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rs/Grave keeper [프롤로그(1)]

레인하달 2015-06-08 0

*읽으시기 전에 알려드립니다.

 이 내용은 기존의 캐릭터들의 아닌 순수 자작 캐릭터들의 이야기로 진행됩니다.

 그렇기에 기존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기대하고 오신 분들은 뒤로가기를 둘러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이 이야기는 꿈과 희망보다는 닳고 닳은 어른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질척질척하고 기분 나쁜 느낌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만약 그런 내용을 기대하고 오신 분들 역시 뒤로가기를 눌러주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끝까지 이 이야기를 읽어주시는 분들에게는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모자란 실력이고, 또 제가 생각한 망상으로 이루어진 작품이기에 많이 어설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끝까지 봐 주신다면 최선을 다해 이야기를 적도록 하겠습니다.


 이상 모자란 작가, 레오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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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7, 327.

 

“..., 겁나 춥네.”

 

찬바람이 쌩쌩 부는 부산 부전역 거리. 붉은 말총머리 청년은 옷깃을 여미며 투덜거렸다.

평소 때라면 주말도 아닌 평일인데다, 점심시간도 지나고 퇴근시간까지 한참 남은 시간이라 거리는 한적했을 것이다.

 

(평소 때라면 말이지.)

 

청년은 옅은 회색 눈동자를 빛내며 주위를 둘러봤다.

거리는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그들 모두 똑같은 복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흰색의 유니폼과 회색의 방탄조끼. 그리고 눈만 보이게 뚫어놓은 흰색의 안면보호구와 양 손에 들고 있는 긴 소총.

거리를 채우고 있는 사람 모두 특경대 대원들이었다.

 

[지금 현제 이 구역에는 제 3종 차원 재난경보가 발령되어 있습니다. 시민 여러분께서는 필히 즉시 가까운 대피소로 대피해 주시기 바랍니다. 반복합니다. 지금 현제...]

 

반복해서 울리는 경보음 뒤로 장갑차가 도로를 봉쇄하기 위해 소음을 내며 움직이고 있었다.

다른 특경대 대원들 모두 바삐 움직이며 차량을 통제하고 바리게이트를 세우고 있었다. 바리게이트 중간에는 홀로그램으로 흰색 글자가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 특경대 및 클로저 외 출입 금지 -

청년은 그 모습들을 재미없다는 듯이 보고 있었다. 그의 뒤로 한 특경대원이 뛰어오며 말했다.

 

김수현 요원님.”

 

그의 부름에 청년-김수현은 뒤를 돌아봤다.

흰색 안면보호구 사이로 보이는 눈동자에는 긴장감이 깃들어 있었다.

 

(이 녀석, 초짜구만.)

 

수현은 단번에 실례가 될 만한 평가를 내리며 대답했다.

 

, 무슨 일입니까.”

현제 위상변곡률이 상승하고 있다는 연락입니다. 곧 차원종이 출현할 것 같습니다.”

“...알겠습니다. 저 말고 최명 요원은 위치에 도착 했습니까?”

, . 방금 전 도착 했다고...”

, 알겠습니다. 그럼 저 역시 대기하고 있겠습니다.”

 

수현은 특경대원의 말을 자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 마음 같아선 명이는 출전시키고 싶지 않았는데......한 번에 두 곳에서 출현을 해대니.)

 

수현은 속으로 투덜거리며 제일 앞에 쳐져있는 바리게이트 앞으로 갔다.

사실 지금 그가 바리케이트 앞으로 나서는 것은 원칙 위반이었다.

클로저들은 일단 후방에서 대기했다가 특경대 대원들이 상대하지 못하는 C급 이상의 차원종이 출현하면 앞으로 나서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 뻑 하면 나타나는 놈들이 C급 이상이니 별 수 있나.”

 

수현은 인상을 찡그리며 투덜거렸다.

부산은 이상하게도 차원안정기를 설치해 차원을 안정시켰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등급의 차원종이 출현하는 경우가 잦았다. 그 덕에 이곳의 특경대 대원들은 타 지역에 비해 할 일이 적었지만 클로저들은 그만큼 할 일이 늘어 매우매우 힘들었다.

 

(그런 주제에 보너스도 안주고 말이지. 망할 악마 같으니.)

위상변곡률 급상승! 곧 차원종이 출현합니다!!!”

 

그때 한 특경대원이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지르며 총구를 앞으로 향했다. 순간 주변의 분위기가 팽팽히 당긴 실처럼 긴장했다.

그리고 그 긴장에 호응을 해 주듯 차원이 갈라지며 무언가가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세모 모양의 머리에 자신의 키의 반 정도 밖에 안 오는 작은 몸집. C급 차원종 스케빈저였다.

그에 곧바로 달려가려던 수현은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스케빈저의 손에는 아무것도 없었던 것이다. 보통 스케빈저는 길고 두터운 곡도를 들고 나타나는데 빈손이라는 얘기는.......

 

. 귀찮게 됐구만.”

 

쯔가가가가각!!!

수현의 말과 동시에 차원이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벌어졌던 차원의 틈이 점점 더 커지더니 그 안에서 거대한 몸체가 나타났다.

B급 차원종, 마나나폰. 그리고 그 뒤로 근육 덩어리에 4개의 눈을 가진 트룹 배셔들의 등장이었다.

 

(수는 마나나폰 하나에 트룹 배셔 일곱인가...)

 

차분히 적들의 수를 세고 있는데 제일 먼저 등장했던 스케빈저가 수현을 척 하고 가리키더니 손으로 목을 긋는 시늉을 했다.

 

“......가뜩이나 짜증나 죽겠는데 아주 불을 지피는구만.”

 

수현은 인상을 와락 구기며 말했다.

 

특경대 대원들은 즉시 뒤로 물러나 주십시오. 잘못하면 휩쓸립니다.”

, ! 전 대원, 뒤로 물러난다!”

 

수현의 말에 특경대 대원들은 썰물처럼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잠시 바라보던 수현은 곧 작은 단검을 꺼냈다. 겨우 날과 손잡이를 합쳐 겨우 15cm정도의 작은 단검이었다.

수현은 정말로 싫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대로 손목을 그었다.

푸슉!

단검이 살을 파고드는 기분 나쁜 소리와 함께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피는 그의 손목에서 흘러내려 땅에 떨어졌다.

그대로 바닥에 떨어질 것 같던 피는 갑자기 허공에 우뚝 멈췄다. 그러더니 곧바로 수현의 팔을 휘감기 시작했다.

꿈틀꿈틀 마치 뱀처럼 움직이며 팔을 휘감던 피는 곧 형상을 갖추기 시작했다.

그것은 새빨간 쇠사슬이었다.

수현의 능력, ‘혈액조형(血液造形, Blood control)’이었다.

그 모습을 뻔히 보고 있었음에도 트룹 배셔들은 가만히 대기를 하고 있었다. 주변에 적응을 하지 못해서가 아니었다. 마나나폰의 어깨에 올라탄 스케빈저가 이상한 괴성을 내며 뭔가 지시를 내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모습을 본 수현은 흉포한 웃음을 지었다.

 

이야아~. 괴물 딱지들 주제에 보는 눈이 있단 말이야. 나 같이 멋진 남자에게 눈을 때지 못하니 말이야.”

 

수현은 양팔을 활짝 펼친 체 앞으로 걸어갔다.

 

(110.)

자자, 어서 이리 와 보라고. 어차피 죽고 죽이는 사이에 괜히 뜸을 들일 필욘 없잖아?”

 

그는 여전히 웃음을 지으며 신중하게 보폭을 쟀다.

 

(105.)

사양할 필요 없다고? 여기서 나만 죽이면 너희 막을만한 사람 없다니까?”

 

무방비해 보이는 수현의 행동이었지만 스케빈저는 신중한 성격인지 계속해서 다가오는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

 

(100.)

 

100보가 되는 시점에서 수현은 발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씨익 맹수 같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X신들.”

 

촤라라락!!!

그의 말과 동시에 쇠사슬이 시끄러운 소음을 내며 앞으로 쏘아졌다.

충분히 대비하고 있었음에도 예상을 벗어난 속도였는지 트룹 베서 한 마리는 그것을 피하지 못하고 목이 꿰뚫렸다.

 

[, 크루룩.]

 

트룹 베서가 고통에 찬 소리를 내며 자신의 목을 꿰뚫은 것을 천천히 잡았다. 그리고 생존본능이 시키는 대로 쇠사슬을 뽑으려 했다. 차원종의 생명력은 다른 생명들과는 궤를 달리하고 있어 뽑기만 하면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그것보다 빠르게 수현은 쇠사슬을 힘껏 당겼다. 덩치 차이로 보면 절대 끌려갈 것 같지 않은 트룹 베서였지만, 놀랍게도 순식간에 수현 쪽으로 끌려갔다.

수현은 자신에게 날아오는 트룹 베서를 발로 밟아 버리고는 어디서 생겼는지 모를 붉은 검으로 그것의 목을 베어버렸다.

 

일단 한 놈~.”

[크레에엑!!!]

 

그때서야 스케빈저가 괴성을 지르며 수현을 가리켰다. 그 직후 마나나폰 뒤에 있던 트룹 베셔들이 고함을 지르며 그에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2미터가 넘는 괴물 6마리가 달려오는 모습은 보통 사람이라면 오금이 저릴 만큼 무서운 것이었지만 수현은 유유자적할 뿐이었다.

 

쯧쯧쯧. 그렇게 무작정 달려들면 죽여 달라고 부탁하는 거랑 뭐가 다르냐.”

 

바닥을 적시기 시작하던 트룹 베셔의 피는 곧 수현의 손짓에 따라 하나로 뭉쳐 떠올랐다.

그 사이 다가온 트룹 베셔들이 있는 힘껏 해머를 휘둘렀다. 수현은 가볍게 몇 발짝 물러서는 것만으로 피하고 팔목에 감긴 쇠사슬을 휘둘렀다. 쇠사슬을 트룹 베셔들의 다리를 후려치며 자세를 무너뜨렸다. 그리고 허공에 모으고 있던 피의 구슬을 던졌다. 거의 남자 주먹만 한 피의 구슬은 트룹 베셔들 사이로 떨어졌다.

콰아아앙!

그리고 붉은색 폭발이 일어나며 트룹 베셔들을 순식간에 휩쓸었다. 폭발의 중심에 있었던 세 놈은 온 몸이 조각난 체 사방에 흩어져 버렸고 남은 세 마리도 정상이 아니었다.

 

[크어어어!!]

 

폭발에 한쪽 팔이 날아간 트룹 베셔는 고통에 비명을 지르며 있는 힘껏 해머를 휘둘렀다. 하지만 수현은 별 감흥 없는 눈으로 슬쩍 피해버리고는 놈의 머리에 피로 만들어진 단검을 던졌다. 단검은 놈의 이마에 정확히 꽂히더니 곧바로 폭발해버렸다.

가까이에서 터진 것이라 트룹 베셔의 살 조각과 피가 얼굴과 옷에 튀었다. 기분 나쁠 법한 일이었지만 수현은 슬쩍 입가 근처에 튄 피를 혀로 살짝 핥았다.

 

“.......”

 

수현은 작게 웃음을 터트리며 말했다.

 

아아~. 역시 괴물 **들 죽이는 건 정~말 즐겁단 말이지.”

 

수현은 킥킥 괴기한 웃음소리를 내며 쓰러져 신음을 흘리고 있던 트룹 베셔의 머리에 검을 쑤셔 넣었다.

서걱서걱. 서걱빠각.

고기가 썰리는 소리와 뼈가 깨지는 불쾌한 소리가 났지만 수현은 그 소리가 듣기 좋은지 상쾌한 미소를 지었다.

그런 모습을 보던 스케빈저는 겁을 먹었는지 잠시 주춤했지만, 곧바로 괴성을 지르며 마나나폰을 돌진시키게 했다.

수현은 그 소리에 힐끔 마나나폰이 달려오는 모습을 보고는 빠르게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피의 단도 3개를 만들어 놈에게 던졌다.

단도는 놈의 몸에 틀어박히고 곧바로 폭발했지만, 두터운 각질 때문에 별 타격을 입히지 못했다.

 

진짜 귀찮게 하네.”

 

시끄러운 굉음을 내며 달려오는 마나나폰의 모습에 수현은 질린다는 표정을 지으며 쇠사슬을 일직선으로 날렸다.

, 이번엔 마나나폰을 노린 것이 아니라 그 위에 타고 있는 스케빈져를 향해서였다.

 

[크렉?!]

 

마나나폰의 몸을 붙잡고 있다 그것을 늦게 발견한 스케빈저는 비명을 질렀다. 서둘러 몸을 틀어보려 했지만 너무 늦었다.

퍼걱!

살점이 터지는 소리와 함께 스케빈저의 머리는 쇠사슬에 꿰뚫렸다.

수현은 쇠사슬을 당겨 스케빈저를 내팽개치고는 마나나폰의 돌격 범위에서 벗어났다.

마나나폰은 몸을 날려 수현을 덮칠 생각이었던 것 같지만, 수현은 일찌감치 범위에서 벗어난 상태라 그냥 맨땅에 헤딩을 한 꼴이었다.

콰아앙! 콰직!

 

“..., **. 망했다.”

 

하지만 수현의 얼굴을 와락 찡그렸다. 방금의 공격으로 아**트 도로는 거미줄을 친 것처럼 사방이 갈라져 있었다.

 

이 빌어먹을 자식이 일부러 큰 기술 안 쓰고 있었는데!!!”

 

수현은 악귀 같은 표정을 지으며 손을 높게 치켜들고는 그대로 내리쳤다.

 

결전기 사형선고!

 

순간 허공에 거대한 단두대 3개가 생기더니 그대로 땅에 꽂혔다.

퍼걱! 퍼걱! 퍼걱!

살이 썰리는 살벌한 소리와 함께 정확히 마나나폰의 몸은 사등분이 됐다.

그것으로 전투는 끝났지만, 수현의 얼굴은 짙은 절망에 빠져있었다.

 

아아, **. 또 까이게 생겼네...”

 

이제 곧 퇴근시간인데 도로가 이지경이 됐으니 분명 좋은 소리는 듣지 못할 것이다. 거기다 차량이 적은 지역도 아닌 서면 바로 옆 8차선을 아작 냈으니 잔소리만으로 끝나진 않을 것이다.

 

, 아니야. 일단 이건 전투 도중 생긴 일이니 잘 하면 봐줄지도 몰......”

 

수현은 작은 바람을 가지고 중얼거렸지만 곧이어 들리는 폭음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콰아아앙!!!

추가적으로 차원종이 출현 했나 싶었지만 아니었다. 무언가가 허공을 날아와 거칠게 내리 꽂히는 소리였다.

 

, . 벌써 끝나셨어요?”

 

폭음과 함께 뭉개뭉개 피어오른 먼지 사이로 걸어 나온 것은 수현보다 어려보이는 소년이었다. 짙은 청색 머리와 흐릿한 금안, 어딘가 맹해 보이는 표정이 매력적인 소년은 다른 위치의 차원종 출현을 막기 위해 잠시 떨어졌었던 최명이었다.

명의 뒤에는 황금빛으로 빛나는 긴 창이 떠있었는데 그가 가볍게 손짓을 하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마법 같이 신기한 일이었지만, 수현은 그런 것에 조금의 신경도 써 줄 수 없었다.

 

“...명아.”

?”

 

명은 수현의 부름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의 무서울 정도로 순수한 행동에 수현은 짙은 절망감을 느끼며 양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내가 사이킥 무브 조심해서 쓰라고 했잖아.....”

 

먼지가 걷힌 도로는 더 이상 제 기능을 하기 힘들 정도로 박살나 있었다. 


2024-10-24 22:28:26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