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루저 - 1화

6도전차야왕 2015-06-19 1

"네.... 알겠습니다. 내일까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면 허위 신고로 간주하고 이곳을 떠나겠습니다."

네온사인 위로 한 여인이 그렇게 핸드폰을 끈 후 주머니에 찔러 넣었다. 아름다운 불빛 속에서 그녀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그건 본인 말고는 알 길은 없었지만 이거 하나는 알 수 있었다. '내일도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그저 누군가의 장난으로 끝나기를 그녀는 진심 어린 마음으로 간절히 불빛 속에 기도를 올린다.

"내일 저녁 9시까지 지켜보고 가야겠군."

오른쪽 어깨에 검은 양 마크를 한 여인... 빛나가 그렇게 중얼거리며 불빛을 등진 채 그렇게 어디론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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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 씻고, 아침 밥을 먹고, 교복이란 이름의 죄수복을 입고... 학교라는 이름의 감옥으로 가서 수업이라는 이름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일상.... 학생에게 있어서 이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며, 너무나도 당연한 일상의 연속이다.

세하는 하품을 늘어지게 하며 두 손을 주머니에 찔러 넣고 반쯤 감은 눈으로 그렇게 버스에 올라탔다.

이게 대체 몇 번째 일상일까... 자신이 언제부터 이 일상을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 들였는지 생각해 보았지만 도저히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저 똑같은 일상에 세하는 지겨움을 느끼고 있었다.

학교에 도착하자 제일 먼저 세하가 본 것은 학교 폭력이었다.

"야! 가진 거 있으면 다 내 놔라. 이 형님께서 오늘 돈을 못 가져 왔다 이거야~"

"아.... 안 되요... 이거 오늘 학비란 말이에요."

"빨리 안 내놔!? 누가 그냥 달래? 빌려 달라고~ 내 미래에 투자도 못해? 이  XX가 그냥!"

세하의 학교는 먹이 사슬이란 것이 존재했고, 약육 강식의 세계나 다름없는 곳이었다. 언제나 약자는 죽고, 강자는 살아 남으며 그 날카로운 발톱을 갈고 닦는다. 그렇지만 약자는 내장을 빼앗겨, 결국은 살아갈 가치를 못 느끼고 그대로 숨 죽여 강자가 지나가기만을 기다린다.

"따분하군... 저러고 노니까 좋은가?"

세하는 그렇게 말하며 그 폭력을 등진 채 본관으로 향한다. 어깨 너머로 소년이 아프다고... 하지 말라고... 그렇지만 세하는 눈하나 깜빡 안하고 그냥 지나간다.

"XX 놀고 있네. 어디 재미있는 일 없을까..."

그러고 보니 오늘 핸드폰 밧데리를 못 가져왔네... 오늘 모바일 끝판왕 깨야 하는데...
2024-10-24 22:28:53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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