종들은 처리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지.

라고 말하고는 싶은데 뭐랄까. 이세하와 나타 녀석이 제일 신나게 차원종들을 해치우는 모습이 참 가관이야. 뭐라고 하면 좋을지 모르겠지만 이세하와 나타라면 나중에 매일 매일을 싸우는 신세가 될 거야. 그러고 보니 스캐빈저들이 말인데, 일반적인 스캐빈저와 달리 등에 날개가 달린 녀석들이다. ‘플라잉 스캐빈저라고 부르면 될까. 기존 스캐빈저와 달리 삼지창을 들고 다니는 희한한 녀석들. 플라잉이고 뭐고 그냥 다 처단하면 된다. 그 누구도 아니고 두 녀석이 라이벌이라도 되듯이 가장 잘 싸워준 덕분에 나를 포함해서 나머지들은 아주 편하게 구경만 하면 되는 신세. 실내의 차원종들은 어림잡아도 20여 마리에 불과하기에 두 녀석들이 다 처리해줘도 문제가 없어.

 

 

차원종들은 역시나 쉽네~”

 

, 이세하! 내가 너보단 훨씬 잘 싸웠거든?!”

 

나타라고 했지? 내가 너보단 빨랐다?”

 

“......나타, 그리고 이세하. 지금 너희가 여기서 싸우고 있을 시기는 아닌 거 같은데.”

 

? 무슨 소리야?”

 

레비아!!”

 

너희들은 안 들리는 거냐. 지붕 위. 옥상에서 무슨 소리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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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어서 와. 검은양 여러분? 늑대개 여러분? 그리고 레비아.”

 

“......”

 

, 레비아. 저 여자가 널 어떻게 아는 거야?!”

 

나타. 그게......”

 

이봐~ 레비아? 그냥 솔직히 말해도 되는데? 너와 내가 어떤 관계인지에 대해.”

 

“....... 목 등에서 솟아나온 그건 도대체 뭐야.”

 

이거? 신기해? 난 그냥 촉수라고 부르는데~ 다들 날 ‘??? ???(決戰暗殺者)’ 라고 부른다?”

 

 

저 여자가 누구냐고. 나와는 무슨 관계인 거냐고. 녀석은 솔직하게 다 말해도 된다는데 그냥 말하기가 귀찮다. 녀석의 키가 매우 작아 보일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여자들의 평균 키에 해당하는 160cm 에 많이 못 미치니까. 겉으로 보면 152cm 정도로만 보여. 저렇게 작은 녀석이 신강 고등학교 교복을 입고 있어.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 건, 어떻게 인간의 목 등에서 촉수란 것이 솟아나올 수가 있느냐란 거야. 그 이유를 말해주지도 않는데 말이지. , 다른 것은 다 이해한다고 가정하자.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저 녀석이 어떻게 차원종들의 호위를 받고 있느냐란 거야. 호위를 받고 있다는 말도 맞고, 차원종들을 조종하고 있다는 말도 맞겠지. 초록색의 긴 머리에 감춰진 목 등에서 솟아나오는 2개의 촉수. 왠지 살의가 극한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

 

 

설마 이 저택의 경비를 맡은 게 너희들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어?”

 

“......”

 

경호부대가 모두 휴가를 나갔기에, 납치를 위해 이런 저런을 준비했는데~ 너희들로 인해 전부 다 망했어?”

 

“......”

 

하지만 레비아? 괜찮아. 왜냐하면 이 저택의 주인의 딸을 이렇게 납치했으니까.”

 

무슨 짓이야. 도대체 뭘 하겠다는 거야.”

 

이 딸을 인질삼아서 몸값을 좀 받아야겠어. 목숨을 끊지는 않겠다는 거에 감사히 생각하라고? 너도 고마워해야지? 레비아?”

 

 

저 녀석의 목 등에서 솟아나오는 촉수. 도저히 빠르고 강해 다가갈 수가 없다.

주변을 지키는 차원종들은 전혀 문제가 될 것이 없지만 녀석은 다르다. 뭐라고 하면 될까. 분명히 가만히만 있을 뿐인데, 촉수가 가만히 있을 뿐인데 어째서 채찍에 맞은 것만 같은 고통이 있다는 걸까? 스캐빈저들이라면 나타랑 이세하 녀석이 알아서 다 잡아주니 편하지만 저 녀석은 뭘 어떻게 할 수가 없다. 혹시 말이다. 우리가 눈치를 챘을 때에는 이미 촉수가 날아와 채찍으로 치듯이 치고서 다시 원래 위치로 돌아간 이후는 아닐까. 그 정도로 촉수가 날아오는 속도가 빠른 것은 아닐까. 더욱 이해가 안 되는 것은, 검은양 녀석들과 나타, 그리고 나까지 녀석을 향해 결전기들을 날려도 모두 무력화가 된다는 거다. 분명히 가만히만 서있을 뿐인데도 결전기가 취소된다.

 

 

좀 더 쉽게 말하면, 이슬비 저 녀석이 위성낙하(衛星落下)’ 라는 이름의 결전기를 발동했다고 하자. 위성이 하늘에서 떨어져야 맞지만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 위성이 떨어지는 장판이 형성되다가 바로 사라진다고나 할까. 저 녀석은 결전기 무력화란 능력이 있다는 걸까. 나타도, 이세하도, 서유리도, 미스틸테인도, 제이 아저씨도 모두들 녀석에게 결코 다가가질 못한다. 다가갈 수가 없다. 녀석의 목 등에 솟아있는 촉수 2개만으로도 저런데 만약 추가로 더 솟아나오면 어떻게 될까. 그러면 더욱 압도적으로 밀리겠지. 그냥 그렇다고 하자. 녀석을 이길 방법은 결코 없겠지. 초록색의 촉수가 마치 채찍처럼 강하게 휘날리는 모습. 저 녀석이 이내 재미없다고 하면서 공격을 멈춘다. 무슨 생각일까.

 

 

아아~ 재미없어!! , 레비아! 너는 왜 가만히만 있는 거야?!”

 

“......”

 

그리고 특히 너! 검은양의 이슬비!! 감히 나보다 가슴이 커? 정말 못된 여자네?!”

 

. 내가 크다면 이 옆의 서유리는 뭐라고 설명할래?”

 

입 다물어!!”

 

“......”

 

아하~ 검은양 얘들아? 늑대개 얘들아? 그리고 레비아? 재밌는 거 하나 알려줄까?”

 

뭐지.”

 

겨우 나 하나도 상대하지 못하면 어떡하려고 그래? 지금 신강 고등학교에 나보다 훨씬 강한 존재가 와서 생활하고 있는데.”

 

훨씬 강한 존재라고. 무슨 소리지.”

 

피부도, 머리카락도 완전히 새하얀 녀석이 신강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다는 거다.”

 

 

얼굴 피부도, 머리카락도 완전히 순백(純白)’ 과도 같이 새하얀 고등학생?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나는 도저히 모르겠다. 세상에 그런 사람이 있기는 할까? 얼굴 피부와 머리카락이 완전히 순백과도 같이 새하얀 사람이 정말로 존재할까?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다. 그런 사람이 정말로 있다면 꼭 만나보고 싶다. 이 나라에서 그런 사람이 신강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다고? 그런데 그런 사람이 있다면 신서울 전역에 소문이 쫙 퍼졌을 일인데도 왜 이렇게 조용한 걸까? 어쨌든 저 녀석의 말이 맞다면, 현재 신강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다고 하니 혹시라도 만나면 제대로 조심하라는 뜻이겠지? 이 일이 끝나면, 저 검은양 녀석들에게 그런 애가 있는지를 물어봐야겠다. 근데 어째 저 녀석들의 표정도 어리둥절하다. 전혀 모른다는 걸까? 그런 걸까?

 

 

그렇다면 이 대저택 주인의 따님은 어떻게 되었냐고? 녀석이 납치해갔다는 말이 맞지. 아무래도 나중에 제대로 추궁을 당하겠지. 그나저나 쟤가 말한 새하얀 피부와 머리카락의 신강 고등학교 재학생. 키도 무려 190cm 정도나 된단다. 순백과도 같이 새하얀 피부와 머리카락, 그리고 진한 붉은 눈, 그 사람이 과연 누구기에 녀석이 저렇게까지 찬사하듯이 말하는 걸까? 혹시 위상력이 일반적인 클로저들을 훨씬 능가하는 존재란 걸까? 혹시라도 그런 존재라면 유니온이나 벌처스, 그리고 세상 사람들이 결코 모를 리가 없다. 그런데도 너무나 조용하다. 그런 사람을 만날 수가 있다면 내가 가장 먼저 만나보고 싶다.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알 수가 없지만, 그런 강자라면 만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비록 검은양 녀석들과 함께 한 대저택 경비는 실패했지만 그 사람은 꼭 만나고 싶다.

2024-10-24 22:36:18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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