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자와 공주의 이야기(1부)

firsteve 2015-05-3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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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모를 오류로 인해서 업로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관계로

1부 2부로 나누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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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이 따스하게 비추는 열기가 아직 가시지 않은 한 사무실에 한 남자가 게임기를 잡고 게임을 하고 있다
 
"....."
 
그 옆에서는 한 여자가 보고서를 쓱쓱 쓰고 있다...
 
한참을 쓰던 여자가 쓰던 손을 멈추고 게임하는 남자를 보며 말한다.
 
"...이세하.시끄러우니까 게임 좀 꺼."
 
"안돼...이거 중요한 장면이야 끌 수 없어."
 
세하가 건성으로 게임을 하며 대답하자 이마의 핏줄을 세우며 염동력으로 게임기를 뺏어오는 여자.
 
"어?!야,야, 이슬비!그거 중요한 장면이란 말이야!적어도 세이브 정도는..."
 
세하의 말에 게임기를 보던 슬비가 간단하게 세이브 버튼을 누르고 게임기를 꺼버린다.
 
"세이브 했어. 이제 이거 압수. 나 보고서 쓰는 거 안 보여?"
 
"보고서 쓰는 건 알겠는데, 그게 내가 게임하는 거랑 무슨 상관인데?"
 
세하가 약간 짜증난 말투로 이야기를 하자 화를 내며 말하는 슬비
 
"옆에서 뿅뿅뿅 거리면서 소리나는데 사람이 신경을 안 쓰겠어?"
 
"그럼 소리 줄이라고 하면 되잖아? 근데 왜 뺏는건데?"
 
"그럼 그 버튼소리도 나지 않게 하던지! 타다닥 하는 소리랑 이상한 게임소리가 얼마나 방해되는지 몰라서 그래?"
 
"그럼 그렇다고 말을 해야 알 거 아니야? 대뜸 뺏어가는 건 어느나라 법이야?"
 
세하의 말에 한숨을 쉬며 슬비가 내뱉는다
 
"그럼 네가 이걸 돕던지! 도와주지도 않으면서 옆에서 방해할거면 나가서 게임하라고!"
 
슬비가 화를 내자 세하가 말 없이 보다가 한숨을 쉬며 손을 내민다.
 
"알았어,알았어. 밖에서 놀면 되지? 게임기 줘. 밖에서 석봉이랑 놀게."
 
"가져가봐. 네 위상력으로."
 
슬비가 말하며 자신의 위상력으로 게임기를 감싸서 둥둥 띄운다.
 
"내가 존경하는 알파 퀸님은 네 공격기술에 적어도 가벼운 물체정도는 띄우는 염동력도 가지고 있었다고 하더라고? 아들이면 그 정
 
도는 하겠지?"
 
슬비의 말에 세하가 인상을 찌푸리며 손에서 위상력을 방출하지만...움직이지 않는다.
 
"거봐. 노력 안 하니까 나한테서 게임기 하나 못 뺏잖아.그러니까 연습 좀 해.방해하지말고."
 
슬비가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젓더니 다시 고개를 숙이고 보고서 작성에 열중한다.
 
세하가 슬비를 한참 보다가 하늘에 떠 있는 게임기를 직접 잡기 위해 손을 뻗지만...위상력의 벽에 가로막힌다.
 
"...여기다가 위상력 보호막 걸어뒀어?"
 
"넌 너무 단순하게 생각하니까.조금은 생각 좀 하면서 살라고 가르쳐주는거야."
 
슬비가 건성으로 대답하자 세하가 짜증을 내며 밖으로 나간다.
 
"아오...."
 
세하가 머리를 벅벅 긁으며 사무실 복도를 걸어갈때 복도끝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린다.
 
"냐하~오늘도 보너스가 얼마야?후훗...이 정도면 곧 부자 되겠는걸?흐흐흐..."
 
"누나...차원종은 보너스가 아니에요..."
 
"테인이의 말이 맞다고, 유리야. 무리하면 나중에 큰 일 난다?"
 
마침 임무를 마치고 여유롭게 돌아오고 있는 세 사람과 세하가 중간에서 마주친다.
 
"엉?세하야 왜 나와있어?"
 
"또 대장이랑 싸웠나보군."
 
"우웅...슬비누나랑 싸우셨어요?"
 
"...게임기 뺏겼어요."
 
세하의 말에 고개를 저으며 말하는 제이
 
"그러길래 동생 대장 성격을 건들면 어떡해?아무리 세하 네가..."
 
"스톱스톱스톱!!!!"
 
제이가 무언가를 말하려다가 돌진해서 황급히 자신의 입을 막는 세하의 덕에 입을 봉쇄당한다.
 
"뭐야뭐야?무슨 일이야?"
 
유리가 눈을 반짝이며 세하가 슬금슬금 다가온다...
 
"으으으...아저씨 따라와보세요!"
 
세하가 후다닥 옥상으로 향하자 제이가 피식 웃으며 중얼거린다.
 
"청춘이군 청춘이야."
 
제이가 이렇게 중얼거리고는 옥상으로 올라가자 얼굴을 붉힌 채로 기다리고 있는 세하가 있다.
 
"으으으...아저씨!!!애들 앞에선 그 소리 하지말라고요!!!"
 
"흐음...내 생각에는 애들도 아는 게 나을것같은데...어짜피 대장만 모르면 되잖아?"
 
"아저씨...유리 성격 잊었어요?!그 폭주불도저가 가만히 입 다물고 있을리가 없잖아요?!"
 
"뭐...유리 성격이라면 수다 떨다가 말해버릴수도 있지만..."
 
제이가 세하를 보며 피식 웃는다.
 
"너나 대장이나 똑같잖아 둔한 건."
 
그 말에 말 없이 있다가 고개를 젓는 세하
 
"...슬비는 눈치 빨라요...아마도...제가 좋아하는 걸 알고 저러는 걸꺼에요."
 
"어이...동생..."
 
"괜히 관심 끌려고 게임기 한 건데...하아..."
 
세하가 난간에 턱 기대며 중얼거린다.
 
"솔직히...슬비가 눈치 못 채는 게 이상하지 않아요?"
 
세하의 말에 제이가 속으로 중얼거린다.
 
'눈치가 빠르면 너나 석봉이가 좋아하는 것도 눈치를 챘겠지...'
 
제이가 아무 말도 안 하고 있자 세하가 제이를 보며 묻는다.
 
"아저씨는...이런 적 많았어요?"
 
"응?"
 
평소답지 않게 세하가 진지한 눈으로 제이를 바라보며 묻자 제이는 속으로 빙그레 웃는다.
 
'녀석...나 같은 소리 하고 있네...누님이 보면 웃겠는걸?'
 
"뭐...내가 좋아한다는 걸 몰라준 사람이 있었지."
 
제이가 피식 웃으며 말하자 세하가 바싹 다가오며 묻는다.
 
"그럴때 어떻게 했어요?끝까지 눈치 못 채던가요?"
 
"응.결국엔 내가 말하고 나서야 알더라고 큭큭...얼마나 웃겼는데 그 때."
 
제이가 아련한 미소를 띄우며 말하자 세하가 한참을 보다가 조용히 묻는다.
 
"그 사람이...우리 엄마죠?"
 
세하의 말에 제이가 피식 웃으며 말한다.
 
"그렇지...뭐...이제와선 한때의 기억이지."
 
"...엄마도 눈치가 많이 없었나요?"
 
"당근이지.대장이나 너 만큼 연애관련된 눈치는 어디다가 팔아먹고 온 건지 궁금할 정도로 말이야."
 
제이가 웃으며 묻자 세하가 갸우뚱한 표정을 짓는다.
 
"근데 슬비는 눈치가 빠르니까 눈치를 채고 있지 않을까요?제가 왜 이러는지?"
 
"어이어이 동생.방금 전에 뭘 들은거야...대장도 너 만큼 연애관련 눈치는 없어."
 
제이가 웃으며 세하의 머리에 살짝 꿀밤을 먹인다.
 
"아야야야...왜 때려요?!"
 
"대장이 눈치 못 채고 있는 것도 모르는 바보 동생한테 조언의 꿀밤이다,동생."
 
"....."
 
"뭐...정 그러면 한번쯤은 물어보면 되잖아?남자답게 말이야."
 
"남자...답게..."
 
세하가 한숨을 쉬더니 하늘을 보며 중얼거린다.
 
"제가 그런 용기가 있었으면 이러고 있었겠냐고요...안 그래도 용기 없다고 엄마한테 자주 듣는다고요..."
 
세하의 말에 제이가 피식 웃는다.
 
"그럼 이번 기회에 한번 해봐,동생.어짜피 밑져야 본전이잖아?"
 
"밑져야 본전이라..."
 
세하가 후우 하고 한숨을 쉬며 머리를 벅벅 긁적거리다가 제이를 보며 말한다.
 
"알았어요...한번 도전은 해볼께요..."
 
세하가 돌아서서 밑으로 내려가자 제이가 피식 웃으며 중얼거린다.
 
"잘해보라고,동생.나처럼 실패하지 말고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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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근데 진짜 뭐라고 말해야 하지...'
 
세하가 사무실로 가는 복도에서 서서 고민한다.
 
'날...좋아하냐고 물어볼까...?아니,아니...그건 너무 직접적이잖아...그건 아니고...아...정말....'
 
세하가 머리를 감싸쥐고 고민하고 있는 그 때 미스틸테인이 다가온다.
 
"우웅...세하형 뭐하세요?"
 
"어,테인아...하하...조금 고민되는 게 있어서..."
 
"아~그래요?그러면 고민 열심히 하세요, 화이팅!"
 
미스틸테인이 해맑게 웃으며 사라지자 다시 진지한 표정으로 고민하는 세하...
 
'아우...인생은 게임이 아니니까 게임에서 나왔던 방법을 쓸 수도 없고...아악!!!진짜...'
 
세하가 벅벅 머리를 긁으며 문앞까지 온다...
 
'...이판사판이다...아저씨 말대로...밑져야 본전인데.'
 
세하가 문을 열려고 문고리를 잡는 순간 문이 벌컥 열리며 슬비가 나온다.
 
"어?세하야?"
 
"어...슬비야...어디 가냐..."
 
"보고서 내러 가는데."
 
슬비의 말에 슬비의 품에 안겨있는 보고서를 보고 고개를 끄덕이는 세하.
 
"그래...갔다와..."
 
그러자 슬비가 세하를 쳐다보며 묻는다.
 
"뭐야...그 말 할 것 있다는 표정은?"
 
슬비가 퉁명스럽게 말하자 세하가 움찔하다가 슬비에게 묻는다.
 
"그...그냥...별 거 아니야."
 
"별 거 아니면 나중에 물어봐. 보고서 내고 와서 시간 남으면 들어줄께."
 
슬비가 휙 하고 세하를 지나쳐서 사라지자 세하가 비틀비틀 사무실로 들어와 책상에 털썩 엎드린다...
 
"으으으...못 말하겠어..."
 
세하가 머리를 감싸쥐며 중얼거린다...
 
"누굴 좋아해봤어야 이런 것도 자연스럽게 하지...아오..."
 
세하가 진지한 표정으로 중얼거린다.
 
"...진짜 좋아하는데..."
 
세하가 핸드폰을 꺼내 바탕화면을 본다...슬비의 사진이다.
 
"...그래...처음으로 다 같이 벚꽃 구경 갔던 날부터 였지...내가 슬비를 좋아한다고 느낀게..."
 
핸드폰에는 바람에 살며시 흔들리는 분홍빛의 슬비의 머리카락과 조화되는 벚꽃잎들이 흩날리는 사진이었다...
 
'슬비는 모르겠지...이 사진을 찍었다는 것도...그리고...볼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려서 돌아버리겠다는 것도...'
 
세하가 한참을 핸드폰 사진을 보다가 슬비가 문을 열고 들어오자 황급히 핸드폰을 집어넣는다.
 
"...뭐야, 이세하...설마 너...여기서 이상한 사진 보고 있었어?"
 
"무...무슨 소리야?!내가 그런 사진을 왜 봐?!"
 
"아니면 아닌 거지 왜 그렇게 화를 내?"
 
슬비가 팔짱을 끼며 묻자 윽 하고 세하가 당황한다...
 
"어쨋든 아까전에 묻고 싶다는 게 뭔데?"
 
"어?"
 
"아까전에 보고서 내러갈때 할 말 있는 것처럼 보이던데 뭐야...설마 진짜로 별 거 아닌 일이었던거야?"
 
"아니...그게 말이지..."
 
세하가 계속 시선을 피하며 어물쩍 거리자 슬비가 조금은 짜증이 난 목소리로 묻는다.
 
"할 말 있으면 딱 하란 말이야.남자가 어물쩍어물쩍거리는 건 딱...."
 
"너 나 어떻게 생각해?"
 
세하가 슬비를 말을 잘라버리고 대뜸 묻자 슬비가 한동안 이해를 못해서 아무 말도 안하고 있다가 툭 하고 내뱉는다.
 
"게임중독 이세하라고 생각하는데?"
 
세하의 귓가에 쿵 하는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
 
'여...역시...슬비한테 나는 게임중독자라는 소리 밖에 못 듣는 건가...'
 
"그...그래도 나름대로 그거만 빼면 괜찮다고 생각해...뭐...적어도 임무중일때는...너도 꽤...하잖아?"
 
슬비가 살짝 말을 더듬으며 세하에 대한 평가를 추가하자 세하가 듣다가 갑자기 히죽 웃는다.
 
"뭐...뭐야?!왜 그렇게 기분 나쁘게 웃어?!"
 
"뭐...뭐?!"
 
"이이익...뭐냐고 그 표정!왜 헤벌쭉 웃고 있어?!"
 
슬비의 말에 황급히 자신의 얼굴을 보는 세하...정말 입에 귀에 걸린 듯 웃고있다.
 
'으악!티...티 나잖아!!!돌아와, 내 얼굴아!!!'
 
세하가 황급히 얼굴을 짝짝 치며 돌려놓는다...
 
"크흠...미...미안...네가 그렇게 날 평가해줘서...나도 모르게 그만..."
 
"자...잘한다고는 말 안했어!그...그냥 처음에 만났을때보단 나아져서 그...그런거지..."
 
세하의 말에 슬비가 시선을 회피하며 말한다...
 
"너...너는...어떻게 생각해...?"
 
"어어?"
 
"나...나를...어떻게...생각하냐고...?"
 
슬비의 질문에 세하의 머리속이 광속으로 회전한다.
 
'뭐야?뭐야?뭐야?!왜...왜 저런 질문을 하냐고?!지...지금 나 들킨거지?!들킨거지?!'
 
세하가 시선을 이리저리 시선을 회피하자 슬비가 세하를 보다가 뾰로퉁한 표정으로 말한다.
 
"빨리 대답해.나...나를 어떻게 생각해?"
 
다시 슬비가 질문하자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세하가 말한다.
 
"나는 뭐...네가 굉장히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뭐...뭐?!"
 
슬비가 당황스러운지 말까지 더듬자 세하도 당황해서 말을 더듬거린다.
 
"아...아니 넌 일도 잘하고 똑 부러지게 잘하고 그리고...당당해서...괜찮다고 한건데?"
 
"....."
 
슬비가 아무 말도 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세하를 보며 다시 묻는다.
 
"그게...다야?"
 
"어?"
 
"그게...나에 대한 평가냐고...물었어..."
 
슬비가 조용하게 이야기하자 세하가 당황해서 시선을 이리저리 굴린다.
 
"어...또...예...예쁘기도 하고..."
 
"예...예쁘다고?!"
 
"아...그...그...개...객관적인 시선으로 봤을때 너...너 예쁜 쪽이잖아..."
 
세하가 시선을 회피하며 말하자 슬비가 으으으 거리다가 문을 열고 나간다.
 
"...으아아아아...저질러버렸다...!!!"
 
세하가 책상을 두들기며 중얼거린다.
 
"아...진짜...이제 슬비 얼굴 어떻게 봐...그런 오글거리는 말까지 해버렸으니...망했어..."
 
세하가 울상까지 지으며 책상을 두들긴다...
 
"처음으로...좋아하게 된 사람인데...이렇게 망하는 거냐고요!"
 
세하가 결국 책상에 엎드려서 푸념을 한다...
 
한 편...문을 박차고 나간 슬비는 옥상에서 바람을 맞으며 얼굴을 식히고 있다.
 
"으으...이...이세하...바보멍청이..."
 
슬비가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식히며 중얼거린다.
 
"대...대놓고...예쁘다고 말하면...다...당황스럽잖아..."
 
슬비가 중얼거리다가 자신의 가슴에 손을 올려서 심장이 빠르게 뛰는 것을 느낀다.
 
"하...하마터면 부...분위기에 휩쓸려서 말할뻔 했잖아..."
 
슬비가 고개를 흔든다...
 
"이세하바보...내가 왜 계속 자기 보고 게임 그만하라고 하는지 이유도 모르면서..."
 
슬비가 슬며시 머리를 묶고 있는 머리끈을 만지작 거리면서 중얼거린다.
 
"...좋아하는데...난...세하가 좋은데..."
 
슬비가 휴우 하며 한숨을 내뱉는다.
 
"바보야...언제쯤...언제쯤 나한테...관심가질래...?"
 
슬비가 하늘을 보며 중얼거리는 그 때 옥상문이 열리더니 세하가 무전을 하며 올라오고 있다.
 
"네!누나 알았어요!그쪽으로 제가 갈테니까 버티고 있어주세요!"
 
세하가 무전을 끊고 건블레이드에 총알을 집어넣고 출발하려는 순간 슬비가 세하를 부른다.
 
"세하야,너 어디가?"
 
"아.지금 은이누나 있는 곳에 차원종 나왔데.금방 처리하고 올께."
 
"가...같이 가!둘이서 가면 금방..."
 
"혼자 갔다올께.얼마 없다고 하더라고."
 
세하가 슬비에게 살며시 웃어보이고는 사이킥 무브로 사건장소로 날아간다...
 
그 모습을 보던 슬비는 뾰로퉁한 얼굴로 사라진 장소를 보며 중얼거린다.
 
"...눈치도 없어...이세하.같이 가고 싶어서 한 말인데..."
 
슬비가 중얼거리다가 자신의 핸드폰을 본다..
 
"내가 표현을 못하는 걸까..."
 
"표현을 못하는 거지, 대장."
 
제이가 웃으며 슬비에게 말한다.
 
"뭐야...대장 취향이 세하동생이었어?의왼데?"
 
"...뭐에요 제이 씨...언제부터 오신거에요?"
 
"응?아까전에 급하게 세하가 올라갈때 슬그머니 따라왔는데?"
 
제이가 히죽히죽 웃으며 말하자 슬비가 시선을 회피하며 묻는다...
 
"마...말 안 하실거죠?"
 
"글쎄...대장이 원한다면 세하한테 말해줄 의향도 있는데?"
 
"제...제이 씨!"
 
슬비가 당황해서 어버버 거리자 큭큭 거리면서 웃어대는 제이
 
'나 원 참...그런 모습을 보이면 더 말하고 싶어지잖아?'
 
제이가 히죽거리며 웃고 있자 뾰로퉁한 얼굴로 제이에게 묻는 슬비
 
"제이 씨..."
 
"응?왜 그러지,대장?"
 
"...진짜로 세하나 다른 사람한테는 말하지마세요...알았죠?"
 
"흐음...왜?"
 
제이의 물음에 시선을 회피하며 슬비가 중얼거린다.
 
"저...적어도...그런 식으로 들키기는 싫으니까요..."
 
슬비의 말에 제이가 결국 웃음을 터트리고 만다.
 
'맙소사...이건 무슨...세하랑 판박이잖아 푸하하하하'
 
제이가 갑자기 웃자 민망한 듯 시선을 회피하며 제이에게 따지는 슬비
 
"뭐...뭐에요?!저는 나름대로 진지하게 이야기한건데!"
 
"푸하하하하...미안미안,대장.너무 전형적인 부끄러움 많은 츤데레로 보여서 웃었어."
 
"츠...츤데레요?!그...그런 말 어디서 들으신 거에요?!"
 
슬비가 당황해서 가까이 다가오자 제이가 웃으며 답한다.
 
"대장.내 옆에서는 늘 게임을 하던 동생이 있었다고?그 정도 용어 쯤은 나도 알아."
 
제이의 말에 슬비가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안하다가 조용히 묻는다.
 
"제...제가 츤데레처럼 보이나요...?"
 
"...대장...정말 몰라서 묻는 건 아니지?"
 
제이의 말에 얼굴을 빨갛게 물들인 채로 제이에게 말하는 슬비
 
"그...그러면 어떡하라고요?세하가 앞에 있으면 이상하게 생각이랑 반대로 이야기하게 되는데!!"
 
"그게 츤데레라고 대장."
 
"이...이렇게라도 안하면...조...좀...괜히 저만 좋아하는 거 같잖아요..."
 
슬비의 말에 한숨을 쉬는 제이
 
'진짜...눈치가 없는 것도 정도가 있지...세하나 대장이나...왜 이렇게 서로 좋아하는 걸 눈치 못채는지 원...'
 
제이가 슬비를 보다가 한숨을 한번쉬고 이야기한다.
 
"대장."
 
"네?"
 
"...좋아하면 좋아한다고 이야기하란 말이야...답답하게 굴지 말고..."
 
"그...그랬다가 차...차이면요?"
 
"응?"
 
"지...지금 제 주변에 남은 사람 중에서...한 명이 사라지잖아요...그런 말 했다가 실패하면..."
 
슬비가 우울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하자 그제서야 아아 하며 이해하는 제이.
 
'그게 이유였나...'
 
"그...그렇게 해서 세하랑 어색해지는것보단...그냥...이렇게 있는게 나을 지도 몰라요...저 바보는...제가 좋아한다는 것도 모를테니까
요."
 
"...대장.내가 조언 좀 해도 될까?보호역이자 어른으로서 말이야."
 
"...이런 상황에 맞는 조언...해주실수있나요?"
 
"당연하지...너희보다는 산 세월이 길다고?"
 
제이의 말에 슬비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뭐...내가 할 소리는 하나야.좋아하는 감정을 가지고 고백하지 않으면...결국 누군가에게 뺏긴다는 거."
 
"하...하지만..."
 
"대장...내가 본 세하는 모든 여자한테 친절하고 눈치없는 동생이거든?그 여자 중에 대장처럼 세하를 좋아하는 사람이 또 있다고는
 
생각 안해봤어?"
 
"아?!"
 
슬비가 짧은 한숨을 내뱉자 제이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어간다.
 
"그럼 대장...만약 대장이 고백을 안하고...세하가 다른 누군가랑 사귄다고 말하면...그래도 세하를 지금과 똑같이 대할 수 있겠어?"
 
"...."
 
"지금처럼...세하를 좋아하면서 세하의 곁으로 갈 수 있는 가능성이...있다고 생각해?"
 
제이의 말에 슬비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확실히...제이 씨의 말이 맞네요..."
 
"그렇지?"
 
"네...세하라면...그 바보라면 평생 제가 좋아한다는 걸 눈치 못 채고...다른 누군가랑 사귈 수도 있겠네요..."
 
"그래도 마음이 편하다면 그냥 이대로..."
 
"편할리가 없잖아요!!!"
 
슬비가 대뜸 큰소리로 말하자 제이가 피식 웃는다.
 
"그래 대장.좋아하는 사람을 빼앗기면 그렇겠지...그리고 그게 한때의 추억으로 지나가려면 엄청 걸린다고?"
 
"제이 씨는...있으셨나요?"
 
"있었지.우리 누님."
 
제이의 말에 슬비가 깜짝 놀란다.
 
"너랑 누님은 참 많이 비슷하단 말이야?좋아하면서 제대로 말 못하는 점이 말이야."
 
"그...그럼 제이 씨는..."
 
"...그래 난 실패했지...근데 웃긴 건 누님은 내가 좋아한다는 사실을 고백한 그 때 알았어."
 
"아..."
 
"아마 세하가 눈치가 없는 건 누님 때문일거야 큭큭..."
 
그 말에 슬비가 제이를 보다가 묻는다.
 
"마음...안 아프신가요?"
 
"뭐...약간의 미련은 남았지만 괜찮아.나름대로 그 순간에는 진지했고 돌격해봤고 확실하게 거절당해서 이젠 한 때의 추억이지."
 
"제이 씨..."
 
"요즘에도 누님이랑 술 마시면서 술안주거리 삼아서 이야기 하곤 하는데?"
 
제이가 웃으며 이야기하자 슬비가 한숨을 폭 쉬고는 중얼거린다.
 
"확실하게...한다라..."
 
"첫사랑이라서 힘들지는 모르겠지만 대장...사람 마음은 모르는 거야.한 번 데이트 신청이라도 하지 그래?"
 
"데...데이트 신청?!"
 
슬비가 어버버 거리자 제이가 웃으며 말한다.
 
"데이트 신청부터 그렇게 당황하면 나중에 사귀게 되면 어쩌려고?"
 
"사...사귀게 되면...으으으..."
 
슬비의 얼굴이 다시 붉게 물든다...
 
"대장은 세하랑 그저 사귀고 싶은 거야...아니면...가족이 되길 원하는 거야?"
 
"..."
 
"어느 쪽이지?"
 
제이의 말에 슬비가 조용하게 말한다.
 
"저랑...가족이 되길 원하죠..."
 
"그러면 더더욱 이렇게 있으면 안되지.가서 세하에게 한번 당돌하게 데이트 신청 좀 하고 와. 대장."
 
제이가 피식 웃으며 꿀밤을 먹이고는 내려가자 슬비가 옥상난간에 걸터앉아서 중얼거린다.
 
"데이트 신청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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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비가 옥상에서 종종걸음으로 내려와서 사무실에서 무기를 손질하고 있는데 세하와 유리가 들어온다.
 
"야호~임무에서 복귀~"
 
"수고했어,유리야.다친 곳은 없지?"
 
"난 없는데...세하가 좀..."
 
"뭐?!"
 
슬비가 벌떡 일어나서 세하에게 다가가자 세하가 손사래를 치며 뒷걸음질 친다.
 
"어디 다친거야?!어디 봐!"
 
"괜찮아...그냥 좀 야수형한테 할큄 당한것 뿐이야..."
 
세하가 자신의 겉옷을 벗고 셔츠를 걷으며 담담하게 말하자 슬비가 입술을 꽉 물고 구급상자를 들고 와서 세하 앞에 턱 놓으며 말한
 
다.
 
"빨리 상처 보여줘."
 
"괜찮아. 내가 하면 돼..."
 
"두 번 말하게 하지 마 이세하.빨리 보여줘."
 
슬비가 화내듯 이야기하자 하아 하고 한숨을 쉬며 셔츠를 벗는다...그러자보이는...긴 손톱자국과 굳은 핏자국.
 
"이...이게 그냥 상처야?!너 바보야?!"
 
"괜찮아...이것보다 더 다친 적도 많은데 뭐..."
 
세하가 구급상자를 열고 소독제를 거칠게 자신의 팔에 붓자 부글부글 거리며 상처에서 거품이 올라온다.
 
"씁...이건 붕대 좀 감아야겠네..."
 
세하가 중얼거리며 붕대에 손을 대려하자 슬비가 먼저 붕대와 약을 꺼내서 세하에게 발라준다.
 
"뭐...뭐하는 거야, 슬비야?!"
 
"가만히 있어!이 바보야!"
 
슬비가 큰소리로 말하자 뭐라 말하려다가 가만히 있는 세하...
 
이윽고 슬비가 약을 바르고 붕대를 돌돌 감자 세하가 슬비의 머리를 보다가 중얼거린다.
 
"고마워,슬비야."
 
"어?!"
 
"치료해줘서 고맙다고"
 
세하가 웃으면서 말하자 고개를 숙인채 붕대를 더 꼼꼼하게 감으며 중얼거리듯 말한다.
 
"다...당연하잖아!내가 이렇게 치료해주는데 고마워해야지!"
 
"고마워."
 
"으으...알면 다치지 말란 말이야!"
 
슬비가 괜히 화를 내며 말하자 세하가 속으로 생각한다.
 
'이게...그저 친구로서 걱정하는 마음이라고 해도...난 좋아...이렇게 슬비가 가까이 있어주니까...'
 
평소에는 언제나 단독임무를 가거나 자신이 있는 포지션과 겹치지 않아서 가까이 붙을 경우가 드문 두 사람...임무가 아닌 처음으로
 
가까이 붙은 것이다.
 
"되...됬어...약도 다 바르고 붕대도 잘 감아뒀으니까 옷 입어..."
 
슬비가 부끄러워서 얼굴을 빨갛게 물들이자 세하가 웃으며 옷을 다시 입는다.
 
"후우...고마워.덕분에 빨리 감았네..."
 
"고...고마우면...다음에 밥이나 사..."
 
슬비의 말에 세하가 한참을 가만히 있다가 묻는다.
 
"너 양식 좋아하지?"
 
"어?어...그...그렇지."
 
"그럼...이번 주 주말에 둘이서 볼래?내가 밥 살께."
 
"두...둘이서?!"
 
슬비가 화들짝 놀라며 말하자 세하가 더듬거리며 말한다.
 
"바...밥 먹자는 건데 왜 놀래?!"
 
"그...그...그게...둘이서 본다길래..."
 
"그럼 뭐...다른 사람도 끼워서 볼래?뭐...정미라던지 세린이 누나라던지 유리라던지..."
 
"그냥 둘이서 봐!다른 여자 부르지 말고!"
 
슬비의 말에 속으로 안도하는 세하
 
'나이스...우선 여기까지는 계획대로다...'
 
"그러면...이번 주 일요일에 강남 cgv에서 1시에 보자..."
 
"으응..."
 
세하의 말에 슬비가 얼떨결에 수긍하자 웃으며 슬비의 머리를 쓰다듬는 세하.
 
"나 갈께. 오늘 치료해줘서 고마워.내일 학교에서 보자."
 
세하가 자신의 건블레이드 케이스를 들고 나가자 유리가 히죽히죽 웃으며 다가온다.
 
"뭐야뭐야~두 사람~분위기가 수상해~?"
 
"수...수상하긴 뭐가!"
 
"흐음~글쎄~뭐가 수상하려나~?"
 
유리가 히죽히죽 웃다가 후다닥 나가버리자 제이도 미스틸테인을 데리고 나간다.
 
"그럼 내일 사무실에서 보도록 하지 대장."
 
"누나 내일 뵈요~"
 
두 사람마저 나가자 그제서야 자신의 짐을 챙기면서 중얼거리는 슬비.
 
"이...일요일에 둘이서라니...이...이거...데...데이트 신청이라고 봐도 되는거지?!"
 
데이트라는 생각에 급격하게 얼굴이 붉어지는 슬비.
 
"으으...어떡하지...두...둘이서만 있으면 또 이상하게 말할거 같은데..."
 
슬비가 어쩔줄 모르는 듯이 발을 동**리며 사무실을 나선다.
 
"이...일단은...집에 가서 씻으면서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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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밤...
 
세하가 평소답지 않게 안경까지 끼고 무언가를 보고 있다...
 
"흐음...점심밥은 여기서 양식으로 먹으면 되고...이 근처에서 조금이라도 슬비랑 더 있을수 있는 곳이 있으려나..."
 
세하가 인터넷으로 이것저것을 **보고는 수첩에다가 결정된 사항들을 기록한다.
 
"영화는 이게 낫겠지...슬비가 좋아하려는 지는 모르겠지만..."
 
딸깍 거리며 방에서 열심히 코스를 짜고 있는 세하의 뒤로 알파퀸,서지수가 문을 열고 들어온다.
 
"아~들~엄마 왔어요~"
 
"으이그...엄마 또 회식 했죠?"
 
"히히힛...응~엄마 회식 했어~히히~"
 
지수가 문에 기대서 헤헤거리며 웃자 세하가 웃으면서 지수를 데리고 방으로 들어간다.
 
"자,자...이제 옷 갈아입고 주무시면 되요.아침에 북어국 끓여드릴테니까 푹 주무세요."
 
"역~시 우리 아들이 최고야~그럼 엄마는 잘께요~"
 
그러더니 세하의 볼에 뽀뽀를 하고는 히죽히죽 웃으면서 옷을 갈아입고 침대에 쓰러지듯 잠드는 지수...
 
그 모습을 보던 세하가 피식 웃으며 이불을 덮어준다.
 
"안녕히 주무세요, 엄마."
 
지수의 방문을 닫고 다시 방으로 돌아온 세하가 계획표를 보며 마저 수정을 한다.
 
"음...여기서는..."
 
그 때...
 
세하의 핸드폰이 울린다...
 
"뭐야...석봉이인가..."
 
세하가 귀찮다는 듯 핸드폰을 확인하자 의외의 인물로부터의 메세지 발신이다.
 
[자?-슬비-]
 
'무슨 일이지...무슨 일 있나...'
 
[아니.안 자는데-세하-]
 
세하가 문자를 보내자 곧바로 답장이 날아온다.
 
[뭐하는데?-슬비-]
 
[그냥 인터넷서핑-세하-]
 
'인터넷 서핑은 맞지...차마...데이트코스 짜고 있다고는 말 못하겠어...'
 
그러다가 문득 슬비는 뭐 때문에 깨어있는지 궁금해진 세하가 문자를 친다.
 
[그러는 너는 이시간에 뭐하냐?-세하-]
 
[잠이 안 와서 잠깐 베란다 의자에 앉아서 밖 좀 보고 있었어.-슬비-]
 
슬비의 답장에 혼자 베란다에서 어두운 하늘을 보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는 세하...
 
"...지금부르면 나오려나..."
 
세하가 핸드폰을 계속 쳐다보다가 용기를 내서 문자를 친다.
 
[잠 안 오면 나올래?요 앞 공원에-세하-]
 
세하의 문자가 전송되자 슬비는 핸드폰 화면을 여러번 확인한다.
 
"지...지금 나오라고?"
 
슬비가 자신의 옆에 덩그러니 서 있는 전신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본다.
 
분홍빛의 잠옷에 머리끈을 풀어서 평소보다 더욱 청초해보이는 자신의 모습을 본 슬비가 자신의 옷장에서 분홍빛의 운동복을 꺼내고
 
는 답장을 한다
 
[어짜피 할 일 없으니까 나가줄께.-슬비-]
 
"이 바보!이...이렇게 보내면 내가 좋아하는 티가 안 나잖아!!"
 
슬비가 감싸쥐며 후회하지만 이미 문자는 보내졌다...
 
[그럼 좀 10분 있다가 너랑 우리 집 중간쯤에 있는 공원 시계탑에서 보자.-세하-]
 
세하의 답장을 읽던 슬비가 황급히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서자 쌀쌀한 공기가 슬비를 감싼다.
 
"음...조금 추우려나..."
 
위에 혹시 몰라 간단한 가디건을 입었지만 조금은 추운 팔을 쓱쓱 부비면서 공원으로 걸어가는 슬비.
 
이윽고 도착한 시계탑에는 아직 세하가 도착해있지 않다.
 
"...내가 좀 일찍 왔나...하긴...세하 집이 우리 집 보단 멀긴 하지..."
 
슬비가 피식 웃으며 하늘을 본다...오늘따라 하늘도 맑아서 별이 조금 보인다.
 
"하아아아....좋다...오랜만에 별도 보고..."
 
슬비가 눈을 살며시 감으며 감성에 젖고 있는 이 때...세 명의 남자들이 슬비에게로 다가온다.
 
"어이,꼬마 아가씨.여기 살아?혼자야?"
 
"...그냥 가시던 길 가시죠?"
 
"에이...아저씨들 그렇게 나쁜 사람 아닌데...아저씨들이랑 놀래?"
 
남자들이 히죽히죽 웃으면서 슬비의 어깨에 손을 올리자 손을 뿌리치고 벌떡 일어나는 슬비
 
"그만하세요.계속 이러시면 성희롱으로 신고할겁니다."
 
"뭐..뭐?!시...신고?!이게 정말!"
 
남자들이 슬비의 양팔을 붙잡아서 공원의 어두운 자리로 끌고 간다.
 
"쪼그만게...어디서 어른한테 대들어?머리까지 염색한 불량아 주제에!"
 
'큰일이다...위상력을 쓰면 징계받는데...내 힘만으로는 이 사람들을 뿌리칠수가 없어...'
 
슬비가 도망치려고 버둥거리지만 다 큰 성인남자의 힘을 가녀린 체구의 여자아이가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어쭈?저항하는거 봐라?이걸 확!!!"
 
남자가 손을 휘두르며 소리를 지르는 그 순간 누군가가 그 손을 낚아채서 막는다.
 
"...지금 뭐하시는 거죠?"
 
"넌 뭐야?!어른들이 하는 일에 끼어들지..."
 
"제 여자친구한테 뭐하냐고 물었습니다."
 
세하가 손을 꽉 쥔 채 말하자 남자가 헛웃음을 지으며 말한다.
 
"어이쿠?남자친구세요?너 어디 학교야?!내가 누군지 알아?내가 바로..."
 
"알 거 없습니다.그만하시죠."
 
세하가 말을 단호하게 자르며 말하자 얼굴을 울그락불그락 거리며 소리치는 남자.
 
"네가 뭔데 그딴 소리..."
 
"유니온 검은 양 팀 소속 이세하 요원입니다.저희는 차원종 외에도 이런 치안문제가 있을경우에는 문제해결도 해야해서 말입니다."
 
낮게 깔린 목소리와 진지한 모습에 슬비는 자신도 모르게 두근거린다...
 
"하!클로저냐?위상력인가 뭔가 하는 걸 가진 괴물들?어짜피 너희들 그 힘 없이는 아무것도 못 하잖아?"
 
남자의 말에 세하가 아무 말도 안하고 있다가 남자의 손목을 꺾어버린다.
 
"끄아아악!!!"
 
"...봐주니까 눈에 뵈는게 없나보네요...쓰레기같은 아저씨."
 
세하의 목소리가 낮게 깔리며 남자에게 위협적으로 경고한다.
 
"지금 내 눈앞에서 내 여자친구한테서 손 떼고 당장 **요.아니면...위상력 없이 한번 정신교육 시켜드려요?"
 
세하가 카리스마 있는 모습으로 남자들에게 경고하자 남자들이 슬비를 놓고 세하에게 덤벼든다.
 
"으아아아아!"
 
세하가 소리지르며 다가오는 남자들의 공격을 피하고는 복부에다가 주먹을 한방씩 먹인다.
 
"커억..."
 
"...좋은 말로 할 때 가세요...짜증나니까."
 
세하의 말에 남자들이 후다닥 도망간다...
 
"...저것들이 어딜...쯧..."
 
세하가 짜증난다듯이 혀를 한 번 차고는 슬비에게 다가와서 말한다.
 
"슬비야,괜찮아?"
 
"괘...괜찮아..."
 
"...미안...내가 빨리 나올걸 그랬네..."
 
세하가 미안한 눈초리로 슬비를 바라보자 고개를 젓는 슬비
 
"아니야...괜찮아. 고마워.구해줘서."
 
"구해주기는...그냥 화풀이한건데 뭐..."
 
세하가 머쓱한듯 머리를 벅벅 긁으며 이야기를 하자 슬비가 아무말도 안하다가 세하에게 묻는다.
 
"세...세하야..."
 
"어?"
 
"...아...아까 전에...하...한 말...뭐야?"
 
"어?....아?!그...그게 말이지...스...슬비야..."
 
세하가 갸우뚱한 표정을 짓다가 자신이 한 말을 깨닫고 당황해서 횡설수설하자 슬비가 부끄러운지 큰소리로 소리지른다.
 
"누...누가 네 여자친구야?"
 
"미...미안...그...그렇게 말하면 떨어질거라고 생각했었어...미...미안..."
 
"미안하다면 다야?맘대로 사람을 여자친구로 만들고 말이야..."
 
'고백도 안했으면서...'
 
슬비가 퉁명스럽게 말하자 어쩔줄몰라하며 머리를 열심히 굴리는 세하.
 
"어...음......미안."
 
결국엔 미안하다는 말 말고는 할 말이 없는 세하...
 
'바보...기...기분 좋아서...나도 모르게 웃게되잖아...돌아와...돌아오란 말이야 내 얼굴아...'
 
슬비가 고개를 절레절게 흔들며 표정을 진정시키고 있지만 슬비의 얼굴이 어두운 곳에 있다보니 표정이 잘 안보인다...
 
"...미...미안하면 주말에 밥 살때...잘 준비해서 코스 짜란 말이야...알았어?"
 
"어?어...최...최선을 다할께..."
 
슬비의 말에 세하가 얼떨결에 대답을 하고 슬비에게 손을 내민다.
 
"...좀 걸을래?"
 
세하의 말에 밖으로 걸어나와서 세하와 나란히 걷는 슬비...어색한 침묵이 맴돈다.
 
"저기...세하야."
 
"어?"
 
"...너...혹시...좋아하는 사람 있어?"
 
슬비의 말에 세하가 움찔하자 슬비의 눈에 불안감이 감돈다.
 
'안돼...설마...진짜야?!제이 씨 말대로...나 기회를 놓친거야?!'
 
슬비가 당황한 눈으로 세하를 보자 세하가 말을 더듬으며 말한다.
 
"어...없어!"
 
세하가 더듬거리며 말하고는 곧바로 조심스럽게 슬비에게 물어본다.
 
"너...너는?너는...있어?좋아하는 사람..."
 
"...나....나는...."
 
슬비가 당황한 눈빛으로 세하를 보며 더듬거리자 세하도 순간적으로 긴장한다...
 
'마...말할까...지금 슬비에게 말해버리면....말해버리면...기회를...아직 남은 기회를...잡을 수 있을까?'
 
'눈 꼭 감고...말해버릴까...차이면 어떡해...난...정말로...세하가 좋은데...차여버리면...어떡하지...'
 
둘이서 말 없이 뜸만 들이는 그 순간...
 
지직지직지지직
 
차원문이 발생하는 소리가 나더니 아까 전에 본 남자들이 세하와 슬비 쪽으로 달려온다.
 
"사...살려줘!!!"
 
"차원종?!하필이면 무기도 없는데...!"
 
슬비가 입술을 꽉 깨물며 중얼거리자 세하의 눈빛이 달라진다.
 
"슬비야.저 녀석들이 들고 있는 저 무기..임시 무기로 쓸 수 있지?"
 
세하가 짧은 칼처럼 생긴 무기를 들고 있는 차원종들을 보며 말한다.
 
"...임시방편으로는 쓸 수 있어...가능하겠어?"
 
"해봐야지...아무리 널 건든 사람들이라고는 해도...일단은 지켜야하는 시민이니까."
 
세하가 다리와 주먹에 위상력을 집중시킨 뒤 칼을 들고 있는 차원종에게 주먹을 날린다
 
[질주!]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차원종이 날아가자 떨어진 칼 두 자루를 슬비에게 넘겨주고는 옆에서 방심하고 있는 차원종의 팔에 발차기를 날
 
려 부숴버린다.
 
"키에엑!!"
 
"그럼...쇼타임..."
 
자신이 쓰는 검 길이만한 차원종의 칼을 집어든 세하와 슬비가 각자의 기술을 사용한다.
 
[결전기 유성검!]
 
[결전기 레일 케논!]
 
푸른색과 분홍색의 빛이 차원종들을 몸을 강타하자 엄청난 먼지가 난다.
 
"콜록콜록...으으...역시나...이건 흙 많은 곳에서는 쓰면 안된다니까..."
 
세하가 부서진 차원종의 칼을 휙 하고 버리며 중얼거린다.
 
"괜찮아?"
 
슬비가 먼지가 걷힌 뒤 세하에게 묻는다.
 
"괜찮아...다친데는 없어."
 
그러다가 팔에서 느껴지는 따끔거리는 통증에 세하의 얼굴이 찌푸려지자 슬비가 불안한 표정으로 세하의 팔을 만진다
 
"어떡해...덧난거 아니야?!"
 
"아...괜찮아...자기 전에 붕대 다시 감고 자면 괜찮을거야..."
 
세하가 괜찮다는 듯이 말하지만 슬비는 여간 걱정이 아니다.
 
"정말 괜찮겠어?"
 
"괜찮아...어짜피 거의 다 나아가는데 무리하게 내 무기가 아닌 곳에 위상력을 불어넣어서 반발력에 다친것뿐이니까."
 
세하가 다치지 않은 팔로 슬비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걱정해줘서 고마워,슬비야."
 
세하의 말에 얼굴을 붉히며 퉁명스럽게 말하는 슬비.
 
"따...딱히 고마워 할 필요는 없거든?일단 내가 리더니까 팀원의 상태를 체크하는 거야."
 
'으아...바보야...왜 마음이랑 반대로 말하는 거야,이슬비 이 바보!!'
 
속으로는 엄청나게 걱정하면서 밖으로는 정말로 정반대로 이야기하고 있는 슬비...
 
물론 눈치없는 세하는 말을 표면 그대로 받아드리고 있지만.
 
"어쨋든...이 사람들부터 특경대 분들한테 인계하고 집에 가자...이제 너무 늦었어."
 
"그래...내가 연락할께."
 
슬비가 자신의 핸드폰으로 특경대에 연락을 넣자 몇 분 안되서 특경대가 사람들과 차원종들을 정리해서 간다.
 
"...그...그럼 갈께..."
 
슬비가 어색하게 인사하고 돌아서자 세하가 덥썩 슬비의 팔을 잡는다.
 
"스..슬비야 잠깐만..."
 
"어?"
 
슬비가 놀라서 돌아보자 세하가 슬비를 보며 말한다.
 
"시간이 많이 늦었잖아...데려다줄께."
 
세하의 말에 얼굴이 홍당무처럼 빨개지는 슬비.
 
"으...으...."
 
"시...싫어?"
 
"데...데려다 줄꺼야?"
 
슬비가 흘끗 쳐다보자 세하가 어색하게 웃으며 말한다.
 
"데려다 줄께.일단은...이거부터 입고..."
 
세하가 자신이 입고 있던 가디건을 슬비에게 걸쳐주며 말한다.
 
"아까부터 신경쓰였는데 추워보여서 말이야."
 
세하가 세심하게 지퍼까지 올려주자 슬비의 눈동자가 지진을 일으키듯 흔들린다.
 
"가...가자 슬비야."
 
세하가 슬그머니 손을 내밀자 슬비가 우물쭈물하다가 소심하게 세하의 옷깃을 잡고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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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도착한 슬비의 집 앞...슬비가 세하를 배웅한다.
 
"자...잘 가..."
 
"어...내일 학교에서 보자."
 
세하가 살며시 미소짓다가 슬비의 머리를 쓰다듬고 돌아서서 걸어가자 슬비가 다급하게 세하를 부른다.
 
"세...세하야!"
 
"어?"
 
"......"
 
"왜 그래 슬비야?"
 
"...오...오늘 고마웠어..."
 
슬비의 말에 세하가 빙그레 미소를 짓으며 말한다
 
"됬어.고마워하라고 한 거 아니야.내일 보자.잘 자."
 
세하가 돌아서서 내려가자 문을 닫고 들어가서 문에 기대서 주르륵 미끄러지는 슬비...
 
"으아아아아아아아아!!!!!"
 
슬비가 머리를 헝클어뜨리며 고개를 흔든다.
 
"뭐야...뭐야...저건 반칙이잖아...우...웃는 걸로...웃는 걸로...심장이 두근대게 만드는 건 반칙이잖아..."
 
슬비가 얼굴을 붉힌 채로 계속 고개를 흔든다.
 
"이...이러면 내일 세하를 어떻게 봐!!!"
 
슬비가 비틀비틀 침대로 돌아오다가 거실에 덩그러니 놓여진 커다란 곰돌이 인형을 보고는 들고 침대위에 앉는다.
 
"...곰돌아...곰돌아..."
 
슬비가 곰돌이 인형을 꼭 껴안으며 중얼거린다.
 
"세하가 생일선물로 준 곰돌아...난...세하가 좋은데...세하가 눈치를 안 채고 있어..."
 
곰돌이 인형을 껴안은 팔에 힘이 들어간다.
 
"말해야하는데...그 둔팅이는 말 안 하면 모르는 둔팅이라서...말해야하는데..."
 
곰돌이 인형을 껴안은 슬비의 표정이 울상이 된다.
 
"세하를 보면...나도 모르게 계속 마음과 반대로 나와..."
 
곰돌이를 껴안은 슬비의 목소리에 울음이 섞이기 시작한다.
 
"좋아하는데...나말고 다른 여자랑 이야기하는 것도 질투나는데...정말로...내 모든 걸 줄 만큼 좋아하는데..."
 
결국은 곰돌이를 껴안고 울음을 터트리는 슬비...
 
"흐윽...바보 멍청이 이세하...미워..."
 
이 시각...슬비에게 바보 멍청이라고 소리를 듣고 있는 세하는...침대에 누워서 슬비의 사진을 보고 있다.
 
"...후우...정말이지...쓸데없이 이뻐가지고..."
 
세하가 슬비의 사진을 보며 중얼거린다.
 
"쓸데없이 예뻐서 내가 말 더듬게 만들고, 괜히 질투하게 만들고 말이야..."
 
세하가 슬비의 사진을 보다가 살며시 미소를 짓는다.
 
"...내가 좋아하는 만큼...너도 날 좋아해줬으면 좋겠는데 말이지..."
 
그러더니 세하가 슬비의 사진을 보며 앞에서는 할 수 없었던 말을 중얼거린다.
 
"슬비야...좋아해...아주 많이...내가...널...좋아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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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날...왁**껄한 학교를 세하와 슬비가 순찰하고 있다.
 
"여긴 이상없고...슬비야, 그쪽은?"
 
"이쪽도 이상없어."
 
슬비가 차원변곡률 측정기를 들고 이리저리 휘젓다가 말한다.
 
"슬슬 가자.점심시간이잖아."
 
"벌써?시간 빠르네..."
 
세하가 기계를 끄며 중얼거린다.
 
"슬비랑 있어서 그런가..."
 
"뭐라고?"
 
"아...아무것도 아니야...밥 먹으러 가자."
 
슬비가 고개를 갸웃하며 되묻자 화들짝 놀라며 슬비를 데리고 급식실로 오는 세하.
 
이미 많은 학생들이 자리를 꽉꽉 채우고 있다.
 
"다 끝났어?"
 
목소리에 뒤돌아보니 차가워보이지만 귀여운 모습도 섞인 얼굴의 우정미가 서 있다.
 
"어, 정미야.오늘도 실험?"
 
"그래.일단은 나도 연구원이긴 하니까."
 
정미가 긴 갈색머리를 넘기면서 말한다.
 
"순찰 결과는 어때?변곡률에 이상은 있어?"
 
"없어.멀쩡하게 잘 작동중이더라."
 
세하가 피식 웃자 정미가 시선을 피하며 묻는다.
 
"그...그러면 걱정 안해도 되는거지?"
 
"어.무슨 일 생기면 출동해서 막을테니까 너무 걱정하지는 말고."
 
세하가 느긋하게 정미랑 이야기를 하는 동안 슬비가 옆에서 지긋이 보고 있다.
 
'정미랑 이야기하는 건 그냥 일상적인 대화인데...질투가 나...나 어쩌다가 이렇게 됬지...?'
 
슬비가 시무룩한 표정으로 서 있자 세하가 슬비를 보고 묻는다.
 
"슬비야,무슨 생각해?"
 
"어어?!"
 
"표정이 안 좋은데...몸 안 좋아?"
 
세하가 걱정스러운 듯 말하자 고개를 휙 돌리며 말하는 슬비
 
"아...아니거든?잘못 본 거 거든?"
 
"뭐...그럼 다행이고..."
 
세하가 아무렇지도 않고 슬비의 뒤를 이어 급식을 받고 자리를 찾자 세 자리가 나란히 비어있다...그 덕에...슬비와 정미를 양 옆에 앉
 
히고 점심을 먹게 된 세하...학생들의 시선이 심상치가 않다.
 
'...부담되는데...'
 
세하가 속으로 중얼거린다...
 
학교내에서 인기가 많은 슬비와 정미를 양 옆에 두고 밥을 먹는 행운을 세하가 가졌다는 것에 질투 섞인 시선을 보내는 학생들...살기
 
가 어마어마하다.
 
가만히 있던 정미가 자신의 식판을 흘끗 보더니 미트볼 몇 개를 세하 쪽으로 넘긴다.
 
"응?뭐야,정미야?"
 
"너 그거 좋아하잖아...먹으라고..."
 
"너도 이거 좋아하잖아?먹어."
 
"주...주면 주는대로 먹으라고 이 바보야!"
 
정미가 화내듯 이야기를 하자 세하가 고개를 갸웃하고는 웃으며 말한다.
 
"고마워. 잘 먹을께."
 
"흐흥...고...고마워 할 필요는 없어...다이어트 중이니까...남기기는 싫어서 그런 거야."
 
정미가 퉁명스럽게 이야기하자 피식 웃으며 먹는 세하...이 모습을 보는 슬비는...
 
'질투나아아아아!!!!!!!!!!'
 
이글이글 거리는 눈으로 세하를 보다가 세하의 식판에 놓여진 방울토마토를 보고는 먹고 있는 세하의 입에다가 손으로 집어넣어준
 
다.
 
"응?뭐...뭐야, 슬비야?!"
 
"편식하지말고 먹어!또 과일 남길셈이야?"
 
"아...알아서 먹을께...내가 애야?"
 
"으으으..."
 
슬비가 분한 표정으로 빠르게 밥을 먹고 식판을 반납하고는 휙 하고 급식실을 나선다.
 
'바보바보바보!!!!정미한테는 웃으면서 말해줬으면서 나한테는...나한테는...'
 
한편, 슬비가 후다닥 급식실을 빠져나가자 세하가 당황하며 황급히 밥을 비우고 슬비를 따라 나선다.
 
"야, 슬비야!"
 
세하가 뛰어내려오면서 슬비를 부르자 뾰로퉁한 표정으로 세하를 보는 슬비.
 
"왜.더 먹고 오지."
 
"에고고...갑자기 혼자 나가버리니까 빨리 먹고 나왔잖아...걱정되서."
 
세하가 걱정하는 눈빛으로 쳐다보자 슬비가 흥 하고 삐친 듯 먼저 간다...
 
"야,야,슬비야!"
 
"정미랑 둘이서 와...불청객인 나는 사라져 줄께..."
 
슬비가 휙 하고 돌아서 가려하자 세하가 슬비의 팔을 거칠게 잡아챈다.
 
"아?!"
 
세하의 힘에 세하와 마주하게 된 슬비가 당황한 듯 짧게 탄성을 내뱉는다.
 
"뭐야...왜 그러는데?"
 
"...아무 일도 아니야...그러니까...둘이서..."
 
"이슬비!"
 
세하가 조금 화난 투로 이야기를 하자 움찔하는 슬비
 
"...후우...내가 지금 네 표정보고도 눈치 못 챌 거 같아?짜증났다는 티가 나는데?"
 
"짜증 안 났으니까...이거 좀 놓고..."
 
슬비가 잡힌 손을 풀려고 하자 세하가 더 다가가며 말한다.
 
"짜증 안 났으면 왜 그런 표정을 짓고 있는데?왜 그런 눈으로 날 보냐고?"
 
"...짜증 안 났으니까..."
 
"이슬비!"
 
"...그래!나 짜증 났다!짜증났으니까 이거 좀 놓으라고!"
 
슬비가 벗어나려고 팔을 흔들어대지만...세하의 힘을 당해낼수는 없다.
 
"가서 정미랑 둘이서 다녀. 나 빼고 둘이서 다녀!어짜피 너랑 나랑은 아무런 사이도 아닌데 너야말로 왜 이러는데?!"
 
슬비가 계속 화난 말투로 이야기를 하자 세하의 표정이 굳어간다...
 
"...그래?"
 
세하의 목소리가 낮아지자 슬비의 표정이 순간적으로 경직된다.
 
"...하아...그래...너한테는...나는 아무것도 아니다...이거지?"
 
세하가 슬비를 보다가 잡고 있는 팔에서 힘을 빼고는 슬비를 지나쳐서 걸어간다.
 
"...그래...알았어...짜증나게 하는 나는 눈앞에서 사라져줄께."
 
"자..잠깐만 세하야!"
 
슬비가 다급하게 불러**만 세하는 실망한 표정으로 먼저 교실로 들어가버린다...
 
"...아무것도 아닌게 아닌데..."
 
'내가 좋아하는 사람인데...'
 
슬비가 슬픈 표정으로 중얼거리는 그 때 정미가 뒤에서 퉁명스럽게 말한다.
 
"그렇게 혼자서 드라마 여주인공 놀이 하지말고 가서 오해나 풀지 그래?"
 
"정미?"
 
정미가 짜증난다는 표정으로 슬비에게 다가온다...
 
"...정말이지...너나 세하나 둘 다 무슨 문제가 있나...왜 좋아하는 사람을 앞에 두고 저러는 지 원..."
 
정미의 말에 움찔 하는 슬비...
 
"너...그거 무슨 말이야?"
 
"말 그대로야...둘이서 삽질한다고.옆에서 선택 받지 못한 사람의 마음도 모르고 말이야..."
 
정미의 말에 슬비의 표정이 의아한 표정으로 변한다.
 
"...하여간에 똑똑하긴 한데 이런 거에 눈치가 없어, 너는..."
 
정미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다가 학생들이 잘 오지 않는 학교 뒷편의 벤치로 슬비를 데리고 간다.
 
벤치에 도착하자 정미가 말을 이어간다.
 
"...나 세하 좋아해."
 
"뭐?!"
 
슬비가 당황한 표정으로 말하자 후우 하고 한숨을 쉬고는 슬비를 보며 말하는 정미
 
"걱정마...나는 선택 못 받았으니까...선택 받은 상대는...너고."
 
"무슨...말이야?"
 
슬비가 되묻자 고운 미간을 찌푸리며 말하는 정미...
 
"...세하는 너를 좋아하는 거야...그러니까...내가 선택 받지 못했다고 말하는 거고..."
 
"세하가...나를?"
 
슬비가 말이 없자 정미가 질투가 섞인 눈으로 슬비를 바라보며 중얼거린다.
 
"자기 마음도 안 알아주는 애를 왜 좋아하는 거야...나한테 오면...훨씬 잘 해줄수 있을텐데..."
 
정미의 중얼거림에 고개를 든 슬비가 정미를 보다가 눈을 크게 뜨며 말한다.
 
"정미야...울어?"
 
정미의 눈에서 한 줄기의 눈물이 흐른다...
 
"이슬비...난 네가 싫어...내가 좋아하는 애가...나 말고...널 좋아한다는 사실에...네가 미워 죽겠어..."
 
"....."
 
"근데...세하가...세하가 널 보며 이야기 할 때는...나랑 이야기 할 때보다...더...환하게 웃으니까...보내야 한다고 생각했어..."
 
"정...미야..."
 
"근데...나는 포기가 안돼...아직도...세하만 보면...심장이 뛰어서...두근거려서...잠 못 자는 날도 있는데..."
 
"....."
 
"아직도...너 같은 애 그냥 무시해버리고...나만 보게...나만 좋아하게...만들고 싶은데...둘이서 이야기할때마다 네 이름을 말하고...네
 
이야기를 하면서 웃는 세하를 보면...정말...네가 미워..."
 
"....."
 
"내가 좋아하는 세하의 마음에는 내가 있을 곳이 없구나...결국엔...난 슬비한테 져버렸구나...그저...난 친구구나라는 생각에...아직도
 
슬퍼..."
 
"....."
 
"그러니까...더 이상...내 앞에서...삽질 좀 하지 말란 말이야...더 이상...나한테 희망고문 좀 하지 말란 말이야..."
 
결국 정미가 울음을 터트리며 주저앉자 슬비가 정미를 꼭 껴안는다...
 
"미안해...정미야...내가...미안해..."
 
"흐아아앙!!!....흐으윽...."
 
슬비가 안아주자 품에 안겨서 더 크게 우는 정미...슬비는 계속 미안하다며 정미를 달랜다...
 
"미안해, 정미야...세하를 뺏어서....네가 좋아하는 세하를...내가 뺏어서...미안해..."
 
날씨 좋은 늦가을의 어느 점심시간에...한 소녀의 울음소리가 조용히 울려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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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슬비가 홀로 가방을 챙기고 있다...
 
"슬비슬비야~"
 
뒤에서 유리가 운동을 하다왔는지 살짝 땀 맺힌 얼굴로 들어오더니 슬비를 덥썩 껴안는다.
 
물컹하는 느낌과 함께 유리의 특정한 부위가 닿자 속으로 절망을 하는 슬비...
 
'...나도 조금만 더 컷으면...세하가 나한테 좀 더 적극적으로 말할까...?'
 
최근에 본 연애관련 글에서 남자의 대부분이 여성의 특정 부위 1순위로 본다라는 글을 읽고 나서 오히려 잡념이 들어버린 슬비다.
 
"오늘 나 빼빼로 사러 갈건데 같이 갈래?"
 
"빼빼로?"
 
"응응!내일이 11월11일이잖아~몇 개 사서 주려고 하는데 너도 갈래?"
 
"...가자 유리야."
 
슬비의 말에 슬비의 손을 잡고 달리는 유리
 
이윽고 도착한 마트. 유리가 이것저것 빼빼로를 집어보며 확인한다.
 
"으흠...이건 제이 아저씨한테 주면 되겠고, 이건 민우 오빠한테 주고..."
 
유리가 바쁘게 손을 움직여서 넣고 있을때 슬비는 다른 사람들한테 줄 것은 그냥 일반적인 걸로 통일해놓고 세하한테 줄 빼빼로를 고
 
르고 있다.
 
'어떤걸 줘야 좋아할까...세하 취향의 빼빼로가 어떤 건지...잘 모르겠어...'
 
슬비도 유리랑 같이 빼빼로가 진열된 것을 이리저리 살피면서 고르는데 어디선가 익숙한 목소리가 들린다.
 
"엄마, 오늘 순두부찌개 드실거라고 했죠?"
 
"응~우리 아들이 끓여주는 순두부찌개 먹고 싶어, 히히~"
 
"참나...밖에 가면 널린 게 순두부찌개인데 꼭 제가 만든 걸 먹고 싶은 이유가 뭐에요,맨날..."
 
"히히~아들의 손맛이랄까?"
 
세하와 지수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가 지수가 슬비와 유리를 발견하고 반갑게 말을 건다.
 
"슬비야~유리야~"
 
"어라?세하네 어머니다.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유리와 슬비가 인사를 하자 배시시 웃으며 다가가는 지수
 
"안녕~근데 뭐하니?"
 
"빼빼로 고르고 있어요.어머니는?"
 
"난 우리 아들이 순두부찌개 해준다고 해서 같이 장 보러 나왔지~"
 
지수가 해맑게 말하자 살짝 미소 짓는 슬비.
 
"그나저나 슬비랑 유리는 누구 주려고?"
 
"예?!저...저희야 뭐...그냥...지인들한테..."
 
"흐음...그래?"
 
지수가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세하를 돌아보고 말한다.
 
"아들.엄마는 안 줄 거야?"
 
"드릴거에요...드시고 싶은 거 고르세요.그걸로 드릴께요."
 
"오예~그러면 어디 나도 좀 골라보실까~"
 
지수가 해맑게 웃으며 빼빼로를 살펴보기 시작하자 피식 웃고는 슬비와 유리가 있는 곳으로 오는 세하.
 
"오호!세하야!올해도 으리으리한 의리빼빼로를 나누자고!"
 
"큭큭...의리빼빼로라..."
 
세하가 살며시 미소를 짓다가 슬비와 눈이 마주친다.
 
"어...아...안녕?"
 
"...뭐야...그 어색한 인사는?"
 
유리가 이상하다는 듯이 둘을 쳐다보자 슬비가 이리저리 눈동자를 굴린다.
 
"아...저기...그게..."
 
"별 일 아니야,유리야.내가 좀 삐져서 슬비한테 말을 툭 던지고 갔는데 사과를 못 했거든."
 
세하가 별 일 아니라는 듯 말하자 그래? 라는 말과 함께 다시 빼빼로 탐색에 집중하는 유리...
 
"미안해,슬비야.아까전에는 내가 좀...감정이 격해졌나봐.미안."
 
아무 말도 안하고 있던 세하가 조용하게 말하자 슬비가 세하를 바라본다.
 
"나도...미안해...그...그 말은...소...솔직히 말하면...거짓말이니까..."
 
슬비의 말에 세하의 표정이 미묘하게 바뀐다...
 
"이...일단은 사...사과할게...미안해,세하야...나도...말이 너무 심했던거 같아..."
 
"괜찮아.사과할 필요는 없어..."
 
세하의 말에 슬비가 우물쭈물하다가 옷깃을 살며시 잡으며 말한다.
 
"아...아무사이가...아닌건...아니야...정말로..."
 
슬비가 글썽거리는 눈으로 세하를 쳐다보자 움찔하는 세하.
 
"어...스...슬비야..."
 
"미안해...미안해 세하야..."
 
슬비가 눈물을 글썽거리며 말하자 세하가 황급히 손수건을 꺼내서 닦아준다.
 
"이...이런 일로 울 것 까지는 없잖아..."
 
"우...울긴 누가 울어?!"
 
슬비가 당황한 말투로 말하다가 세하의 눈을 보고는 멈칫 한다.
 
"...이런 일로 울지마."
 
세하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슬비에게 말한다.
 
"나한테 사과 할 이유는 없어...넌 그 때 솔직하게 이야기했을뿐이니까..."
 
세하의 말에 조용하게 세하의 옷깃만 잡고 우물쭈물 하고 있는 슬비...
 
'마...말할까...정말로...말할까...이런 마트에서 이야기해도 되는거야?이렇게 중요한 이야기를?'
 
"...아니야..."
 
"어?"
 
"...아무사이...아니란거...거짓말이라고..."
 
슬비가 웅얼거리며 말하자 세하가 슬비를 보다가 후우 하고 숨을 한 번 뱉고는 슬비와 눈을 맞추며 말한다.
 
"이슬비."
 
"어?"
 
세하가 슬비와 눈을 마주하다가 이마에 딱밤을 살살 톡 하고 때리며 말한다.
 
"아무 사이 아닌 건 아니라는 말은...믿어도 되지?"
 
세하가 묻자 슬비가 촉촉한 눈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믿어줘.정말로..."
 
슬비의 말에 세하가 아무 말 없이 있다가 손수건으로 슬비의 눈물을 다정하게 닦아주며 중얼거린다.
 
"내가 네 말 안 믿으면 누구 말 믿으라고..."
 
눈물을 다 닦아준 뒤 일어서며 세하가 슬비에게 묻는다.
 
"그래서 넌 누구 줄꺼야?"
 
"어?"
 
"누구 줄 꺼냐고...빼빼로."
 
"음...너랑 제이 씨랑 테인이랑 그 외에 내가 아는 분들?"
 
슬비의 말에 세하가 피식 웃자 슬비가 되묻는다.
 
"너...너는?"
 
"응?"
 
"너...너는 누구 줄 건데?"
 
슬비의 말에 한참을 가만히 있던 세하가 당당하게 말한다.
 
"너랑 엄마 포함해서 내가 신세진 성별이 여자인 사람들한테 주려고."
 
"...유리랑 비슷하겠네 양이..."
 
슬비가 유리의 바구니를 보며 중얼거리자 세하가 후우 하고 한숨을 쉬며 말한다.
 
"...너 바**?"
 
"뭐?"
 
"...내가 빼빼로 줄 사람이 유리처럼 많을거라고 생각해?"
 
세하의 말에 곰곰히 생각하다가 아 하고 짧은 탄성을 뱉는다.
 
"내 주변에 사람이 많지 않은 건 네가 더 잘 알면서..."
 
세하가 씁쓸한 눈빛으로 주변에 있는 빼빼로를 집어넣고 지수와 유리를 찾아서 이동하자 뒤에서 슬비가 아무도 못 들을 정도의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그래도 질투나,세하야...그 적은 수의 네 옆에 있는 여자들만으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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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일찍부터 사람들한테 빼빼로 나눠주고 그 길로 사복으로 갈아입고 약속장소에 먼저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는 슬비...
 
"...아직 멀었으려나..."
 
슬비가 핸드폰을 보며 중얼거린다.
 
핸드폰을 계속 보던 슬비가 갤러리 어플로 들어가서 자신의 사진들 속 가장 깊숙한 곳에 숨겨진 한장의 사진을 본다...바로 세하가 건
 
블레이드의 총알을 장전하기 위해서 입에 총알을 문 채로 장탄 부분을 여는 모습이다.
 
"헤헤...이거 찍는다고 한참 고생했는데..."
 
평소의 그냥 뚱한 표정의 세하가 아니라 어딘가 모르게 우수에 젖은 듯한 수컷의 향기가 물씬나는 사진에 슬비는 자신도 모르게 헤헤
 
거리며 웃고 있다.
 
그 때...
 
세하가 슬비를 부르면서 걸어온다.
 
"슬비야."
 
"뭐야?!지금 시간이 몇...시...인데..."
 
슬비가 툴툴대며 고개를 돌렸다가 세하의 복장을 보고 말을 멈춘다...
 
"...이상해?"
 
세하가 평소랑 다르게 멋들어지게 올린 머리스타일과 자신의 옷차림을 이리저리 살펴보며 묻는다.
 
'슬비랑 첫 데이트라고 힘 줘서 입었는데...어색한가...?'
 
슬비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보고만 있자 세하가 다시 슬비를 부른다.
 
"슬비야?"
 
"어,어?!"
 
"나...이상해?"
 
세하가 묻자 슬비가 볼을 빨갛게 물들이며 고개를 흔든다.
 
"나...나쁘진 않네...사복센스는...좀...있네..."
 
슬비의 칭찬에 세하도 얼굴을 붉히며 말한다.
 
"너...너도 예쁘게 입었네..."
 
평소와는 다르게 슬비 또래의 소녀들처럼 귀여운 복장을 입고 있는 것을 보며 세하가 웃는다.
 
'오늘 너무 귀엽잖아, 이슬비...정말이지...알면 알 수록 더 귀엽잖아...'
 
세하가 빙그레 웃는 걸 본 슬비가 부끄러운 지 시선을 회피하다가 세하가 손을 내민다.
 
"자...안내해봐..."
 
"응?"
 
"모...모처럼 쉬는 날을...뺏었으면 확실히 에스코트 하라고 이 바보야."
 
슬비가 고개를 돌린 채로 퉁명스럽게 이야기하자 세하가 입가에 미소를 그린 채 슬비의 손을 꼭 잡는다.
 
'핫..?!'
 
세하가 슬비의 손을 잡자 순간적으로 크게 움찔하는 슬비....심장박동이 빨라진다.
 
'으아아아...이슬비...진정해...진정하란 말이야...그저...그저 손 잡은 거야...진정하란 말이야...!!'
 
슬비의 눈동자가 흔들리자 세하가 슬비를 보다가 웃으며 말한다.
 
"그럼 갈까?데이트 하러?"
 
세하가 슬비의 손을 잡고 걷자 평소랑 다르게 종종걸음으로 세하의 옆을 나란히 걷는 슬비...태클도 걸지 않고 조용히 있다...
 
'으으...막...막상 들어오긴 했는데...스...슬비랑 손 잡고 있다는 것 때문에 잡념이 계속 생겨...집중해야하는데...'
 
세하의 머리 속이 복잡해져감과 동시에 슬비의 머리 속도 복잡해져간다.
 
'으아아...소...손 잡았어...세...세하가 내 손을 잡고 있어!!!'
 
세하와 슬비가 얼굴까지 빨갛게 물들인 채 어색하게 걸어서 영화관에 도착하자 슬비가 주변을 둘러보면서 감탄을 한다.
 
"우와...여기 되게 고급스럽다..."
 
평범한 영화관이 아닌 50명 단위로 하루에 4편밖에 상영하지 않는 고급 영화관이다보니 인테리어나 분위기도 매우 고급스럽다...
 
감탄하는 슬비를 보던 세하가 피식 웃으며 예약한 티켓을 받고 다시 영화관 밖으로 나와서 백화점을 둘러보기 시작한다.
 
"근데 세하야.영화시간 되게 늦게 잡았네?"
 
"오늘 너랑 이렇게 보는 게 흔한 일은 아니니까 좀 천천히 있으려고.뭐...백화점에 볼 일도 있고."
 
세하의 말에 볼을 빨갛게 물들이다가 볼 일이 있다는 말에 고개를 갸웃하는 슬비
 
"볼 일?"
 
"내일 제이 아저씨 생일이잖아.그래서 좀 둘러보려고."
 
"아...맞다...내일 제이 씨 생일이지...?"
 
슬비가 이제야 알았다는 듯이 말하자 세하가 슬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한다.
 
"으이그...은근히 허술하다니까..."
 
'물론 그 점이 귀엽지만.'
 
세하가 빙그레 웃자 슬비의 얼굴이 홍당무처럼 빨개진다.
 
"그...그러면 빨리 선물 사러 내려가자...여기 있지 말고..."
 
슬비가 종종걸음으로 먼저 가려고 하자 세하가 살짝 힘을 줘서 슬비를 잡아당겨 자신의 옆에 세운다.
 
"어디 가?"
 
"빠...빨리 가야 할 꺼아니야?"
 
"내 옆에 있어.오늘 영화 보고 나올때까지는 나한테 붙어있어."
 
세하가 평소랑 다르게 남자다운 말투로 말하자 슬비가 움찔하고는 가만히 있는다.
 
'뭐...뭐야...?오...오늘따라...괴...굉장히...남자다운데?'
 
물론 말한 세하도 머리 속은 복잡하지만...
 
'오늘 아니면...슬비를 불러내서 이렇게 손 잡을 날이 없을거야...오늘...어느 정도라도 내 이미지를 바꿔놓고...그 다음에...상황을 봐
 
서 고백해야지...'
 
나름대로 지금까지 계획하고 여러 번 생각해서 하는 행동이다.
 
"그...그래...?그렇다면...뭐...옆에는 있어줄께...그...그러면...어디 갈껀데?"
 
슬비가 묻자 세하가 미소를 띄우며 말한다
 
"그 형 외출복 없으니까 외출복 사 주려고."
 
"외출복을?그거 좀 비싸지 않아?"
 
슬비의 말에 세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뭐...비싸기야 하지만...선물 할 가치는 있으니까...나름대로 조언 받은 것도 많고."
 
세하가 살며시 웃자 슬비가 읏 하며 옆에서 움찔한다.
 
'진정해...진정하라고,이슬비...그...그저 웃는 걸로 동요해서는 안돼!도...도도하게 있어야 해...도도....하게...'
 
"자 그럼 갈까?"
 
세하가 슬비의 눈을 보며 말하자 급격하게 얼굴이 붉게 물들이며 고개를 작게 끄덕이고 따라가는 슬비...
 
'도도하게 있고 싶은데...심장이 제멋대로 뛰어서...못하겠어!!!'
 
종종걸음으로 세하와 함께 매장에 도착한 슬비가 옆에 걸려있는 옷들을 보다가 예쁘장한 원피스를 보고는 집어든다.
 
"이쁘다아..."
 
슬비가 초롱초롱한 눈으로 옷을 보며 중얼거리자 세하가 옆에 서 있다가 손을 놓으며 말한다.
 
"입어봐.어울리겠네."
 
"어?나...나는 이런 거 안 어울..."
 
"어울리니까 입어봐. 나 옷 잘 입는다고?"
 
세하가 웃으면서 말하자 아무 말 없이 보다가 옷을 들고 종종걸음으로 피팅룸으로 들어가는 슬비.
 
그 뒷 모습을 보던 세하가 조용히 중얼거린다.
 
"다 보이거든,서유리?"
 
"아하하하...들켰나?"
 
유리가 머쓱한지 머리를 긁적거리며 말한다.
 
"언제부터 안 거야?"
 
"영화관 쪽에서 널 봤거든."
 
"사람 찾는 눈치는 참 빨라, 우리 세하?"
 
유리가 등을 팡팡 두드리며 이야기하자 웃다가 피팅룸 쪽을 힐끗 본다.
 
"슬비랑 데이트하는 건 어때?"
 
"좋아.엄청."
 
정말로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하는 세하의 모습에 유리가 큭큭 대며 웃는다.
 
"뭐야 이세하. 많이 단호하게 이야기하네?"
 
"슬비한테만 표현을 못할 뿐이야.남들이 물으면 망설임 없이 말할 자신 있어."
 
세하가 웃으며 이야기하자 유리가 배시시 웃으며 말한다.
 
"그래.그 마음가짐이야,세하야.이제야 좀 남자답네."
 
유리가 웃으며 말한다.
 
"슬비를 잘 부탁해.너도 알겠지만...슬비는 되게 여리니까."
 
유리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세하.
 
"걱정마...슬비 울릴 일 같은 건 없을거야."
 
세하의 대답에 배시시 웃던 유리가 손을 흔들며 멀어진다.
 
"그~래 데이트 잘하고 분위기 잘 되면 고백도 하고 그래~?"
 
"서...서유리!"
 
"냐하하하하~난 간다~"
 
유리가 후다닥 밖으로 나가버리자 세하가 피식 웃으며 중얼거린다
 
"나도 고백까지는 하고 싶다, 유리야."
 
세하가 중얼거리며 피팅룸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슬비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흐음...아직 멀었나..."
 
세하가 중얼거리며 남자 외출복 쪽을 살펴본다.
 
"흐음...우리 제이 아저씨 복장이 너무 올드한 취향이니까...조금 신세대같은 옷을 골라줘야겠지..."
 
세하가 옷들을 이것저것 들어보이며 제이에게 맞을 만한 옷 스타일을 체크한다.
 
"음...이건 이렇게 하면 괜찮겠네..."
 
그 때...
 
"세...세하야..."
 
"응?"
 
슬비의 기어들어가는 목소리가 들리자 세하가 피팅룸으로 고개를 돌린다.
 
"왜 슬비야?옷이 작아?"
 
"그...그건 아닌데에..."
 
슬비가 평소랑 다르게 쭈뼛쭈뼛거리며 고개만 빼꼼 내민채로 세하를 부른다.
 
"다 입었으면 보여줘.보고 평가해줄께."
 
세하의 말에 고개를 숙이고 종종걸음으로 슬금슬금 나오는 슬비...굉장히 잘 어울린다.
 
"어...어때?"
 
슬비가 수줍게 이야기를 하자 세하는 심장이 쿵 하고 떨어지는 느낌을 느낀다.
 
'자...잠깐만...이...이렇게 예뻐도 되는 거냐...어?이건 사기잖아...'
 
세하가 당황해서 멍청하게 있자 슬비가 시무룩한 표정을 짓는다.
 
'역시 안 어울리겠지...하긴...나한테 이런 원피스 같은 건...어울리지 않을테지만...세하가 예쁘다고 이야기 해주길 바랬는데...'
 
슬비가 시무룩한 표정으로 있을때 세하가 덥썩 슬비의 손을 잡으며 말한다.
 
"...너...이런 거 자주 입지마..."
 
"어?"
 
"...나랑 만날 때만 입어...불안해지니까..."
 
세하의 말에 이해가 안되던 슬비가 말뜻을 깨닫고는 얼굴이 펑 하고 터지듯 붉게 물들며 어버버 거린다.
 
"아..으...어...어...어..."
 
"슬비야?"
 
세하가 다가오자 비틀거리며 뒷걸음질 치다가 발을 잘못 딛어서 뒤로 넘어가는 걸 세하가 날렵하게 잡아낸다...
 
문제는....자세가...허리에 손이 감겨있고 얼굴과 얼굴이 가깝게 붙어있다는 것이다.
 
서로의 눈을 바라보던 두 사람이 황급히 떨어지며 열심히 부채질을 한다.
 
"이...이 옷 예쁘면...살까?"
 
"마...마음에 들면 사...내 생각에는...예쁜데..."
 
슬비가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피팅룸에 들어가자 세하는 황급히 화장실로 들어가서 차가운 물로 세수를 한다.
 
"하아아..."
 
아쉬움과 부끄러움이 공존하는 한숨을 크게 내뱉은 세하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중얼거린다.
 
"오늘은...그냥 데이트로 만족하자,세하야...지나치게 욕심을 부리는 건 아니야."
 
세하가 수도꼭지를 잠그고 중얼거린다.
 
"후우...이제야 좀 진정되네...후우..."
 
세하가 머리를 살짝 올리고는 슬비가 있는 곳으로 가자 슬비가 손에 방금까지 입고 있었던 옷을 종이가방에 넣고 기다리고 있었다.
 
"세하야, 어디갔다왔어...?"
 
"화장실...결국 샀네?"
 
"나...나도 한 번씩은 입고 싶으니까?"
 
슬비가 눈동자를 굴리며 말하자 세하가 피식 웃더니 미리 준비해둔 옷들을 계산하고 슬비를 데리고 나온다.
 
"아직 시간 남았는데...뭐할래?"
 
"음...그냥 돌아다녀 볼래?"
 
슬비가 세하를 보며 말하자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살며시 손을 잡는 세하...슬비도 거부하지는 않고 세하의 손을 잡는다.
 
"옥상테라스 있다는데 일단 여기부터 가보자."
 
슬비가 옥상테라스를 가리키자 세하가 피식 웃으며 남은 손으로 슬비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가자,슬비야.야외데이트하러."
 
둘이서 손을 잡고 옥상으로 올라가자 탁 트인 신서울의 전경이 보이는 옥상테라스가 눈에 들어온다.
 
"우와..."
 
평소에도 높은 곳을 뛰어다니며 보는 슬비와 세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과 보는 전경은 색다른 지 감탄을 한다.
 
"좋다...바람도 살살 불어오고..."
 
"그러게...임무 다닐때랑은 다르네..."
 
슬비가 눈을 감으며 잔잔하게 이야기를 하자 세하가 자신이 입고 있던 옷을 슬비에게 걸쳐주며 상냥하게 이야기한다
 
"이거 입고 있어...아무리 그래도 늦가을인데 추워..."
 
"아...고...고마워..."
 
슬비가 옷을 꼭 잡으며 말하고는 눈치 못 채게 옷의 냄새를 맡는다.
 
'세하의 냄새...따뜻하고 포근한 냄새야...'
 
슬비가 옷에 남아 있는 세하의 냄새를 맡고 있을때 세하는 불어오는 바람에 실려오는 슬비의 향을 느낀다...
 
'좋다...슬비의 향...'
 
둘이서 서로의 향을 느끼며 손을 잡고 전경을 보고 있을때 한 여자 애가 두 사람을 보며 말한다.
 
"왕자님이랑 공주님이네요."
 
목소리에 감상에서 깨어난 두 사람이 돌아보니 자기들 나이 또래의 한 여자애가 자신들을 보며 웃고 있는 것을 본다.
 
"누구야,넌?"
 
"아~,저는 자현이라고 해요.옛날에 울프팩 팀에게 구해진 적 있는 점쟁이에요."
 
"엄마랑 아저씨가 속해있던 팀에...구해졌다고?"
 
세하가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자 웃으며 말을 이어가는 자현.
 
"그렇게 경계할 필요는 없어요, 세하군.이렇게 보여도 나이는 32이라고요?"
 
자현이 빙그레 웃으며 카드를 섞으며 말한다.
 
"뭐...그건 둘째치고...제가 여기 온 이유는...당신들에게 경고를 하고 싶어서에요."
 
"경고?"
 
"네...제가 살다살다 이런 점은 본 적이 없어서 급하게 달려왔죠."
 
자현이 카드를 몇 장 뽑아서 자신의 손가락에 끼워서 보여준다.
 
"두 사람은 곧 시련을 겪을거에요...아주 큰 시련을...그 때가 되면...당신들은 죽을거에요."
 
자현의 말에 슬비가 세하의 앞에 서며 묻는다.
 
"죽는다고?나랑 세하가?"
 
"네.하지만 방법이야 있어요."
 
자현이 웃으며 답하자 슬비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자현을 쳐다본다.
 
"그렇게 무서운 눈 하지마세요, 슬비씨...당신이 시련을 통과할 사람이니까요."
 
"그럼...세하는?"
 
"죽을거에요.당신이 시련중에...움직일 수 없게 된다면."
 
자현의 수수께끼같은 말에 의아해하는 슬비.
 
"당신이 시련 중에 움직 일 수없게 되면...당신도 죽겠지만...그 때 운명을 바꿀 수 있는 건 세하군이겠네요."
 
자현이 카드를 한장 흔들며 말한다.
 
"내가?"
 
"네...하지만 바뀐 미래는 저도 모르겠네요...다만 그 때는...슬비양은 살아난다는 거죠."
 
자현이 세하를 보다가 말한다.
 
"시련을 넘어서 슬비양을 구하고 싶으면...온 힘을 다 걸고 시련을 넘어야해요...그렇지 않으면...둘 다 죽게되겠죠..."
 
자현이 카드를 정리해서 다시 넣자 세하와 슬비가 자현을 말 없이 응시한다.
 
"제가 알 수 있었던 미래는 거기까지에요.나머지는...제가 볼 수 없었네요."
 
"...한 가지만 더 물어볼께...그 시련이라는 게...언제 오는 거지?"
 
"시련의 때는 알 수 없어요...다만 시련이 온다는 것만 보일 뿐..."
 
자현의 말에 세하가 아무 말 없이 자현을 보다가 말한다.
 
"그럼 지키면 되는 거네,슬비를.
 
"그렇죠.시련을 넘는 법은 그것뿐이라고요?"
 
자현이 미소지으며 이야기하자 고개를 끄덕이는 세하와 슬비
 
"고마워요.하지만 동시에 의문이 드네요...왜 미래를 알려주려고 온 거죠?미래는 알려주면 바뀌는 것 아니었나요?"
 
슬비의 말에 자현의 표정이 슬픈 표정으로 바뀐다.
 
"...원래 보게 된 미래에서는...당신이 세하군을 안고 울고 있었어요...만신창이가 되서 죽은...세하군에게 미안하다면서 눈물을 끝없
 
이 흘리는 그런 미래를 봤으니까요..."
 
"그...그럴수가..."
 
"설령 이걸로 미래가 바뀐다고 해도...적어도...그 미래만은 막아주고 싶었으니까요..."
 
자현이 슬픈 표정으로 말한다.
 
"왕자님과 공주님은 늘 함께해야 하니까요..."
 
"...아까 전부터 신경쓰였는데 왕자님과 공주님은 뭐야?"
 
세하가 중간에 끼어들자 자현이 빙그레 웃는다.
 
"세하군...눈치가 너무 없는 것 아닌가요?당신의 이명은...알파 프린스 잖아요?그럼 내가 공주님이라고 하고...굳이 둘이 있는데서 이
 
런 이야기를 꺼낸다는 건...무슨 뜻인지 알겠죠?"
 
"...설마 슬비가...이 다음에..."
 
"그래요,세하군.당신처럼 슬비양도 알파의 이름을 가지게 될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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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현과 헤어져서 백화점 내의 작은 커피숍에서 커피를 마시는 두 사람...서로의 눈을 마주보고 있다.
 
"쪼오오옥....세하야."
 
"응?"
 
"...그 사람 말 믿어도 되는 걸까?"
 
슬비가 마시던 커피를 내려놓으며 중얼거린다.
 
"솔직히...난 점이라던지 미래에 관련된 말은 안 믿는 주의거든...그냥 현재에 충실하자...그런 쪽 인데..."
 
슬비가 커피를 한번 다시 마시고 말을 이어간다.
 
"...네가 죽는다니까...믿어야 하는 가 라는 생각도 들어서..."
 
슬비의 말에 세하가 조심스럽게 슬비의 작은 손을 잡으며 말한다
 
"...너는 걱정할 필요없어...슬비야...내가 구하면 바뀐다잖아..."
 
"세하야...나는..."
 
"...내가...너만큼은...죽게 내버려두지 않아..."
 
세하가 조용하지만 강하게 슬비를 바라보며 이야기를 하자 슬비가 살며시 웃으며 말한다.
 
"바보야...뭐야...괜히 진지하게..."
 
슬비가 세하의 손에 자신의 손을 포개며 말하자 세하가 피식 웃으며 말한다.
 
"나중에 직접 그런 상황에 닥치면 그 때 생각하자...지금은 일단은 데이트잖아?"
 
세하가 웃으며 말하자 슬비도 입가에 미소를 띄우며 말한다.
 
"그럼 데이트 마저 하자, 세하야."
 
슬비의 말에 세하가 슬비의 손을 잡고 일어나며 말한다.
 
"그럼 슬슬 영화보러 가자. 슬슬 시간 다되간다."
 
세하가 슬비를 이끌고 영화관으로 들어가자 넓직한 자리에 두 사람씩 앉을 수 있게 되어있는 자리들이 따로 따로 분리되어있다.
 
'너...넓다...이...이런 거 돈 많이 들었을텐데...'
 
슬비가 영화관을 보다가 돈이 많이 들었을 듯한 인테리어에 세하를 바라보자 세하가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넓은 걸로 예약했어.나중에 영화 다 보고 밥 먹고 나가면 돼..."
 
"그...그건 알겠는데...여기 비싼 곳 아니야?"
 
슬비의 말에 아 하고 짧게 탄성을 내뱉고는 슬비의 머리를 만지며 웃는 세하
 
"비싸긴 한데...네가 걱정할 건 아니야..."
 
"그래도...가격 비싸지 않아?이런 곳이면 나도 돈을 낼께..."
 
"괜찮아...뭐...나름대로 할인도 받아서 부담은 없었으니까."
 
세하가 웃으며 슬비의 볼을 꼬집으며 말한다.
 
"걱정해주는 건 고마운데 평소처럼 당당하게 행동해.나는 네 당당한 모습이 좋으니까."
 
세하가 자리로 안내하자 앉아서 꼬물거리는 슬비...
 
"...이런 데...자주 왔어?"
 
"응?아...엄마때문에 몇 번 왔지..."
 
세하가 푹신한 의자에 기대며 말하자 슬비가 세하를 쳐다보다가 중얼거린다.
 
"진짜 데이트 같네..."
 
"...진짜 데이트 맞아, 슬비야."
 
"어?"
 
세하의 말에 슬비가 당황해서 세하를 쳐다보자 세하가 진지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진짜 데이트 맞아.그러니까 오늘만큼은 내가 해 주는 걸 즐겨줘..."
 
세하가 살며시 미소를 짓자 얼굴이 붉어져서 고개를 작게 흔들고는 아까 들어오면서 시켰던 콜라를 쭉 마신다.
 
때마침 사람들이 들어오고 시간이 됬는지 불이 꺼지면서 영화가 상영되기 시작한다.
 
한참 영화를 보던 슬비가 살짝 세하를 보니 세하는 영화를 보며 무언가를 곰곰히 생각하는 표정을 짓고 있다.
 
'...뭘 생각하고 있는걸까...세하는...'
 
세하를 보고 화면으로 슬비가 고개를 돌린지 얼마 되지 않아서 영화의 주인공들이 키스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슬비가 자신도 모르게 꿀꺽 하고 침을 삼키며 콜라를 마시려고 손을 뻗은 그 때 세하의 손과 마주친다.
 
슬비가 놀라서 손을 빼려고 하자 슬비의 손을 잡고는 슬비의 얼굴에 가까이 가는 세하...
 
'자...잠깐만...너무 가깝...'
 
세하의 얼굴이 다가오자 슬비가 긴장감에 눈동자가 흔들린다...
 
'다...닿는다!!'
 
아슬아슬하게 가까워지던 두 사람의 입술이 결국 맞닿고 슬비가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뜨자 세하가 조용히 다시 자기 자리에 앉는
 
다...
 
'다...닿았어...세하랑...내가...이...입맞춤을 했어!!!!'
슬비가 자신의 입술을 만지작 거리자 세하가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속으로 생각한다...
 
'다행이다...거부 당하지는 않았네...'
 
세하가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손을 빼려고 슬비가 손을 꽉 잡는다.
 
"슬비야?"
 
"...."
 
얼굴이 붉어진 채로 세하를 보던 슬비가 주변을 흘끗 보자 모두 영화의 장면들처럼 키스하고 있는 걸 보고 세하에게 조용하게 중얼거
 
린다.
"...네가...먼저 한 거야...네...탓이야..."
 
그러더니 과감하게 세하의 입술에 입맞춤을 하는 슬비...맞잡은 손에 힘이 들어간다.
 
이윽고 장면이 끝나자 둘의 입술이 떨어지고 둘 다 얼굴을 붉힌 채 각자의 자리에 앉아 있다...맞잡았던 손도 풀렸다.
 
'바보바보바보...세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나!!!어떡하지...날....날 이상한 ** 보면 어떡하지?이 바보바보!!하필이면 솔직하게 행
 
동한 부분이 키...키스냐고!!'
 
슬비의 얼굴이 터질 듯 붉게 물들고 있는 이 시간 세하는 자신의 입술을 매만지며 미소를 띄고 있다.
 
'슬비가 먼저...나한테...키스해주다니...여...여자들이 분위기를 탄다는 소리는 엄마한테도 들었지만...슬비도 분위기를 탈 줄이야...'
 
그러면서 흘끗 슬비를 보며 세하가 속으로 생각한다.
 
'...이 키스가 분위기가 아니라...정말 날 좋아해서 한 거라면 좋겠지만...그건...내 착각이겠지...'
 
그러면서 옆에 놓아둔 콜라를 벌컥벌컥 마시고는 후우 하고 한숨을 쉬며 마저 영화에 집중하는 두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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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끝나고 둘은 영화관에 딸려 있는 레스토랑에 앉아서 식사를 기다리고 있다.
 
"....."
 
"....."
 
"....."
 
"...세하야...."
 
"어?!응...왜...왜?"
 
"....."
 
슬비가 침묵을 깨고 세하의 이름을 부르자 자신도 모르게 당황한 말투로 답변하는 세하.
 
"...세하 네가...아까 영화관에서 나한테 한 거..."
 
"으응...."
 
".....그거...의미를 부여해도 되는거야?"
 
슬비의 말에 얼굴이 홍당무보다 더 빨개져버리는 세하...
 
'으아아아아아아....이렇게 말하고 싶은게 아니었는데!!!'
 
"미...미안해...영화를 보는데...네가 너무 예뻐보여서 그만..."
 
"뭐...뭐?!"
 
슬비가 당황해서 목소리가 올라가자 세하도 덩달아 당황한다.
 
"미...미안해...분위기를 타서....그만...."
 
세하가 시선을 피하며 말하자 슬비가 고개를 숙인 채로 중얼거린다.
 
"나...나도 미안해..."
 
"어?"
 
"나...나도...네가 그런 짓을 하고...주변에서 똑같은 짓을 하니까...나도 분위기를 탔나봐...미안해..."
 
'아아아아!!!이 솔직하지 못한 입아!!!!'
 
슬비가 속으로 자신의 솔직하지 못한 입을 원망하고 있을 때...세하는 안도의 한숨을 쉰다.
 
'나만...그런 게 아니구나...다행이야...'
 
그러면서 발그레한 얼굴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슬비를 보며 속으로 생각한다.
 
'...얼른 시련인가 뭐시긴가 하는 것부터 넘어서고 나서 고백해야겠어...내가 못 넘으면...슬비한테 고백을 해도...말짱헛수고니까...'
 
세하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때 마침 식사가 나오고 잠시 대화가 단절된다.
 
식사가 어느 정도 진행됬을때 세하가 조용하게 묻는다.
 
"...오늘 데이트 어땠어?"
 
"으응?조...좋았어...신경써서...계획을 짰네...?"
 
슬비가 시선을 회피하며 말하자 세하가 살며시 웃으며 말한다.
 
"다행이네...좋았다고하니까..."
 
세하의 말에 슬비가 세하를 바라보다가 조용하게 묻는다.
 
"...세하야."
 
"응?"
 
"...전에도...물어봤었지만...한 번 더 물어볼께..."
 
슬비가 물을 한 모금 마시고 세하를 쳐다보며 말한다.
 
"나에 대해서...어떻게 생각해?"
 
슬비의 질문에 세하가 아무 말도 안하다가 슬비를 보며 말한다.
 
"강하고 똑똑한데 여리고 허당끼 있고 의외로 분위기에 잘 휩쓸리는 예쁜 사람."
 
뭔가 길어진 듯한 평가에 슬비가 세하를 보며 웃는다
 
"푸흡...뭐야 그게...평가가 애매하잖아."
 
"그...그래?"
 
슬비의 말에 세하가 약간 당황하며 대답한다...
 
"푸흡...그래도 좋은 평가 고마워."
 
슬비가 환하게 웃으며 이야기하자 세하가 보다가 덩달아 웃으며 말한다.
 
"예쁘다."
 
"어?"
 
"웃으니까 예쁘다고.네가 그렇게 환하게 웃는 거 처음보는 거 같은데, 예쁘다고."
 
세하의 말에 슬비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다.
 
"그...그래?"
 
슬비가 수줍게 이야기를 하자 세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응.많이 못 봐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예뻐."
 
세하가 슬그머니 슬비의 손을 잡으며 말한다.
 
"이런 말은 좀 오글거릴지 몰라도...아직 시간 남았으니까...계속 어울려줄래?"
 
세하의 말에 미소를 띄우며 고개를 끄덕이는 슬비.
 
"어디든지. 남은 시간 끝까지 어울려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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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둘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간 곳은 백화점에 있는 서점...슬비가 의외라는 듯한 표정으로 세하를 본다.
 
"의외네...네가 서점을 데이트 코스에 넣다니...?"
 
"나도 책 많이 읽거든...국어 성적이 높은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고."
 
세하가 조금 기분이 상한 듯 퉁명스럽게 말하자 슬비가 배시시 웃으며 말한다
 
"어이구, 우리 세하. 내가 그렇게 말해서 기분 나빴어요~?그랬어요~?"
 
슬비가 놀리다가 손을 뻗어서 세하의 머리를 쓰다듬으려고 하나...
 
"호잇!...호이잇!...호이이잇!!"
 
원래도 신장차이가 20센치가 넘던 두 사람이었는데...최근 세하가 180으로 자라버리는 바람에 더 차이가 커져버린 두 사람.
 
"으으응...조금만...조금만...닿아라..."
 
슬비가 까치발을 한 채로 낑낑 거리자 세하가 풋 하고 웃으며 살짝 무릎을 굽혀준다.
 
"자...쓰다듬을거면 빨리 쓰다듬어."
 
"헤헤~"
 
슬비가 세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재밌는듯 웃자 세하도 덩달아 미소를 짓는다.
 
"어이구~우리 세하. 내가 낑낑 거리니까 불쌍해서 키 낮춰줬어요~?그랬어요~?"
 
슬비가 배시시 웃으며 세하랑 놀고 있는 그때...
 
"...너네 거기서 뭐하니?"
 
"히이익!유정언니?!"
 
유정이 슬비를 보며 황당한 얼굴로 말한다.
 
"오호라...빼빼로로 시선을 돌려놓고는 이런 식으로 뒤에서 데이트 하고 있었단 말이지~?!"
 
유정의 뒤에서 아우라 같은 느낌의 살기가 느껴진다...
 
'크...큰일났다...언니의 노처녀 히스테리가 도졌어!!!'
 
"언니도 아직...연애도 제대로 못하고 30살이 넘었는데...벌써부터 둘이서 알콩달콩 한다 이거지~?!"
 
'으아아아...큰일 났다...언니 히스테리 부리면 적어도 일주일 넘어가는데!!'
 
슬비가 당황해서 어버버 거리자 세하가 슬비의 손을 잡으며 유정에게 말한다.
 
"저기 유정이누나...알콩달콩하다고 봐주시는 건 고마운데...저희 지금 자유시간이거든요?"
 
"어?"
 
"임무 중도 아니고 오늘 하루 빼빼로데이랑 밥 사주기로 한 걸 겸해서 데이트 삼아서 나온 자유시간인데 간섭하면 안되죠,유정이누
 
나."
 
"어...그...그건 맞는 말이네..."
 
'말도 안돼...세하가...말로 유정이 언니를 이기고 있어?!'
 
평소에도 알콩달콩한 장면만 보면 치를 떨며 히스테리 부리는 유정의 모습에 슬비가 진정하라고 말로 설득을 했지만...슬비조차 불가
 
능한 설득을 세하가 그것도 늘상 슬비한테 지기만 하던 세하가 떡하니 하고 있다.
 
"그리고 누나도 알콩달콩 하고 있을텐데요?"
 
"뭐...뭐?!"
 
유정이 당황한 나머지 목소리가 올라간다.
 
"흐흥...제가 알기로는 썸 타는 분들이 몇 분 있으신 걸로 아시는데...그것도 아주 알콩달콩하신 걸로 아는데 말이죠?"
 
세하가 평소에 보이지 않는 능글맞은 표정으로 응수하자 유정이 당황한다...
 
"써...썸이라니?!나...나한테 그런 일은..."
 
"어라?그럼 저번에 그건 뭘까요?카페에 평소랑 다르게 예쁘게 입고..."
 
"꺄아아악!!!그만그만그만!!!"
 
유정이 고개를 세차게 흔들며 거부하자 세하가 키득 웃으며 말한다.
 
"그럼 저희는 마저 데이트 하러 갈께요. 누나도 서점 구경 잘하세요~."
 
세하가 유정에게 말하고는 슬비의 손을 꼭 잡고 서점 안으로 들어간다.
 
서점 안으로 들어가자 세하는 슬비와 함께 문학 코너로 간다.
 
"...너 이런 것도 좋아해?"
 
"뭐...해봤자 소설 쪽이지만...그래도 꽤 읽는다고 나도?"
 
세하가 익숙한 듯 매대에 나와있는 신간들을 손으로 집어가며 중얼거린다.
 
"이건 읽었고...이건 전에 재미없었고...이거는 괜찮고..."
 
평소랑 다르게 눈빛마저 다르게 신중하게 책을 고르는 모습에 슬비가 미소를 짓는다.
 
'뭐야...저 바보...저런 거에도 진지해질줄 알았어?'
 
열심히 고르던 세하를 미소를 띄며 보던 슬비도 근처에서 책을 찾다가 익숙한 실루엣에 놀란다.
 
"유리야?"
 
"히이이익!!!"
 
유리가 깜짝 놀라서 책을 떨어뜨리면서 소리를 내자 책을 찾던 세하도 흘끗 보고는 피식 웃는다.
 
"너 아직도 안 갔냐?"
 
"으으...스케이트장에서 놀다가 올라온거야...너희야말로...아직 데이트 안 끝났어?"
 
"...아직 5시도 안됬다..."
 
세하가 한숨을 쉬며 말하자 유리가 아하 하면서 해맑게 웃는다.
 
"그나저나 세하야 넌 유리가 따라오는 거 알았어?"
 
"...지금까지 있을거라고는 예상 못했는데..."
 
"그럼 아까 전에도 봤어?"
 
"너 옷 갈아입으러 들어갔을때 이야기를 했지.벌써 한참 전에 갔을거라고 예상했는데...안 가고 여기 있네."
 
세하가 찌릿 하고 째려보자 유리가 어색하게 웃는다.
 
"아하하하...그렇게 째려보진마...나도 부탁받고 온 거니까..."
 
"부탁?"
 
슬비가 갸우뚱하며 묻자 유리가 한숨을 쉬며 말한다.
 
"제이 아저씨가 불타는 청춘이 일어나고 있는 지 감시해달라고 한우고기를 줘서..."
 
'너한테는 친구보다 고기냐!!!'
 
슬비가 경악한 눈으로 바라보자 유리도 땀을 뻘뻘 흘리며 말한다.
 
"미...미안해!고기에 정신이 팔렸어!!"
 
"으휴...진짜 아저씨도...간섭하지 말라니까..."
 
세하가 머리를 긁적거리며 중얼거린다.
 
"뭐...아저씨한테는 그냥 적당히 보고해.어짜피 내가 갈 만한 곳은 너도 알잖아?"
 
세하가 유리를 보며 말하자 고개를 갸웃거리는 유리.
 
"응?나 모르는데?"
 
"...그럼 지금까지는 어떻게 찾아온거야?"
 
"1층부터 옥상까지 돌아다녔는데?"
 
"체력이 남아도냐?!!!!"
 
세하가 당황한 말투로 이야기하자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는 유리.
 
"응.지금 이걸로 10번은 넘게 오락가락 한 듯 싶은데?"
 
"참으로 괴물같은 체력일세..."
 
세하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다가 조용히 세하를 보고 있는 슬비의 손을 잡으며 유리에게 말한다.
 
"그럼 그냥 가서 전해.아이스링크장 갔다가 돌아갈거라고 보고해.가자, 슬비야."
 
세하가 계산대에서 책을 구매하고는 슬비의 손을 잡고 내려가자 유리가 피식 웃는다.
 
"나참...그런 식으로 도망가면...더 궁금하잖아!"
 
살금살금 두 사람을 따라가는 유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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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링크장에 도착한 두 사람...벤치에 앉아서 끈을 묶고 있다.
 
세하는 능숙하게 스케이트의 끈을 조여서 자신의 발에 맞추지만...
 
"어...왜 이렇게 안되지?"
 
슬비는 엉키고 엉켜서 제대로 묶지도 못한다...
 
"잘 안돼?"
 
"어?응...왜 이러지...신발끈 잘 묶는데..."
 
슬비가 낑낑대며 신발끈을 이리저리 묶으려다가 실패하는 것을 지켜보던 세하가 미소를 띄우며 바닥에 한 쪽 무릎을 굽히고 슬비의
 
스케이트 끈을 묶어준다.
 
"이거 잘 못 묶는 사람들 가끔 있다는데 너였나보네..."
 
"우씨...너 나 놀리는 거지?"
 
슬비가 입술을 삐죽 내밀며 말하자 세하가 웃으며 말한다.
 
"놀리는 거 아니야...귀여워서 그러는 거지."
 
세하의 말에 움찔하는 슬비...
 
"너 보면 은근히 허술해...이런 것도 잘 못 묶고 말이야..."
 
세하가 미소를 띈 채 신발끈을 묶어주자 슬비가 배시시 웃으며 말한다
 
"헤헤...나 이런 거 드라마에서 보고 누군가 해주길 바랬는데...고마워...세하야."
 
슬비의 말에 세하가 미소를 지으며 일어나서 슬비의 손을 잡고 아이스링크장으로 데리고 간다
 
"자 내 손 잡고 들어와.스케이트 탈 줄 알지?"
 
"어어?저..저기..."
 
슬비가 말할 틈도 없이 슬비를 데리고 아이스링크장으로 들어오는 세하...
 
여유롭게 세하는 앞으로 전진하지만...
 
"자...잠깐만 세하야!!잠깐만!!!!"
 
슬비는 다급하게 세하의 손을 양손으로 꼭 잡고 부들부들 떨면서 끌려오고 있다...
 
뒤를 보다가 부들부들 떨면서 자신의 손을 꼭 잡고 있는 슬비를 보자 세하가 멈춰서서 슬비 앞에 선다.
 
"너...이거 잘 못 타?"
 
"그...그래서 아까 들어가기 전에 말하려고 했던거라고!나 이거 맨날 엉덩방아 찍는다고!"
 
슬비의 말에 푸흡 하고 웃는 세하..
 
"하하하하...그러면 아까 전부터 내 손만 꼭 잡고 있었던 이유가 그거였어?"
 
"으응...그래서...놓치면 또 넘어지니까..."
 
슬비가 세하의 손을 꼭 잡자 세하가 미소를 띈 채 양 손을 내민다.
 
"자 내 손 꼭 잡고 움직여.안 넘어지게 잡아줄께."
 
세하의 말에 쭈뼛쭈뼛 양 손을 쭉 펴서 세하의 손을 잡고 살살 앞으로 발을 미는 슬비.
 
"으으...으으..."
 
"긴장 풀어, 슬비야.괜찮아."
 
"무...무섭단 말이야!"
 
슬비가 부들부들 떨면서 느릿느릿 움직이면서 밑만 보자 세하가 귀여운 지 살짝 헤딩을 한다
 
콩 하는 소리와 두 사람의 머리가 부딪히자 슬비가 고개를 든다.
 
"아야야...뭐하는거야?"
 
"이제야 얼굴 좀 보네."
 
"어?"
 
"아까부터 줄곧 밑에만 보고 있었잖아.얼굴 보고 싶었어."
 
세하가 살며시 미소를 짓자 시선을 회피하며 중얼거리는 슬비
 
"아...안 그러면 넘어지니까..."
 
"내가 있잖아."
 
"어?!"
 
"내가 네 손 잡고 있잖아...나 믿고...용기 좀 내주면 안돼?"
 
세하가 조용하게 이야기를 하자 슬비의 얼굴이 급속도로 달아오른다.
 
"으아어아아어아아어...."
 
이상한 소리를 내며 동공이 지진이 난 듯 흔들리자 세하가 잡고 있던 한 손을 놓고 슬비의 하얀 볼을 꼬집는다.
 
"으아아아아...."
 
"으이그...또 뭘 생각한 걸까,이슬비?"
 
"이...이상한 생각같은 거 안...안 했거든?!"
 
슬비의 당황함이 섞인 목소리에 슬며시 손을 놓으며 뒤로 스르륵 스케이트를 타고 가자 슬비가 팔을 버둥거리며 다급하게 말한다.
 
"어어...세...세하야!나...나 두고 가지마!세하야아아아!"
 
눈가에 눈물까지 고이며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이야기하자 세하가 윽 하고는 빠르게 슬비 앞으로 온다.
 
"미안...장난이 지나쳤지..."
 
그러자 덥썩 세하에게 안겨서 움직이지도 않는 슬비.
 
"슬비야?"
 
"...잠깐만..."
 
"어어?"
 
"잠깐만...이러고 있고 싶어..."
 
슬비가 잔잔하게 이야기하자 어색한 자세로 가만히 있는 세하.
 
'여...여기서 과...과감하게 안아버릴까...안돼...안 그래도...영화관 생각나서 자제력이 떨어지는데...참아...참아야 한다!!'
 
누가 들으면 인생의 중대한 결단을 내리는 것 처럼 들릴 수도 있는 마음가짐으로 슬비를 안지도 못한 채 어쩡쩡하게 서 있는 세하
 
다...
 
한참을 안겨있던 슬비가 고개를 올리며 세하를 보며 말한다.
 
"세하야..."
 
"어어?"
 
"...내 손 놓지말고 계속 아이스링크장 돌아줘..."
 
"어?"
 
"...누군가랑 이렇게 데이트 해보는 거 처음이라서...이...이런 거...배울 수 있을때 배우려고..."
 
슬비가 시선을 회피했다가 마주했다가를 반복하며 말하자 세하의 머리 속이 바빠진다.
 
'참아야 한다...참아**다...'
 
"그러니까...내 손 놓으면 안돼?"
 
슬비의 마지막 말에 파즛 하고 이성의 끈이 한 가닥 끊겨버린 세하...결국에는...
 
"우읍!"
 
아이스링크장 한 구석에서 슬비에게 입맞춤을 해버리고 마는 세하...
 
이윽고 두 사람의 입술이 떨어지자 두 사람 사이를 맴도는 어색한 기류...
 
'...저질러버렸다...'
 
세하가 슬비의 손을 잡고 앞으로 다니면서 속으로 생각한다.
 
'...아직은 아니야...시련이라는 게...끝나면...꼭...이야기 해야지...그래야...슬비가 한 번이라도 덜 울 거 아니야...'
 
세하가 이렇게 생각하며 슬비를 이끌고 다니는 이 때...슬비는...
 
'제발 부탁이니까 진정 좀 해,심장아!!!세하에게 들킨다고!!!'
 
이미 얼굴이 폭발직전의 폭탄처럼 빨개져서 위에서 주먹을 불끈 쥐며 부들부들 떨고 있는 유리에게도 들키고 있다는 거지만...
 
'와...정말이지...세하가 저런 애였어?'
 
유리가 속으로 감탄을 한다...
 
'저런 성격인 애가 어째서 지금까지 그렇게 정미정미의 마음이나 슬비의 마음을 몰랐을까...?'
 
그런 쪽으로 눈치가 없다고 이미 세상에 정평이 나있는 세하의 모습과 차이가 좀 나는 모습에 유리가 중얼거린다.
 
"...사랑하면 변한다더니...천하의 세하가 바뀌는구나..."
 
유리가 보다가 피식 웃으며 문자 하나를 날리고는 집으로 향하는 유리
 
[걱정 필요 없을 듯 싶네요,아저씨.-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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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 거 다 놀고 밖으로 나온 세하와 슬비가 백화점 앞을 걸어다니고 있다.
 
"하아...조금 쌀쌀하다 그치?"
 
"...추워?"
 
세하가 슬비를 보며 묻자 손으로 조금이라고 표시하는 슬비...
 
그러자 세하가 자신이 입고 있던 겉옷을 벗어서 슬비에게 걸쳐주며 말한다.
 
"자, 아가씨는 추위 많이 타니까 입으세요..."
 
장난 반 진담 반으로 세하가 웃으며 옷을 걸쳐주자 어버버 소리를 내며 당황하는 슬비.
 
"으으...세하야!"
 
슬비가 부끄러운지 웅얼거리자 키득거리며 웃는 세하
 
"장난이야 장난.추우니까 입고 가자."
 
세하가 손을 내밀자 꼬물꼬물 거리며 세하의 손을 잡는 슬비...
 
둘이서 조금 걸어서 버스정류장에 다 와 갈때 쯤 들리는 아이의 울음소리에 둘은 동시에 고개를 돌린다.
 
"애 울음소린데?"
 
"어디서 나는 거지?"
 
슬비와 세하가 들리는 쪽으로 이동하자 왠 여자애와 남자애가 울고 있다...
 
"얘들아, 무슨 일이니?"
 
슬비가 아이들에게 다가가자 여자아이가 먼저 달려와서 턱 하고 안겨서 운다.
 
"으아아앙....엄마아....으아아앙...."
 
"무슨 일이니?엄마아빠랑 떨어졌니?"
 
슬비가 여자아이와 남자아이를 번갈아보며 묻자 남자아이가 대답한다.
 
"훌쩍...엄마아빠랑 지하철 타고 왔는데...저희 둘만 밀려서 나왔어요...백화점에 있으라고 했는데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겠고..."
 
남자아이가 훌쩍 거리자 슬비가 남자아이도 안아주며 말한다.
 
"괜찮아...누나가 엄마아빠한테 전화해볼께...혹시 전화번호 아니?"
 
"몰라요...핸드폰에는 있는데에...꺼졌어요..."
 
"어떡하지...?이대로 둘 수는 없는데?"
 
세하가 머리를 긁적거리며 묻자 슬비가 곰곰히 생각하다가 아 하고 무언가를 떠올린다.
 
"지하철역에 있는 지하철관리실에 가면 충전기 같은 게 있으니까 일단 데리고 가자.그래도 안되면 경찰이라도 불러서 우리가 데리고
 
있어야지..."
 
"그럼 빨리 가자 지하철 관리실 충전기도 그렇게 오랫동안은 켜놓는 건 아니니까."
 
세하가 남자아이의 손을 잡고 슬비가 여자아이의 손을 잡고 서둘러서 지하철관리실로 가자 지하철 경비원 분들이 두 사람을 반긴다.
 
"어?학생들 그 꼬마들은?"
 
"아...저기 이 아이들이 부모님이랑 지하철에서 헤어졌다는데 전화번호가 핸드폰에 있어서 충전을 좀 할 수 있을까해서요..."
 
"물론이지, 여기 꼽으렴."
 
친절하게 충전기를 건내주는 경비원들께 감사를 드리고 핸드폰을 켜보는 두 사람...
 
"어디보자...전화번호가..."
 
전화번호를 확인한 슬비가 자신의 전화기로 전화를 걸어**만...
 
"...안 받네..."
 
슬비가 전화를 다시 걸며 중얼거린다...하지만 역시 전화는 받지 않는다.
 
"...일단은 경찰서에 데리고 갈까?"
 
"그러자 세하야.일단은 경찰서에 가서 다시 연락을 취해보자."
 
슬비가 전화를 끊고 아이들의 손을 잡으면서 상냥하게 말하는 슬비
 
"얘들아...엄마아빠가 너희들을 찾으신다고 바쁜지 전화를 안 받으시는데 언니랑 형이랑 같이 경찰서에 가서 엄마아빠 오실때 까지
 
기다릴까?"
 
슬비의 말에 울음을 터트리는 여자아이...슬비가 여자아이를 안아서 토닥거린다.
 
"울지마...뚝...뚝..."
 
"엄마아아아아...."
 
"그래그래...착하지?뚝...뚝..."
 
슬비가 여자아이를 어르고 달래는 모습을 보던 세하가 자신도 모르게 아빠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린다.
 
"...참 양파같은 애야..."
 
이윽고 여자아이가 울음을 그치자 슬비가 한 손에 여자아이의 손을 잡고 세하가 남자아이의 손을 잡고 관리실을 나가며 인사를 한다.
 
"늦은 시간에 죄송했습니다."
 
"어이구...죄송은 무슨...아무튼 학생들 잘 부탁하네."
 
"네...감사합니다."
 
슬비와 세하가 번갈아가며 인사를 하고 애들을 데리고 경찰서까지 간다...
 
경찰서에 도착하자 세하가 상황설명을 하고 슬비는 애들한테 시원한 물을 한 잔씩 떠서 준다.
 
"...언니..."
 
"응?왜 그러니?"
 
"...언니는 뭐하는 사람이에요?"
 
여자아이의 질문에 슬비가 웃으면서 답한다.
 
"언니는 클로저야. 차원종이라는 괴물들로부터 신서울을 지키는 일을 하고 있어.저기 있는 오빠도 클로저고."
 
"그럼 언니가 그 차원종들을 없애는 사람들인거에요?"
 
"그렇지."
 
슬비가 여자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말한다.
 
"차원종이 나타나면 언니가 바로 달려가서 구해줄께."
 
"정말요?헤헤"
 
여자아이가 배시시 웃자 귀여운 듯 볼을 만지작 거리는 슬비.
 
'딸이 있으면 이럴려나...'
 
슬비가 웃으며 생각하고 있을때 세하가 슬비를 톡톡 친다.
 
"슬비야.연락 됬어.지금 경찰서로 오고 있으신가본데."
 
세하의 말에 슬비가 배시시 웃으며 아이들에게 말한다.
 
"들었지?엄마아빠가 오고 계신다네?"
 
그러자 아이들이 신나서 배시시 웃는다...
 
잠시후...
 
아주머니 한 분이 급하게 문을 열고 들어온다
 
"우...우리 아이들 어딨나요?!우리 아이들은?!"
 
아주머니가 고개를 좌우로 돌리며 아이들을 찾다가 슬비가 웃으며 아이들을 가리키자 후다닥 달려와서 아이들을 껴안는다.
 
"아이고...엄마가 미안해...엄마가 빨리 못 찾아서 미안해..."
 
아주머니가 아이들을 껴안고 울고 있을 때 아저씨 한 분도 문을 열고 들어온다.
 
"에잉...쯧쯧...칠칠치 못하게 애들이나 놓치고 말이야..."
 
"당신이 애들 잡고 있었잖아요. 놓친 것도 모르고 있었으면서!"
 
"거참 시끄럽네...찾았으면 됬잖아..."
 
아저씨가 귀찮은 듯 귀를 파내다가 세하와 슬비를 보고는 말한다.
 
"너희가 애들 데리고 왔냐?"
 
"네.저희가 데리고 왔..."
 
"***들 주제에 꽤 기특한 짓을 했네.근데 이게 뭐야 이 머리꼬라지는?"
 
아저씨가 건들건들 걸어와서 슬비의 머리를 만지며 말한다.
 
"어이구?서클렌즈까지 끼고 아주 ***인 거 티를 내고 다녀요,티를..."
 
아저씨의 폭언에 슬비가 조용히 말한다.
 
"***라고 말하시면 섭섭한데요...저희는 클로저입니다. 신서울을 지키고 있는..."
 
"어디 어른이 말하는 데 또박또박 말대꾸야!"
 
아저씨의 언성이 높아지자 옆에 있는 경찰들이 제지한다.
 
"나이도 얼마 되지도 않는 것들이...뭐?클로저?니들이?웃기는 소리하고 있네.니들이 클로저면 나는 차원종이다 이것들아."
 
아저씨의 말에 슬비가 조용히 대꾸한다.
 
"유니온 검은 양팀 소속 이슬비 요원과 이세하 요원입니다. 지금까지 아드님과 따님의 신변을 저희가 보호해서 이곳까지 데리고 왔고
 
요."
 
"뭐?"
 
"그리고 저희가 총 10차례의 걸친 전화를 드렸습니다만 전화를 받지 않아서 부득이하게 여기까지 자녀분들을 데리고 왔습니다.오히

려 저희는 칭찬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만?"
 
슬비의 대꾸에 아저씨가 부들부들 거리더니 소리를 꽥 지르며 손을 휘두른다.
 
"어린 놈이 어디 어른한테 눈을 똑바로 뜨고 대들어!!!"
 
손이 정확히 슬비의 얼굴로 향하자 세하가 아저씨의 손을 잡아채며 말한다.
 
"...저희 팀 대장이자 제 여자친구한테 이러시면 곤란합니다,아저씨."
 
"너...넌 뭐야?!"
 
"아까 말 못 들으셨습니까?여기 있는 이슬비 요원과 같은 팀 소속인 이세하 요원입니다. 칭찬을 받아야 할 마당에 오히려 폭력을 휘
 
두르시다니...무슨 생각이신가요?"
 
"어...어린 놈의 자식이 어디 눈을 똑바로..."
 
"제대로 눈 똑바로 뜨고 봐 드릴까요."
 
세하의 목소리가 낮게 깔리자 아저씨가 눈에 띄게 움찔한다.
 
"지금 여긴 경찰서입니다.소동을 피우시면 오히려 크게 다치시는 건 아저씨일테지만...한번 제대로 눈 똑바로 뜨고 대들어드릴까요?"
 
평소와 다르게 카리스마 있는 눈빛으로 아저씨를 제압하는 세하...
 
"세하야, 그만해."
 
"...응 슬비야."
 
슬비가 말리자 마지못하는 척 잡고 있던 팔을 풀어주는 세하...아저씨는 비틀거리며 물러난다.
 
"자, 밤이 늦었는데 이제 돌아가시죠."
 
세하의 말에 씩씩 거리며 문을 열고 나가는 아저씨...
 
그 모습을 보던 아주머니가 세하와 슬비에게 고맙다고 연신 인사를 한다.
 
"고맙습니다...고맙습니다..."
 
"괜찮아요...그보다 무슨 문제가 생긴다면 이쪽으로 연락주세요."
 
슬비가 자신의 명함을 내밀자 아주머니가 지갑에 받아넣는다.
 
"언니...저도 주세요."
 
"응.자 여기."
 
슬비가 여자아이한테도 명함을 주자 헤헤 거리며 꼭 쥐고 나간다...
 
이윽고 아이들과 아주머니까지 나가자 슬비가 긴장이 빠졌는지 한숨을 쉰다.
 
"수고했어, 슬비야."
 
"너야말로 수고했어, 세하야...이제 집에 가자..."
 
슬비가 지친 듯 말하자 세하가 머리를 긁적거리면서 말한다.
 
"그러면...우리 집에 잠깐 갔다가 갈래?줄 게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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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만 있어봐..."
 
세하가 슬비를 집안에 들이고는 자기 방으로 후다닥 뛰어들어가서 무언가를 열심히 찾는다...
 
"...찾았다!"
 
세하가 무언가를 들고 현관에 서 있는 슬비에게 건낸다.
 
"이거...빼빼로야?"
 
"응...네 꺼는 따로 해놨어..."
 
꽃다발처럼 빼빼로 박스를 세팅한 다발에 슬비가 놀란다...
 
"이...이런 거 어디서 난 거야?"
 
"만들었어...어제 너네랑 헤어지고 나서 따로 가서...만들었어."
 
"세하야..."
 
슬비가 빼빼로 다발을 보면서 감동받은 목소리로 말한다.
 
"그냥 줘도 되는 거였는데..."
 
"..."
 
"난 빼빼로...너처럼 이런 게 아니었는데..."
 
나름대로 정성스럽게 포장을 해서 주긴 했지만...일반적으로 파는 빼빼로를 포장한 거와...데코레이션을 아예 새로 한 거랑은 많이 차
 
이가 나니 슬비가 감동받은 목소리로 말한다.
 
"고마워 ,세하야..."
 
"음...그리고 이거..."
 
세하가 조그마한 머리끈을 내민다.
 
"너 그 머리끈만 하길래...하나 샀어...주고 싶어서..."
 
"세하...야..."
 
"...이런 타이밍 아니면 과감하게 줄 수 있는 때가 없어서..."
 
세하가 머쓱한듯 뺨을 긁적거리자 슬비가 덥썩 세하를 안으며 말한다.
 
"고마워....정말로 고마워,세하야..."
 
슬비가 행복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하자 세하도 미소를 지으며 슬비를 조심스럽게 안아준다.
 
"슬슬 늦었으니까...일단은 내일 마저 감상평 들려줘...알았지?"
 
세하가 미소 지으며 말하자 슬비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럼 데려다 줄게. 가자, 슬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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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후...
 
검은 양팀이 플레인 게이트 지역으로 들어오자 보나가 게이트 앞에서 그들을 반긴다
 
"어, 왔네.어제 메일 보낸 건 봤어?"
 
"봤어.신전 안에서 어마어마한 수치의 위상력이 감지됬다고 했지?"
 
"어.근데 애매한 게...움직이진 않는데 생체반응이 있어..."
 
보나의 애매한 말에 미스틸테인이 고개를 갸웃한다
 
"그럼 그 신전 앞에 있던 그 우상같은 거 아니야?"
 
"그런 거 같긴 한데...뭐랄까...그런 우상에 깃든 위상력 치고는 너무 과하게 많다고 할까...수치가 거의...울프팩 팀이 상대했던 최악
 
의 차원종에 버금가게 세서..."
 
보나의 말에 제이가 긴장한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린다.
 
"...그건 아닐거야. 보나야.그 때 분명히 누님이 산산조각으로 분해했어...그 자리에 있었던 내가 증명하지..."
 
제이가 한숨을 쉬며 말한다
 
"...다시는 그 녀석과 마주 치고 싶진 않지만...만약...진짜 그 녀석이면..."
 
제이가 진지한 표정으로 이야기하자 긴장하는 검은 양 팀...
 
"걱정은 일단 접어두고 가자,얘들아. 어짜피 제이 아저씨가 말한 건 최악의 경우를 말하는 거잖아?"
 
유리가 활기차게 이야기를 하자 못 말린다듯이 보는 세하와 슬비.
 
그 때...
 
부우웅 하고 제이에게 전화가 온다.
 
"어, 자현아.무슨 일이야?"
 
"아, 제이 씨. 혹시 옆에 세하 군 하고 슬비 양 있나요?"
 
"아 있어.바꿔줄까?"
 
"아니요.제 말만 전해주세요.방금 전에 어쩌면 힌트가 될 수 있을 거 같은 점이 나와서요."
 
자현의 말에 제이가 스피커폰 모드로 바꿔서 모두에게 들려준다.
 
"말해줘,자현아."
 
"네...점에는 이렇게 나와요.[왕자와 공주에게 시련이 찾아오고 공주를 구하기 위해 왕자는 자신의 영혼을 걸고 시련에 맞선다.그리
 
고 그 공주는 왕자를 구하기 위해서 공주로서의 힘을 각성하리라] 라고요."
 
"여전히 수수께끼 같군...그게 미래라는 건가?"
 
"미래의 한 경우이겠죠, 정확히는.확률적인 것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0.01%의 경우의 수에요."
 
"...99.9%의 확률은 뭐지?"
 
"간단해요.공주만 살고 왕자가 죽는 것과 공주와 왕자가 죽는 것이에요."
 
"...그게 99%를 넘는다는 건가?"
 
"...정확히 말씀드린다면...공주가 혼자 살아남아도...결국에는 공주는...자살해요."
 
자현의 말에 제이의 표정이 굳어진다...
 
"...최악의 점궤이군..."
 
"뭐...저도 틀리잖아요...제이 씨 같은 사람이 기를 쓰고 덤비면 틀리는 걸요?"
 
자현이 작게 웃자 제이가 후우 하고 한숨을 쉰다.
 
"뭐...일단은 연락해줘서 고마워. 그럼 나중에 복귀할 때까지 좀 더 자세히 봐 달라고?"
 
"노력할께요.그리고 혹시 문제가 생기면 오빠네 병원으로 오세요.준비해놨으니까."
 
"그러지."
 
제이가 전화를 끊고 세하와 슬비를 보자 슬비가 걱정스러운 듯 세하의 옷깃을 잡고 있고 세하는 표정에서 핏기가 사라져있다.
 
"...동생."
 
"네, 아저씨."
 
"걱정마.그런 일이 생긴다면 내가 막아줄테니까 동생은 동생대로 열심히 해."
 
"아저씨..."
 
"그런 게 어른의 역할이지."
 
제이가 선글라스를 고쳐쓰며 중얼거린다.
 
"갔다오도록 하지.가자고, 리더."
 
"네.보나야, 다녀올께."
 
"으응...여기서 계속 상황을 무전으로 보낼테니까 회선은 열어놓고 있어줘?"
 
보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게이트로 들어가는 검은 양 팀...
 
검은 양 팀이 들어가자 보나가 옆에 있는 컴퓨터로 계속 신전 안에 있는 위상력 덩어리를 보면서 불안한 듯 중얼거린다.
 
"...진짜 아니겠지...7대 죄악의 이름을 가진 그 차원종일리가 없겠지..."
 
보나가 손에 든 서류와 눈 앞에 있는 컴퓨터의 수치를 비교해가며 중얼거린다.
 
"...제발...제발...그건 안돼...이 수치에 맞는 7대 죄악의 차원종인 오만의 성자라면...그 차원종이라면...저 사람들은..."
 
보나의 손이 떨리면서 입에서 절망적인 말이 튀어나온다.
 
"100 퍼센트 죽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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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헉...헉...아자자자자!!!"
 
유리가 숨을 몰아쉬다가 주변으로 몰려들어오는 차원종들을 보고 곧바로 기술을 시전한다.
 
[결전기 유리스타!]
 
유리가 발로 지면을 그으며 차원종을 한데 모아서 날려버린 뒤 가쁘게 숨을 몰아 쉰다
 
"하아...하아...오늘따라 왜 이렇게 많아...약하기는 평소보다 약한데..."
 
유리가 헉헉 대며 땀을 닦는데 뒤에서 살아남은 차원종이 덤벼든다.
 
"유리야, 엎드려!"
 
슬비의 말에 유리가 황급히 몸을 숙이자 슬비의 주변에서 검들이 날아간다
 
[규율의 칼날!]
 
살을 파고 드는 섬뜩한 소리가 나며 유리에게 달려들던 차원종이 바닥으로 떨어진다.
 
"헤헤...고마워, 슬비야."
 
"휴우...아슬아슬했어..."
 
슬비가 땀을 닦으며 중얼거릴 때 세하가 앞에 남아 있는 차원종들을 겨냥하며 말한다.
 
"잘 가라."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불꽃다발이 차원종을 휩쓸어 태워버린다.
 
"후우...오늘따라 유리말대로 너무 많은데?"
 
"그러게 평소보단 약한 거 같은데..."
 
슬비와 유리가 번갈아가며 이야기를 하자 제이가 뒤에서 중얼거린다.
 
"음...뭔가 안 좋은 기분이 드는군..."
 
제이의 말에 세하가 제이를 보다가 묻는다.
 
"아저씨."
 
"어?왜 그러지, 동생?"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세하가 주변을 둘러보며 중얼거린다.
 
"공기가...답답할 정도로 무거워지는데요?"
 
"뭔가 평소보다 상황이 안 좋게 돌아가는 기분이 드는군..."
 
제이가 중얼거리자 옆에서 세하가 전방에 있는 우상과 신전을 보며 말한다.
 
"...아저씨."
 
"응?"
 
"...아저씨가 걱정하는 차원종은 어떤 차원종이에요?"
 
"...오만의 성자 라고 불리는 루시 라는 차원종이지...너네 엄마랑 우리 팀 전체가 달려들어서 이긴 경우였어."
 
"오만의 성자...루시..."
 
"왠만하면 그럴 일은 없겠지만...루시 그 녀석이 나타난다면...애들을 데리고 도망가라...알았지 동생?"
 
"그럴 일은 없을 거에요."
 
세하가 건블레이드에 총알을 장전하며 말한다.
 
"제대로 쓸 수 있는 건 아니지만...나름대로 준비해둔 비장의 기술도 있고요."
 
세하가 제이를 보며 말한다.
 
"서로 최대한 안 다치는 걸로 해요...형이 다치면 힘들어 할 사람이 있잖아요?"
 
"...쳇 들켰나..."
 
제이가 분위기를 환기시키려는 듯 장난스럽게 말하자 피식 웃으며 말하는 세하.
 
"뭐...예상이니까요...저도...슬비를 울리고 싶진 않으니까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고 할까요?"
 
세하의 말에 피식 웃으며 제이가 말한다.
 
"그래...이번만 잘 넘기고 고백 제대로 해봐.삽질 하지 말고."
 
"...안 그래도 그럴꺼에요."
 
세하가 돌아서서 걸어가자 슬비와 유리가 그를 반긴다.
 
"무슨 이야기 하고 왔어?"
 
"뭐...그냥 긴장풀이용 잡담."
 
세하가 피식 웃으며 걸어가자 유리와 슬비가 뒤를 따라 오고 그 뒤로 미스틸테인과 제이가 따라 온다.
 
이윽고 도착한 곳은 우상의 뒤에 있던 거대한 신전...무엇인가 이상한 느낌에 위축 되는 다섯 명...
 
"...기분 이상해..."
 
"...옛 생각이 날 만큼 기분 나쁜 기운이군..."
 
슬비와 제이가 중얼거리며 문을 열자 보이는 것은 거대한 구슬...그리고 그 주변에는 핏자국이 잔뜩 있다...
 
"뭐...뭐야,이건?!"
 
유리가 끔찍하다는 표정으로 핏자국들을 바라보고 있을 때 보나에게서 다급한 무전이 온다.
 
"모두 거기서 도망쳐!!!"
 
"뭐?"
 
"거기서 7대 죄악 차원종 오만의 성자 루시의 위상력이 감지됬어!빨리 돌아와!여기서 어떻게 해서든 그 쪽만 막아볼테니까...지..지
 
직...지직...."
 
"여...여보세요?!보나야?!보나야!"
 
슬비가 계속 무전을 확인하지만 통신이 안된다...그리고...
 
쿵 하고 문이 닫혀버리더니 주변에 있는 횃불에 불들이 점화된다...
 
"뭐...뭐야?!"
 
유리가 주변을 살피다가 바로 앞에 있던 구슬에서 무엇인가가 스멀스멀 나오고 있는 것을 보고 전투자세를 잡는다...
 
"모두 긴장해!진형을 갖춰!"
 
슬비가 다급하게 말하자 각자 맡은 자리로 모여들어서 스멀스멀 나오는 무언가를 경계한다...
 
스멀스멀 나오던 무언가는 이내 하나의 형상으로 뭉쳐들어서 사람 같은 형상을 한다...
 
"사...사람?"
 
아무 말을 안하던 사람같은 형상이 제이를 보며 씩 웃는다.
 
"오랜만이군 꼬마 늑대..."
 
"루시...역시 네놈이었나?이 신전에 받들어지고 있었던 차원종이!"
 
제이의 눈에서 불꽃이 튀자 루시가 큭큭 거리며 웃는다.
 
"그래...나는 신으로 받들어진 7마리의 차원종 중 하나...오만의 성자 루시 이자...너희 울프팩 팀이 산산조각 낸 차원종이지."
 
제이를 보던 루시의 눈에 살기가 돈다.
 
"그나저나...내가 꽤 많은 시간을 소비했다고는 하지만...뭐지 그 벌레만도 못한 위상력은?"
 
루시가 비웃듯 제이를 보며 말하자 제이가 주먹을 꽉 쥐며 말한다.
 
"벌레만도 못한 위상력이지만...네 놈이랑 저승길에 같이 갈 정도의 위상력은 남아있지."
 
"하하하...역시 그 성격은 변하지 않았군...울프팩팀의 꼬마 늑대."
 
루시가 조롱하듯 말하자 제이의 주먹에 위상력이 모인다.
 
"그나저나...이 앞에 있는 두 사람은...여왕이랑 무슨 관계 이려나?"
 
루시가 제이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은 채 세하와 슬비를 보며 말한다.
 
"아하...그렇군..남자애 쪽이 여왕의 아들이군...이거이거...대를 이어서 왕자까지 나랑 싸우는건가?하하하하!!!이거 걸작이군!!!하하하
 
하!!!"
 
루시가 재밌다는 듯 웃다가 슬비를 보며 말한다.
 
"이쪽의 아가씨는...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겹쳐지는 군...여왕의 젊을때의 이미지와..."
 
루시의 입가에 미소가 띄워진다...
 
"다른 사람들도 꽤 괜찮은 위상력을 지녔군...오랜 권태에서 벗어난 기념 전투로는 충분하겠어..."
 
루시의 표정이 바뀌면서 몸에서 거대한 기운이 몰아치기 시작한다.
 
"영광으로 알아라 인간들아...나의 이 모습을 봤던 사람들은 해봤자 여왕이나 여왕의 친위대들 뿐이니까..."
 
쿵 하는 소리와 함께 검은 날개가 달린 루시가 나타난다.
 
"자...덤벼보거라.그래서 이 몸에게 너희의 의지를 보이거라, 인간들이여!"
 
루시가 팔을 벌리자 유리가 발도자세를 잡고 루시를 보며 말한다.
 
"지금 그 말 후회하게 될거야!!!"
 
[결전기 유리 일섬!]
 
평소의 세 배의 가까운 속도와 파워로 루시에게 공격하는 유리...하지만...
 
"호오...꽤 하는 군 인간...스피드도 파워도 나쁘지 않군..."
 
그 경이로운 속도의 공격을 그저 한 손을 막아내는 루시...
 
"끄으으..."
 
"하지만 말이야...꼬마 아가씨...이러면 말이야...죽는다고?"
 
루시의 표정이 사라지며 유리의 목을 잡아채서 그대로 벽을 던져버리고는 복부에 강하게 주먹을 꽂아버린다.
 
"아윽...."
 
유리가 고통에 몸부림치자 루시가 유리의 얼굴을 잡고 벽에다가 세게 박아버린다.
 
쾅쾅 소리가 나자 미스틸테인이 힘을 사용하며 외친다.
 
[결전기 궁니르!]
 
거대해진 창이 루시의 몸을 강타하자 루시가 막아내지만 밀려난다...
 
"크으으...역시...그 창은 미스틸테인이군..."
 
"...이 창을 안다고?"
 
미스틸테인과 루시가 대치하며 말한다.
 
"당연하지...난 태초에 태어난 차원종...그 창 역시 옛날에 본 적이 있었지...정말 귀찮은 창이긴 하지만..."
 
루시가 미스틸의 창을 잡은 채 검은색 위상력을 뿜어내며 말한다.
 
"너 같은 애송이가 다루는 미스틸테인로는...어림없다!!!"
 
루시가 창을 잡아당겨서 미스틸테인의 균형을 무너뜨린 뒤 검은 위상력에 뒤덮은 주먹으로 유리가 있는 곳으로 날려버린다.
 
"커억..."
 
미스틸테인이 단말마 같은 비명을 지르며 간신히 일어서자 루시가 어느새 다가와서 유리와 미스틸테인의 목을 부여잡고 하늘로 올라
가서 자유낙하하며 외친다.
 
[엔젤스 폴.]
 
엄청난 굉음과 함께 두 사람이 땅에 부딪히고 그 충격으로 두 사람 모두 기절해버린다.
 
"후우...역시 힘이 다 안 돌아와서 조절이 안되는구만...?데우스 녀석이 뭐라 하겠군..."
 
"** 그 녀석도 부활한 건가?!"
 
제이가 주먹이 떨리자 루시가 큭큭 거리며 웃는다.
 
"아아...그 녀석은 나보다 먼저 부활했다고?요즘 세상엔 굳이 우리가 조종 안 해도 데우스의 힘을 돌려줄 만큼의 죄악이 넘쳐나서 말
 
이야 큭큭..."
 
루시가 키득거리다가 제이를 보며 말한다.
 
"자...이제 네 차례야 꼬마 늑대.그 때처럼 어디 덤벼보렴..."
 
루시의 표정이 사악하게 변하자 제이가 자신이 가지고 있던 약을 먹으며 중얼거린다.
 
"이런 짓하면 나중에 골골거리겠지만...네 녀석을 상대로는 몸 아끼면서 상대 할 만큼 여유가 있진 않아서 말이야!"
 
[결전기 게틀링 브레이커!]
 
제이의 근육이 급격히 팽창하더니 주먹을 평소에 9배가까이 속도로 계속 내지른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
 
제이가 이를 꽉 물며 계속 공격을 하자 루시가 막아내며 말한다.
 
"큭큭....역시 썩어도 준치군...꼬마 늑대...역시 대단해....다만..."
 
루시의 눈에 붉은 색 안광이 스치자 제이의 배에 검은 색의 위상력 가시가 꽂힌다.
 
"커억....쿨럭..."
 
"잊었나보네...내가 원거리 타입의 기술도 가지고 있다는 걸 말이야."
 
[커스 니들]
 
루시의 손짓에 검은 양팀 전원의 몸을 향해 달려드는 검은색의 가시들....
 
"크아악...."
 
제이의 팔과 다리에 여러 개의 가시가 꽂히고 유리와 미스틸테인의 팔과 다리에도 여러개가 꽂힌다.
 
"아...그러고보니 너네도 있었지?"
 
루시가 웃으며 손짓을 하자 괴기스러운 가시들이 세하와 슬비를 향해 날아온다.
 
"간단하게...당할거같냐!!!"
 
세하가 건블레이드를 들며 외친다.
 
[공파집속탄!]
 
평소에 쓰던 공파탄의 위력보다 더욱 강력한 불꽃 줄기가 전방을 향해 발사되며 검은 색의 가시들을 녹여버리자 루시가 흥미롭다는
 
듯이 세하를 본다.
 
"호오...이건 또 여왕이랑 다른 오리지널 기술인가...흥미롭군...그럼 아가씨는 어떤 걸 보여주려나?"
 
다시 한 번 손짓을 하자 이번엔 슬비에게 날아가는 가시들...
 
"우습게 **마!!!"
 
[결전기 레일 케논!]
 
평소보다 더욱 선명한 분홍빛의 섬광들이 검은색의 가시들을 향해 날아가 상쇄시켜버리자 루시의 표정이 흥분으로 변한다.
 
"큭큭...좋아...아주 좋아...나의 권태를 벗어나게 해주다니 너무나도 고마워 하하하하하!!!"
 
루시가 광기 서린 웃음을 짓자 세하와 슬비는 오싹한 기분을 느낀다.
 
"이 몸을 즐겁게 해줬으니 나름대로 편하게 가게 해주마..."
 
루시가 팔을 휘두르자 아까보다 더 많아진 가시들이 그들을 공격한다.
 
"또 없애면 되지!"x2
 
두 사람이 다시 자신들의 기술로 가시들을 없애려고 하자 루시가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누가 앞에만 있다고 했나?"
 
"뭐?!"
 
그 순간 푸욱 하는 소리와 함께 슬비가 비명을 지르며 쓰러진다.
 
"하윽..."
 
"슬비야!"
 
연이어서 이번에는 세하의 다리에 가시들이 꽂히며 세하가 털썩 쓰러진다.
 
"크윽..."
 
"후훗...이건 그저 준비였느니라."
 
공중에 떠 있던 가시들은 루시의 손에 모이며 검은 색 불꽃으로 변모한다.
 
"이것이 바로 나의 불꽃...흑염이다..."
 
루시가 불꽃을 든 손으로 슬비를 가리키며 말한다.
 
"자...여왕을 닮은 소녀야...이제 아름답게 지거라...적어도 저기 널브러져있는 꼬마 늑대나 너희 팀의 동료들처럼은 죽이지 않으
 
마..."
 
검은 색 불꽃이 타오르자 슬비가 꿰뚫린 팔과 다리로 반격하려고 하지만...공포때문에 움직이지를 않는다
 
'안돼...내가 쓰러지면...세하마저...세하마저 죽는단 말이야...싫어...제발...움직여...움직이란 말이야...내 위상력아!'
 
슬비의 모습을 보던 루시가 피식 웃으며 말한다.
 
"미안하지만 말이야...내가 날린 그 가시는 저주의 가시란다...한 번 박히면 뽑을 때까지 사람의 움직임을 마비시키고 일시적이지만
 
위상력을 쓸 수 없게 하는 거지..."
 
루시가 세하를 보며 말한다.
 
"너는 내가 이 꼬마 숙녀 다음으로 죽여주마...한때 나를 이겼던 자의 아들이니...예를 갖춰서 태워주마..."
 
루시가 다시 슬비를 겨냥하며 말한다.
 
"잘가라."
 
[사멸기 흑염대포]
 
루시의 손에서 검은 색 불꽃의 파도가 뿜어져나오자 슬비가 눈을 감으며 생각한다...
 
'다 끝났어...세하를 지키지 못했어...저걸 맞으면...난 사라지겠지...죽긴 싫은데...나 아직...세하한테 할 말이 남았는데...'
 
슬비의 눈에서 눈물이 한 줄기 흐른다
 
'세하야...미안해...그리고...사랑해...'
 
슬비가 포기하고 눈을 감으며 죽음을 받아들이려는 그 순간...
 
"으아아아아아아아아!!!!!"
 
세하가 뛰어와 슬비의 앞에 서서 검은 불꽃의 파도를 겨냥하며 외친다.
 
[오의 유성파쇄집속탄!!!!!!!]
 
철컥 하는 소리와 함께 엄청난 괴음과 여태껏 보 지 못했던 엄청난 크기의 불꽃이 뿜어져 나오며 루시의 공격과 부딪힌다.
 
두 공격이 마주치자 엄청난 파장으로 신전의 윗부분이 날아가며 엄청난 충격파가 사방으로 퍼진다...
 
쿠르르르르....
 
이윽고 먼지가 걷히자 보이는 것은 한 팔을 부여잡고 절규하는 루시...
 
"끄아아아아아아악!!!!!네...네놈!!!!!!가...감히!!!!끄아아아악!!!!"
 
루시의 한 팔이 마치 원래 없었던 것처럼 깔끔하게 날아가버렸다...
 
슬비가 세하의 뒤에 있다가 서서히 웃으며 세하의 이름을 부른다.
 
"세하야!네가 이겼..."
 
슬비가 세하의 이름을 부르다가 자신의 주변에 흩뿌려져있는 검붉은 색의 액체들을 보고 말을 멈춘다.
 
"세...하야?"
 
"...네 말이 맞았어...조금 더...연습 할 걸 그랬나봐..."
 
슬비가 부들부들 떨면서 세하를 보기 위해서 기어서 세하의 앞으로 가자 보이는 것은...
 
"세...하...야..."
 
부서진 건블레이드와...
 
"...쳇...이번엔...점수 좀 따나 했는데..."
 
피투성이가 된 세하의 몸....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세하가 슬비를 보며 나지막하게 말한다...
 
"...미...안...슬비야...제대로...못...막았어..."
 
세하의 무릎이 풀리면서 앞으로 쓰러진다...
 
"세하야!!!!!!!!!!!!!!!!!!!"

2024-10-24 22:27:58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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