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귀가 뾰족한 어두운 분위기의 소녀.

호시미야라이린 2015-05-30 4

이 나라에는 대표적인 클로저 팀이 무려 2개나 있다고 익히 알려져 있다.

하나. ‘검은양(Black Lambs)’ 이라는 팀이다. 검은양이 양지에서 활동하는 대체적으로 밝은 분위기의 팀이라 외부에 익히 많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 팀과 반대되는 개념의 클로저 팀이 또 하나가 있다. 그 팀의 이름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유니온의 박심현 요원의 말에 의하면 벌처스 처리부대(Vultures Disposal Unit)’ 라고만 알려져 있다. 벌처스 처리부대로만 알려져 있다가, 최근에는 그 부대 내의 용병부대의 이름이 알려졌다. 그 이름이 좀 특이하게 늑대개(Wolf Dogs)’ 라고 한다. 벌처스의 처리부대이자 용병부대의 이름. 이 부대가 최근에 와서야 그 이름이 알려지게 되었다.

 

 

벌처스 처리부대에 속해있는 용병부대 늑대개. 늑대개의 멤버라면, 과거 신강 고등학교에서 난장판을 피웠던 나타(Nata)’ 라는 녀석을 제외하고 레비아(Levia)’ 라는 이름도 알려져 있다. 검은양이 양지에서 활동하는 밝은 분위기의 팀이라면, 늑대개는 음지에서 은밀하게 활동하는 어두운 분위기의 팀. 이들 가운데에서 레비아라는 녀석은 과연 어떤 녀석일까. 최근에 알려진 증언에 의하면 키가 165cm 정도라는 말과 함께, 귀가 보통사람과 달리 뾰족한 것으로 보이고, 검은 후드처럼 보이는 것을 입고 있으며, 창인지 낫인지 구분이 힘든 것을 들고 다닌다고 한다. 머리라고 해도 정확한 머리색까진 알기 어렵지만 긴 생머리라는 증언이 대체적이다. 그러나 늑대개의 멤버라 비밀이 너무 많기에 일단은 아무데서나 들려오는 증언으로 무조건 믿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다.

 

 

음지에서 궂은일들을 도맡아 처리하는 일들을 한다고 알려진 벌처스의 늑대개.

언제나 슬픈 표정이자 어두운 표정을 짓는다고 알려진 레비아. 신강 고등학교의 한밤의 대공원이라는 곳에서 자신과 같은 동료인 나타가 검은양 녀석들과 마주쳤다는 말을 들었을 때에도 별로 관심은 없다는 표정을 지어온 레비아. 신강 고등학교의 사건이 종결되고, 강남지역이 사실상 초토화가 되어버린 때. 그러니까 검은양 녀석들이 ‘G 타워 옥상이라는 곳에서 활동할 때에도 레비아와 늑대개는 그들과의 마찰을 최대한 피하기 위해 아주 은밀하고도 신속하게 무슨 장비를 운반하는 등의 수고를 한다. 그러다 아스타로트가 검은양에 의해 당한 이후. 벌처스의 사장이 구속되었고, 벌처스 회사 전체적으로 뭔가가 일어난다. 그렇다면 용병부대인 늑대개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

 

여전히 무표정이네, 레비아?”

 

뭐가 말이야.”

 

너도 표정변화를 좀 줘보란 뜻이야.”

 

“......표정변화. 왜 줘야만 하는 거지. 무표정이면 안 된다는 법이라도 있나.”

 

!”

 

우리는 그냥 우리의 방식대로 하면 되는 거야. 사장님이 구속되건 아니건은 말이지.”

 

레비아. 이제 보니 정말로 무서운 건 너다.”

 

과한 말을 하는군, 나타. 아무렇지도 않게 남을 해치는 너보다 심하겠니.”

 

 

벌처스 사장이 구속된 영향으로 경영진들까지 모두 바뀌었다. 사건의 책임을 아주 무겁게 지게 된 벌처스. 이것은 현재 유지되고 있는 용병부대인 늑대개에게도 뭔가 영향이 미칠 것만 같다. 혹시라도 해체를 하라는 걸까? 설령 해체가 아니라고 해도 자력갱생(自力更生)’ 이라고 부르면 될까? 아니면 자급자족(自給自足)’ 이라 부르는 것이 맞을까? 회사의 지원이 완전히 끊긴다고 가정할 경우엔 모든 것을 늑대개의 멤버들이 자체적으로 해결해야만 한다. 나타는 짜증을 연발하지만 레비아는 그냥 무표정에 무감각한 자세를 유지할 뿐. 어차피 해야만 한다면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 레비아의 입장. 남들은 짜증을 부리더라도, 레비아 본인은 그냥 묵묵히 일을 수행할 뿐. 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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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디서나 어떤 상황에서도 아주 미묘한 수준의 표정변화도 일으키지 않는 레비아. 마치 그녀는 그냥 쳐다보기가 무섭게 느껴진다. 벌처스의 어떤 직원은 레비아를 향하여 살아있지만, 마치 죽어있는 것만 같다.’ 라고 말하기도 했다. 살아있지만 마치 죽어있는 것만 같다. 그것을 다른 용어로는 살아있는 시체라고 불러도 좋다. 남들이 그렇게 불러도 본인은 아무렇지도 않단다. 그것이 자신을 더욱 강하게 성장시키는 원동력이라면, 그대로 받아들일 뿐. 남들은 라이벌 구도라 부르지만 언젠가는 서로 정면으로 맞대어 싸워야만 할지도 모르는 클로저 팀인 검은양 녀석들을 이기기 위해서라면 무엇을 못할까? 저들보다 자신들이 훨씬 우위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선 당연한 거다.

 

 

좀 더 자신을 죽여야만 한다. 좀 더 자신을 죽여야만 한다.

레비아는 자신을 감정을 없애는 것이야말로 더욱 빨리 강해질 수가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감정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야말로 그 어떤 정신적 충격에서도 견뎌낼 수가 있을 뿐만 아니라 최단시간에 강해질 수가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 누구보다도, 세상의 그 어떤 클로저 요원보다도 강해지기 위해 철저하게 자신의 감정을 없애야만 한다. 음지에서 궂은일들을 도맡아 할 때에도 다른 누구보다도 정말 열심히 임무에 임하고, 자신들에 방해하는 적들을 모조리 다 섬멸하는 레비아. 누가 벌처스의 용병부대 늑대개가 아니라고 할까봐 적들을 쓰러트리는 정도가 매우 무섭다. 나타도 보고는 기겁할 뿐.

 

 

“......!!”

 

뭐가 그렇게 놀라운 거지, 나타. 천하의 네가 이 정도에 놀라나.”

 

레비아. 너 방금 뭐라고 말한 거야.”

 

“......아까 뭐라고 중얼거렸던 거 말인가.”

 

그래!”

 

좋아. 가르쳐주지. 포로는 필요 없다고. 굳이 힘들게 생포할 필요가 없다고.”

 

“......”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 어차피 우리 늑대개는 벌처스의 용병부대로서 기존의 전투수행 체계를 그대로 유지하면 된다.”

 

“......”

 

감형을 받을 수만 있다면 무슨 일이라도 한다. 그것이야말로 늑대개의 장점이지.”

 

 

오늘도 레비아는 자신의 창을 휘두르며 적들을 상대로 강하게 공격한다.

적들을 쓰러트리다보면 남은 적들은 전의를 상실하고서 항복할 때가 있다. 그러나 레비아는 이들을 결코 놔두지 않는다. 그냥 그들도 처리한다. 그들을 처리하고서 획득한 물품들을 회수하여 되팔아 자신들의 자금으로 활용할 뿐. 굳이 힘들게 인질을 데리고 있을 필요는 없다. 적들을 닥치는 대로 찌르거나 베어버리는 레비아. 당연히 피가 촤악! 하고서 얼굴에 튀어도 그녀에게선 조금의 표정변화도 찾을 수가 없다. 강해질 수만 있다면, 강해질 수만 있다면 그 어떤 대가가 따르더라도 상관없다. 그것이 그녀의 생각이다.

 

 

오늘도 창을 휘두르고, 내일도, 그리고 앞으로도 그녀는 계속 창을 휘두를 거다. 자신의 적들이 이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지기까지. 그 덕분에 레비아가 적들을 쓰러트리는 곳곳마다 그곳에선 혈화(血花)’ 가 피어오른다. 그 누가 뭐라고 말해도 그녀에게는 아무런 의미도 없다. 지금 그녀는 강해질 수만 있다면 무슨 소릴 들어도 좋다. 자신의 감정이 완전히 없어진다고 해도 상관없다. 자기 자신만 생각하는 인물이 되어도 좋다. 그 누구보다도 강한 존재가 될 수만 있으면 된다. 레비아는 언제나 슬픈 표정이자 무표정한 자세를 유지하는 여자다. 그녀의 그런 얼굴의 뒤에는 강해지기 위해 뭐든지 다 하겠다는 뭔가가 느껴진다. 혹시 말이다. 무표정하고도 무감각한 그녀의 표정의 뒤에는 아주 사악한 마녀와도 같은 표정을 감추고 있지는 않을까? 레비아는 과연 어떤 여자일까?

2024-10-24 22:27:53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