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저스 - 부산 전면전 3화. 전투개시!

hyunrang 2015-05-08 2

3화. 전투개시! - 강서 방어전 (1)

오전 6시. 금정산 너머로 일출이 시작되었다. 지금 와서 한가지 다행인 점은 날이 밝을 때까지 차원총의 공세가 시작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 덕에 5시에 도착한 신서울지부의 클로저 요원들과의 막간을 이용한 연계훈련을 가졌다. 근데 연계가 잘 되지는 않았다. 각각마다 전투스타일이 다르니 그럴 수 밖에.

6시가 되니 평소 일과대로 사람들이 움직였다. 잠자리에서 일어나고 아침밥을 먹고 세수를 하고 평화로운 하루 일과의 시작이었다. 전투를 앞두고 있다는 생각을 전혀 할 수 없을 만큼의 고요한 아침의 풍경이 태현의 눈 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태현은 따사로운 아침햇살을 맞으며 무의식적으로 하품을 했다. 잠이 밤에만 집중되어 있는 체질의 태현에게는 아침의 하품은 결코 하지 않는 행동 중 하나지만, 오늘 아침은 예외인 듯 절로 하품이 났다.

"네가 아침에 하품을 하다니 별일인걸."

본부 3층 발코니 난간에 팔을 걸친 상태로 강서 신시가지를 바라보고 태현의 뺨에 차가운 콜라캔은 갖다대며 말하는 예희. 태현은 자신의 뺨이 갑자기 차가워지는 것을 느끼고는 깜짝 놀라며 뒤를 돌아봤다. 돌아보자 붉은 콜라캔을 건내는 예희가 있었다. 태현은 쓴웃음을 지으며 어깨를 한 번 으쓱하고 캔을 받아들었다. 캔을 따고 그 안에 들어있는 탄산 가득한 검은 단물을 목너머로 들이켰다.

내용물을 반쯤 들이키고는 "캬아~" 하는 괴성을 내뱉었다, 그 소리를 들은 예희는 어린애를 돌보는 엄마 같은 미소를 지었다. 태현은 예희를 슬쩍 한 번 보고는 입을 열었다.

"이대로 그냥 놈들이 물러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것도 좋겠지, 하지만 일이 생각한대로 되겠어?"
"혹시 모르지, 그렇게 될지도-"

그 때였다 -

"키아아아아아아아악-!!!!"

강서 신시가지 보다도 더 서쪽에 있는 민간인 통제구역. 즉 위상억제기 구역에서 대기를 뒤흔들고 대지를 갈아 엎을 정도의 큰 포효소리가 들려왔다. 태현과 예희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두 귀를 틀어막았고 유리창에 조금이지만 금이 갔다.

이 포효는 단번에 UNION 부산지부를 압도 한 것이다. 귀로 막았지만 막은 소용이 없을 정도로 큰 소리의 포효를 들은 사람들은 너무 놀란 나머지 다리에 힘이 풀려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버렸고 두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고 있는 사람들도 보였다.

"뭐야? 방금 전의 울음소리는?"
"글쎄, 설마?"

태현과 예희는 포효소리가 들린 강서 신시가지 너머를 노려보았다. 그곳에는 거대한 흙먼지 구름이 피어오르고 있었고 작지만 짐승의 울움소리가 다수 들려왔다.

드디어 시작된다. 차원전쟁 이후, 부산을 건 최대의 전면전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 듯 를 알리기라도 하듯 혜원이 발코니 물을 팍- 열고 들어왔다. 그녀는 지금 상황에 매우 놀란 듯 했다. 잘 빗어진 머리는 마구 흐트려져 있고 눈의 초점은 마구 흔들렸다. 두 뺨은 시뻘겋게 변해있었고 입에선 거침 숨을 연달아 내뱉었다. 혜원은 숨을 계속 몰아쉬며 말했다.

"현아! 예희야! 빨리 차량에 탑승해! 지금 출격한다! 놈들이 움직이기 시작했어!"

"역시." 하며 혀를 차는 태현은 코트를 고쳐 입고는 계단를 달려 내려갔다. 그 시간에 맞춰 부산 전역에 경보 사이렌이 울려퍼졌다. 시민들은 평화로웠던 하루를 산산조각 내고 피난의 하루 일과를 시작했다. 짐을 최소한으로 싸고 집을 벗어나 부산항을 향해 달려갔다. 도로는 이미 질서 없이 나먼저 빠져나가겠다는 차들로 정체를 이루고 있었다. 무질서한 끼어들기 때문에 접촉사고가 났다는 속보가 라디오 교통방송채널에서 흘러나왔다.

순식간에 아비규환의 현장이 되어버린 북구 일대. 북부 근처의 사상구나 연재구, 금정구를 물론 부산 전체가 이 꼴이 나고 있을 것이다. 강서구는 아마 이보다 더한 상황이겠지만. 태현과 예희는 눈 앞에 정차해 있는 UNION 장갑차에 탑승했다. 혜원은 본부 건물에 남아 클로저 요원을 오퍼레이트 해주기로 하고 다시 본부 건물로 들어갔다.

"어? 태현과 예희잖아?"

태현과 예희 맞은 편에 앉아있는 한 소녀가 말했다. 신서울지부 소속 클로저 요원인 서유리였다. 그녀의 옆에는 당면하게도 이세하가 앉아있었다. 세하는 흔들리는 장갑차 안에서도 열심히 게임기를 두드리고 있었다. 멀미도 나지 않는 모양이다. '진정한 게이머다.' 라며 태현은 마음속으로 감탄했다. 태현은 세하에게서 유리에게로 시선을 돌리고 말했다.

"너는 서유리? 맞나?"
"그래, 그냥 유리라고 불러. 어색한 건 싫으니까."
"으, 응."
"듣자하니 너희들은 클로저 일이 이번이 처음이라던데 사실이야?"
"응, 뭐, 워낙 평화롭다 보니까. 생각해보니 이 지경이 된 것도 평화 때문이네."
"우리랑은 전혀 딴판이네. 신서울은 차원종의 침입이 허구하면 일어나거든."
"오호~ 그래도 거긴 근데 클로저가 너희를 포함해 5명 이람서? 그러면 다른 사람에게 맡기면 되지않을까?"
"그렇수도 있지만, 그건 아무래도 미안하잖아. 남들은 다 일하러 나가는데 나만 앉아 있자니 말이야."
"그것도 그러네."
"근데 너 생긴 것과 다르게 말 잘하네~"
"내 생긴 게 뭐 어때서?"
"과묵할 줄 알았거든. 아하하!"
"......"
"어쨋든 오늘 잘 넘겨주자고."
"그래, 잘 넘겨보자."

유리와 태현은 말을 끝내며 서로 주먹을 툭 부딧쳤다. 그들이 탄 장갑차는 육군 전차부대와 함께 아수라장이 되어버린 부산 화명동을 빠져나가 화명대교를 타고 강서로 건너갔다. 강서 신시가지로 들어서자 저 멀리에서 대포의 포성과 전투기의 제트엔진 소리, 미사일과 포탄이 만들어 내는 폭음이 셖여 들려왔고 공기와 뒤섞인 화약 냄새와 피 냄새가 장갑차 환기구를 통해 스며들어와 후각을 찔러댔다.

"크윽- 이게 대체 무슨 냄새야?"

코를 잡고 표정을 찡그리며 말하는 예희. 그녀에 이어 유리도 코를 틀어 잡고는 좋지 않다고 말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세하의 눈썹도 약간 꿈틀거렸다. 태현도 미간을 찌푸렸다.

"아마 화약 냄새와 피 냄새일 꺼야."

미간을 찌푸린 채 태현이 말했다. 냄새 때문에 고생하고 있을 때, 귀에 꽂아넣은 이어폰에서 혜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아, 아. 현아 들려?]
"응. 말해."
[장갑차는 곧장 전장으로 향할꺼야. 지금 그쪽에서는 이미 전투가 진행되고 있어. 전선에서는 육군 기갑사단와 보병사단이 진을 치고 있으니까. 너희는 그 뒤에 포진하도록 해.]
"잠깐, 왜 뒤에 포진하라고 하는 거야? 그냥 같이 연합하면 되잖아?"
[그게 좋겠지만. 안 돼. 부산 시 측에서 내린 명령이야. 아마 시 측에서는 자신의 군대만으로도 차원종을 무찌를 수 있다고 하고 싶은 거겠지. 그럼 부산이 한국에서 가장 안전하다고 떠벌릴 수 있고 군인들도 공을 독차지 할 수 있으니까.]
"그냥 자존심 때문이란거 잖아?"
[그런거지.]
"**! 지금이 자존심이나 지키고 있을 때냐고!"
[화가 나도 참아. 지금 같은 전시 상황에선 함부로 감정에 휩쓸려서는 안 된다고.]
"알았어, 알겠다고."

장갑차는 계속에서 전선으로 달려갔다. 전선은 강서 신시가지로 부터 약 160m 가량 떨어진 산자락이다. 클로저와 연합하기로 한 부산 육군 제 17 보병사단과 제 6 기갑시단은 현재 전투가 한창인 최전선 바로 뒤쪽에 진을 쳤다. 태현은 최전선과 뒤쪽 전선을 가로막고 있는 나무 숲을 노려보며 말했다.

"나 참! 나무들이 가로 막고 있어서야 최전선의 상황을 볼 수가 없잖아!"

총성과 포성이 한데 섞여 울려퍼지는 가운데 전투의 기운은 점점 더 다가오고 있었다.
2024-10-24 22:26:49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