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이세하다. - 18
도혼 2015-06-18 6
* 전편을 보고 싶으신 분들은 '작성자 : 도혼' 을 검색하시면 됩니다.
부디 재미있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며칠 전, 그러니까 테러조직원들의 작전 이틀째 되는 밤이었다. 이날 밤에도 테러조직원들은 작전을 진행하기 위해 어느 인적 드문 시골마을에 도착했다.
"오늘도 모두 잘 부탁한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30분 뒤, 이곳에서 만나도록 한다."
"예."
그들은 조용히 소곤거리고는 흩어졌다. 한 조직원도 자신이 맡은 구역을 열심히 돌았다. 그런데 잠시후.
"퍼어억!"
조직원은 뒤통수에서 둔탁한 소리를 듣고 영문도 모른 채 기절했다. 그리고 조직원 뒷쪽에 누군가가 서 있었다. 푸른색 머리칼과 눈동자, 세하였다.
'후... 네놈들을 찾느라 고생 좀 했지. 정말 무모한 짓이였어.'
세하는 조직원들을 찾기 위해 전력을 다해 위상력과 감각을 연동시킨 후, 돌아다닌 것이다. 그렇게 하자 반경 250km가 세하의 의지하에 놓였다. 단지 의지력만으로는 해낼 수 없는, 위상력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하지만 전력을 다한 후유증일까? 하마터면 정신력에 무리가 올 뻔했다. 다행히 그전에 찾아냈기 때문에 그런일은 없었다.
'그래도 우리 나라쪽에는 다른 작전은 없는 건가? 그건 다행이군. 아차, 어서 서둘러야지.'
세하는 쓰러진 조직원의 머리에 손을 댄 채로 정신집중을 한다.
[ 정신 장악(Spirit Domination) ]
세하가 아침에 순간 떠올린 것은 과거, 오세린의 '정신 감응' 능력이었다. 상대방의 정신에 단지 '접속'하여 정신에 혼란을 준 후, 자신의 의지로 명령을 내리는 능력이다. 세하는 여기서 좀더 생각하였다.
'만약 정신에 단지 접속하는것 만이 아닌, 상대방의 의지 자체를 내 것으로 만든다면 그자의 기억을 읽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해서 나온것이 '정신 장악' 능력이었다. 조직원은 기절하였으나, 조직원의 자아는 본능적으로 자신의 정신에 침입한 적에게 대항한다. 하지만 항거불능의 정신력으로 무장한 세하의 정신력을 당해낼 순 없었다. 결국 조직원의 자아는 무너져버렀고, 그대로 세하에게 흡수당했다.
"크윽..."
하지만 세하는 곧 정신적으로 약간의 혼란을 겪었다. 한 사람의 자아를 흡수한 것이다. 즉, 그 사람의 인생 전체를 송두리째 세하의 것이 되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세하는 갚작스런 혼란과 싸웠고, 그나마 생전의 정신력이 낮은 자아라서 그런지 금방 세하에게 완전히 녹아버렸다.
'설마 이런 맹점이 있을 줄은 몰랐군. 잘못하면 자아를 흡수하는데 성공하더라도 나 자신조차 변할 수 있겠어. 나는 단지 약간의 기억만 원한 것인데 말이야.'
만약 세하가 보통 사람이었다면 정말로 세하의 자아와 조직원의 자아가 융합 현상을 일으켜 전혀 새로운 자아가 탄생할 수도 있고, 역으로 먹힐 수도 있는 것이다. 게다가 기억은 연속적이고, 순간적이다. 따라서 인간의 마음대로 끊을 수도 없는 것이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죽기 직전에 순간적으로 자신의 연속적인 삶을 느끼는 주마등이 그렇다. 세하는 단지 조직원의 작전에 대한 기억만 원했을 뿐이지만, 처음에 밀려들어오는 기억들을 그냥 놔둘 수는 없었다. 만약 그랫다면 밀려오는 자아에게 몸의 통제권을 빼았겼을 테니.
'이것, 함부로 써선 안되겠군. 그렇지만, 좋은 점도 있긴 하네.'
조직원을 하나 쓰러뜨린 뒤, 자신이 조직원 행세를 하여 잠입하려던 세하였다. 그러나 행동적으로 약간의 어색함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들키지 말란 법도 없다. 그러나 세하는 이미 그 조직원의 자아 그 자체를 흡수하였기 때문에 '진짜' 그 조직원 이 될 수 있다.
'그럼 이제... 이놈은 자아가 없는 단지 껍데기일 뿐이군. 그럼 없애버려도 상관없겠지.'
세하는 그의 품에 있는 물건들을 죄다 빼내고, 겉옷만 벗긴 뒤 남은 육체를 그냥 태워버렸다. 그 후, 조직원으로 변장했다. 특이하게도 세하의 얼굴조차 조직원으로 바뀐 것이다 위상력을 이용하여 얼굴 근육과 뼈를 조절하여 골격 자체를 뒤틀어버린 것이다. 사실 여기까지 과정은 꽤 많았지만, 시간은 조직원이 퍽치기를 당한 후, 3분 정도 지났을 뿐이다. 세하는 당분간 조직원 행세를 하기로 했다.
그렇게 세하가 조직원 생활을 한지 며칠 되었을 때, 위에서 아이들을 납치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세하가 속한 쪽도 아이들을 제각기 한둘씩 납치하여 접선 장소에 모인 후, 제단으로 돌아갔다.
'하나, 둘, 셋, ... 전부 999명이잖아. 이놈들... 정말로 돌았군. 이 많은 아이들의 목숨을 생으로 앗아간다고?'
세하는 이 아이들이 자신이 아니였다면 정말로 목숨을 잃을 것임을 본능적으로 알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겉으로 분노하는 내색을 보이는 멍청한 짓은 하지 않았다. 오히려 속으로 분노를 잠재운 후, 놈들과의 싸움에서 한꺼번에 분출할 참이었다. 잠시후, 상부의 인력과 그 뒤에 따라온 사제들과, 컬티스트 고위 사제가 나타났다. 상부 인력은 대충 설명을 하고는 사제로 하여금 의식을 진행하라 했다.
'이것들은 살려둘 필요가 없겠군. 그럼... 어.. 뭐지?'
세하는 상부 인력의 설명을 듣고 역시 살려둘 필요가 없는 인종들이라 그대로 다 죽여버리려 했다. 그러나 갚자기 의지력이 움직이지 않았다. 정확히 사제들이 의식 준비를 하기 시작한 뒤부터였을 것이다. 마치 의식 도중에는 절대로 방해를 받지 않기 위해 사제들의 움직임을 제외한 그 어떤 의지력도 움직일 수 없도록 붙잡아두는 것 같았다. 실제로 다른 조직원들도 그저 의식을 준비하는 모습을 그저 멍하니 바라볼 뿐이다. 그나마 세하 정도 되는 사람만이 자신의 의지가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느낄 뿐이다.
'크윽... 이러면 안돼는데...'
곧 컬티스트 고위사제가 알 수 없는 주문을 왼다. 그 동안에 세하는 정말 필사적으로 자신의 의지력을 봉하는 힘에 저항한다. 비록 조직원들이 나타나는 것을 감지하기 위해 전력을 다해 의지력을 쓴 적이 있긴 하지만, 지금 이순간을 생각하니 그것도 사실 전력은 아닌 듯하다. 하지만 세하는 잠시 후, 자신의 의지력을 구속하는 힘이 점점 풀린다는 느낌을 받았고, 고위 사제가 주문을 모두 외었을 때 어느정도 풀렸음을 느낀 세하는 다급히 저들을 향해 의지를 심었다.
"퍼퍼퍼퍼퍼펑!!! 퍼퍼퍼퍼퍼퍼펑!!!!!"
사실 평소때라면 순식간에 재조차 남기지 않고 없애버리는것이 세하의 특기였으나, 다급한 마음에 간단하게 죽일 수 있는 폭발을 택한 것이다. 사제들이 모조리 폭살당한 것을 확인한 세하는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정말 하마터면 큰일날 뻔했다. 설마 일개 진을 만드는 의식에 의지력을 구속하는 힘이 탑재되어 있을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다.
"이게 대체 무슨일이야?!! 이제 거의 다됐는데. 시동어만 말하면 돼는데!!!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냔 말이다! 왜 갚자기 멀쩡하던 사제들이 죄다 폭살당한 것이야? 이것들이 단체로 자살이라도 했단 말이냐?!!"
사제들이 전멸당하는 소리에 조직원들은 정신을 차렸고, 상부 인력은 작전이 실패하는 모습에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시끄럽군.'
"퍼어엉!"
그대로 상부 인력은 몸뚱아리 전체가 터져버렸다. 조직원들은 보이지 않는 힘이 주위에 있는 자들을 폭파시켜버리자, 순간 겁을 먹고는 벌벌 떨었다. 차라리 보이는 것이었다면 오히려 적대하겠으나, 역시 보이지 않는 힘은 사람을 본능적으로 두려워하게 만드는 힘이 있나보다.
'이대로 잠시 정신력을 회복한 뒤, 놈들을 해치워야겠어. 자칫 함부로 나섰다간, 무슨 일이 벌어질 지도 모르니.'
사실 여기 있는 자들이 다라면 지금의 상태로도 충분히 전멸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그렇지만 세하는 이들이 다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확실히 신의 육체를 구성하는데 필요한 진을 만드는데 방해를 받으면 안되니, 의지력을 구속할 수 있는 힘을 생각한 건 이해할 수 있지. 하지만 만약, 이것이 오히려 나라는 인간을 끌어들일 함정, 즉 이 진 자체가 놈을 소환하는 것이 아닌 의지력을 구속시킬 수 있는 진 그 자체라면?'
이곳은 위상력이 통하지 않는 대지이다. 즉, 의지력에 의한 능력 발현을 제외하고는, 이 거대한 의지보다 더 높은 인격체가 아닌 이상 외적인 힘, 즉 위상력을 일체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 세하가 의지력마저 구속당해 사용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면 어떻게 될까? 바로 근육에 의한 힘밖에 쓸 수 없는 인간이 되는 것이다.
'애초에 방금 그 상부 인력도 버림수였겠지. 지금 다가오는 놈들이 그 증거이기도 하고.'
휴식을 취한 지 10분 정도가 지나자 세하는 곧 이곳 제단 근처로 포위를 하며 달려오는 놈들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전원 위상능력자다.
'그런데 이상하군. 굳이 위상능력자를 보낼 필요가 있나? 만약 정말로 놈들이 원하는 대로 되었다면 그저 훈련 좀 받은 일반인 100명 정도만 되어도 날 제압할 수 있을 터.'
"쾅!!"
세하가 생각하는 와중에 포위 인력들이 사방의 문을 박차고 들어온다.
"꼼짝마라! 지금부터 수색을 하겠다!"
조직원들은 그들이 조직의 위상능력자임을 알아채고 그대로 멈춰선다. 그들은 곧 품에서 자그마한 구슬을 꺼내, 손에 쥐고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그런데 세하 근처를 돌아다니는 조직원의 구슬에서 빛이 난다.
"역시, 이곳에 침입자가 있었군. 누구냐! 이 근처에 있다는 걸 알고있다. 호오라, 네놈이였군."
세하 쪽에 가까이 가자 구슬이 더욱 빛이 난다는 것을 느낀 조직원이 외친 소리였다. 그 소리에 모든 조직원들이 세하를 향했다. 세하는 하는 수 없다는 듯 자신의 얼굴 골격을 제어하는 위상력에 작용하는 의지력을 풀었다. 곧 그 위상력은 주위로 흘러들어갔고, 세하의 골격은 원래대로 돌아왔다.
"이런이런... 들켜버렸군. 도대체 어떻게 안 거지?"
"뭐 가르쳐 줄 의무는 없지만, 곧 뒈-질 놈이니 알려주도록 하지. 이 구슬은 신의 은총을 받았는지의 여부를 나타내는 구슬이다. 즉, 침입자에게서는 빛이 나도록 제조된 구슬이지. 그것보다, 힘을 쓸 수가 없겠지?"
"확실히... 힘들긴 하군."
"특별히 한가지 더 알려주지. 방금 네놈이 본 진 말이야. 과연 네놈이 힘을 쓸 수 없도록만 만들어졌을까?"
"...!!!"
세하는 곧 놀란 표정을 한다.
"이곳 대지에선 평소땐 우리도 힘을 쓸 수 없지. 허나 특별한 진이 발동이 되거나, 진이 발동이 되지 않더라도 주문을 모두 외운 진이라면 우리들도 여기서는 힘을 낼 수가 있다 이거야."
'대단하군. 이 진은 비단 이곳 뿐만이 아닌... 다른 곳에서도 통하겠어. 확실히, 이놈들의 기술 하나만은 인정해야겠군.'
세하는 그들의 기술력 하나에는 정말로 감탄했다.
"크크크크큭. 하하하하하하!! 네놈은 힘 한번 쓰지도 못한 채 비참하게 죽을 거야. 감히 우리를 이렇게나 방해하다니 말이지. 그런데 설마 기대도 하지 않은 작전에 넘어갈 줄은 몰랐어. 이거 정말로 월척이라고 해야하나?"
"하하하하! 죽여버려 어서!"
그들은 곧 자신들을 그렇게 괴롭힌 세하를 비참하게 죽일 수 있다는 것에 흥분하기 시작햇다.
"네놈들은 사람의 말을 제대로 듣지 않는 습성이 있군. 난 분명 힘들다고 했지."
[ 초열지옥(The Hell of Burning) ]
"힘을 쓸 수 없다고는 하지 않았어."
곧 그들을 포함하는 직육면체의 공간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곳에 지옥의 폭염이 닥쳤다. 이전이었다면 단순히 극한의 열로만 초열지옥을 재현했겠지만 지금은 거기에 불의 특성까지 더했다. 물론 아이들이 있는 곳은 폭염이 닥치지 않도록 철저하게 보호했다. 멋모르고 움직인 조직원들은 곧 폭염의 먹이가 되어 일체 소멸되었다. 나머지 살아남은 조직원들은 두려움에 떨며 이해 불가능한 얼굴을 한다.
"도대체...왜 어째서... 어떻게.. 이럴 수 있는 거지? 분명... 진은 적어도 준비는 완료가 된 진인데... 우리들이 힘을 쓸 수 있다는...게 증거잖아!"
"확실히 얼마 전에 3차 각성의 진정한 힘을 깨닫지 못하고 정신력 확장을 하지 못했다면, 정말로 오늘 여기서 난 죽었을 거다. 하지만 그게 중요한게 아니지 않나? 지금 내가 이렇게 살아있고, 네놈들은 곧 뒈-질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한 거지."
조직원들은 그 말에 절망했다. 동시에 수긍했다. 사실 '어떻게'는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들도 안다. 단지 전혀 의도하지 않은 작전에 적이 걸려들자 그저 방심한 것이 원통할 뿐이다. 물론 방심하지 않았다 해도 죽었을 거지만.
"그럼 잘 가도록."
그들의 공간도 폭염에 휩싸였다. 곧 모든 이들이 폭염의 먹이가 되어 사라졌다. 세하는 곧 진에 있는 아이들을 모두 진 밖으로 빼낸 후, 진의 동력원인 구슬들을 모조리 뽑아냈다. 마지막 구슬을 뽑아내고 나니, 아직도 살짝 구속되어있는 느낌이 완전히 풀렸다. 그 후 세하는 혹시나 싶어 아이들을 한명씩 일일이 확인하였다. 나중에 또 이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특별한 이상은 없었다.
'후... 오늘은 좀 피곤하군. 한계 이상으로 능력을 썻으니... 하지만 일단 이 아이들을 유니온에 보내고 난 후에 쉬어야겠지.'
세하는 동력원들을 이용하여 그자리에서 바로 조직원들의 방식으로 차원문을 만들었다. 아이들 하나하나를 내부 차원으로 이동시킨 후에 동력을 끊었다. 곧 세하는 유니온으로 향하여 아이들을 보냈다.
한편 테러조직의 회의실에선 총 본부장이 누군가와 무전을 나누고 있었다.
-위상능력자들이 전부 전멸당했습니다.
"그래? 알았다. 혹시 추가로 변화가 생기거나, 보고 사항이 생기면 반드시 무전하도록."
-알겠습니다.
총 본부장은 무전을 끊었다. 그의 표정에서는 이번 작전이 실패했다는 것에 대한 느낌이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 오히려 잔뜩 긴장한 표정이었다. 그는 일어나서 자신이 앉아있던 곳의 뒷쪽으로 향한다. 그곳엔 책장이 몇몇개 있었다. 그런데 돌연 그가 책장에서 책을 몇권 뽑았다. 그리고, 뽑은 순서와는 상관없이 책을 도로 꽂아넣었다.
"쿠르릉"
그렇게 1분이 지나자, 잠시후 책장 너머에서 비밀 통로가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그는 책장을 밀어서 안의 통로로 향했다. 곧 비밀 통로는 닫혔고, 책장도 저절로 원위치로 돌아갔다. 총 본부장이 5분간 내려가자, 두번째 문이 보였다. 총 본부장은 자신의 손톱으로 손을 긁어 피를 낸 뒤에 문 손잡이에 묻혔다. 그러자 문이 저절로 열렸다. 설령 책장의 암호를 알더라도 총 본부장의 피가 아닌 것이 문에 묻혀졌을 때 온갖 함정이 발동하여 침입자를 물리칠 것이다. 그 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가자 가로, 세로, 높이 5m 짜리 방이 나타났다. 게다가 그 방의 끝에는 구슬이 하나 있었다. 총 본부장은 그 구슬을 향해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주인님을 뵙습니다."
-오랜만이군. 무슨 일인가?
그러자 구슬에서 음성이 들려왔다. 총 본부장은 그동안의 일을 보고한 후, 세하가 제단에서 벌였던 일을 설명했다.
-그렇군. 그래서 그곳에서 죽은 자는 몇명인가?
"비위상능력자 400명에 위상능력자 99명, 총 499명입니다, 주인님."
-아직 부족하다. 게다가 살아있는 육신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어. 일을 제대로 하고 있는것이 맞겟지?
곧 구슬에서 어마어마한 위력의 위상력이 총 본부장을 압박했다. 총 본부장은 이마에서 식은땀을 흘렸다. 지금 자신이 여기서 말을 잘못하면 자신은 한방에 가버릴 수 있다는 것을 알고있다. 그렇게 죽은 전대의 총 본부장들도 꽤 많았다. 그나마 지금의 총 본부장은 가장 오래 버틴 인물이였다.
"죄송합니다. 일을 방해하는 자가 있어서 그 자를 유인하여 죽이려는 계책을 세웠습니다. 물론 그리 기대하지 않은 계책이긴 했지만, 차라리 처음부터 걸리지 않았다면 모를까 일단 걸리면 그자라도 피할 수 없는 계책이라 생각했는데... 그만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그래? 물론 그자는 전에 내가 접촉했던 그자이겠지?
"아마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자라면 아마 너희들의 힘으로도 상대하긴 힘들 것이다. 그래도, 그자가 그곳에서 생명을 죽인 것은 그래도 잘된 일이다. 그리고 그자가 개입되지 않은 다른 계책은?
"전혀 문제 없습니다. 일부러 그자의 나라에는 계획을 실행하지 않았으니까요."
-좋다. 이만 나가보아라.
"곧 회생하실 그날을 위하여!"
총 본부장은 그대로 일어나서 뒷걸음으로 나간 후, 문을 닫았다. 그렇게 한참 후, 구슬에서 음성이 들려온다.
-반드시 육체를 구현한 후, 네놈을 가장 비참하게 죽여버릴 것이다.
세하네 집에서는 서지수와 슬비가 걱정에 휩싸였다. 바깥에는 동이 터오고 있는데 세하는 여전히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혹시 무슨 일이 있는게 아닐까요?"
"걱정마. 적어도 아들 녀석은 자신의 능력을 과신해서 무모한 일을 벌이는 녀석은 아니니까. 그러니까 믿자."
그렇지만, 그렇게 말하는 서지수도 편안한 표정은 아니다. 아무리 아들의 능력을 믿어도 세하는 서지수의 자식이다. 자식이 위험한 곳에 홀로 들어갔는데 걱정하지 않는 부모는 단 한명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그때였다.
"삑 삑삑삑 삑"
"딸깍"
현관문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가 들린 후 문이 열리는 소리에 서지수와 슬비는 재빨리 현관문 쪽으로 나갔다. 그곳에는 살짝 피곤한 표정의 세하가 있었다.
"다녀..왔습니다."
그러다가 슬비를 본 세하는 곧 안심한 표정이 되더니, 이내 쓰러진다. 무리도 아니다. 자신의 정신력을 억압하는 힘에 저항하기 위해 근 4시간동안 자신의 한계보다 더 높은 정신력을 냈고, 어느정도 돌아온 후에도 살짝 억압하는 힘이 있어서 그것에 저항하느라 지속적으로 정신력을 소모한 세하였다. 슬비는 세하가 쓰러지자 깜짝 놀라며 자신의 품에 안았다.
"아들이 엄청 피곤했나보네. 슬비야 네가 가서 재워주렴."
"네... 알았어요."
슬비는 세하를 안고 세하네 방으로 가서 침대에 눕혔다. 항상 자신보다 늦게 자서 일찍 일어나는 세하였기에, 세하가 자는 모습을 볼 기회가 없었다. 그래서 세하가 자는 모습을 본 것은 슬비로서는 처음이다. 슬비는 그 모습을 보고는 얼굴을 붉히더니, 볼에다가 입을 맞춰주었다.
"수고했어, 세하야."
-------------------------------------------------------------------------------------------------------------------------------------------------------------------------------
p.s. 처음으로 세하가 한계를 드러냈군요.
p.s. 시험을 쳤더니 뇌가 굳었는진 모르겠지만... 희안하게 글이 잘 안써지네요.
오타/이상한점 지적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