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 / 클로저스x자작] 춤추는 칼날 : 《Chap.2 - 각성(5)》
나예령 2015-05-28 3
“길을 뚫어야죠. 아마 지휘관급 개체가 분명 있을 거예요. 스캐빈저 타입의 경우에는 주술사 개체가 지휘관이에요.”
“하지만 여기서는 보이지 않는군.”
제이의 말에 슬비는 페이즈 나이프를 휘둘러 상대의 공격을 받아 쳐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보통 지휘관급 개체는 전면에 나서는 일이 거의 드무니까요. 있어도 이 끝자락에나 있겠죠.”
“결국 이놈들을 다 쓸어버려야 한다는 소리군.”
“그럼 망설일 거 없잖아?”
어느새 다가온 유리가 총을 쏘며 말하자, 슬비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지금부터 전력으로 지휘관 개체 격파에 들어갑니다. 정면의 적을 격파, 지휘관 개체 사살 전까지 작전 종료는 없습니다.”
실로 사무적인 태도.
하지만 이것이 이슬비라는 소녀의 성격이다.
근면성실하고, 임무에 있어서는 철혈과도 같은 규율을 따르는.
아직은, 조금 둥글어지기 전이니 좀 더 빡빡할지도 모른다.
슬비의 말에 제이는 주먹을 풀며 고개를 끄덕였고, 유리와 세하 역시 수긍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이대로 가다가는 그저 몰려오는 차원종들에게 밀려 결국에는 시가지까지 밀려나게 될지도 모른다.
즉, 현 작전 지역인 강남역 인근에서 차원종의 진군을 끝내야 한다.
슬비는 숙지한 프로필에 따라 팀원들을 지휘했다.
“제이 씨, 그리고 이세하. 프런트 라이너Front Liner를 맡아주세요. 전위에서 적을 맡아주셔야겠어요.”
“맡겨달라고, 대장.”
“귀찮지만, 어쩔 수 없지!”
제이와 세하가 달려드는 스캐빈저들을 처리하는 사이, 슬비는 유리를 보며 말했다.
“서유리, 너는 윙Wing이야. 어느 순간에든 두 사람을 지원할 수 있어야 해.”
“맡겨둬~!”
“나는 풀백Full-Back. 뒤에서 화력으로 지원하겠어. 뒤쪽 걱정은 말고 쓸어버려.”
쓸어버려라고 주문하는 슬비의 다소 과격한 언행에도, 유리는 생글생글 웃었다.
“좋았어~! 가자~!”
활기차게 리펄서 블레이드와 페이즈 건을 든 채, 두 사람을 지원하기 위해 달려가는 유리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슬비는 손에 쥔 페이즈 나이프에 힘을 주었다.
문득, 의문이 상념을 꿰뚫고 떠올랐다.
‘이곳에 차원종이 출현한 건 의외이기는 하지만…….’
뭔가, 석연치가 않다.
‘의문이 아예 없는 건 아냐. 지금까지는 D랭크의 개체만이 출현했었던 곳인데.’
지금 클로저 팀, 검은양이 작전을 하고 있는 지역은 강남역 인근.
신서울 교통의 요지이자, 안전지역으로 분류되어 그린 에리어Green Area로 설정된 지역에 차원종이 출현했다는 것 자체 의심을 가져도 이상하지 않다.
신서울 교통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시내 한복판에 자리한 강남역 인근에 차원종이 발생했다는 건 무슨 의미인 걸까?
슬비가 알기로 신서울 인근, 특히 강남역 같은 중심가에 자리한 위상력 억제기에 결함이 발생했다는 이야기는 전혀 들은 적이 없다. 위상력 억제기 자체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구舊 구로역 같은 경우에는 억제기를 실은 무인 기차로 억제기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고 하니, 억제기가 안 깔린 곳에서 급작스럽게 튀어나오는 상황은 아니다.
갑작스러운 차원종 출현으로 인해 현장으로 급히 출동해야 하는 긴급방어전 같은 상황이 아닌, 즉 무언가의 손이 개입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지금은 그 무언가의 손이 어떤 것인지 모르니, 눈앞의 적에 충실해야 한다.
짧게 숨을 들이켜며 낮은 점프, 그리고 날아가는 페이즈 나이프.
어차피 폭발용 스페어 나이프이므로, 아낌없이 뿌려대기로 작심한 슬비는 양손에 세 개씩 나이프를 쥐고 무서운 속도로 나이프를 뿌렸다.
“거기다!”
[화염폭풍]
퍼버벙!
바닥에 날카롭게 꽂힌 스페어 나이프들이 슬비의 외침과 함께 폭발하며 후폭풍을 일으켰다. 단숨에 스캐빈저 무리의 절반을 날려버린 흉악하다면 흉악한 위력에 세하는 삐질 하고 식은땀을 흘렸다.
이건 가열과 방출이 위상력 특성인 세하와 비교해도 격이 다른 수준이다.
아무리 폭발용 나이프를 썼다지만, 단숨에 수십 마리가 재가 되어 날아가는 걸 보고 있자니 괜히 개겼나 싶기도 한 세하의 뒤에서 피식 웃음을 지은 제이가 다시 뛰쳐 나간다.
“뒤처져 있으면 버리고 간다, 동생.”
“어? 아저씨?!”
제이는 세하의 부름을 무시하고 달려 나가며, 동시에 몰려 있는 스캐빈저 무리를 향해 짧고 강렬한 스트레이트를 꽂아넣었다. 속도에 중첩되어 위상력이 집중된 강력한 스트레이트가 공기를 터트리며 무시무시한 풍압을 발생시켰다.
[음이온 펀치]
무서운 속도의 스트레이트, 음이온 펀치에 밀린 스캐빈저들이 다시금 **오는 어퍼컷에 위로 떠오르고, 뒤이어 날아온 슬비의 규율의 칼날이 스캐빈저들을 꿰뚫는다.
“벤다!”
[음속베기]
짧은 외침과 함께 새파란 섬광이 지나가는가 싶을 정도로 빠르게 세하의 곁을 지나가는 유리의 모습.
검은 머리칼이 흩날리며 검은 섬광이 직선으로 그어진다.
제이는 이미 그 범위에서 여유롭게 물러나 있는 상태. 유리가 스쳐가며 스캐빈저들의 허리 부분을 날카롭게 베어버리고 지나간다. 이어 잠시 멈추는가 싶더니 곧바로 반전하면서 다시 한 번 일참一斬.
유리가 자리로 돌아와 뒤돌아서면서 페이즈 건을 쏘아 적을 견제하는 사이, 세하와 제이가 다시금 스캐빈저 무리 사이에 뛰어들어 그들을 휘젓는다.
순차적으로 달려드는 무리를 처치하면서 강남역 깊숙한 곳까지 전진한 검은양 팀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모습을 드러내는 스캐빈저 타입 차원종의 지휘관 개체, 스캐빈저 주술사Scabinger Incantationer를 보며 이마를 찌푸렸다.
주술사가 지팡이를 들며 일어나는 걸 본 유리가 감상이랍시고 한 마디 내뱉었다.
“꼭 잘 왔다, 내 땅에. 라고 말하는 것 같은데?”
“꼴에 보스라는 거지.”
세하가 툭 내뱉었다.
“시답잖은 감상이야. 빨리 처리하자.”
슬비의 말에 제이가 수긍한다.
“지금은 서둘러야 할 필요가 있어.”
네 클로저의 눈이 날카롭게 빛났다.
제이가 위상호흡법으로 겨우 끌어올린 위상력을 전신에 돌리며 콰득, 하고 발로 진각을 밟았다.
“최대한도로 몽땅 때려 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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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서클이 망했어요ㅠㅠㅠㅠ
똥컴이라 접속 못하는 사이.
우리 서클원들은 저를 빼고 사이좋게 레벨 0이 되어 있습니다.
...돌아와요, 나 혼자 있기 싫어...ㅠ
제발 정신 차려요, 나딕!!!!!!!!!
개딕 소리 더 듣기 싫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