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력
UnfinishedTFIJ 2014-12-18 0
떨어진다.
떨어뜨려진다.
“…뭣 하는 거야!”
이슬비는 목청껏 소리치면서 바닥에 떨어진 게임기, 그리고 한 남자의 등을 보았다. 견고하기 짝이 없는 흑수정처럼 멋들어진 검은 머리카락, 그 아래로 검은 재킷을 흩날리고 있는 남자의 이름은 이세하였다.
“야.”
이세하는 기어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아까 뭐라고 했어. 겁쟁이는 게임이나 하면서 지켜보기나 하라고?”
이세하는 한 손으로 들고 있는 검을 앞으로 내세웠다. 플러스 나인(위상 집속검)이 발발한 모양인지 이세하의 곁으로 세찬 기가 몰려들었다. 너무나도 어마어마한 양이기에, 이슬비는 흠칫 놀랐지만 그 다음 이어지는 이세하의 말 때문에 표정을 굳혔다.
“나보다 조금 강하다고 해서 그딴 개소리는 집어치워.”
재킷을 펄럭이며 앞으로 나아가는 이세하는 마지막 말을 고했다.
“보고도 못 본 것처럼 행동한 건 어디까지나 귀찮기 때문이라고! 이 빌어먹을 여자야!”
이세하는 앞으로 총알처럼 튀어나간다.
스프린터(Sprinter).
클로저의 능력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어야만 사용할 수 있는 기술, 그 속도는 웬만한 총알의 속도보다 빠르다. 하지만 그 속도를 눈으로 뒤쫓는 자가 존재했다. 이질적인 붕대를 감은 채 한쪽 눈만으로 세상을 보고 있는 자였다.
“오야, 이번에는 꽤 잠재력이 뛰어난 녀석이 왔나보구나.”
“시끄러!”
수십 미터의 거리를 단번에 좁힌 이세하는 들고 있는 검을 휘둘렀다. 그 순간 격한 파공음과 함께 이세하를 중심으로 하여금 굉장한 폭풍이 몰아쳤다. 그렇다 하더라도 남자의 기는 죽지 않았다.
이세하의 일격을 단 한 손으로 막아냈기 때문이다.
“뭐?”
“하지만 별반 다르지 않군.”
쓰다가 말았던 단편집이네요.
썩히는 것도 아깝고 해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