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퍼레이션 나인 -제155화- [사형집행의 시간(死刑執行の時間)]
호시미야라이린 2015-06-12 2
그때 이후로 랜서와 엑서큐셔너의 대결이 다시 재현되려는 상황이 발생하고 말았다.
창의 미스틸테인이자 ‘랜서(Lancer)’ 와 도끼의 리리스이자 ‘엑서큐셔너(Executioner)’ 의 대결이 다시 재현되려고 한다. 지난번에는 3차 결전기까지 다 공개를 하고서도 테인이를 처단하지 못했다. 그의 사랑을 가질 수가 없다면, 셋이서 다함께 죽자는 것이 리리스의 생각인 모양이다. 리리스의 사랑고백의 시간. 그것은 곧 셋이서 함께 죽을 시간이라는 것일까? 그렇게 봐도 될 것이다. 어쨌든 리리스의 촉수에서도 검은 위상력이 뿜어져 나오는데 누가 보면 촉수가 흰색이 아닌 검은색으로 보일 일이다.
“난 어째서 부른 거지. 언니.”
“왜긴. 현 붉은별의 리더인 너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서 불렀지.”
“......”
“막내인 리리스가 말인데, 또 폭주를 시작했다.”
“......촉수가 목 등에서 솟아나왔다는 거군.”
“지금 미스틸테인과 싸우고 있어. 아무래도 최보나와 셋이서 같이 죽고자 하는 거겠지.”
“......”
“그래서 어떡할 생각이지. 리리스를 구할 생각인가.”
“......”
“......그런가. 리리스가 어떻게 되건 그냥 묵과하겠다는 거냐.”
“설마. 내가 그렇다고 생각하는 건가. 누가 이기건은 중요하지 않아. 왜냐하면 리리스가 이기면 다 죽고, 테인이가 이기면 생사여부를 결정하게 될 테니.”
“역시 서희라니까.”
서연과 서희의 대화는 언제 들어도 냉혹하기 그지없는 살벌한 대화다.
서로가 서로를 향해 농담하는 것도 찾아볼 수가 없고, 수다를 떠는 느낌도 전혀 없다. 그냥 아무런 감정이 없는 인형과 인형이 말하는 것과 같다. 도대체 이 자매는 이 비결이 뭔지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리리스가 폭주모드에 들어갔다는 것을 느낌으로도 알 수가 있는 서희. 리리스가 촉수를 개방했다는 것은 정말로 진지하게 싸움에 임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명색이 군단의 최종병기인 그녀인데 촉수도 사용할 줄을 모른다면 최종병기일까? 서희는 서연에게 뭐라도 만들어주겠다고 말하고서 부엌으로 간다. 뭘 만들어서 주려는 것인지는 몰라도 먹거리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부엌이니까.
서연이 서희를 바라보는데, 지금의 서희를 만들어준 장본인은 바로 서연이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어릴 때부터 서희를 아주 강하고도 혹독하게 키워온 존재가 바로 언니인 그녀. 난데없이 낭떠러지에 빠트림은 물론이고 독약도 먹였다. 그야말로 ‘스파르타식 훈련’ 그 자체와도 같이 키워왔다고 하면 될까? 강하게 키우기 위해서 별의 별 독한 방법들을 다 동원하며 동생을 괴롭히지 않듯 괴롭힌 언니. 그래도 그렇게 키워왔기에 지금의 서희가 강한 것이다. 강하지 않으면 결코 살아남지 못하는 것이 세상의 현실. 서희가 어릴 때부터 서연이 아주 그냥 괴롭힐 대로 괴롭혀준 덕분에 지금의 진서희가 완성될 수가 있었다. 서연이 서희를 키워온 일화는 많고도 다양하지만 정작 서연 본인이 공개해도 된다고 허락한 일화가 거의 없기에 저 정도만 알려져 있다. 그녀는 비밀이 많다.
추가적으로 알려진 일화에 의하면, 지금까지 진서희가 최정예요원으로 직급이 승급하기까지 장애물이 많았다고 알려졌는데 서희의 승급을 방해한 것이 타 클로저 선배들이라고 하지만 그 선배들의 배후에는 당연히 그녀의 언니인 서연이 있었다. 바로바로 승급한다면 녀석이 오만해질 수도 있기에 확실하게 강하게 키우겠다는 의도에서 녀석들에 무력으로 협박을 가해 방해하도록 부추겼다. 남들이 보면 매우 냉혹하다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서연의 관점에선 초등학교 2학년에 정식요원이 된 서희가 너무나도 약하게 느껴질 뿐. 강하게 만들기 위해선 남들이 보기에도 끔찍하기 그지없는 수준의 ‘지옥훈련(地獄訓練)’ 이 필수다. 스파르타식 훈련도 울고 갈 정도의 훈련이 필요하다.
누가 보기에도 스파르타식 훈련도 울고 갈 정도의 훈련을 시키기 위해 서희를 매일 매일 곤경으로 몰아넣었던 서연. 낭떠러지에 떨어트린 것, 독약을 자주 마시게 한 것, 감정이란 것을 죽이도록 ‘살인병기(殺人兵器)’ 와 같이 훈련시킨 것, 기타 등등을 모두 합쳐서 지금의 서희를 만들어낸 존재가 바로 언니인 서연이다. 그 누구보다도 강해야만 세상 사람들에게서 인정받을 수가 있고, 또한 누구도 자신을 함부로 대할 수가 없다. 지금의 서희를 보고도 서연은 완전히 만족을 못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래도 남들이 무시하지 못할 수준으로 강한 것은 사실이니 그나마 거기에 만족하고 있다. 물론 완전히 만족하는 것이 아니므로 과대해석은 절대로 금물! 서연은 지금도 만족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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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리스와 미스틸테인의 싸움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데, 역시 군단의 최종병기가 이렇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테인이가 꽤나 잘 버티니까 이번엔 목 등에서 촉수가 1개가 더 개방된다. 리리스도 촉수가 기본이 2개인데, 1개를 더 개방했으니 3개인 셈. 개방한 촉수가 늘어날수록 전체적인 신체적 능력은 대폭으로 상승한다. 물론 그 대신에 그에 상응하는 대가가 존재하는 법. 그것은 바로 ‘모듈 넘버 666’ 이라고 부르는 전설의 무기를 사용할 때의 부작용을 한번 생각해보자. 3배 이상의 출력을 자랑하지만, 사용과 동시에 어마어마한 속도로 생기를 흡수하여 사용한 모든 클로저들로 하여금 뼈가 삐쩍 마른 좀비와도 같은 모습으로 아주 흉측하게 된 것. 그러한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어때? 테인아? 나의 이 말랑말랑한 칼날이 정말 아름답지?”
“......”
“말했을 텐데. 테인이 너를 내 것으로 만들지 못한다면 셋이서 함께 죽자고!!”
“......”
“......테인아.”
“넌 그냥 여기서 도망쳐야겠다. 쟤가 촉수를 더 개방하기 전에!”
“......!!??”
“리리스 저 녀석, 촉수를 1개만 더 개방하면 ‘모듈 넘버 666’ 이라는 그 무기를 능가하는 위력을 발휘하게 되니까 빨리 뒤로 물러나!”
“모듈 넘버 666 이란 무기를 네가 알다니. 하지만 지금 3개만 해도 그것을 능가하긴 충분하다!”
리리스의 촉수에서 더욱 강력하게 검은 위상력이 뿜어져 나옴으로 촉수가 마치 독사와 같은 모습으로 착시현상과 같이 보이기 시작한다. ‘모듈 넘버 666(Module Number 666)’ 이라고 불렀던 레전더리 등급의 무기. 3배 이상의 출력을 냄으로서 어마어마한 성능을 자랑했으나, 사용자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설계로 인해 모든 사용자들로 하여금 생기를 모조리 빨아들여 미라와도 같은 존재로 만들어버린 금단의 무기. 그런데 그런 무기를 능가하는 것이 3개 이상한 리리스의 촉수?! 3개를 개방한 리리스의 신체적 능력이 그 무기를 능가하는 수준이라는 말이 사실이라 가정하면 저걸 이대로 놔둔다면 리리스의 목숨이 정말 위험하다. 그러나 그녀는 그것을 알면서도 촉수를 3개를 개방했다. 그를 가질 수가 없다면, 그냥 셋이서 함께 죽자는 것. 사랑이 저런 소재로도 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