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sta유리는마음 장편 소설] 날뛰는 양 chapter.16/ 심판
기를내라 2014-12-17 0
유정이 최후의 발악을 했었다.
갑자기 불꽃이 타오르던 소리가 멈췄다.
유정이 눈을 뜨자, 몸에서 불이 사그라드는 지환의 모습이 보였다.
그의 불꽃이 점점 사그라 들수록, 하늘이 점점 맑게 개어진다.
"지환아...!"
"...유정이 누나..."
지환은 두려움에 가득 찬 목소리였다.
"...온 세상이... 붉은색이었어요... 붉은색 사람들... 그들은 절 죽이려 했고... 무서웠어요... 너무..."
지환이 있는 곳에 헬기가 떠다니고 있다.
본부 의료실. 지환은 특정한 치료실에 들어가있다.
사슬을 차고 있는건 여전하다.
David는 의료 기계를 보며 지환의 몸 상태를 조사해 보고 있다.
"음... 역시, 확실하군..."
김유정이 나타난다.
유정은 David가 들고 있던 지환의 검사 결과표를 빼앗는다.
검사 결과표를 훑어보다가 문득 특이한 것을 발견한다.
[Type-Berserk]
"광전사...타입?"
"그래... 8년 만에 등장한 케이스야..."
"위상력에도 형태가 있던건가요?"
옆에서 지켜보던 슬비가 한 말이였다.
"위상력은 사람에 따라 다양하지... 그리고 그 중 가장 공통적인 부분을 가진 형태를 모아 4가지로 분류했어."
David는 양복 주머니에서 사진을 한장 꺼냈다.
사진에는 David와 다른 클로저 요원들이 있다.
그 중 덩치 큰 사내의 모습이 유난히 눈을 사로 잡는다.
"......위상력의 형태는 사람마다 다르거나 두 형태가 융합되어있기도 해. 하지만 공통적으로 나누면 [Agility], [Maze],[Control],[Berserk]. 이렇게 4가지로 나눌 수 있어."
모두들 David의 말에 경청하고 있다.
"그 중에서 [Berserk]는 가장 극소수야. 왜냐하면 그 능력 자체가 상당히 위험하거든. [Berserk]는 폭발적인 힘을 가지게 되지만, 그 대가로 이성 제어가 힘들어져. 게다가 힘에서 터져 나오는 불꽃은 오히려 자신의 몸 마저 태우게 되지. 즉, 양날의 검이야."
"그렇다면, 지환이가 가지고 있다는 그 능력이..."
"그래. 그리고 지환은 방금 전에 죽음을 경험할 뻔한거지."
유정이 개입한다.
"하지만 도통 이해가 안돼요. 어째서 지환이를 범죄자로 규정했다는 거죠?"
"...두가지 이유다. 첫째는 근무 이탈. 어쩔 수 없던 일이긴 하지만, 작전을 끝내기 전 쯤 이미 그 곳에 없었어. 이거로 일단 덜미가 잡혔고... 두번째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이내 말한다.
"살인죄."
"네?! 살인이라뇨?"
"잠깐... 그렇다면 그때 그 비명소리가, 박수환의 것이였다 그 소리인가요?"
"그래... 그 녀석도 위상능력자이고, 처음엔 지환이를 죽이려 드려 했지만, 오히려 역으로 죽어버렸지. 지환의 포효가 불꽃이랑 터져 나오면서 그 녀석은 얼굴이 녹아 내려 버린채로 숨을 거뒀어."
"세상에... 얼굴이 녹았다니..."
"그리고 심각한건, 박수환은 자신의 **를 숨기기 위해 일부러 위상 능력자임을 밝히지 않았어. 즉, 민간인의 신분으로 있었지. 또한 민간인이였던 채로 죽었고."
모두 놀란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사실이다.
"박수환은 이미 모든 걸 계산한채 도발을 했던 거야. 더욱 설상가상인건... 지환의 능력의 특이사항이지."
"네? 특이사항?"
"광전사 타입은 일종의 자가치유 능력을 가졌어. 정확히 말하자면, 전투가 끝나면 광폭화되서 상한 몸을 스스로 회복하지."
유정이 설명하였다.
그러고는, David에게 넌지시 말하였다.
"그럼, 그 말은 즉 상처들이 회복되고 있다는 소리겠네요."
"...그래... 수환에게 당한 상처마저..."
잠시 의료실엔 침묵이 흘렀다. 이때 지환의 목소리가 들린다.
"여,여긴..."
"지환아!"
모두가 놀란다. 금새 정신을 차리기까지 하다니.
"으윽... 유정이 누나? David님? 그리고... 세하랑... 이슬비, 서유리 까지..."
"다행이야, 정신을 차려서."
"으윽... J 아저씨는? 미스틸테인은? 두명은 분명..."
모두 말을 잇지 못했다. 지환도 이미 자각하고 있었다. 자신이 자초한 짓인 것을.
"너무 걱정하지 말게나. 둘다 무사하니까. 다만... 상당히 큰 상처라 걱정이긴 하네..."
David가 그를 안심시키기 위해 말한다.
"어렷풋이 기억나요... 내가... J 아저씨를 붙잡고 내려 찍던 것을..."
다시 정적이 흐른다.
시간이 꽤 흘렀다.
모든 것이 편하게 갈꺼라 생각했지만, 결국 지환은 법정에 올라서게 되었다.
신서울 대법원.
재판장이 중앙에 앉은 가운데, 검사들이 앞에서 주장을 펼치고 있다.
"피고 배지환씨는 다음과 같은 혐의를 가지고 계십니다. 첫째, 근무중 이탈. 둘째, 동료 공무원 폭행. 세번째, ...민간인 살해입니다."
재판장이 말한다.
"변호측, 반론해주시기 바랍니다."
변호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이미 포기한 상태인 것 같다.
그때, 누군가가 나타나 증인을 자처한다.
Nepenthes다.
그는 목발을 짚으며 등장한다.
"저는 원고측에서 언급한 세번째 근거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겠소!"
Nepenthes는 스스로 증인을 자처하였다.
그는 박수환은 일반인이 아닌 이유를 주장하였고,
그 증거로 자신의 병원 기록지와 예전에 역삼동에서 있었던 일에 대한 증거를 제출하였다.
"그렇다면, 피고인이 일방적으로 폭력을 가했다는 일부 내용은 기각하겠습니다."
모두들 안도한다.
하마터면 지환은 죄인의 낙인이 찍힐 뻔했다. 잠시후, 판결이 나온다.
"피고 배지환은 근무 도중 이탈, 동료 공무원 폭행, 일반인 살해라는 다음과 같은 혐의를 갖고 있다.
그러나, 일반인 살해라는 혐의는 피의자인 박수환이 그 이전 부터 일반인이 아니였음이 드러났기에, 판결 측에서는 심지어 피의자 박수환도 피고인을 납치 및 감금, 심지어 묻지마 폭행까지 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바이다.
또한, 피고인은 이전 신논현역에서 위기에 빠지 도시를 구한 명예 공무원으로써 형벌을 절감하는 바이다.
따라서, 피고 배지환에게..."
모두 긴장하였다.
이번 판결에 따라 지환의 운명이 갈라지는 것이다.
"한달의 집행유예 및 공무 수행 정지를 선고하는 바이다."
판사는 판결봉을 세번 친다.
법원 앞.
지환은 천천히 걸어나온다.
이제는 기회가 없는가.
어떻게 잡은 기회였는데...
그래도 다행인건, 한달 뒤면 다시 클로저로 활동할 수 있으니, 앞으로 잘하면 된다.
"그럼, 한달 동안 학교나 다닐까..."
지환이 투덜거렸다.
이때, David가 법원에서 나온다.
"잠깐 동안이긴 하지만, 만나지 못 할 수 도 있으니, 잠정 작별인사라도 해 놓지 그러냐?"
"...그래야겠죠..."
다음날, 구로 검은양 숙소.
지환은 짐을 싸고 있다.
모두들 시무룩한 표정이다.
미스틸테인은 이미 울고 있다.
"미안해. 내가 널 도와주기로 약속했는데."
유정이 말하였다.
"괜찮아요. 당분간 학교 생활이라도 하면서 지내야죠, 뭐."
"학교? 어디에 있어? 자주 놀러올게."
"학교? 어... 신강고인데..."
"진짜? 그럼 학교에서 만날 수 있겠네?"
이때, 미스틸테인이 훌쩍이면서 다가온다.
"형, 나중에 본부로 자주 놀러 올꺼지?"
"물론이지! 그리고 형은 다시 돌아올꺼야. 안그러면 내 손에 장을 지진다고!"
미스틸테인이 훌쩍이면서 독일어로 말한다.
"Ich werde immer warten."
결국 또 다시 울음을 터뜨린다. 그런 미스틸테인을 지환이가 껴안으며 달랜다.
지환은 터벅터벅 숙소를 나온다.
당분간 입지 못할 요원복, 들지 못할 무기들.
언젠간 다시 들겠지만 그는 기다리라 다짐하였다.
이때, 멀리서 Nepenthes가 목발을 짚으며 들어온다.
"작별인사는 다 끝낸거냐?"
지환은 그를 바라만 보고 있다.
"필요한게 있으면 말하거라. 내가 도와 줄테니. 아 그리고, 이건 너에게 주는 선물이다."
Nepenthes의 경호원이 두 개의 기계로 된 팔찌를 가져다 준다.
"위상력 제어 팔찌라고 하네. 이걸 차고 있으면 너의 위상력을 은폐 시킬 수 있어. 지금도 수 많은 은퇴한 클로저들이 이걸 차고 은폐 생활을 하고 있지."
"...한 가지만 부탁해도 될까요?"
지환이 머뭇거리다가 말한다.
"오 그래, 무얼 해주면 좋을까?"
지환은 두 팔찌를 손목에 찬다.
다행이 크기를 늘일 수 있어서 딱 맞는다.
이제 지환이 말한다.
"제 아버지를 뵈러 갈까 합니다."
===========================
슬슬 이 작품도 막바지에 이르기 시작했습니다...