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세.와. 리메이크 13화(하+그러나 1일1화는 여전히 무리;;)
최대777글자 2015-05-2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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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er side 제이
“요즘 애들은 정말 기운이 넘치는 걸 보니 좋군!”
준이형의 말이 들리자 그쪽을 보았다. 여전히 위화감을 풍기는 방독면을 쓰고있어서 18년 전과 달라진게 없는 것처럼 보였다.
“그렇지 않아?”
“...그러네.”
확인차 내게 질문하는 그에게 시큰둥하게 대답하고 파라솔을 좀 더 기울였다.
“그동안 죽은 줄로만 알았어.”
오랫동안 속으로 썩혀왔던 생각을 내뱉었다.
“임마, 행방불명이라고만 알려졌지 사망처리는 안 됐잖아!”
내 말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치자 약간 미간이 찌푸러졌다.
“그동안 어디에서 뭘 하고 있었던 거야, 벌쳐스에는 왜...”
“유니온이 증오스러웠어. 그만큼 믿을 수 없었고.”
“...”
그럴만도 한 그의 말에 입을 열 수 없었다. 그의 소중한 것을 앗아간 유니온을 어떻게 믿을 수 있었겠는가.
“그리고 무엇보다...”
그가 다른 곳으로 시선을 옮기며 말을 잇자 나도 그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그곳에는 미스틸이 모래성을 쌓는 걸 옆에서 도와주고 있는, 유리나 슬비와 같은 나이대의 여자아이가 있었다.
“지켜야할 사람이 생겼거든.”
“...”
“저 아이의 이름은 민화, 강 민화야.”
“민... 화... 잠깐, 설마!”
익숙한 이름이 귀에 들어오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준이형이 왼쪽 네 번째 손가락에 낀 반지를 움켜쥐었다.
“그래, 그녀의 이름을 땄어.”
“아니 무슨 말이야?! 둘 사이에 애도 있었...”
“아니아니아니, 버려져있었어. 아마도 차원전쟁에 의해 가족을 잃었거나 너무 이른 나이에 위상력이 발현되어서 두려움을 느낀 부모가 버린 걸 수도 있고.”
“...”
순간 당황했지만 이내 냉정을 되찾았다. 아니, 그냥 좀 진정했을 뿐이지만.
“...후회하지는 않아?”
“후회하지, 죽도록...”
내 질문에 망설이지 않고 바로 즉답했다. 움켜쥔 손에 더욱더 힘을 주기 시작하는 그가 약간 안쓰럽게 보였다.
“내가 그 때 그 아이를 줍지만 않았다면... 그 아이가 손에 피를 묻힐 일도 없었을 텐데...”
“어떻게 된 일인데.”
“태성이, 너도 알다시피 내가 할 줄 아는 건 싸우는 것 뿐이야. 하지만 유니온이 민화의 존재를 알면 클로저로 만들거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어. 그래서 벌쳐스에 들어갔지만... 민화를 한 번 데려간게 실수였다.”
“...”
“혼자서 총을 분해하고 재조립하는 법을 알아낸 거야. 하필 그 재능을 벌쳐스의 고위간부에게 들켰고 그 아이를 처리부대에 넣지 않으면 온갖 방법을 사용해서라도 데려가겠다는 협박을 받았지.”
“...유감이군..”
비뚤어진 선글라스를 고쳐쓰며 조용히 그를 위로했다. 여우를 피했다가 호랑이를 만난 격 아닌가, 그 나이에 벌쳐스의 처리부대에서 훈련받았다면 차원종뿐만이 아니라 사람을 죽인 경험도 있을 것이다.
‘차원전쟁이 끝나고 18년이나 지났음에도... 윗동네는 여전히 변한게 없군.’
“아저씨!”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오자 그쪽을 봤다. 아이들이 내게 손을 흔들며 웃고 있다.
“아저씨 아니라니깐...”
나도 모르게 살짝 웃으며 중얼거렸다.
“...너는 나같은 실수하지말고 저 아이들을 잘 지켜줘라.”
“당연하지.”
“아저씨~ 아저씨도 같이 놀아요!!”
“난 됐다.”
“어라, 태성이. 한 명이 없는데?”
그러고보니 시혁이가 보이지 않는다.
“우오오오오!!!!!!!!!!”
“우왓, 시혁이?! 이게 무슨...”
갑자기 시혁이가 뒤에서 사이킥무브를 시전하여 나를 낚아채고 바다쪽으로 도약했다.
“같이 놀자니까 이 형님이.”
“자, 잠깐 타이...”
그러나 허시혁은 내 말을 무시하고 무자비하게 나를 바닷물속으로 던져버렸다.
“하하, 태성이도 고생하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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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er side 문현철
“...”
계속 그곳에 있다가는 귀찮을 것 같아서 그냥 근처 숲을 걷고 있었다. 나뭇잎이 만들어준 그늘덕에 덥지도 않고 무엇보다 아무도 없으니 시끄럽지 않아서 기분도 꽤 좋은데...
“...음?”
왠 출처모를 수박이 부자연스럽게도 나무위에 올려져있는 걸 발견했다.
“뭐지...”
‘왜 저 수박을 보자마자 이유없이 짜증이 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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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er side 허시혁
“어라, 이건 뭐지?”
실컷 놀다가 갑작스럽게 발에 밟힌 둥그런 무언가를 주웠다.
“시혁아, 그게 뭐야?”
“아, 나도 잘 모르겠어. 모래속에 있던데... 무슨 기계같아.”
서유리가 이쪽으로 와서 질문하자 아는대로 대답하고 구체의 버튼같은 부분을 눌러보았다.
“응?!”
그러자 구체에서 빛이 나더니 왠 홀로그램 영샹이 띄워졌다.
“오, 잘 놀고 계십니까? 하하.”
“메리토 총사령관?!”
영상에 뜬 건 다름아닌 아까 헬기를 타고 다른곳으로 갔던 메리토였다.
“사실 여러분들을 위해 이 섬에 하나의 이벤트를 준비했답니다. 그것은 바로...”
어느새 사람들도 전부 주변에 몰렸다. 메리토가 말을 끌자 모두 긴장했다.
“...수박깨기입니다.”
“...수박깨기?”
“그런데 그냥 수박깨기는 솔직히 재미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제가 준비한 건 수박깨기가 아닌 수박찾.기.입니다.“
아니, 독일인이 어떻게 수박깨기를 아는건데...
“정글에서 진짜 수박들을 찾는 것이 목표입니다. 최고급 수박이니 찾아서 드실 때 성취감은 배가 될 것이구요. 그럼!”
그리고 영상은 꺼졌다.
“이건 이거대로 재밌을 것 같은데?”
“그런... 가?”
이때까지 우린 몰랐다.
‘그런데 아까 뭐라고 했더라...’
이것이...
‘진짜 수박...? 실수로 얘기한 건가?’
우리들의 휴가대소동의 시작이었다는 걸.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