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퍼레이션 나인 -제188화- [귀신여제의 시간(鬼神女帝の時間)]
호시미야라이린 2015-07-05 1
“에휴~ 뭐가 이렇게 피곤하냐.”
“야~ 이세하. 너 요즘 들어서 다크서클 생겼다?”
“유리 너까지 이러기냐? 요즘 잠도 못 잤다고.”
“얼씨구?”
“매일 밤새서 게임이나 한다는 세하가 잠을 못 잤다고 얘기하다니.”
“이슬비 너도 시끄러워! 나 그래도 요즘은 밤새서 게임하거나 그러진 않는다고!”
“어머? 왜?”
“......그 녀석에게 제대로 졌거든. 게임의 고수가 되는 비결을 물으니까, 절대로 밤새서 게임하거나 그러진 마라고 하더라고.”
“게임의 고수라면 유하진?”
“그래. 정미가 잘 아네.”
신강 고등학교를 넘어 전국적으로도 게임의 고수로 알려진 유하진 학생.
오락실계의 강자라는 한석봉도 그녀는 단 1회도 이겨본 적이 없다. 오죽했으면 석봉이가 하진이를 향해 ‘오락실계의 귀신여제’ 라고 부를 정도다. 단순히 오락실에서만 논 것이 아니다. 한 때에는 게임대회에도 출전해 프로게이머란 자들을 짓밟으며 준결승전까지 올라간 괴랄한 실력의 소유자다. 비록 우승이 아닌 3위에 머물렀지만 프로게이머도 아닌 일반 고등학생이 내로라하는 실력자들을 죄다 격파해냈다는 것이 희대의 이변이라고 당시 게임대회의 진행자들과 제작진들이 얘기했을 정도! 프로게이머로 들어올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냥 평범하기 그지없는 여고생이라 그건 좀 어렵다고. 게다가 자기는 따로 할 일이 있다며 프로게이머 세계로의 입단을 사양하기도 했다.
비록 프로게이머는 아니었지만 이후로도 계속 게임대회에 참가했고, 도저히 이길 수가 없었다. 게임에 관해서라면 정말 빠삭하게 잘 아는 한석봉과 이세하도 그녀를 상대로는 단 1회도 이길 수가 없었다. 2학년이 된 지금도 유하진은 게임계에 있어선 귀신여제나 다름이 없는 존재! 그녀가 출전한다고 하면 모든 프로게이머들은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다들 유하진에게 비결을 물으면, 절대로 무리하게 연습하면 안 된다고 했다. 본인이 컨디션이 나쁘거나 연습할 힘이 나지 않을 때에는 과감하게 쉬어야만 한다고 말했다. 다만 몸이 완전히 녹슬어버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본인만의 노하우를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만약 유하진이 정식으로 프로게이머가 되겠다고 선언을 했다면 프로게이머 팀에서 서로가 입단을 해달라고 요청이 쇄도했을 것이다.
그건 그렇고, 이세하는 왜 요즘 들어서 같은 악몽을 꾼다고 말하는 걸까?
엄마도 네가 게임을 너무 밤새서 하는 악영향으로 인한 후유증이라 말한다. 슬비와 유리도 그렇게 말하고, 제이도 게임에만 너무 집중한 나머지 건강이 많이 나빠진 거라고 말한다. 테인이도 게임에 너무 물들지 마라고 연락이 온 상황. 마침 ‘영상통화(映像通話)’ 라서 세하가 테인이에게 저 옆에서 자고 있는 여학생이 누군지를 물으니 리리스란다. 리리스가 어떻게 지내는지를 물으니 그냥 자기 이름을 빼면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평범하게 지내고 있단다. 다들 테인이에게 리리스가 기억이 지워진 거냐고 묻자, 테인이는 그렇다고 한다. 어쩌다가 그렇게 되었는지는 말하지 않고, 그냥 사고를 당해서 기억이 지워진 것이라고만 한다. 그래서 지금은 클로저가 아니라 그냥 초등학생이란다.
그렇다면 리리스가 속한 그 팀의 애들은 알고 있을까? 당연히 알고 있다. 모르고 있을 리가 없다. 하지만 오히려 다행이라는 입장. 어차피 그것을 계속 가지고 있었으면 생명의 위협을 계속 받았을 것이기에 다행이란다. 테인이가 저렇게 말한 것을 보면, 아무래도 테인이와 보나는 무조건 죽이는 거보단 모든 기억이 다 지워졌으니 이제부터라도 그냥 평범한 초등학생으로 살아가도록 하겠다는 걸로 보인다. 6번에 걸쳐서 결전기를 다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을 감안해 선처를 좀 해준 모양이다. 지금 테인이와 보나가 할 수 있는 일은 리리스를 계속 지켜보면서 또 다시 나쁜 길로 빠지지 않도록 감시하는 거다. 클로저 능력이 깨어나지 않기를 바랄 뿐.
“나도 유하진처럼 언제 게임을 잘하게 될라나~?”
“세하야!”
“어? 정미. 왜?”
“한번 게임으로 붙어볼 생각 없어? 네가 좋아하는 게임, 나도 연습을 많이 했거든.”
“진짜?!”
“너랑 게임이라도 같이 하려고 진짜 연습했다.”
“게임을 극히 싫어하던 정미가 게임을 좋아하게 되다니?!”
“이건 당장 TV에 나와야 할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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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양 멤버들은 유니온에서 지원해주고 있어서 일이 없을 때에는 평범하게 학교생활을 할 수가 있다. 그러나 ‘늑대개(Wolf Dogs)’ 녀석들은 벌처스 회사가 사실상의 공중분해가 된 이후로 자급자족으로 먹고 살아야만 한다. 그러다가 벌처스가 다시 살아나면서 신강 고등학교의 그 비밀의 반을 지원하게 되면서 늑대개를 사실상 없는 팀으로 취급하고 말았다. 그래서 늑대개는 지금도 ‘자급자족(自給自足)’ 하기 위해 나름대로 애쓰는 모습이 보기 처참하다. 나타는 이를 갈면서, 레비아는 침묵으로 일관하며 생활비 충당을 위해 노력한다. 늑대개 명의의 통장으로 돈이 입금되고는 있지만 현재 있는 정도로는 간단한 생활도 어렵다. 아무래도 검은양과 신강 고등학교의 비밀의 학급이 일을 사실상 도맡아 하고 있어서는 아닐까? 늑대개가 암살을 해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아니, 원래 늑대개는 사람을 죽이는 일도 많이 해왔다. 암살도 해왔다. 그러나 벌처스에서 그 학급의 학생들을 상대로 암살훈련을 하다 보니 늑대개는 사실상 잊혀진 거나 다름이 없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게다가 얼마 전에는 나타와 레비아가 그 반에서 가장 못한 여학생에게 된통 당했던 전례도 있어 늑대개의 입지는 더욱 약화되고 있다. 그래서 나타는 지금 분풀이의 대상이 필요한 상황. 그 녀석을 다시 만난다면 제대로 설욕을 해주고자 한다. 나타와 레비아는 오늘도 생계유지를 위해 온갖 잡일들을 처리해주며 돈을 벌어들인다. 다른 늑대개 멤버들도 열심히 하고는 있으나 늑대개가 예전에 비해 큰 활약을 보이지 못하고 있던 터라 이들의 입지가 더욱 약화된 상황에서 한 신강 고등학교의 여학생이 지나가는 게 보이기에 저걸 재물로 삼아 분풀이를 하고자 하는 나타.
나타가 신강고교 교복을 입었고, 연구원 가운을 두른 여학생을 보더니 2자루의 칼을 뽑아들고 목을 베어버리고자 한다. 레비아가 안 된다고 소리치지만 이미 나타는 전력질주를 하는 상황! 그러나 그 여학생이 알고 있었다는 듯이 권총을 뽑아들고서 나타의 이마에 정확하게 갖다댄다. 총구가 나타의 이마에 부딪힌 상황! 게다가 실이란 것도 언제 묶었는지 여기저기에 걸려있다. 그 여학생이 나타에게 혹시라도 움직인다면 방아쇠가 자동으로 당겨질 거라고. 게다가 이 권총은 ‘데저트 이글(Desert Eagle)’ 이라 실탄의 구경도 꽤나 크단다. 친구가 암살용으로 사용하던 권총을 본인도 들여와서 사용하고 있다고 말하는 여학생. 근데 실탄에 맹독이 칠해져 있다고도 말한다.
“늑대개의 나타라고 했지? 난, 벌처스 전략사령부 예하 생화학방위국 연구원 출신.”
“그 경력의 여학생이라면?!”
“설마?!”
“나타, 레비아라고 했지? 너희의 예상이 맞아. 움직이면 나타의 목숨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