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벤 트 ] 黑(흑) 과 白(백)
테이닌 2014-12-05 2
18년 전의 일이 떠올랐다.
그날 전 세계 곳곳으로부터 열린 차원 분으로부터 나타난 차원 종들의 습격에 전 세계는 붉은 잔해만 남기 시작하였다.
인류는 차원종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을 쳤다. 하지만 차원종은 인류의 대부분의 무기가 통하지 않았으며 인류의 무기에 대해 이해와 적응을 하며 더더욱 빠른 속도로 인류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인류는 포기를 하는 듯이 마지막 몸부림을 치기 시작하였고 신에게 기도를 빌며 차원종으로부터 공포와 좌절감을 떨쳐 내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그 순간 인류에게 희망의 빛이 보이기 시작하였고 빛의 빛 줄기가 보이기 시작하였다.
차원종으로 부터 도망을 치고 있었던 나에게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차원 중으로부터 도망을 쳤던 나의 주변으로부터 차원종은 도망을 가기 시작했던 것이다. 알 수 없는 차원 종들의 행동... 힘이 빠져버린 상태인 나는 더 이상 걸어갈 수 없었다. 그리고 점차 지쳐서는 의식을 잃어버렸다....
희미하게 들려오는 목소리 누구의 목소리인지는 몰라도
여성의 목소리였던 것은 분명하다. 두 눈을 지그시 깜빡였을 때는 검은 머리카락의 소녀가 있었다.
소녀는 붕대를 쥐고서 나의 상처를 치료해주기 시작하였다.
" 정신이 들었나 봐. "
붕대를 입으로 뜯고서는, 매듭을 짓고 있던 소녀의 얼굴을 쳐다보았을 때 시선이 마주쳤다.
검은 머리카락이 바람에 휩쓸리며 느슨히 깜빡이는 그녀의 눈, 마치 성녀를 보는 듯한 기분이기도 했다.
" 이름은? "
나에게 이름을 묻는 소녀, 뜸 들임 없이 곧바로 대답을 하였고 누워있던 자리에서 일어났다.
" 제 이 "
주변을 둘러보니 버스 안인 것 같았다.
" 버스 안은 괜찮을 거야. "
" 만약 터지기라도 한다면 "
" 물론 그 생각은 해뒀지만, 여기는 차원종 무리가 있는 곳이니깐 사람들은 다 도망갔을 거라 생각하고 점점 장악을 하며 넓히겠지. 녀석들이 점점 장악을 넓혀갈 때 난 적의 우두머리를 곧 장 칠 거야. "
아무런 기색 없이 말을 하는 그녀, 멍하니 듣고만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때 목이 말려오는 듯이 쾌하게 아프기 시작했다.
" 괜찮은 거야? "
그녀는 나의 등을 한 손으로 치며, 상태를 계속 살펴보기 시작했다.
" .. 가끔 이러는 거니깐 신경 안 써도 돼... 그보다 당신은 누구인지부터 이야기해줬으면 해.. "
그녀는 자신의 배를 만지다가 손을 떼고서는 말을 하였다.
" 정부로부터, 차원종을 멸하고 차원문을 부숴버리라는 명령을 받고 조직을 결성하게 된 이 능력자 중 한 사람 "
" 그러니깐.. 정부로부터 명령을 받고 차원종을 없애 버리려는 선행 자인가.. "
20대로 추정되는 그녀가 정부의 밑 조직이라는 말에 믿기지 않는다.
" 그나저나, 이제 슬슬 나가봐야 할 것 같아서 말이야... , 아 그리고 제 이 너를 구해냈을 때 알게 된 거지만 너에게 차원문이 열리면서부터 흘러나온 에너지인 위상력이 너에게 주입된 걸로 보여 그 힘은 인간의 한계를 넘는 힘이니깐 그 힘으로 사람들을 도와줘 "
" 무.. 무슨 말인 거지? "
" 곧 알게 될 거야. "
그녀는 자리를 벅차 일어나서는, 버스의 유리문을 뚫고 빠져나왔다. 재빨리 유리문을 통과하여 지나가 버리는 그녀의 뒷모습을 쳐다보며, 아무런 말없이 지켜보았다.
그녀의 윗옷의 글자가 보였다.
" 黑(흑) "
그녀와의 만남은 그 이후로는 없었다...
과거에 사로 묻힌 채로 검은빛의 어둠을 뚫고 비추는 달을 향해 바라보았다.
시원하게 땋이는 캔 뚜껑, 맥주는 정말 환상적으로 끝내주는 맛을 냈다.
" 黑(흑) "
그녀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름다운 외모의 그녀가 머릿속에 잊히지 않는다.
" 바보 같기는.. "
신 서울로 이동을 하게 된 나는 유니언 본부의 김유정으로부터 화상 통화를 건네 받는다.
" 안녕하십니까. 김유정이라고 합니다. 이번 유니언 본부로 부터 ' 클로저스 ' 팀의 팀장입니다. "
" 무슨 일로 이런 만남을 정한 거지. "
살짝이 나 인상이 찡그러질듯해 보이던 그녀의 얼굴은 금세 밝은 듯이 미소를 짓고는,
" 18년 전, 차원 중의 습격으로부터 도움을 건네받은 당신에게 이번 특별 조직의, 리더가 돼주셨으면 합니다. "
귀찮은 일이 꼬여버린 그 순간 흠칫 떨리는 두 발, 나는 말을 하였다.
" 귀찮아서, 말이야 "
" 유니언 본부로부터 정해진 일이니 꼭 부탁드리고 싶습니다만.. "
신유정은 화상 통화의 메인 메뉴 밑 메시지에 여러 가지 사진을 보내기 시작했다.
그녀가 보낸 이미지는 이번 조직의 사람들의 모습과 프로필 등이 적힌 내용이었다.
그녀의 이야기는 귀에 들리지 않으며 이미지들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흠칫 나의 손은 멈추었다.
신유정 또한 나의 움직임이 멈춘 것을 보고서는 이미지를 향해 바라보았다.
" 아, 이세하 요원이라고 합니다만 그는 사진이 없다고 해서 이걸로라도 올려달라고 해서.. "
이세하 요원, 어디선가 본적은 없지만 누군가와 닮은 듯한 얼굴이 익숙해 보였다.
또한 이세하 요원의 사진속의 새하얀 티셔츠 어디선가 본듯한 옷이었다.
" 좀 더 사진을 확대할 수 없나? "
쉰 유정은 나의 말대로 사진을 확대했다. 그러자 티셔츠에 적혀 있는 白(백)이라는 문양이 보이기 시작했다.
" 白(백), ... "
" 이 세하 요원의 어머니는 18년 전 차원 전쟁의 종결자입니다. 이번 그녀의 아들이 클로저 요원으로 오게 돼서.. "
이세하의 이미지를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18년 전의 과거가 떠오른다.
' 그때 배를 만졌던 건 이 아이 때문인 건가 '
" 그녀의 어머니는, "
" 안타깝게도 돌아가셨습니다만.. "
그녀의 죽음... 애타는 마음만이 남으며 한숨이 살짝 쉬어져 나온다. 그리고 그녀의 말을 떠올렸다.
' 사람들은 지켜달라... '
이 세대의 사진을 나도 모르게 눈이 가게 된다.
" 黑(흑) 과 白(백)의 모자 인가... "
" 방금 뭐라고 하셨나요? "
" 아무것도 아니니깐 신경 쓰지 않아도 돼. 아무튼 그 일하도록 해둘 테니 전화 끊어 "
이내 화상 통화를 끊고서는 소파가 있는 곳으로 향해 다가가서는 소파에 앉잤다.
그리고 나의 입가에 미소는 지워지지 않았다.
" 한 번 지켜줘 볼까. "
" 콜록 콜록 "
기침이 갑자기 나기 시작했다. 뭔가 약이 필요하다는 신호가 오기 시작했다...
" 약..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