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RS -D- (4)

건강한J 2015-05-22 0

전편들은 글 제목으로 검색하시면 쉽게 찾으실 수 있습니다.(1편은 부캐로 대표캐릭을 지정해서 작성자로 하면 못찾습니다.)


[본 문학에서 진행되는 세계관은 다른 세계의 클로저스 세계관입니다.  많은 설정에서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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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기구한 운명은 이슬비처럼 스쳐간다-


세하가 이 비슷하면서도 다른 거울의 안쪽같은 세계에 온지 벌써 이틀이 지났다. 그리고 48시간은 상당히 정신없이 지나갔다.
먼저 유리를 구하고 돌아온 날은 세하, 유리, 더스트 3명이서 전부 치료를 받느라 정신이 없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이곳의 의료요원은 원래와 똑같은 케롤리엘이였다.


다행인건 그녀가 원래 세계처럼 환하게 웃으며 환자들을 맞아주었다. 천사와도 같은 그 미소를 보자 세하는 왜 특경대원들이 기를 쓰고 무리를 하는지 조금은 이해가 될 거 같았다. 불행한점은 세하가 듣도 보도 못한 괴상한 약의 첫 실험자가 될 지도 모른다는 사실이였다. 확실히 세하의 매끈한 근육에 처음보는 붉은색 약을 바르는 케롤의 표정을 세하는 이틀이 지난 아침날에도 잊을 수가 없었다.


세하는 이쪽 세계의 유리와 좀 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먼저 묻고 싶은건 망설임 없이 총을 쏜 이유였다.

그리고 다음으로 더스트와도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 인간인 그녀는 왜 세하를 보고 '세하님'이라는 극 존칭을 사용하면서 이야기를 할까...


은이누나, 시환이형, 선우 란 누나등.. 세하가 물어보고 이야기 하고 싶은 사람은 산더미 처럼 많았다. 단지.. 그 사람들이 지금 세하의 눈앞에 없었다는 것 뿐이였다.문득 데이비드가 처음 세하에게 이 세계의 사정을 설명하면서 마지막에 한 말이 떠올랐다.

많은 전사들과 동료들을 잃어버렸다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세하는 지금 원래 자신이 입원해 있던것과 같은 건물에 있었다. 어두침침하고 으스스한 느낌의 건물이였다. 유리는 전에 가져온 벌처스의 기밀파일을 데이비드와 해석중이라고 했다.


사람이 지나가는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세하는 고개를 들었다. 더스트가 오늘은 검은 양복을 입은채 복도를 걸어가고 있었다.
그녀는 이런 상황인데도 옷이 참 많은것 같았다. 요원복, 메이드복, 그리고 방금 보인 정장. 세하는 더스트에게 다가갔다. 인간형태이건 차원종이건 그녀는 그녀만의 귀여운 오라를 뿜어내고 있었다. 붉은색 넥타이와 검은 양복은 주위를 조용히 가라앉히는 차분한 느낌을 주고 있었다.


"더스트 어디가?" 이제 세하는 이쪽 세계의 더스트에게서 더 이상 자신이 알고 있는 차원종 더스트의 느낌이 들지 않았다.
아마 지금까지의 행동양식이라면 더스트는 반갑게 웃으며 세하를 맞이할 것이지만 지금은 달랐다. 그녀는 차분하게 세하를 보고 말했다.

"아..세하님.. 사실 오늘은 1주일마다 가는곳이 있거든요."


"나도 같이 가. 아무래도 이 세계에 관해 더 자세히 아는게 좋을거 같아." 세하의 말에 더스트가 선뜩 대답해주지 않았다.


뭔가를 숨기는걸까.. 그녀는 바닥을 한참 바라보았다. 마치 성적표를 숨기다가 걸린 어린애처럼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리고 이내 결심한듯 한숨을 푹 쉬고 세하를 보고 말했다.

"정말.. 후회 안하실거죠?"


두 남녀는 원래 거주지에서 멀리 떨어진 어떤 산에 도착했다. 차원종의 침공 탓일까. 산의 아랫부분은 대부분 타서 없어진 상태였다.
세하와 더스트는 상당히 오랫동안 산을 올라갔다. 이윽고 도착한 그곳엔 여러개의 무덤이 차례대로 있었다. 더스트는 손에 들고 있는 바구니에서 조심스럽게 음식들을 꺼내서 무덤앞에 차례대로 놓고 돌아가면서 묵념을 했다.


세하는 익숙하지 않았다. 아니 그것보다 기분이 영 좋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죽은자들을 보러 온다는건.. 마치 죽은자들이 자신을 끌고 갈거 같은 기분이 들어서였다.


"여기 누워계신분들은 차원전쟁.. 그리고 이번 재침공때 필사적으로 싸우시다가 돌아가신 수 많은 분들이에요. 사실 강남이 평화로울때 부터 이곳에 다녔는데 요 근래 돌아가신분들이 갑자기 많아져서.."


확실히 무덤중 봉분으로 정성스럽게 만들어진 무덤들도 있었지만, 묘비만 덩그러니 놓여있고 흙으로만 평평하게 덮여있는 무덤들이 많이 보였다.
시체를 찾지 못하면 그나마 이런식으로라도 묻어주는게 예의였다. 세하는 천천히 묘지를 둘러보았다. 그리고 한 묘지를 물그러미 쳐다보다가 그쪽으로 다가갔다.

평평하게 생긴 무덤의 묘비에는 세하에겐 너무나도 익숙하고, 제발 그 묘지에 적혀있지 않았으면 하는 이름이 적혀있었다.


{클로저 제이 19XX.X.XX - 2024.X.XX}


세하는 알고 있다. 이 제이는 원래 자신이 알고 있는 제이가 아니란걸.. 아마도 원래 세계의 제이는 평상시처럼 시덥지않은 농담에 오늘도 유정 누나한테 녹즙이나 한잔하자고 말하고 있겠지. 아니.. 이미 자신이 사라진지 이틀이나 지났으니 조금은 걱정할라나..


그러나 서유리와 마찬가지로 제이라는 저 이름을 가진 사람이 죽었다는 사실이 세하에겐 정말로 기분 나쁜일이였다.

"아! 세하님 거긴.." 더스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세하는 옆에 있는 봉분을 바라보았다.


두 무덤은 나란히 뭍혀있었다. 아마도 제이와 옆에 뭍힌 이사람은 살아생전 그 어떤 사람들보다도 뜻깊은 관계를 맺었을것이다.
그러나 세하의 눈에 보인건 그것이 아니다. 세하의 손이 파르르 떨렸다. 세하는 침을 꿀꺽 삼켰다. 세하의 앞에 있는 묘비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다.


{차원전쟁의 영웅, 대량학살의 마녀
 알파퀸 서지수 여기에 잠들다.
 19XX.X.XX -200X.X.XX}


세하의 눈에서 눈물 한방울이 맺혔다. 조용히 눈을 감자 눈물이 떨어졌다. 자신의 앞에 잠들어 있는 서지수 역시 자신의 부모는 아닐것이다.
하지만.. 하지만 세하의 마음속에서 뭔가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치솟아 올랐다. 세하의 두 눈에서는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더스트는 말 없이 세하의 옆에 섰다. 그녀의 하얀 머리카락이 바람에 나부켰다.


"서지수님은.. 어렸을때 처음 시설에서 만났어요. 그때 시설에서 상심해 있는 저를 보고 계속해서 노력하라고 힘내라고 말씀하셨죠. 이 세계의 세하님이랑도 그때 처음 만났어요. 참 친절하셨어요."


"엄마.. 아니 서지수님은 어떻게 돌아가신거야?"


"그 분은 차원전쟁이 종결되고 세하님을 낳으신 뒤, 불치병에 걸리셨다고 들었어요. 차원전쟁의 영웅도 결국엔 인간, 그 분은 어린 세하님을 홀로 두고 세상을 떠나셨죠. 전 은혜를 갚겠다는 의미로 세하님을 계속해서 보살펴드리기로 했죠. 결국 저와 세하님은 같이 검은양 프로젝트에 뽑히게 되었구요."
바람소리만이 두 사람사이에 있는 정적을 메워주고 있을 뿐이였다.


"정말 눈물나서 못봐주겠군."
어린 남자애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윽고 무언가가 빠르게 세하와 더스트쪽으로 날아왔다. 두 사람은 재빠르게 몸을 날렸다. 섬광과 함께 옆에 있던 제이의 묘비가 펑! 하고 날아가버렸다. 세하는 고개를 들었다. 그곳엔 백발의 남자애가 공중에서 자신을 한심하다는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잊을 수 없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그 남자애는 여기서도 똑같이 '차원종'이였다.


"애쉬!"


세하는 소리치면서 건블레이드를 들고 자세를 고쳐잡았다. 이런때이니 만큼 무기를 가지고 온게 정말 다행이였다. 더스트도 공중에 있는 애쉬를 보고 급하게 푸른거인을 소환했다.


"정말 기구한 운명이야. 한 세계에서 두명의 같은 사람을 보게 되다니 말이야." 애쉬가 머리를 정리하면서 말했다. 그때 애쉬의 옆에서 또 다른 마법진같은것이 그려졌다. 그리고 그 안에서 어떤 여자아이가 나왔다.


"애쉬. 너무 열내지마. 우린 인사 하러 온거니까."


세하의 동공이 커졌다. 어떻게 저 모습을 잊을 수 있을까.. 믿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눈앞에는 잔혹한 현실만이 있었다.
애쉬에 옆에 있는 분홍색 머리의 여자아이. 딱딱한 건틀릿을 끼고 있었으며 가냘픈 몸매에 맞지 않는 노출도 심한 복장을 입고 있는 그 여자아이.
그 여자아이의 녹색눈을 보자 세하의 머릿속은 뒤죽박죽으로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언제나 자신에게 따갑게 잔소리를 하지만 그래도 자신을 생각해주는 착하고 귀여운 아이..

"그래. 슬비야. 그럼 우리의 '인사'를 시작하지."


애쉬에 옆에 등장한 여자아이는... 이쪽 세계의 이름없는 군단의 군단장. '이슬비'였다.


더스트가 손을 앞으로 뻗자 푸른 거인은 이슬비를 최우선으로 쓰터트릴 적으로 조준하고 그녀를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천박해. 넌 언제나 맘에 안들어. 더스트." 슬비가 그 말을 하고 공중에서 푸른거인을 가리켰다. 곧이어 그녀의 뒤에서 여러개의 분홍색의 작은 차원문이 열렸다. 그리고 그 차원문에서 분홍색 빛덩어리들이 한곳에 모이기 시작했다.
레일 캐논..


곧 그들을 심판하기 위한 분홍색 레이져들이 지면을 향해 쏟아지기 시작했다. 세하와 더스트는 먼저 빠르게 몸을 날려 산개했다. 그리고 더스트의 명령에 따라 푸른거인의 몸에 장비된 미사일 발사구가 열리면서 위상력을 담은 미사일들이 이슬비를 향해 날아갔다.
미사일들이 이슬비에게 명중했다. 하지만 연기가 겉히자 슬비는 아무렇지도 않은듯 무표정한 얼굴로 더스트를 노려보고 있었다. 푸른 거인이 슬비를 땅으로 내려뜨리기 위해 뛰어올랐다. 거인의 팔이 슬비를 잡으려는 찰나 슬비는 조용히 거인을 가리키며 말했다.


"무릎꿇어." 그러자 거부할 수 없는 중력이 거인에게 **왔다. 거인은 단번에 지상으로 떨어져서 지면에 쳐박혀버렸다. 더스트는 거인을 일으키려고 노력했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새하얀 그녀의 작은손에 핏줄이 심하게 튀어나왔다.


"더스트!" 세하는 곧바로 더스트를 도와주려고 했다. 그러나 그의 앞에 애쉬가 나타났다.
"어딜가? 니 상대는 나야" 그런 말을 한 애쉬의 오른 주먹에 위상력이 모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단번에 주먹을 내지르면서 세하를 통과했다. 순간 바닥에서 검은 폭발이 일어나면서 세하가 공중으로 치솟아 올랐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더스트의 오른손에 검은 구체가 모이기 시작했다. 검은 구체는 공중에 무방비 상태의 세하를 향해 날아갔다. 하지만 세하도 가만히 있진 않았다. 검은 구체가 세하에게 닿기 바로 직전 세하는 그 와중에도 애쉬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리고 그의 건 블레이드에 위상력이 모이기 시작했다.


"받아라!!!!" 그 말이 끝나자 세하는 푸른 유성이 되어서 애쉬를 향해 돌진했다. 하지만 간발의 차이로 세하의 공격은 애쉬를 빗나갔다. 세하는 애쉬에 뒤에 착지하자마자 곧바로 다시 애쉬를 향해 돌진했다.


그리고 위상력을 담아서 건블레이드를 휘둘렀다. 애쉬는 오른손을 들어 세하의 검격을 하나 둘 막아내었다. 애쉬는 세하의 건블레이드에 위상력이 점차 모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닳았다. 애쉬를 향해 건블레이드를 세게 내리치고 곧바로 세하는 건블레이드를 애쉬에게 겨누었다. 그것은 보통 공격이 아닌 세하의 '결전기'였다.
건블레이드의 방아쇠가 당겨지고 엄청난 폭염이 애쉬를 덥쳤다. 그리고 곧바로 세하는 몸을 날려 아직 이어지는 불길이 꺼지지 않은 건블레이드를 그대로 다시 애쉬에게 내리쳤다.
아무리 애쉬라고 해도 방금의 공격은 무리가 있는걸까. 그대로 뒤로 쭈욱 밀려났다.


세하는 빠르게 건블레이드의 탄창을 장전했다.

알고 있다. 이정도로 애쉬가 쓰러질 차원종이 아니라는 사실을.. 그때 옆에서 더스트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슬비의 화염폭풍이 바닥에 짓눌린채로 있는 푸른거인을 사정없이 유린하고 있었다. 어서 그녀를 구하러 가야된다. 세하가 몸을 움직였다.
그러나 갑자기 세하의 숨이 막혔다. 어느새 폭염을 뚫고 나온 애쉬가 자신의 목을 잡고 있었다. 그만큼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애쉬의 옷은 약간 그을린 정도에 불과했다.
"어딜가 이세하!" 그 말이 끝나자마자 애쉬는 그대로 세하를 바닥에 내리 꽂았다.


중력장의 한계시간이 끝나자 푸른거인이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더스트는 공격을 받지 않았지만 푸른거인으로 부터 피드백되는 데미지때문에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하아..하아..하아.." 더스트가 숨을 몰아쉬었다. 그러나 그녀는 아직 슬비를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다.
"약한 주제에 나를 똑바로 쳐다**마! 인간!!!" 이슬비가 무시무시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그러자 그녀 주위에서 번개모양의 구체가 나타났다. 그 구체들이 빠르게 거인을 향해 돌진했다.

푸른거인은 구체를 정면으로 돌파했다. 더스트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하지만 틈을 잡았다. 푸른거인의 오른팔에 달린 파일벙커가 단번에 이슬비의 머리를 노렸다. 하지만 그 공격은 슬비의 볼을 스치고 지나갔다.


그녀의 뺨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슬비의 동공이 커졌다.

"벌레..따위가!!" 이슬비가 손을 들어올렸다. 곧바로 거대한 차원문이 더스트의 바로 위에 형성되었다. 차원문에선 검은 비석이 빠르게 더스트를 향해 떨어지기 시작했다.


더스트는 빠르게 푸른거인을 불러들였다. 그러자 거인은 뛰어올라서 떨어지는 비석을 양손으로 붙잡았다. 이미 대미지를 심하게 입은 탓에 더스트는 거인을 통해 들어오는 피해때문에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하지만 그녀의 눈은 똑바로 이슬비를 쳐다보고 있었다. 푸른 거인은 단번에 비석을 이슬비를 향해 던졌다. 비석이 슬비에게 명중했다. 검은 연기가 슬비가 있던 자리에 치솟아올랐다.


애쉬는 세하를 바닥에 세번 내리쳤다. 그리고 그를 들어올렸다. 세하의 입에서 피가 뿜어져나왔다.
"너무 약하잖아. 응? 지금 저 위에 있는 너가 이런 너를 보면 기분이 어떨까? 응?"


세하가 입을 뻥끗거렸다.
숨이 잘 안쉬어졌다. 하지만 세하는 조용히 말했다.


"하..자..잡았..다." 그제서야 애쉬는 자신의 하얀 몸에 세하가 건블레이드를 겨누고 있는 것을 깨닳았다. 그것도 바로 영거리에서 말이다.


세하가 방아쇠를 당기자 푸른 폭염과 함께 애쉬가 뒤로 멀리 튕겨져 나갔다. 그와 동시에 세하도 반동으로 인해 뒤로 튕겨져 나갔다. 하지만 세하는 곧바로 바닥에 착지하자마자 다시 애쉬를 향해 몸을 날렸다. 건블레이드에서 폭염이 치솟아오른다.


"터져라!!" 그리고 세하는 애쉬를 향해 건블레이드를 내리쳤다. 푸른 폭발이 애쉬를 덥쳤다.

세하가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입에 고인 침을 땅에 뱉었다. 푸른 연기가 거치자 안타깝게도 멀쩡한 애쉬의 모습이 보였다.
다만 이번엔.. 살이 조금 그을렸다.. 이 정도였다.


"건방진데? 한번 제대로 해볼까?" 애쉬의 표정이 바뀌었다. 그때 애쉬의 얼굴 앞에 분홍색의 날카로운 칼조각이 날아와서 멈추었다.
"그만해. 애쉬. 말했잖아. 우리 인사치레로 온 거라구." 어느새 이슬비가 다시 냉정한 표정을 한 채 애쉬의 옆에 착지했다. 그녀 역시 어느정도 상처를 입었지만 이정도는 경미한 타박상에 불과했다.


그에 비하면 세하와 더스트가 입은 상처는 심각했다. 세하는 속을 심하게 다친탓인지 아직도 피가 몸 안에서 올라왔고, 더스트는 직접적으로 입은 상처는 없었지만 거인이 받은 피해때문에 온몸이 욱신거렸다.


이슬비가 세하를 보고 말했다.
"뭐.. 그래도 이정도면 나름 가능성은 있어. 저 왕좌에 앉은 그 이 만큼 너도 차원종이 되면 충분히 강해질거야. 어때?"


세하가 슬비를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다. 받아들여야만했다. 저건 다른 세계의 이슬비다. 다른 세계의.. 차원종이다. 세하가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가 말했다.


"거절이야. 난 앞으로도 차원종이 될 생각은 없어." 그 말이 끝나자 슬비는 차가운 표정을 한채 세하를 2초정도 쳐다보았다. 그리고 말했다.


"돌아가자. 애쉬."

"그래. 니 의견이 그리하다면 말이야." 이윽고 두 차원종을 보라색 마법진이 감싸기 시작했다. 바람이 불어왔다. 이윽고 두 차원종은 세하와 더스트앞에서 사라졌다.


더스트는 그제서야 몸에 힘이 빠진듯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푸른거인도 자신의 임무를 다한듯 사라졌다. 세하는 더스트에게 다가갔다.


"괘..괜찮아?"
"네.. 전.. 세하님이야말로.. 괜찮으신가요?" 세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산 너머 산이라는게 이런걸까.. 세하는 그렇게 생각했다.


상처를 치료한지 이틀도 안되서 세하는 다시 병실신세를 지고 말았다. 다행이라면 그렇게 큰 상처가 아니라는거였다. 그게 아니라면 케롤리엘의 묘한 약이 이번엔 대성공을 거둔탓일지도 모른다. 세하는 잠깐 포근한 침대에서 눈을 감았다. 그리고 눈을 뜨자 처음처럼 더스트가 말없이 세하의 옆에서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 이번에도 메이드복을 입은채 말이다.


"너..피곤하지 않아? 왜 날.. 계속 간병하는거야? 너도 좀 쉬어." 세하가 말했다. 그러나 더스트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까 묘지에서 말씀드렸잖아요. 전 은혜를 갚기 위해 세하님을 보살펴드리는거라구요."
이해가 되지 않았다. 더스트가 보살피기로 한 세하는 자신이 아니였다. 바로 지금 강남을 파괴하고 차원종이 된 세하였다.


"난.. 너가 알고 있던 세하가.. 아니잖아."


"알고 있어요. 그러나 차원종이 된 세하님은.. 세하님이 아니죠. 그래서 저도 사실 절망하고 있었어요. 왜 이렇게 된거지.. 내가 부족해서 그분이 그렇게 된건가. 그런 생각을 하던 차에.. 당신이 제 앞에 나타났습니다. 전 이 기회를.. 하늘이 준 두번째 기회를 포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런말을 하면서 더스트는 조용히 세하의 손을 꼬옥 잡았다. 세하의 가슴이 조금 뛰기 시작했다. 무슨 말을 해야할까.. 아니 솔직히 자신에게 이렇게 헌신적인 여성이 다시 올까..


그때 병문안이 벌컥 열렸다. 그리고 그곳으로 김기태, 서유리, 데이비드가 들어왔다.
세하는 재빠르게 방향을 돌려 데이비드를 바라보았다. 무언가 중요한 말이 있는것 같았다. 그리고 뒤에 있는 서유리도 입술을 꼭 다문채 있었다.


"세하군. 몸은 어떤가." 데이비드가 말했다. 세하는 하루정도면 나을거 같다고 말했다. 데이비드가 안경을 올려쓰면서 말했다.
"방금 벌처스의 기밀문서 해독이 끝났네. 이것으로 드디어 우린 녀석들에게 반격을 가할 수 있어." 데이비드가 말했다.

그 말을 듣자 더스트의 표정도 사뭇 진지해졌다. 대체 무슨 작전일까.. 데이비드가 주위를 한번 둘러보고 말했다.


"지금부터 '오세린 요원 구출작전'에 대한 브리핑을 시작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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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언제나 부족한 글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은 분들이 차원종인 이슬비는 어떨까 하시는 분들이 많으실거 같은데 한번 이런식일거 같다는 생각으로 써봤습니다.

어짜피 다른 세계의 슬비니 원래 클로저인 슬비는 무사히 잘 있으니 걱정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서지수 같은 경우도 다른 세계의 서지수는 병으로 일찍 죽었다고 처음 쓸 때부터 가닥을 잡아놨습니다.


지적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감사합니다.

날이 점점 더워지네요

2024-10-24 22:27:27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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